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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 피아노 포엠 - 상냥한 봄의 분홍빛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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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거리를 걸으며 학교로 향하던 지훈은 문득, 손만 뻗으면 꽃에 손이 닿을 것 같은 제 앞의 벚꽃나무를 발견하고는 그 자리에 우뚝 발을 멈춰세웠다. 살랑살랑 바람에 흔들리는 분홍빛의 꽃들이 참 예쁘다 싶어 그 모양새를 바라만보던 지훈은 제작년 가족들과 이맘때 쯤 갔던 벚꽃놀이를 떠올렸다. 그때는 꽃이 더 예뻤던 것 같은데. 색도 조금 더 분홍빛이었고.. 그때에 비하면 조금 부실하지만, 여전히 예쁜 모양새의 벚꽃나무를 가만히 서 바라보다 주머니에 두었던 손을 나무 밑으로 내민 지훈은 때마침 타이밍 좋게 제 손위로 떨어지는 벚꽃잎에 눈을 두어번 느리게 꿈뻑이곤 뭔가 좋은 생각이 난 모양인지 입가에 미소를 걸었다. 봄 하면 벚꽃. 지훈은 손에 올려진 꽃잎을 꽉 쥐었다.
*
그 날 이후 눈에 띄게 밝아진 모습의 지호는 기념이라며 지훈이 선물로 준 빨간색 가방을 등에 메고 이리저리 거울을 살폈다. 물론 거울로 보이는 모습은 평소의 옅은 회색 가방이 아닌, 조금 진한 회색의 가방을 등에 멘. 여전히 온통 회색으로 뒤덮힌 자신의 모습이었지만 지호는 그래도 기분이 좋은지 거울 건너 편 자신을 바라보며 씩 웃어보였다. 사실 뭘 기념하는지는 본인도 잘 모르겠지만 우선 친구에게 뭘 받아봤다는 것이 처음인 탓에 지호는 제 회색 볼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손을 가져다 대었다. 열이 나나, 지훈의 손처럼 따뜻한 제 볼에 그때 생각이 나는 듯 문득 제 손을 쫙 펴 내려다보던 지호는 그때 보았던 손의 색깔을 떠올리고는 반대 손으로 제 손등을 쓸어 보았다. 지훈이가 이렇게 하면 색이 보이는데. 한참 제 손을 매만지던 지호는 우연하게 시계를 바라보고는 하나 둘 넘어가는 초침에 허둥지둥 집 대문을 열어 나갔다. 나오자 마자 쏟아지는 햇살의 눈부심에 눈을 찌푸리던 지호는 항상 땅을 바라보며 걷던 평소완 다르게 하나 둘 주위를 살피며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주 옅은색의 꽃을 매단 커다란 나무들이 걸어오는 지호를 마중하듯 몸을 흔들며 꽃잎을 하나 둘 떨쳐냈고, 그를 보던 지호는 회색 하늘 회색 도시 위로 흩날리는 그 꽃잎이 예뻐 제자리에 멈춰 손을 뻗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지호가 손을 뻗으니 기다렸다는 듯 다른 방향으로 바람을 탄 꽃잎들은 지호를 비껴가며 자신의 아름다움을 퍼뜨릴 뿐 지호의 손에 쥐이지 않았다. 그래도 좋은지 꽃이 가득한 나무 아래 서서 그를 올려다보던 지호는 그 수많은 꽃들을 향해 손을 뻗었지만 지호의 큰 키에도 불구, 그보다 한참은 더 큰 나무는 손에 닿지 않은채 계속해서 몸을 흔들며 지호를 내려다 봤다. 색이 없어도 이렇게 예쁜걸 그냥 지나치고만 살았구나. 여러모로 지훈에게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 눈을 한번 꾹 감고 지훈의 얼굴을 떠올려본 지호는 손을 내리곤 한참을 올려다보던 나무에서 시선을 돌려 다시 발을 움직였다. 그리고 별 생각없이 만진 머리에, 제 손에 잡히는 감촉에 놀라며 그를 떼어내 확인하니 그것은 하늘하늘 금방이라도 날아갈듯 작은 꽃잎이었다.
" ... 어, "
잡았다. 지호는 손에 꽃잎을 꼭 쥔채 옅게 웃으며 꽃이 가득한 도보를 자박자박 걸어나갔다. 내 손이랑 비슷한 색인 것 같은데. 이 꽃도 흰색인가? 제 손등에 꽃잎을 올려 색을 비교하던 지호는 때마침 부는 바람에 언제 지호에게 머물렀냐는듯 가볍게 날아가는 꽃잎을 당황하며 잡아 보려다 이내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눈을 꿈뻑이며 쉽게 예쁜 꽃잎을 포기했다. 저 멀리 코너 앞 하나 둘 빠르게 사라지기 시작하는 발자국 모양의 흐릿하지만 예쁜 색깔들이, 지호에게 어서 이리로 오라고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지훈이도 이 시간에 학교 오나보다. 코너를 돌면 바로 보일 지훈의 생각에 미소를 걸치며 조금 걸음을 빨리한 지호에게 금방 밝은 빛을 내는 지훈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늘도 변함없이 홀로 반짝이는 모습이 좋아 기다렸다는 듯 눈에 띄는 지훈의 뒤로 다가가 빠르게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지훈의 발걸음을 따라 조심히 걸음을 늦추니 제 발에 꼭 맞는 그 발자국들은 지호가 밟기를 기다렸다는듯 지호의 발이 닿자마자 모습을 감추고 지훈이 지난 자리에 다시 하나씩 피어나기를 반복했다. 발 크기가 비슷한게, 꼭 제 발자국 같기도 하다며 신이난 듯 가볍게 지훈의 뒤를 밟던 지호는 문득 자리에 멈추는 지훈 탓에 바로 지훈의 가방에 몸을 부딪혔다.
" ? " " 안녕. "
누가 따라오는건가 했더니.. 괜히 한번 인상을 쓴 채 뒤를 돌아본 지훈은 여전한 얼굴의 지호가 저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고 저 역시 안녕, 하고 인사해 주었다. 그보다 보통 몰래 따라오면 멀리 떨어져서 걷지 않나. 어느새 제 옆자리를 꿰어 나란히 걷고 있는 지호를 바라보던 지훈은 문득 기억이 난 모양인지 별 생각없이 대놓고 손에 쥐고있던 것을 재빠르게 등 뒤로 숨기었다. 하마터면 보여줄 뻔 했네. 물론 눈치 못 챈거 같지만. 저가 준 빨간 가방을 맨 지호를 보며 가만히 걷기만 하던 지훈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시선을 내려 지호의 발을 내려봤고, 그런 지호의 신발은 가방을 선물해 준 지훈의 의도와 다르게 예쁜 보라빛을 띄고 있었다. 하긴. 쟤 눈엔 그게 그거겠지. 쉽게 납득하며 그리 크게 생각하지 않기로 한 지훈은 어느새 보이는 교문에 길게 하품했다.
" 안녕, 지훈아! " " 어. "
눈이 마주치니 괜히 친한척을 하는 여자애들에게 대충 손을 들어 답을 해주는 지훈을 멀뚱히 바라보던 지호가 그 자리에 멈춰 뻘쭘한 듯 제 머리를 매만졌다. 나는 이년 있었어도 못 친해졌는데. 전학왔는데도 금방 친해지네. 대충 인사를 한 지훈이 홀로 반짝이며 운동장으로 향하는 모습을 빤히 바라보던 지호는 문득 제 옆에서 한참을 수근대다 저를 건들여오는 손길에 가만히 고개를 돌려 아까 지훈에게 말을 걸었던 두 회색 얼굴을 바라봤다. 같은 반 여자애들 인것 같긴한데. 회색 눈커풀 속 회색 눈동자를 바라보던 지호가 문득 눈썹을 일그렸다. 으, 울렁거려.
" 지호야 안녕. "
저보다 한참은 아래에 위치한 회색 입술이 제 이름을 발음해 내는 것을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던 지호는 뻘쭘함으로 물들어가는 여자아이의 눅눅한 얼굴에 어쩔줄 몰라 다시 시선을 바닥으로 향하였다. 사실 못 친해진 것이 아니라. 저가 아이들을 밀어내다 싶이 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있지만.. 고개를 숙여봤자 보이는 형태에 눈을 꾹 감아 본 지호는 그래도 떠오르는 두 회색 잔상에 제 진회색 신발속 발가락을 오무렸다. 아무래도 아직 사람까지는 무리인가보다. 지호의 손에 땀이 배어나려 할때 쯤 제 뒤를 따라오는 발소리가 없는 것을 알아챈 지훈이 고개를 돌려 지호를 찾다 얼마 멀지 않은 거리에 처음 만난 그날 처럼 고개를 푹 숙인 채 서있는 지호를 발견했다. 아직 아무말도 듣지 못했지만 괜히 상황을 알것같아 여전히 손을 등 뒤로 숨긴 지훈은 그러게 저를 빨리 따라오지. 하며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지호를 앞에 두고 수근대는 여학생에게 다가가 슬쩍 그 작은 어깨에 손을 올렸다.
" 애가 소심해서. " " 응? " " 뭐해. 인사했잖아. "
들리는 지훈의 목소리에 고개를 든 지호는 지훈의 팔이 닿자 눈부신 빛을 내며 하얀 색을 입어가는 여학생을 가만히 바라보다 그 발그레한 얼굴까지 색에 물들어 가는 것을 보고 그제야 입가에 미소를 띄었다. 회색뿐인 얼굴에 색이 입혀지는 광경은 보통사람이 보면 이상해 보일만한 장면이었지만 느릿느릿 색으로 뒤덮혀가는 여자아이의 모습은 지호에겐 마치 세상빛을 처음 보는 아가처럼 신기하고. 예쁜 광경이었다. 생기없고 칙칙한 입술에서 몰랑한 색의 입술이 제게 보여지기까지. 가만히 그 광경을 바라보던 지호는 여자아이의 색을 가만히 바라보며 제 회색 입술을 열었다. 여자애의 등 뒤로 보이는 꽃나무는 여전하게 예뻤고, 그 옆의 지훈은 여전히 눈부셨다.
" 안녕, "
지호의 말에 놀란 듯 그 큰 눈을 꿈뻑이던 여자아이는 이내 다음에 또 보자는듯 지호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는 제 친구와 함께 운동장을 가로질렀고, 지훈에게서 벗어난 아이가 순식간에 색을 잃어가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던 지호는 저도 놀랐는지 한참을 그 회색 뒷모습을 바라보다 저를 건들이는 지훈의 손길에 그제야 그 하얀 얼굴로 시선을 옮기었다.
" 넌 나 없으면 어떻게 살라 그르냐. "
여전한 하얀 얼굴. 알록달록한 옷. 말을 마쳤지만 돌아오는 대답이 없자 지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들겨보인 지훈은 방금 전 여자애들이 지나갔던 길을 뒤따라 걸음을 옮겼고, 그 색색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지호는 제 입술을 깨물다 느릿하게 대답했다. 그러게. 하지만 애초에 지훈이 없었으면 제게 말을 걸 일도 없었을 것이라며 지호는 느리게 눈을 꿈뻑였다.
" 빨리 안오면 지각한다. "
뒤돌아서 제게 지어보이는 미소에 살짝 눈을 찌푸린 지호는 회색 사람을 본 것도 아님에도 울렁거리는 기분에 제 가슴께에 손을 한번 올려 보았다가, 아무래도 아직 추운 모양인지 떨리는 모양새에 제 팔뚝을 감싸어 비비었다. 아닌데. 별로 안추운데.. 중얼이다 여전히 저를 바라보는 지훈을 보며 가만히 발을 옮긴 지호는 문득 지훈이 제게 준 빨간 가방의 한쪽 끈을 손에 꽉 쥐었다. 이상하게 아까 여자애의 어깨를 감싸던 지훈의 모습이 자꾸 떠올랐다.
" ... "
고마워서 그런가? 다시 지훈의 옆자리에 선 지호는 기분이 좋은 모양인지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걸어가는 지훈을 가만히 바라보다 모르겠다며 제 바지 주머니에 손을 쑤셔넣으며 가만히 발을 맞춰 걸었다. 지훈의 신발이 가볍게 밟고 지나간 자리에서, 거친느낌의 땅이 제 색을 들어냈다 사라지는 모양새를 바라보다 문득 떠오르는 기억에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 다 됐고, 이따가 지훈이한테 그 꽃이나 물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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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은 누구나 다 눈치챌 수있는 감정선을 지향합니다 는 무슨 ㅇ이야~~~ 이번편 망했다~~~
전개가 좀 빠르져? 알아 분위기도 많이 달르져? 것도 알아 그래도 상중하 안만들려고 스토리좀 생각해봤어요 음.. 상중하는 안 될듯 는 이미 삼편도 끝
그것보다 요새 일본만화를 봐서그런지 자꾸 대사를 일본냄새나게 써요 내가 오덕후라니 엉엉
여튼 벚꽃편은 하편으로 이어집니당 하편이 더 좋을걸?? 그럴걸??? 상편은 그냥 밑밥인걸???
지난 주에 안온건 시험때문인걸??? 미안해여 개인적인 일없으면 일요일날 하편 가져오게 노력해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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