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자 마자 내 앞에 보여야 할 화려한 무대와 이그조는 보이지 않고 이리 저리 바쁘게 움직이는 흰 가운을 입은 의료진들만 보였음.
내가 이리저리 눈을 굴리며 상황파악을 하는 건 순식간이었고,
"어, 안돼요! 잠시만요!!"
내가 메트리스에서 벌떡 일어나 탈출시도를 한 것도 순식간이었음.
"안돼요, 여기서 간단한 치료 받고 조금 누워 계시다가.."
"..혹시 저 여기 언제부터 있었어요?"
"예? 아, 기억이 잘.. 아마 30분 전에 오셨을 ㄱ.. 잠시만, 잠시만요!!!!!!!!!"
또 잡혔음.
2번의 탈출시도에 실패한 후 얌전히 앉아 물도 좀 마시고 의료진이 간간이 내 몸 상태를 체크 할 때마다 나는 오버해서 괜찮은 척 했음.
눈물나는 내 노력 끝에 나는 거의 1시간만에 다시 콘서트장으로 돌아갈 수가 있었음.
알고 보니까 진짜 순간적인 쇼크로 기절했었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 씨큐한테 무뽑기 당했다고 하네여.
..나 지금 울고있니?ㅎㅎ..
콘서트장에 들어서자 체조경기장 안을 울리는 럭키 노랫소리에 오열했다고 한다.
내가 콘서트를 못 본 약 50~60분 사이에 대체 무슨 무대를 했고, 누가 잔망을 부렸으며, 누구의 오빠미가 폭발했고, 누구의 의상과 머리가 리즈였을까!!!!!!!!!!!!!
대체 왜 나는 스탠딩 앞번호대를 받아놓고도 이따위 참사를 만들었단 것인가...?
다시 들어간 스탠딩에서는 이미 펜스와 펜스 앞줄은 포기해야함을 느꼈고, 다시 들어가기도 싫었기 때문에 사람들 틈을 뚫어 가운데로 걸어갔음.
...생각보다 널널하네....
...그냥 처음부터 여기 서있을걸..
여러분 욕심이 과하면 이렇게 됩니다.
자기 체력이 버틸 수 있는 구역과 좌석을 신중히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안 그러면 저처럼 시발 이모양 이꼴이 납니다.
사람들 틈으로도 움직일 수 있는 스탠딩 중간에서 나는 50분 가량 못 본 콘서트를 아쉬워 할 틈도 없이 다리가 부서져라 무대 위의 애들을 쫓아 뛰어다녔음.
의무실에 다녀온 내 자신이 도저히 용서가 안 되서 분노가 들끓었지만, 지금은 콘서트에 집중해야 하느니라.. 내가 여길 어떻게 왔는데.
정신을 가다듬고 까치발을 들어 애들의 동선을 파악하니 본무대에 애들이 보이는.. 이 아니라 무슨 긴 막이 있고 순간 빛이 비춰지면서 거기에 실루엣ㅇ...
워~~~~~~~~후~~~~~~~~~~~
이 은혜로운 무대가 끝나기 전에 콘서트장에 들어올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었음.
주변에서도 나와 같은 마음인 듯, 입 밖으로는 다소 위협적인 육두문자를 뱉으며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격하게 좋아하는 덕후들이 있었음.
당장이라도 무대로 올라가 저 빌어먹을 가림막을 찢어버리고 싶었다는 건 안 비밀.
그렇게 내 콘서트는 럭키 무대를 시작으로 파뤼타임ㅎ
한참을 그렇게 스탠딩을 배회하던 중, 땀으로 샤워를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꼴이 말이 아니었고 지금 내 발이 나한테 달려 있긴 한 건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음.
하도 소리를 많이 질러대서 성대는 이미 너덜너덜해진 듯했고.. 정신 또한 온전히 박혀 있지는 않았음. 그냥 존나 신났을 뿐ㅎ...
무대에서 방방 뛰어다니는 저 우리 윗집 남자들이 신기하기도 하궁..
내가 저 사람들이랑 막, 얘기도 하고, 치킨도 먹고, 번호도 있고, 심지어는 숙소에서 밥도 처먹었는데... (아련)..
혹시 여기서 나를 알아보거ㄴ.. ㅋㅋㅋㅋㅋㅋ생각하면서도 어이가 없었음ㅋㅋㅋ 스탠딩에 사람만 몇명인데 알아볼리가.. 저처럼 이런 망상은 일찍 깨는 게 답입니다, 여러분.
어쨌든 콘서트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무르익어갔고, 이리 저리 무대 위를 누비는 엑소 덕에 나는 쉴틈없이 스탠딩을 뛰다시피 걸어다녔다고 한다.
근데 마지막 곡이라고 마마 무대를 뙇! 하더니 갑자기 VCR이 나왔더랬다.
근데...
.....개슬프잖아.....
VCR 중간부터 내 눈에 맺힌 건 눈물이니?..
의무실에 실려가서 콘서트를 1시간이나 놓쳤어도, 발이 아작날 것 같았어도, 정신이 반쯤 나갔어도 씩씩하던 나였는데 말이죠.
게다가 VCR이 끝나고나서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신곡이 나왔는데.. 아니 글쎄 노래조차 슬ㅍ... (말잇못)
결국 노래 나오는 내내 슬로건을 들고 입술을 꾹 깨물어가며 찌질하게 울었쯤.
혹시 나만 추하게 울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서 주위를 둘러보니 역시.. 다들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기 바쁘더라구여...
어쨌든 내가 질질 짜고 있는 사이 애들은 멘트를 하고, 콘서트는 끝났음. 뭐가 지나갔나 싶을 정도로 후다닥 지나가버린 약 2시간은 아쉬움을 남겼고..
ㅎㅎ원래 내가 3시간 내내 콘서트장에 있었어야 했는데 의무실 때문ㅇ...... 후.. 다시 말하니까 빡치네요.
게다가 스탠딩은 나가는 것도 헬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지만! 나름 D구역이라.. 몇 분 기다리다가 수월하게 빠져나왔고,
콘서트장을 나오자 마자 다리에 힘이 풀려서 대충 보이는 벤치에 앉아 휴대폰으로 여기저기 흩어져있을 친구들한테 연락했음. 물품보관소에서 내 가방도 찾고..
여러 구역에서 거의 좀비떼처럼 극적으로 모인 우리는 딱히 긴 말을 나누지 않고서도 저절로 편의점으로 이동했음.
아니 근데 이게 뭐야... 먹을 게 없쟈나..................... 이미 우리보다 먼저 콘서트장을 빠져나온 사람들이 이미 편의점을 털어간 듯 했음.
결국 사람 몰골 아닌 애들끼리 모여서 근처 벤치에 앉았음.
양 손 가득 울오빠들 굿즈를 품고...
".......봤냐?"
"사람 아니던데...."
"....곱더라.. 진짜.."
"민석이 미모가 아주... 하, 말하기도 입 아프다."
"난 다리가 아프다.."
아마 애들 미모에 넋을 놓은 듯 다들 초점 없는 눈빛에다가, 입에서는 반사적으로 찬양이 나왔음.
난 차마 그 안에서 의무실을 다녀왔다는 말을 할 수가 없어서 그냥 얌전히 맞장구나 쳤음.
말하기도 민망할 뿐더러, 내가 의무실 다녀왔다고 하면 믿어주지도 않을 거란걸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그냥... 나 혼자만의 맴찢어지는 추억......으로......... 간직........ 하려구요......☆....
게다가 아침부터 치어리더 신발로 발을 혹사시켜서 그런지 이미 다리는 너덜너덜해져서 걸을때마다 발바닥이 찢어지는 듯했음. 아프단 소리임ㅎ
"늦기 전에 지하철 타러 갈래?"
"깔려 죽고 싶은가보네."
말만 지하철이지, 지금 타러 갔다간 지옥철이 될 게 뻔한데 미쳤다고..?
그러한 이유로, 조금 늦더라도 그냥 다같이 벤치에 앉아서 다리도 좀 풀면서 뭐.. 각자 구역에서 콘서트 후기들도 열심히 풀고.. 느긋하게 가기로 했음.
그렇게 벤치에서 시간 보내기도 몇 십분, 슬금슬금 일어나서 다들 무사히 지하철에 몸을 실었음.
사람이 좀 빠지고 나서도 여전히 여자사람들이 득실대는 건 기분 탓?
아니 근데 나눔 몇 개 받았다고 가방이 이렇게 무거워도 될 일이냐구요.
몸도 마음도 심적으로 녹초가 된 상황에 가방까지 들고 가려니 진짜 죽고 싶었지만 이게 무슨 가방인데..
지금 내 몸보다 소중하게 끌어안고 여차저차 해서 애들이랑 처음 만났던 곳에서 내리고, 각자 집으로 흩어졌음. 못다한 얘기는 카톡 보내기로 하고.
어쨌든 거의 몸을 질질 끌다시피 걸어서 버스도 타고, 또 걷고.. 걷고.. 집에 도착하기까지 멀쩡한 정신은 아니었던 것 같음.
조금씩 아파트가 보이는데 이렇게 감격스러울 일이햐..?x408♡.... 기쁜 마음에 발걸음을 조금 빨리했음. 주차장쪽으로 바로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음.
지금 내 발상태고 뭐고 까맣게 잊고 그냥 얼른 쉬고싶단 생각에 마냥 빨리 걸었는데,
그게 문제였지.
시발.
얼마 안가서 엎어졌음.
왜요? 그냥. 스텝이 꼬여서.
ㅎ
ㅎㅎㅎㅎ
아프더라구요ㅎ
털푸턱- 하고 엎어짐과 동시에 내가 안고있던 가방에서 우르르 쏟아져 나왔음.
뭐가? 뭐겠어.. 울오빠들 굿즈ㄱ...
시발!!!!!!!!!!!!!!!!!!!!!!! 이게 어떤건데!!!!!!!!!!!!!!!!!!!!!!!!!!!!!!!!
지금 내가 엎어진 건 중요하지 않다. 바닥에 널부러진 부채, 슬로건, 스티커, 사진 등등... 아 슈발 진짜 이게 어떤건데... 아흑... 내가 어떻게 받은건데...
지하 주차장에서 처량하게 굿즈를 줍고 있는 내 모습이 안봐도 눈에 아른거리네요..☆
꽤나 심하게 엎어졌는지 몸이 욱신거리는 것 같긴 한데.. 어디가 다쳤는지 볼 생각도 안하고 그냥 저 멀리까지 굴러간 굿즈 줍기에 바빴음.
이것들이 지금 나랑 잡기놀이하나............... 정말 뻥안치고 가벼운 스티커 같은 건 저 멀리멀리 날아가기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참을 그렇게 줍고 있는데 저 멀리서 조금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렸음.
..시발.....들키면 안되는데.. 동네방네 저 엑소 팬이에요~ 광고할 일 있나... 누군진 모르겠지만 나를 발견하기 전에 얼른 정리하고 일어나려고 했음.
근데 처음에는 차곡차곡 넣다가, 급한 마음에 우겨넣다 보니 아까처럼 잘 들어가지가 않았음. 자꾸 삐끗하고..
아씨... 들어카!!!! 들어카라코!!!!!! 왜 말을 듣질 모태!!!!!!!
대충 내 옆으로 모아놓은 물건들 중에 종인이 부채를 가방에 넣고, 백현이 부채만 넣으면 부채는 대충 다 정리되는 것 같았음.
그래서 마지막으로 남은 백현이 부채를 집기 위해 손을 뻗은 그 순간......
"와, 부채 진짜 이쁘다. 나 줄래?"
사담 |
안녕하세요!! 많이 늦었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생존신고 하고서 일주일 안에 오기로 약속했는데, 지키지 못했어요.. 전 쓸애기입니다. 면목이 없어요(..) 다들 엘베썰 정말 초반에 분량 기억나세요? 눈 깜빡할새에 끝났던.. 그 분량에서 점점 독자분들께 더 보여드리고 싶은 제 욕심에 분량을 늘리고, 늘리다 보니 전처럼 짧은 연재텀이 나오지가 않아요. 지금도 물론 분량이 많은 편이 아니라서 이런 말하는 것도 민망합니다만, 확실히 초반보다는 자주 찾아뵙지 못 해서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제 글을 읽으시라고 강요하지도 않고, 부탁드리지도 않겠습니다. 제 글이 재미가 없어지고 연재텀이 길어져서 보고 싶지 않으시다면 안 보셔도 돼요. 어찌 됐건 제 욕심에서 비롯된 일이니까 죄송하다는 말 밖에는 드릴 말이 없어요. 그래도 저는 제 글을 읽어주실 독자분들을 위해서 끝까지 연재할 계획이구요. ...힝.. 쓰다보니 너무 우울한 얘기만 했네요.. 저는 독자분들께 항상 감사하고 있고, 많이 애정하고 있습니다!!!!!!!!!!! 기다려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하고, 정신 똑바로 차리겠습니다! 암호닉 왕사탕 / 타앙슈욱 / 엑소깹송사랑 / 알찬열매 / 뿜빠라삐 / 1214 / 퓨어 / 딩스 / 흰둥이 / lobo12 / 소녀 / 찜닭 / 캐서린 / 솔 / 밍쏘쿠 / 사무라엘 / 초코 / 찡찡 / 엑소이웃 / 체블 / 레몬라임 / 됴됴륵 / 코끼리 / 엑소영 / 열연 / 6002 / 됴롱 / 러버덕 / 복숭아 / 김까닥 / 슈사자 / 메리미 / 콩떡 / 레드페리 / 딸기 / 고사미 / 다람쥐 / 밤팅이 / 스젤찡the럽 / 낯선이 / 찬수니 / 거뉴경 / 붸붸더럽 / 모카 / 하리보 / 유레베 / 쭈구리 / 핫백 / 꽯뚧쐛뢟 / 올랖 / 경수별 / 꾸르렁 / 훈훈 / 스피커 / 수능특강 / 엘리베이터 / 요맘떼 / 복슝이 / 눈꽃 / 11층 / 권쫑 / 로운 / 세훈뿌염 / 슈듯슈듯 / 우리니니 / 베가 / 복승아 / 오윈 / 삉삉이 / 곤듀 / 지렁이 / 맹장염 / 카몽 / 하프하프 / 시동 / 공삼이육 / 딸기요정 / 지뚜 / 바수니 / 옥찬 / 뀨우 / 아이스티 / 찬효세한 / 알콩 / 고구마 / 이히히 / 후은 / 룰레룰레룰 / 꺆뀪꾞 / 연블리 / 메리 / 개구리 / 이웃집여자 / 민트초코 / 포도가시 / 오렌지맛젤리 / #뀰# / 테라피 / 오센불리 / 씽숭 / 생크림빵 / 소라빵 / 꼬막 / 다이제초코맛 / 아이패드 / 익인 / 스폰지밥 / 츄블리 / 결혼할과 / 준배삐삐 / 밥차녈 / 김민석이마 / 일코쓰 / 둥이 / 노랑이 / 호빵맨 / 투오 / 초록이 / 샤크샤크 / 마지심슨 / 독자1 / 핑쿠핑쿠 / 갑짱 / 트롤리 / 리다수호앓이 / 쿠키 / 집밥 / 0618 / 큥찐됴찐 / 작가님짱좋 / 메추리알 / 똥백 / 초코바 / 곶감 / 한강 / 쌍수 / 주간 / 슈밍와플 / 지니 / 아퀼라 / 이사 / 미리별 / 하얀쥐 / 이웃여신 / 박도비 / 해피 / 줄킴 / 빵 / 보라색담요 / 열섹시 / 가자스러워 / 요이 / 리락쿠마 / 도른사람 / 시나몬 / 검은콩두유 / 탠 / 워더 / 삼디다스 / 스젤찡 / 짜요짜요 / 치킨사와 / 이슬 / 댜니 / 말미잘 / 엑소더스 / 요거트 / 빽 / 꾸꾸 / 래백 / 팽이버섯 / 가자미 / 타미 / 초코에몽 / 데빌러브엑소 / 잇쨔 / 쿠앤크 / 열블리 / 페브리즈 / 찬열백현아 / 중독 / 짱구여친 / 됴웃음 / 모찌 / 궁금이 / 5959 / 2424 / 알파카 / 새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