삼류 드라마 作 . NL
02
자신의 허리를 끌어안고 잠이 든 여자를 내려다 보며 명수는 잘생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돈이 많아도 문제 라니까? 이 씨발년들은. 지 몸 소중 한 줄 모르지. 속 으로 자신의 밑에 깔려 교성을 내지르던 여자를 욕하던 명수는 인상을 굳혔다. 지 몸 소중 한 줄 모르지… 이 대목이 마음에 걸렸다. 가끔 생각이 과하면 제 무덤 파는 꼴 밖에 되지 않았다. 이런 일 에는 도덕성도 양심도 필요 없는데 말 이다.
탁자로 손을 뻗어 담배갑을 가져온 명수는 담배를 하나 꺼내어 입에 물었다.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흰 담배 연기를 여자의 얼굴에 내뱉어 본다. 이 호텔방이 하루에 얼마 더라? 자질구레한 물음들이 들었다. 씨발년이 잠은 지 집 에서 쳐 자든가. 돈이 썩어 나네. 하기는 이런 정신빠진년들이 존재 해야지 돈을 벌지. 벌어진 입술 사이로 피실피실 흘러나온 웃음이 담배 연기와 섞여 독했다.
이쁜 얼굴에 죽이는 몸매. 금상첨화로 돈도 많다. 하지만 끌리지는 않아. 명수는 눈썹을 일렁 이며 성규를 떠올렸다. 우현은 항상 성규를 몬난이 라고 불렀다. 이쁜 몬난이. 그 별명에 명수도 전적 으로 동의 하는 바 였다. 성규는 예쁘장한 얼굴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여리여리한 몸매를 갖지도 않았다. 그냥 평범한 남자 인데도 참 이상하리라 만큼 끌렸다. 잘 보면 작고 얄쌍히 쭉 찢어진 눈매와 하얀 얼굴과 갸름한 턱선. 또 전체적 으로 마르지는 않아도 골격 자체는 얇은게 매력적 이었다. 매일 여자만 받아서 자신의 눈이 이상해진건가 하던 명수 였지만 반가운 감정 이었다. 이런 삭막한 일에 사랑 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존재 한다는건. 같은 부류의 업종에 종사 하는건 싫었지만 성규는 착하고 또 성격도 강한척 하지만 아껴주고 싶고 챙기고 싶은 면이 있었다. 그건 우현도 그랬었다. 성규는 정말 신생아 같애. 딱 남우현 같은 발상이 섞인 말에 성규가 우현을 주먹 으로 때리며 발로 찼지만 명수도 고개를 끄덕 이며 그렇다고 하자 성규는 어깨를 축 늘어트렸었다. 내가 그래? 응. 우현의 해맑은 미소에 성규도 같이 따라 웃었던거 같다. 김성규는 그런 사랑스러운 느낌 이었다. 같은 남자 한테 이런 말 쓰는게 좀 오글 거리긴 하지만.
" 아ㅡ. 씨발…. "
언제 다 타오른건지 담배 기둥을 다 집어 삼킨 불이 명수의 손가락을 아프게 간질 였다. 재떨이에 신경질적 으로 담배를 비벼 끈 명수는 마른 세수를 했다. 손에 밴 담배 냄새가 밀고 올라왔다. 속 울렁 거린다. 그러면서도 담배를 하나 더 꺼내어 피는 명수다.
김성규는 남우현을 좋아 한다. 아니, 사랑 한다. 지금도 그러할게 뻔 하다. 남우현만 김성규, 너 보고 싶어 하는 줄 알아? 나도 너 보고 싶다고. 씨발. 김성규. 성규야. 형… 잘 살고 있어?
* * *
창문 근처에 자리 잡힌 침대에 누운 우현은 가만히 눈만 끔벅끔벅 뜨며 바람에 따라 움직이는 구름을 올려 보았다. 김명수의 말에 의하면 난 일주일만에 눈을 뜨고서 한 말이 형 이라고 부르라는 말 이랬으니까 그러면 그 일주일 동안 난 죽은 사람 처럼 퍼 잔건가? 아무리 김명수가 날 싫어한다고 해도 똥줄 좀 탔겠네. 낄낄 대는 실 없는 웃음이 흘러 나왔다. 우현은 뻐근한 몸을 이리저리 돌리며 상체를 들어 올렸다. 링거 거치대를 끌고 병실을 나와 화장실로 들어가자 아무렇게나 푸르뎅뎅히 멍든 얼굴과 피딱지가 얹은 찢어진 상처들이 보였다. 제일 가관 인건 머리에 빙빙 둘러진 붕대. 개자식들. 그래도 한 때 내 밑에 있던 놈들이. 푸후ㅡ. 한숨을 내쉰 우현이 세면대 물을 틀고 손바닥에 물을 받았다. 벌써 반년이나 흘렀다. 김성규를 보낸지.
세수를 하던 우현이 시큰해지는 코 끝을 참다 결국 어깨를 떨며 눈물을 흘렸다. 어떻게 지내? 난 여전해. 성규야… 넌, 너는 어떻게 지내? 이제 좀 살만해? 일그러진 얼굴 틈 으로 벌어진 상처 에서 붉은 피가 조금씩 번져 나왔다. 아물었다고 여긴 상처도 다시 피가 나는구나. 다시 곪아서 터지고 들끓는 구나. 성규는 암흑만이 가득한 우현의 인생에 유일한 밝은 빛 같은 존재가 되어 준 사람 이었다.
그 날도 그냥 여자 하나 골라 잡아 욕구를 풀러 간 술집 에서 우현은 성규를 마주 하였다. 몸이 아프다며 오늘 한번만 빼주면 안되냐고 곤란한 얼굴로 마담과 대화를 하던 얼굴. 마담은 니가 진 빚이 얼마인줄 아냐며 안된다고 성규를 밀어 붙였고 진짜 몸이 안좋은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성규는 곧 울음을 터트릴거 같이 부탁을 하지만 마담의 대답은 NO 였다. 그 순간 우현은 자신의 엄마가 떠올랐고 행동은 충동적 이었다.
『 오늘 하루 사는데 얼마지? 』
마담의 밝은 얼굴과 어두운 성규의 얼굴. 우현이 슬쩍 성규를 한 번 보고서는 백만원 짜리 수표를 10장 정도 꺼내어 마담을 향해 거칠게 내밀었다. 이거면 충분하지? 사실 오바한 액수 였지만 마담은 고개를 끄덕 이며 성규의 어깨를 밀었다. 오늘 운 좋네? 마담의 목소리에 우현이 미간을 좁혔다.
『 나 따라올 필요 없어. 쉬라고 산 거니까. 』
눈물을 참느라 벌개진 눈이 놀라서 우현을 쳐다보았다. 우현은 그런 성규의 손에 돈을 더 쥐어주고서는 아프면 약 사먹으라며 머리를 헝클였다. 놀란 성규는 아무 말 없이 우현을 보았고 우현은 발걸음을 돌렸다. 돈 때문에 죽은 불쌍한 여자. 자신을 원망 하지만 자신이 없으면 안된다고 습관 처럼 말 하던 여자. 내 엄마. 몸을 팔아도 이 세상 에서 제일 비싼 소중한 여자. 성규의 모습에 죽은 자신의 엄마가 겹친건 우연이 아닌 운명 이었을지도 모른다.
성규를 살 돈은 충분 해도 빚을 갚아줄 여건은 안된 우현은 결국 보스를 배신 하고 돈을 들고 날랐다. 보스의 측근에 있던 우현의 배신은 조직 에서 큰 일 이었고 우현은 도망자 신세가 되었다. 언제 등에 칼 맞아 죽을지도 모르고 소리 없이 이 세상 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위험 이었다. 하지만 다 상관 없었다. 옆에 성규만 있다면 매일 도망을 다니고 막노동을 하며 살아도 힘들지 않을거라 믿었다. 자신은 그랬었다. 근데 성규는 아니었다.
『 날 그냥 놔주면 안돼? 』
『 …… 』
『 다시 시작 하고 싶어. 』
너의 행복이 나의 행복 이라면 난 충분히 보내줄수 있으니 널 보내주는데 너 없는 이 삶이 행복 일리 없었다. 우현은 시간을 되돌릴수만 있다면 성규를 붙잡고 싶었다. 원망을 하는건 아니었다. 하지만 놔주고 싶지는 않다. 나의 과거든 너의 과거든 삼류는 일류가 될 수 없다고… 그렇게 모질게라도 붙잡고 싶었다.
* * *
" 아! "
책장에 손을 베인 성규가 놀라 책을 떨어트리고 손가락을 입에 물었다. 아프다. 울상이 된 얼굴로 손가락을 무는 성규를 보던 호원이 괜찮냐며 뭍는다.
" 괜찮아요?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
" 네? "
" 오전 내내 그렇잖아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얼 빠진 사람 처럼. "
" 아… 그래 보여요? "
" 네. 엄청! "
호원이 장난스레 말 하다 힘들면 잠시 앉았다 오라며 걱정스러운 얼굴을 한다.
" 아니예요. 오늘 책 많이 들어온거 같은데 빨리 정리 해야죠. "
다시 책을 집어들은 성규는 책장에 책들을 꽂았고 자꾸 떠오르는 악몽과 우현의 얼굴에 이를 악 물었다. 병신 같이 내가 떠나 보내고 왜 이러는지. 서점에 바글바글한 사람들 중 우현이 있으면… 하고 바라는 미련한 자신의 모습을 모르는건 아니었다. 다시 시작하고 싶어 하던 자신은 이미 과거를 그리워 하고 있었다.
* * *
" 힘내자! 힘! "
혼자 기합을 넣던 우현이 다시 힘이 빠져서는 늘어졌다. 침대에 벌렁 드러누운 우현이 미친사람 처럼 발버둥을 치고 옆 침대에서 그런 우현을 바라보던 남자는 혀를 끌끌 차며 불쌍한 눈초리로 우현을 본다.
" 지금 저 보고 그러는거? "
" 예. 너 보고 그러는거. "
" 왜 반말? "
" 나 보다 나이 많아? "
우현이 발버둥치던 몸을 멈추고 자신을 불쌍히 보는 남자에 인상을 굳혔다. 딱 봐도 나 보다 어린데.
" 나 24. "
" 나도. "
" 씹구라. "
" 니 얼굴이 24 라는게 더 씹구라네요. "
" ……. "
우현이 어이 없는 표정 으로 남자를 보자 남자는 딱 'ㅡㅡ' 이런 얼굴을 하고 우현을 본다. 말 존나 예의 돋는다. 어? 우현이 빈정 상한 말투로 말 하자 남자는 알아. 하며 깔끔히 대답 한다. 아… 저게 날 모르고 저러지. 참자. 참아. 우현아.
" 이성열. "
" 갑자기 왠 자기소개. "
" 넌 남우현? "
" ……. "
" 너 죽이라고 보냈는데 딱히 그럴 필요는 없어 보인다. "
우현의 표정이 순식간에 무섭게 변했고 성열은 여유로운 얼굴로 우현을 본다. 그럼 보스 배신 때리고 나와서 니 편히 살 줄 알았냐? 성열이 우현의 앞에 작은 주사기를 하나 던졌다. 우현이 굳은 얼굴로 성열을 보았고 성열은 어깨를 으쓱 하였다.
" 반칙은 싫어서 말이지. "
" 요건이 뭔데. "
" 너 잘 때 저 주사 찌르면 바로 바이바이 거든. 근데 그럼 재미 없잖아? "
" ……. "
" 그래도 보스 오른팔 이었다고 하니까 상부도 죽이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 할거야. 너랑 좀 놀다 죽여도 상관 없지 않겠어? 그치? "
순한 얼굴과는 달리 나오는 말은 우현의 목숨줄을 노리고 있고 우현은 자신의 앞에 떨어진 주사기를 멀거니 보았다. 성열이 그런 우현을 보다 주먹을 꽉 쥔다. 널 안죽이면 내가 죽는다는데 그럼 어쩌냐. 나도 선택권이 없다ㅡ. 이 말 이야. 성열이 기억하는 우현은 좋은 놈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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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안에 또 온 NL 입니다!ㅋㅋ 암호닉을 해도 되냐는 그대들.. 그대드을... 진짜 이쁜이들ㅠ3ㅠ 저랑 친해지고 싶으면 언제나 암호닉 신청 해주세요! 저는 항상 열린 오픈오픈한 사람 입니다ㅋㅋㅋ 등장인물이 점점 나오고 이ㄸㅏ.. 머리 아프다... 원래 현성엘규 라인만 넣으려고 ㅎㅐㅆ는데.. 그럼 모두들 불금 잘 보내세요! |
알려드려요 |
술집은 남자와 여자 둘 다 받고 일 하는 사람들도 남자와 여자 인데 호스트는 남자만 일 하고 여자만 받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명수는 호스트로 알고 성규는 그냥 술집 일을 하던 사람 이라고 알아주세요ㅠㅠ 순박한 전 이런 지식이 모자라ㅇㅕ 헤헤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