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 / 민석] 야, 법정쌤이랑 생윤쌤이랑 사귀신데!
"야야야야, 도경수 너 그거 들었어?"
"뭘 들어?"
"글쎄, 법정쌤이랑 생윤쌤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래~"
"둘이 싫어하신다고?"
"아... 눈치가 그렇게 없냐, 사귀신다고"
변백현의 말에 두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는 도경수 (18살, 누나덕후)
우리 누나가 나한테 말도 없이 남친이 생겼다고?!
그것도 법정쌤이랑?
[그 시간 교무실에선]
"안녕하세요~"
"어, 우리 막내 도쌤 왔어?"
"네!"
"왠일로 혼자 등교를 다 했어~"
"저 원래 혼자 다"
"안녕하세요 윤리부장님"
"어어, 그래 김쌤도 왔어? 그럼 그렇지 김쌤이 도쌤을 혼자 보냈겠어? 허허"
나 원래 혼자 등교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김민석이 말하는 도중에 들어와서 해명을 못했다 ;ㅅ;
오늘 나 혼자 온 거 맞는데 ㅜㅠ
가방을 자리에 내려놓고 시계를 보니 10분 후에 아침자습 종이 울릴 것 같다.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내 켜놓곤 오늘의 할 일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일단 우리반 현장학습건 결제 받고, 애들 봉사활동 확인서 입력이랑, 오늘 급식당번도 추첨해서 보내달라하셨고...
또 설문조사지도 걷어야 하는구나
"뭘 그리 중얼중얼거려?"
"아ㅆ"
"야 넌 여선생님이 씨 한글자만 나와도 안좋게 쳐다보시는 거 모르냐"
"너 운전하고 손 안씻냐?"
"왜?"
"짜."
내가 기분 나쁘다는 얼굴로 퉤퉤거리고 있으니까 내 책상 책꽂이에 기대 서있던 김민석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왜, 왜, 뭐
"뭐, 그럼 욕하지를 말던가"
"욕하게 만들지를 말던가"
"아무튼 한마디를 안져요, 한마디를"
"내가 너라서 안 지는거야, 그래서 왜 왔어?"
"오늘 사탐 회의. 오전 8시 30분부터"
알겠다고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수첩이랑 상담파일, 이것저것을 챙기자 김민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쳐다본다
"너 또 까먹으면 내가 부장쌤한테 혼난단 말이야"
"그럼 김쌤 혼나게 내가 안 가야겠네"
"아씨"
"욕하면 안된담서"
"아진짜... 그럼 내가 너 데리러 간다?"
"그래라-"
난 그때까지 저 허락이 그렇게 큰 환호성을 일으킬 줄 몰랐지...
*
교실에 들어가서 교탁에 서서 짐을 내려놓은 뒤 대충 뭐부터 얘기할지 정리하고 있는데
멀리서 도경수가 째려보는게 느껴진다.
뭐야 쟤, 왜 이래?
애들이 다들 자습하는 거 같길래 입모양으로 '뭐' 이러니까
'너 법정이랑 사귀냐?'
이런다
...?
뭐야 어떻게 알았대?
(당황크리)
이미 알고 있던거면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나한테 따졌을테고
아마 등교하자마자 옆자리 변백현이 나불거렸겠지...
도경수가 그런걸 직접 알아 낼 타입도 아니고
옆에서 문제집에 낙서만 하는 변백현을 잠깐 째려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죽고 싶냐?'
경수야 진정해, 나 니 친누나야...
경수의 눈길을 피하기 위해 재빨리 아침 조례를 시작했다.
"자, 자 주목! 쌤이 오늘 아침 회의가 있어서 조례부터 먼저하고 자습할게!"
"자, 반장 인사하자."
"차렷, 경례,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그래 얘들아, 어제도 공부 열심히 했지? 고2란거 망각하지 말고"
"에이-"
첫소리부터 공부잔소리라고 애들이 정색한다. 미안.
"자 오늘까지 내야하는 설문지 있었지? 그거 반장이 좀 걷어주고,"
"네!"
"상담은 오늘 하루만 쉬기로 할게!"
"네!"
"뭐, 더 궁금한 거 있지?"
"쌔앰!"
"왜 변백현"
"쌤이랑! 누구랑! 사겨요?"
저 자식이...^^
"오늘 김준면 회장님 울면서 등교하시던데 혹시이?"
"우리 백현이가 지금 뭐라고 씨부...중얼대는 걸까?"
아 쓰벌 전교회장 김준면!!!
김민석 동생인데, 어제 나랑 김민석이랑 같이 아파트 앞 공원에서 노는 모습을 보고는 충격 받았는지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소녀처럼 뛰어가던데...
오늘 아침에 울면서 등교했단 말야?
그래서 변백현이 눈치챈 거고?
김준면 너 이 짜식^^
네 형을 나한테 넘기기가 그렇게 싫었니^^
"백현아, 남들 연애사에 신경쓰지 말고 공부나 하자?^^"
"와 진짜 사귀나봐 와, 대박"
교탁 앞에 앉은 변백현 쌍둥이 변백희가 내가 들릴 정도로 짝꿍이랑 떠들어댄다
와 이제 우린 망했어 민석아
왜냐구?
우리학교에서 제일 입 싼 두 명이 알아버렸거든.
(변백희, 변백현이라고 말 모태모태)
"백희야,"
"네?"
"사귀시나봐 겠죠...
존댓말 쓰세요 백희어린이?"
그 와중에 이상한거에 집착하는 나, 도여주는 생활과 윤리의 도선생님이다.
Profile
이름 : 도여주나
이 : 26
학력 : 스엠대학교 철학과 졸업
가족 관계 : 2남매 중 첫째
직업 : 현재 모교인 스엠고등학교에서 생활과 윤리 선생님으로 2년째 재직 중
악마의 반이자 천사의 반이라는 2학년 1반 담임
친구이자 원수이자 애인인 김민석
사실 사귄지 3일밖에 안됨
*
"도쌤, 회의할 시간이에요"
...김민석 왔다... (절망)
"끄아어ㅏ어아아ㅏㅏ 진짜 사귀시나봐ㅜㅠㅠㅠㅠㅠ"
"ㅜㅠㅠㅠㅠㅠ안되여 우리 법정쌔무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흐어유ㅠㅠ법정쌤 내껀데ㅜㅠㅠㅠㅠㅠ"
우리 반 여자애들이 미쳐날뛰는 걸 보곤 놀란 김민석이 이게 뭐냐고 물어본다.
뭐긴 뭐야.
너와 나의 연애가 탄로난 상황이랄까?
"흐어아어ㅏ아 쌤 눈 커지신거봐 졸귀야ㅠㅠㅠㅠ"
그중에서 저러는 변백희는 차마 내가 어찌 막을 방법이 없다.
*
"준면이랑 싸웠냐?"
"왜?"
"나랑 사귄다고 둘이 싸운거냐구"
"아니? 그냥 일방적으로 걔가 속상해서 운거야."
"우와, 형을 정말 아끼나 보네"
그 말에 정색하고 쳐다본다.
그럼 걔가 날 좋아하기라도 했다는 거냐, 웃기는 소리하네.
"막내는, 그럼 막내도 알아?"
"막내만 알겠냐,"
"와, 그럼 종대도 알아? 그럼 이거 종대가 퍼뜨린건가?"
"종대는 그럴 애 아니야."
지난번에 변백현이랑 뛰노는 거 보면 그럴 애 맞는 거 같은데...
"이야 우리 사귄지 3일밖에 안 되었는데 다 아네"
"왜이리 축 쳐져? 그래서 싫어?"
"응 싫어"
"그럼 헤어져?"
"넌 무슨 그 말이 그렇게 쉽게 나오냐?"
"니가 힘들면 그만 둬야지."
"쳇 너랑 사귀는 건 좋은데 남들이 아는게 싫다는 거거든"
그 말에 김민석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건 나도 좀 찝찝해.
Profile
이름 : 김민석
나이 : 26살
학력 : 스엠대학교 철학과 졸업
가족관계 : 4남 중 첫째
직업 : 현재 스엠고등학교에서 법과 정치 선생님으로 첫 재직 중
여주네 옆옆옆옆옆반인 2학년 5반 담임
오랜 짝사랑 끝에 고백한 스타일
흥헤롱 같은 여주와 그런 매력에 빠진 흥헤롱 김민석
의도치 않은 배틀연애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