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no Concerto
No.2 mov
(BGM- EXO-나비소녀 piano ver.)
W. 두번째손가락
12.
마지막 끝음을 쳤을때, 진환은 눈을 뜰 수 없었다.
손가락 끝에 닿은 건반부터 코 끝을 스치는 강당 내부의 낯선 향기, 귀에 꽂혀 여전히 흐르는 음악까지 모든게 생생하게 느껴졌음에도.
마치 꿈에서 깨어날 것처럼. 진환의 닫힌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꿈을 꾼 것일까. 정신이 몽롱했다.
진환은 눈두덩이에 따뜻한 온기가 닿았다 떨어짐을 느끼고 천천히 눈을 떴다. 대강당 천장에 달린 조명을 등지고, 한빈이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한빈의 입이 벙긋 거렸다. 아.. 에.. 어..? 알.. 앴.. 어? 진환이 눈살을 찌푸리자 한빈이 그의 귀에 꽂힌 이어폰을 빼냈다.
음악이 멀어지면서 동시에 박수 소리가 진환의 귓가에 가득 울려 퍼졌다. 진환의 눈이 놀라움으로 커졌다.
" 잘했어. "
박수 소리에 비해 너무나도 작은 소리였지만 진환은 한빈의 말을 똑똑히 들었다.
대강당을 빈틈없이 메우는 박수 소리는 분명 진환만을 위한 것이었다. 멍하니 피아노 앞에 앉은 진환을 한빈이 끌어당겨 무대 중앙에 세웠다.
" 박자는 그 쪽 실력에 비해 형편없게 나왔지만. "
" ...... "
" 바보 형이 가르쳐 준거니까 감안해줄게. "
그렇게 말하는 한빈에 진환의 두 눈이 관객석에 앉은 지원에게로 향했다. 지원은 엄지를 치켜올려 보이곤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병신.. 한빈이 중얼거리자 깜짝 놀란 진환이 안절부절 지원을 쳐다봤지만 지원에게 들릴 일은 없었다.(들었어도 무슨 소용이 있었을까 싶다. 그냥 또 웃었겠지.)
한빈이 승훈 대신 마이크를 잡고 중앙에 서자 대기실에 있던 윤형도 무대로 나왔다. 한빈을 가운데로 진환과 윤형이 양 옆에 나란히 자리했다.
박수 소리가 잦아들고 한빈이 관중을 둘러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관중도 지휘하나. 진환이 생각했다.
" 안녕하세요. 이번 경합의 오케스트라 지휘자 김한빈입니다. 우선 바쁘신 와중에도 이렇게 참석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경합을 위해 열심히 연습하고, 최고의 연주를 해 준 송윤형군과.. 김진환군에게 다시 한 번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
다시 한 번 관중석에서 커다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진환은 다리가 후들거려 하마터면 주저 앉을 뻔한 몸을 고쳐 세웠다.
연주를 마쳤다는 희열감에 취할 사이도 없이, 자신을 평가하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눈빛에 기가 죽었다.
저들끼리 속삭이는 단원들은 무언가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진환과 윤형을 번갈아보며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 자, 그렇다면 선택의 순간입니다. "
한빈이 단원들 쪽을 쳐다보자 단원들은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마침내 마무리 된 듯 지원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왜 하필 이 인간이야. 한빈이 애써 표정관리를 하며 지원에게 웃어보이자 지원은 총 맞은 사람마냥 가슴을 움켜쥐는 시늉을 하며 셀셀 웃었다.
한빈의 표정관리가 무용지물이 되는 순간이었다. 한빈이 마이크를 떼고 작게 속삭였다.
" ... 뭔 지랄이에요. "
" 나 심쿵했졍. "
" ...... "
심쿵이 뭐지. 눈을 도록도록 굴린 진환이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한빈이 이마를 짚으며 지원과 대화를 주고 받았다.
" 그럼, 만장일치로 의견이 합해졌으니 저희 팀 피아노를 바로 발표하겠습니다. "
한빈의 말에 진환의 어깨가 뻣뻣히 굳었다. 목표는 연주를 마치는게 다였지만 긴장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진환은 윤형을 보았다. 윤형은 아랫입술을 꾹 깨문 채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 저희 팀이 점점 저를 닮아가나보네요. 모험을 좋아해. 이 친구랑 가면 어떤 연주가 나올지 참 기대가 되네요. "
" ...... "
한빈이 씩 웃었다. 벙쪄 있는 진환의 앞에 지원이 다가왔다. 지원은 진환의 손을 잡아 손등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으.. 어..? 괴상한 소리가 진환의 입 밖으로 튀어나오자 두 눈을 지긋이 감던 지원이 눈을 맞추고 윙크했다.
" 피아노 경합 우승자는, 김진환군입니다! "
" 와우!!! "
한빈의 말과 동시에 지원이 환호성을 지르며 진환을 세게 끌어 안았다.
" 혀엉!!! "
" 으웁.. 브.. 웁..!! "
지원의 어깨에 파묻혀 끌어안긴 진환이 숨이 막혀 지원의 등을 퍽퍽 쳤지만 지원은 떨어질 생각을 않았다.
박수 소리와 함께 동혁이 달려와 지원과 함께 진환을 얼싸 안았다. 해냈어, 해냈어!
동혁의 입에서 우는 듯이 흘러 나오는 말이 진환을 깨닫게 했다. 이겼어, 해냈어.
" 형이 이겼어요! "
겨우 지원의 품에서 벗어난 진환은 그대로 주저 앉아 버렸다. 해냈어..
지원이 주저 앉은 진환을 보며 배를 잡고 웃다가 진환의 등을 밀치다 싶이 쳤다.
동혁은 여전히 진환의 옆에서 쭈그려 앉아 훌쩍거렸다. 형아, 우리 형아..
" 좋아, 축배를 들자!! "
제가 우승한 양 신이나서 소리친 지원의 말에, 오케스트라는 환호했다.
" 오케스트라를 위하여! "
위하여! 한빈의 외침에 단원들이 시원하게 구호를 따라하며 술잔을 부딪혔다.
여기저기 크- 하는 소리와 함께 익은 고기 안주를 찾는 소리에 가게 안은 오케스트라로 소란스러웠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이사람 저사람과 잔을 맞부딪힌 진환이 잔에 든 액체를 물끄럼히 바라보았다.
술. 입학하고나서 동기들이 몇 번 마시러가자 졸랐지만 진환은 끝끝내 따라가지 않았다. 술은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야 간단했다. 그 첫번째.
" 으.. 웩..... "
써서.
" ... 이 맛없는걸 대체 왜 먹는거지. "
혀에 닿는 순간 뇌까지 퍼지는 알코올의 향에 진환은 혀를 털어내고 싶었다. 맛없다.
애초에 축배를 들자는 지원의 말에 식겁해서 도망치고 싶었지만, 저가 주인공인 자리를 뿌리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다행히 저들끼리 신나서 퍼마시고 있지만.
진환은 눈치를 살피다 슬금슬금 구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엉덩이를 떼고 엉거주춤 구석으로 향하는 진환의 손목이 누군가에 의해 턱하니 잡혔다. 윽..
" 뭐야~ 주인공이 어디가? "
" 어..? 나.. 음.. 아니 잠깐 화장실 좀.. "
진환의 말에 지원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흐음? 하고 고개를 갸웃하는 지원은 심히 위협적이었다. 지원이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 우리 새 멤버 김진환씨께서 폭탄주 원샷 하신답니다!! "
" 워후!!! "
" 오~ 쎄다! "
" 김진환! 김진환! "
김진환! 김진환! 단원들이 흥분해서 소리치자 울상이 된 진환에게 지원이 손수 폭탄주를 제작해 건네주었다.
고개를 젓는 진환의 앞에 잔을 내미는 지원은 지원은 세상에서 가장 착하게 미소 짓고 있었지만 배려따위 없었다.
진환이 술을 피하는 이유. 그 두번째.
" 오오오- 마신다! "
" 원샷! 원샷! 원샷! "
쉽게 취해서. 어느새 김진환에서 원샷으로 바뀐 구호가 진환의 잔에 더욱 힘을 실었다.
눈 딱 감고 들이킨 술이 목구멍으로 넘어 갈수록 진환은 속이 불타오르는것만 같았다. 결국 한 잔을 다 비워낸 진환이 잔에서 입을 떼어내고 쿨럭였다.
터져나오는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진환은 비틀거리고 몸을 일으켰다. 머리가 띵하고 세상이 비스듬히 보였다.
지원이 웃으며 진환의 몸을 부축했다. 진환의 귓가에서 지원의 웃음기어린 목소리가 들렸다.
" 준회. 뒷문쪽에 있어. 주차장 바로 옆. 애가 시끄러운걸 싫어하거든. "
" ...... "
어쩌라는거야아.. 말꼬리를 늘어뜨리며 지원을 올려다 본 진환은 벌써 얼굴이 벌개져 있었다. 구준회가 주차장에 있는걸 나보고 어쩌라고.
자신을 붙잡은 지원의 손을 떼어내고 진환은 화장실로 향했다.
가는동안 이리 쿵. 저리 쿵. 분명 화장실 문에 다다른 것 같았는데 엉뚱한 곳에 부딪히는 진환을 보고 지원이 킥킥 웃었다.
예상대로 못마시네. 저 쪽은 이제 저 쪽끼리 알아서 하시구요.
지원은 고개를 돌려 한 눈 판사이 꼴아버린 자신의 리더를 발견했다.
" 김지워언! "
" ... 이 쪽은 이 쪽 나름 힘들겠네. "
뒤에서 아직도 쿵쿵 부딪히는 진환을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지원이었다.
" 아야야.. "
열 번은 넘게 부딪히고 태현의 부축으로 겨우 화장실에 갔다 온 진환이 가게의 뒷문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준회. 뒷문 쪽에 있어. 주차장 바로 옆.' 지원의 말이 술에 취한 와중에도 또렷이 머리 속에서 재생되었다. 발걸음은 어느새 뒷문을 향하고 있었다.
내 연주를 들었나.. 들었겠지. 무슨 표정을 했을까.. 뒷문을 열자 쌀쌀한 바람이 새어 들어왔다. 진환의 앞머리가 이리저리 흩어졌다.
머리칼을 정리할 정신도 없는 진환이 두리번거리며 기다란 검은 인영을 찾았다.
구주네. 구주네.. 풀려버린 혀는 그의 이름을 똑바로 부르지도 못하고 자꾸 발음이 새어 나갔다.
" 어딨서.. 구주네... "
몇 걸음 가지도 못하고 쭈구려 앉은 진환이 주네.. 주네.. 하면서 병든 닭마냥 고개를 꾸벅꾸벅 꺾었다.
어질어질한 것이 코에 땅이 박힐것처럼 눈 앞에 다가오자 멀어지다를 반복했다. 진환은 실실 웃었다. 흐흐. 신기하다.
" ... 뭐하냐. "
" ! "
한참 위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진환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고개를 잔뜩 끌어 올리자 진환이 찾던 얼굴이 나타났다.
어..! 진환이 놀라 손가락질하자 준회가 인상을 찌푸리곤 진환을 자세를 따라 쭈구려 앉았다. 준회가 몸을 숙이자 진환의 고개가 천천히 내려왔다.
" 여기서 뭐해. "
" 주.. 주네.. "
" 왜. "
" .... 주네야.. "
" 응. "
푸흐흐. 맥 없이 웃는 진환에게서 알코올 향이 훅 퍼지자 준회의 인상이 더 없이 구겨졌다.
취했냐? 묻는 준회에게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진환이었다. 왠지 구석에 찌그러지려다 김지원에게 잡혀서 한 잔 받아먹고 그대로 꼴아버린 것 같다.
준회의 추측은 완벽했다. 어쩌지.. 하는 준회 앞에서 진환이 꼼지락 거리다 준회의 소매를 당겼다. 주네야, 주네야.
" ... 왜. "
" 주네야아.. "
" 어. "
" 이거봐라! "
진환은 손에 작은 돌맹이를 붙들고 준회의 눈 앞에서 흔들었다.
" 조개에- "
" ..... "
" 헤헤. "
이거줄게. 진환은 선심쓴듯 준회의 클 손에 제 돌맹이, 아니 조개를 올려주었다. 준회는 한참을 그에 대한 반응을 고민하다 고마워, 하고 주머니에 넣었다.
어린아이의 동심을 깨면 안될 것 같은.. 뭐 그 비슷한 마음이었다. 버리면 축 가라 앉겠지. 고맙다는 준회의 말에 진환은 뿌듯하게 웃었다.
조개. 단호한 진환의 말에 준회가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조개야.
" ...... "
" ...... "
" 그.. 아까 했던 말 있잖아. "
" 우응..? "
진환이 턱을 괴고 준회를 바라보자 준회는 잠시 할 말을 잃고 그를 쳐다보았다. 아까.. 그... 아니. 난 술 안먹었는데.
왠지 더워지는 얼굴에 저를 말똥하게 쳐다보는 진환의 눈을 피했다. 뭐지.
준회는 슬슬 다리가 저려오자 기다렸다는듯이 벌떡 일어섰다. 그 모습을 보던 진환도 따라 일어났다.
" .. 아까.. 했던 말. "
" ...... "
" 동정 아니야. 내가 널 도운건. "
" ...... "
" 나도 잘 몰라. 왜 도왔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어. 그냥.. "
" ...... "
" 그냥.. 동정은 아니라고. 이건 그런게 아니야. 그렇게만 알아줘. "
횡설수설. 얼굴을 쓸어내린 준회가 진환의 표정을 살폈다. 취기가 심해진건지, 사라진건지 진환의 표정은 묘했다.
입술을 달싹여 무언가를 말하려다 입을 꾹 다문 진환이 제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리고는 준회의 어깨에 몸을 기댔다.
준회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고 몸이 뻣뻣해졌다. 어.. ㅁ.. 뭐야.. 왜 이래.
" 주네야.. "
" ... 어? "
" 나 졸려어.. "
" 뭐? ... 야.. 야! 여기서 자면 안돼! "
그대로 푹 꺼져버린 진환의 몸을 준회가 지탱했지만 진환은 골아 떨어진듯 편안히 눈을 감고 있었다.
허탈하게 진환을 쳐다보던 준회는 피식 웃고 진환을 들쳐 업었다. 술도 못하는게. 왜 얻어 먹어서는.
지원을 보면 바로 정강이를 걷어차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준회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귓가엔 진환의 작은 숨소리가 들렸다.
그나저나. 얘는 어디로 데려가야하지. 기숙사에 사나.
" 우으.. 주네야... "
" 그래, 그래. "
" 주네.. "
" 어어. "
" 우응... "
" ... 잘했어. "
어쨌거나, 오늘 잘했어. 우리 피아노씨.
" Honey. 이제 그만 마시는게 어때? "
" 야! 건배! "
" 저기.. 빈아? "
" 야, 뭐해! 잔들어! "
" 후... "
지원은 자신보다 텐션이 높아진 보기드문 한빈의 모습에 웃는 입꼬리에 경련이 올 지경이었다.
언제나 올바르고, 꼿꼿하고, 카리스마 넘치고, 우수한 한빈이 낙제할 유일한 과목이 생긴다면 그건 아마 주학일것이다.
술 주, 학문 학.. 맞나? 집어치워. 지원의 머리는 엉망진창이었다. 술이 학문이었다면 김한빈은 F다. 감히 확신할 수 있다고 지원은 생각했다.
한빈에게 무력을 행사하고 싶지 않아 적당히 끊기를 기다리는데 아까부터 술을 주도하는게 한빈이다.
어릴 때 호기심 삼아 먹여 본 적이 있긴 하지만 그 이후로 함께 술을 마신 적이 없는지라 지원은 한빈의 주량을 알지 못했다.
근데 이제 알겠네. 그냥 넌 술을 먹으면 안돼. 주량없어.
" .. 빈아. 한빈아. 집에 가자. "
" 뭐어? 야, 미쳤냐? "
" 응. 너한테 미쳤어. 이제 가요. "
" ... 나한테 미쳤다고? "
평소 같으면 개무시했을 지원의 발언을 안주삼아 곱씹던 한빈이 마음에 안든다는듯 지원을 향해 돌아 앉았다.
한빈의 손에 들린 술잔을 치우던 지원의 고개가 한빈의 양 손에 의해 붙들렸다. 덕분에 지원의 눈은 바둑알 같은 한빈의 눈동자를 마주했다.
풀려서 맹한 눈도, 그 어느때보다 까맣게 빛났다. 까만데 빛이 난다. 모순이지만 김한빈이기에 가능한 표현이라고 지원은 생각했다.
지원의 눈이 한빈의 눈을 타고 내려와 매끈하게 뻗은 코, 도톰한 입술로 시선을 옮기자 그 입술이 열리고 목소리를 뱉어냈다.
" .. 그럼.. 왜.. "
" ....? "
" 왜 나만 안 봐.. "
" 어..? "
한빈의 얼굴이 금새 울상이 되었다. 그 표정에 지원이 당황해서 어버버거리자 한빈이 양손으로 제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파묻었다.
갑작스런 행동에 지원이 이해할 틈도 없이 한빈이 말했다. 형은 늘 그래. 항상 그랬다고. 예나 지금이나 똑같아.
" 내가.. 뭘 잘못했는데.. 응? "
" 좋다고 나만 따라다니는 것 같다가도.. 보면 항상 누군가 있어. 매번. 매번 그랬어. "
" 안그래. 형이 언제.. "
" 처음에 내가 좋다했을때도.. 그때도 먼저 피해놓고.. 왜 이제와서 쫓아다니는데? 왜? 내가 쉬워보여서? "
" 빈아, 그때는.. "
" 아까도. "
한빈의 손을 잡으려던 지원의 손이 멈칫했다. 아까. 하는 말에 울음이 섞여 있었다.
지원이 손을 내리고 잠자코 그의 말을 들었다. 가게 안에는 이미 지원과 한빈을 제외한 단원들이 골골대고 있었다.
" 아까도.. 왜 김진환 손등에 키스했어.. "
" ...... "
" ... 내가 뻔히 보고 있는데. "
... 그건 그냥 기뻐서 한건데. 라고 말하면 개새끼가 되는거겠지. 지원은 머리를 긁적였다.
날 항상 밀어내는건 너면서. 왜 그렇게 혼자 속상해하는건데. 그럴거면 그냥 나를..
" 그냥 날 받아주면 되잖아, 빈아. "
" ...... "
" ... 어려워? "
" ...... "
" 난 널 모르겠어. 나랑 뭐하자는건지.. 내가 어떻게 해야되는지. "
" ...... "
" 내가 어떻게 해줄까, 한빈아. "
고개를 파묻은 한빈이 조용히 한 손을 내밀었다. 지원은 멀뚱히 그 손을 내려다 보았다. 어쩌라는거지.
" ... 나도 해줘. "
" 뭐..? "
" 김진환한테 한 그거.. 나도 해줘. "
" ...... "
한빈의 손등을 쳐다보던 지원의 눈이 두어번 깜빡였다. 그러니까.. 손등키스 해달라고? 김진환한테 한것처럼?
기다리는 한빈의 손이 무안할정도로 지원은 그 손을 잡지도, 입을 맞추지도 않았다. 지원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 싫어. "
" .. 뭐? "
" 싫다고. "
지원의 손이 한빈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나머지 한 손을 붙들었다. 지원의 손이 한빈의 손등을 툭툭쳤다.
" 너랑은 여기 아냐. "
" ...... "
" 여기야. "
다음으로 지원의 손이 찾은 곳은 한빈의 턱이였고, 지원의 입술이 찾은 곳은 그의 입술이었다.
두번째손가락/암호닉 |
오랜만이에요ㅠㅠ! 쓰차때문에 늦어서 죄송해요.. 전개가 착착 써지고 있는걸 보면 뿌듯합니다. 이번편은 술 취해서 꼬장 부르는 애들을 최대한 상상했는데...☆ 후.. 상상으론 귀여운데 제 글이 다 담아내질 못하는군요... (눈물) 이제 본격적이 오케스트라 준비를 쓰겠네요! 2번 2악장으로 돌아올게요. 항상 감사합니다:D
[암호닉] : 저한테 암호닉 분들이 계신게 아직도 신기해요..! 감사합니다 여러붕. 포기하려할때도 많은데 댓글보면 힘이 나요 진짜루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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