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사는 도부자
: 오늘 무슨 날 아니야?
카페 알바로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데 할 일 없이 저기 테이블에 널려있는 오세훈이 폰을 하다가 먼저 어, 하고 반응했다. 그러더니 빨리 톡을 보라며 주방에서 열심히 커피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박찬열과 나를 부른다.
대체 무슨 일인데..
....
?
도경수 씨가 없으면 의미가 없잖아...
?????????????????????????????????????
주인공도 없는 곳에서 축하해주면 뭐하니...그리고 무엇보다 성의가 없어!!!!!!!
아...ㅎ..현기증..!!
하긴 그건 좀 위험하지 양심도 없어보이는 것 ㄱ
가 아니라 고개를 들어 오세훈을 쳐다보니 폰을 쳐다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있다. 음란마귀보스...
톡이 끝나자마자 카페 안에 있던 우리는 일제히 약속이라도 한 듯 벌떡 일어났다.
" 야 나는 케이크를 사올게 너네들은 "
다급한 마음에 삿대질까지 해가며 말하니 가까이서 진지한 표정으로 내 말을 듣고있던 오세훈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했다.
" 우리는 노래를 연습하고 있을게 "
팍 씨! 어디서 밑장빼기야! 위협적으로 팔을 드니 흠칫하며 뒤로 물러서는 녀석
" 너네 여기 주변에 대형 문구점 있으니까 가서 풍선이나 꾸밀 거 리본 같은 거 싹다 사와 "
" 안돼.. "
" 왜 "
" 훈이 돈 없어 "
하긴 맨날 집에서 롤하고 가끔 학원 갔다오는 애가 그럴 만도 하겠다 어휴.. 나는 친히 내 지갑에서 혹시라도 어떻게 쓸까싶어 꽁쳐두었던 신사임당을 꺼내 손에 쥐어주며 말했다.
" 다른 데 쓰지말고, 꼭! 여기 꾸미는데 필요한 것만! 사와~ "
" 오 쩐다 너 졸라 갑부네 "
" 아 빨리!! 퇴근시간까지 꾸미려면 시간 없어!!! 빨리 가 빨리!! "
오세훈을 빨리 카페 밖으로 밀어내고 나도 같이 앞치마를 벗고 패딩을 입었다.
" 헐~ 야 너 가면 나 혼자 커피 어떻게 만들어 "
내 모습을 보던 박찬열이 징징거렸다.
" 지금까지 배운거 총복습하면서 열심히 한 번 해봐, 안되면 스탭실에서 이모 자고있으니까 부르고 "
어차피 지금 시간대에는 손님 없어서 괜찮을 거 같긴한데.. 에이 시간도 없어 죽겠는데
나는 울상을 짓고있는 박찬열에게 화이팅! 을 외쳐주고 카페 밖으로 나왔다.
으아아아ㅏ아ㅏㅏ!!!!추워!!! 바람이 내 옷을 찢는다!!!!!!!!!!!!!!!!!!
*
" 도경수 씨 오늘 무슨 날 아니야? "
흘끔흘끔 일을 하다가도 자꾸 파티션 옆으로 얼굴을 들이밀며 경수의 눈치를 보는 종인. 사실 점심 먹고나서부터 종인의 이런 질문은 시작되었다. 오늘 무슨 날 아니야? 오늘 무슨 날인 것 같은데... 좀 특별한 날인 것 같기도 하고... 정말 아니야? 하며 귀찮게 굴어왔으니 알 일 없는 경수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 무슨 날 아닙니다. 일 하세요 "
경수는 단호하게 대답하고 종인을 뒤로하고 수북이 쌓인 파일이 담겨있는 무거운 상자를 들었다.
" 어이고!! 안되지!! 오늘은 이런 일 하면 안돼 "
그에 종인이 큰소리를 내며 경수의 상자를 뺏어들고 연신 안돼,안돼 거렸다. 도대체가 왜 이러는건지
" 이건 내가 자료실에 갖다놓을게, 도경수 씨는 좀 쉬어 "
아니 뭐.. 귀찮은 일은 덜어줘서 좋긴한데 자꾸 종인과 자신에게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내는 팀원들을 견딜 수가 없는 경수였다.
퇴근 시간이 되고 저녁까지 신청한 경수와 밥은 먹는 종인이 또 물었다.
" 정말 오늘 무슨 날 아니야? 엄청 특별한 날인데... "
왜 자꾸 묻는거야... 정말 자기가 놓친게 있는 지 밥을 먹다말고 수저를 놓고 곰곰이 생각하는 경수
근데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아무것도 없다. 회사 창사일도 아니고 부모님 생신도 아니고 그녀와 사귄지 100일이 되는 날도 아니고 뭐 혹시 김종인 씨와 친해진지 100일이 되는 날이려나
" 무슨 날이길래 자꾸 이러십니까 "
" 아.. 답답해.. 어떻게 사람이 이럴 수가 있어... 도경수 씨는 자신을 아끼는 법을 좀 배워야돼 "
지금도 충분히 아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학창시절에 비하면...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마저 밥을 먹는 종인을 따라 경수는 머뭇거리며 젓가락을 잡았다.
대체 왜 저러지..
*
" 푸하!!!! 숨 차!!!!!!! "
산더미처럼 쌓인 풍선을 불다말고 한창 잘 불어넣은 풍선을 요란한 소리를 내며 저 멀리 날려보낸 오세훈이 소리쳤다.
" 야씨 현기증 나잖아 이거 언제 다불어 "
나는 볼이 터져라 불어넣은 풍선을 묶으며 대답했다.
" 닥치고 빨리 불어, 곧있으면 도경수 씨 올 시간ㅇ. 맞아!!!!!!! 초에 불도 켜놔야되는데!!!!!!!!!! "
아 졸라 멘붕!!!!!!!! 나는 재빨리 달려가 이쁘게 초를 꽂을 생각도 못하고 보이는 여백에 9개의 초를 꽂아넣었다. 평소에 두려움에 떨면서 붙이던 성냥불도 과감하게 한 번에 켜고 급하니까 사람이 뭐가 되긴 되나보다.
" 여기 이벤트도 하나봐요 "
이제 막 커피를 다마시고 나가려는 여자 손님이 말을 걸었다.
" 아 하하, 오늘은 좀 특별한 날이라 "
" 분위기도 좋은데 이렇게 애써서 이벤트 준비하시는 거 보니까 저도 나중에 여기서 하고 싶네요~ 호호 "
.... 안돼요.. 힘들어요... 지금 미친듯이 풍선 불어서 볼에 핏줄이 다 터진 것 같아요... 이런 짓 또하면 볼에 구멍이 뚫릴 것 같은데...
그런 말과 함께 사라진 손님 덕분에 카페 안은 붕붕 날아다니는 풍선과 치렁치렁하게 달려있는 리본 그리고 전봇대 브라더스와 나 이렇게 남아있게 되었다.
아직까지 풍선을 불고있는 전봇대 브라더스를 뒤로하고 망을 본다치고 카페 밖으로 나갔는데 저 멀리 왠지 김종인 씨하고 도경수 씨가 보이는 건 기분 ㅌ...이 아니네, 밝은 가로등에 비치는 도경수 씨의 얼굴
" 야!!!!!!!!!! 빨리 풍선 많이 남았어??? "
" 그만 불자... 바닥 좀 봐 죄다 풍선이잖아 이거 터지면 우리 입냄새 좀 날거다 "
정신없이 불다보니까 정말 그렇네... 나는 녹초가 된 전봇대 브라더스의 등을 두어번 쳐주고 생일 케이크를 들었다.
" 너희도 빨리 이리와, 이제 곧있으면 들어올거야 그러면 폭죽 빵 터뜨리고 "
" 에이 그걸 꼭 말로 해서 하냐 우리도 다 센스가 있지 "
양 옆으로 폭죽을 장전한 두명과 함께 두근두근 문만 바라보는데 김종인 씨와 도경수 씨의 대화소리가 들리더니 먼저 김종인 씨의 얼굴이 문에 비쳤다.
ㅎ...ㅎ...ㅜ... 이게 뭐라고 긴..긴장...
빵!!! 아직 도경수 씨가 채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똑같이 긴장한 박찬열이 먼저 폭죽을 터뜨렸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며 따가운 귀를 한 손으로 막으며 인상을 찌푸려보였다.
" ㄴ.. 너무 긴장해서.. "
이에 오세훈도 에라 모르겠다는 식으로 폭죽을 터뜨렸고 그와 함께 격렬하게 튀어나간 폭죽 종이가 딱 마침 들어오는 도경수 씨의 얼굴에 명중했다.
....
............아 존나... 오세훈...
....
도경수 씨는 놀란 표정같지 않은 표정으로 우리를 맞아주었고 나는 뻘쭘히 있다가 먼저 생일 축하해 도경수 씨!!!!!!!!!하며 외치는 김종인 씨를 따라 와아아~ 하며 기쁜척을 했다.
" 도경수 씨! 생일 축하해요!!! "
" 후! 경수형 해비버뜨데이!!! "
" 와!! 경수형 생일 짱짱 추카추카!! 훈이가 많이 애정하는 거 알죠?"
오세훈은 종이에 맞은 도경수 씨의 이마를 만져주며 천천히 케이크 쪽으로 그를 이끌어왔다.
" 이게 무슨.. "
" 도경수 씨 오늘 생일이라면서요! 왜 아무런 말도 안하고.. "
" 오늘 제.. 생일? "
뭐야 자기 생일도 모르고 있었어? 세상에;;
황당한 나머지 김종인 씨에게 잘못 한 거 아니냐고 눈짓을 보냈지만 아니라며 작게 부정해보였다. 도경수 씨는 아른거리는 촛불을 한참 쳐다보다가 흐흐 웃었다.
" 맞네요. 잊고있었어요 "
하.. 다행... 근데 어떻게 자기 생일을 잊어버릴 수가 있어... 나는 생일 일주일 전에 광고하는데 내 생일이다!!!!!!!ㄴ ㅐ생일!!!!!!!!!!!
자~ 시작~ 하는 김종인 씨의 말과 함께 생일 축하 합니다~ 하는 생일 축하 노래를 시작했고 케이크를 바라보는 도경수 씨는 아랫입술을 꾹 깨물며 입꼬리만 올리고 있었다.
좀 감동 먹은 듯?
" 도경수 씨! ○○씨 팔 떨어지겠다 빨리 초 불어!! "
김종인 씨의 재촉에 도경수 씨는 웃음에 흔들리는 숨결로 후우 하고 초를 불었고 우리는 일제히 와아~ 하며 박수를 쳐주었다.
케이크를 내려놓자 박찬열은 장난스럽게 생크림을 도경수 씨의 볼에 발랐다. 이게 무슨 석기시대적 장난이야.. 하지만 그에도 도경수 씨는 마냥 좋다며 입에 가득히 담긴 미소를 지우지 못했다.
" 제 생일은 어떻게 알았어요 말도 안했는데 "
" 왜 우리 회사가 복지 하나는 짱짱이잖아, 1월자 생일 명단에 도경수 씨 있는 거 보고 알았어 "
엄지를 척 들며 한 김종인 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볼에 묻은 생크림을 닦아내는 도경수 씨
" 고생했네요 이거 다 준비하느라 "
그러며 내 손을 꼭 잡는 도경수 씨에 전봇대 브라더스는 우우~ 하며 야유를 날렸다.
" 자 그럼 이제 선물 증정식이 있겠습니다 "
..? 선물 없다고 솔직하게 말하라면서 먼저 선물 증정식을 외치는 김종인 씨를 어리둥절하게 쳐다보니 눈을 찡긋거린다.
" 사실 나하고 찬열이, 세훈이는 오늘 알아서 선물을 못준비했는데 "
... 느낌이 좋지 않다..
" ○○씨가 준비했대 "
??????????????????????저도 없는데요?????????????????????
하지만 이미 김종인 씨가 잔뜩 불어넣은 헛바람에 기대하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 도경수 씨를 뿌리칠 수가 없어 어떡하냐는 애처로운 눈빛을 김종인 씨에게 보내니 양 검지 손가락으로 나를 계속해서 가리켰다.
... 설마...
이 순간에도 기대의 눈빛이 가득 담긴 도경수 씨의 눈빛은 지지 않았다.
" ㅅ... 선물은.. "
" 네 선물은? "
" 저에요!!!!!!!!!!! "
하며 도경수 씨를 꼭 끌어안았다. 미안해요.. 제가 양심이 없어서...
잠깐 흐른 정적에 뭔가 이걸로는 부족한 거 같아 다시 그와 살짝 떨어진 다음에 막무가내로 외쳤다.
" 자기야!! 생일 축하해요!! "
그리고 무슨 정신인지 모르게 도경수 씨 얼굴을 끌어당겨 볼에 쪽 하고 가볍게 뽀뽀를 해주었다. 솔직히 하고 나서도 이게 무슨 정신인지도 모르겠다.
볼에 뽀뽀를 받고 나서 허.. 하며 볼에 자기 손바닥을 갖다대는 그, 싫..싫은 건..
조용히 가라앉은 분위기에 김종인씨와 전봇대 브라더스와 함께 도경수 씨의 눈치를 보자 다시금 빵 웃음을 터뜨리는 그
" 매년 생일 때마다 기대해야겠네요 "
..ㅁ..뭐야..! 응큼해!!!!!
나는 부끄러운 마음에 등을 돌리고 빨개진 얼굴을 짝짝 쳤다. 아후 무슨 정신으로..
그런 내 옆으로 얼굴을 이리저리 들이밀며 말을 거는 도경수 씨
" 다음 생일에는 뭐해줄거에요? "
" ㅁ...몰라요!! "
깨가 쏟아지는 우리를 구경하는 전봇대브라더스와 김종인 씨가 한마디씩 던졌다.
" 와 경수형 기대한다!! 다음 생일에는 뭐하녜!! "
" 흐흫 훈이도 기대된다 "
" 역시 내가 해준대로 하니까... 연애 컨설팅업체나 차려볼까 "
다들 닥쳐요!!!!!!!!!!!!!!!!!!
무튼 도경수 씨!!!!!! 생일 축하해요!!!!!!!!!!!!!!!!!!!!!
오늘도 카페는 평화로웠습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이ㅋㅋㅋㅋㅋㅋ여러분ㅋㅋㅋㅋㅋㅋㅋㅋㅋ리히터예옄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무슨 날아니야? 오늘은 우리 쿙수쿤 생일이져!!!!!!!!!!!!!!!!!!!!!!!!!!!!!!!와!!!!!!!!!!!!!!!!!!!!!!!!!!!!!!!!!!!
아 사실 경수 생일 특별편은 기획에 없었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갑자기 경수 생일 축하해주시는 분들도 많고해서.. 기획하게 됐네옄ㅋㅋㅋㅋㅋ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늘 나가기 전에 급하게 쓴거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똥망이지만 그게 무슨 의미입니까..^^ 쿙수쿤 생일만 축하해주면 되는거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안그런가요? 아니면 짜질게요 ㅎㅎ... 무튼 오늘은 기분도 기분이고 울희 도경수 씨의 생일에다가 분량도 없으니 구독료가 영포인트!!!
ㅇㅅㅇ 우리 독자님들 특별편이라고 이 말 안하고 넘어가면 서운하져
여러분들 싸랑해요!!!!!!!!!!!!!!!!!!!!!!!!!라뷰라뷰!!!!!!!
[암호닉]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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