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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My! 바리스타?!  

01  

Written by 엑소맘  

[민석/종대] Oh? My! 바리스타?! 01 | 인스티즈  

  





"야..술 좀 작작 쳐먹어.."
"아 시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금 이게 무슨상황이라고 물으신다면, 나를 이지경으로 만드신 운명과 천박한 내 능력에 대한 분노의 울부짖음이라고 생각하시면...ㅅㅂ...


"세상 뜰거야ㅠㅠㅠㅠ이 지구를 탈피할꺼라고ㅠㅠㅠㅠ"


구겨질때로 구겨진 표정을한 김종인은 빨간 양념을 뒤덮은 쭈꾸미를 질겅질겅 씹으며 한심하단 표정으로 나를 야리고있다. 친구가 슬퍼하면 그 감정을 공유하지는 못할망정 저 새끼 속으로 나를 씹고있는게 분명하다. 개새끼


[민석/종대] Oh? My! 바리스타?! 01 | 인스티즈  

"내가 말했잖아 걘 진짜 별로라고"



기생오라비같이 생겨가지고.마지막 말을 끝으로 김종인은 계속되는 내 찡찡댐에 이젠 자기도 질렸다는듯 연신 이슬씨를 들이킨다. 그러곤 술에 꼴아 정신을 차리지못한 상태로 포장마차 테이블 위로 머리를 쳐박고있는 내 머리를 툭 치곤 내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흥미가 떨어졌다는듯 손으로 턱을 괴곤 한숨을 내쉬었다.


"야..."
"뭐 쓰브르.."
"아 정신좀 차리고 김여주"


말할 힘도없다 아니 그냥 말하고싶지않다. 대학생활 중에 딴 바리스타자격증 그리고 대학졸업후 카페하나 차려서 대박은 아니더라도 단골들은 많이 찾는다는 그런 카페의 바리스타가 되있을줄알았다 근데 이건 뭐 바리스타는 개뿔 2년째 직업이 백조에...오늘은 1년동안 짝사랑하던 남자한태 고백했다가 시원하게 차였으니...


"너 알바할 생각없냐"


뜬금없이 들려오는 말에 얼척이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빳빳이 들곤 김종인을 내려다 보았다.쟤가 지금 누구 약올리나.. 실연당한 친구한태 뭐? 아알바??


"알바? 짜장면 배달부라도 할까 이 언니가??"
"누나누나 내가 여자냐 그리고 배달말고 카페알바"


술에 꼴아가지고 어휴.김종인은 답이없단 표정으로 앞에있던 어묵국물그릇을 통째로 한손으로 잡고 웟샷을 한다 그리곤 할꺼야 말꺼야 라며 나를 쳐다본다.


"아 잠만 나 지금 너무 갑작스러워"
"삼천동 카페거리 알지? 거기 잘나가는 커피전문점 말야 바리스타가 하나로는 부족한가봐"
"어?거기 니가 일하는데 아냐?"
"맞아"


꽤나 진지함 표정으로 말하기에 저게 장난이 아니란걸 짐짓하곤 넋나간 정신을 바로잡으며 생각했다.지금 내 처지에 개인 카페의 dream은 얼토당토 않는거고 김종인이 일하는 카페는 sns에 자주 이름을 올릴정도로 많은 고객들에게 상단한 호평을 얻고있는 곳이다.그때 나에게 이렇게 방구석에 쳐박혀있을거면 자격증은 왜땃냐느니 이럴꺼면 차라리 집앞 편의점에서 알바나 하라느니 매일같이 닥달을 하던 엄마의 얼굴이 머릿속을 뇌리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그 순간 난 생각했다.내가 정줄을 놨구나.첫사랑한태 차였다고 이 좋은 기회를 망설이고 있다니.


"야 김종인 나할래"
"그래 니 처지에 망설일때가 아니라니까?"
"고맙다 친구야"
"고마운줄은 아냐 그니까 잘해"


오빠 츤데레 워후.아까 6년 우정의 우물의 깊이에대해 의심을한 요망한 내 인격을 자책하며 나에게 건배를 권하는 술잔에 내 술잔을 맞붙이며 달큰한 소주를 한입에 털어넣었다.








/







'카드 잔액이 부족합니다'

아니,아니 이 언니가 지금 뭐래. 그다지 사람이 밀리는건 아니였지만 이리찍고 저리찍어봐도 찍히지 않는 카드에 어쩡쩡한 자세로 버스 봉을잡고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이 버스 타야되는데 그래야 알바 안늦는데. 진짜 개쪽팔린다.지갑에는 만원짜리만 가득한데.돈이 없다면 내리라는 눈짓으로 나를 올려다보는 버스기사님의 눈치에 편의점에서 버스카드나 충천하자는 마음으로 뒤를 도는 찰나 뒤에서 두명이요. 하는 낯선 음성이 들려왔다.



"..."
"..."



어색한 기류속에서 남자는 입꼬리를 올리며 싱긋 웃어보이곤 버스중간 자리를 향해 이동했다. 여전히 당황한 기색으로 서있던 나는 푸쉬 하는 바람소리를 내며 버스문이 닫힘과 동시에 급하게 허둥지둥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원래 모르는사람 버스비를 대신 내주고 그러기도하나? 버스비 없어서 허둥대던 내 모습이 그렇게나 안쓰러워 보였나. 한참 혼자 생각하다 반대편 위에있는 남자의 얼굴을 다시한번 보기위에 슬쩍 고개를 돌려 뒤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제길. 정거장을 보려던 것이였는지 눈을 돌리던 남자와 눈이 정확하게 맞주쳤다.정말 티나게 얼굴에 '나 당황했어요' 를 세겨넣곤 헙 소리를 내며 고개를 원위치로 돌려놓았다. 나와 눈이 마주칠줄은 생각못했는지 당황한 표정을한 남자의 얼굴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쪽팔린 마음에 머리를 벽에 살짝 쿵쿵대며 한숨을 내쉬었다.그리곤 아까 보았던 남자의 얼굴을 곱씹어보았다. 올라간 입꼬리와 단색의 맨투맨을 입고있던 그는 선한인상에 한눈에 봐도 포근한 이미지를 내뿜고 있었다. 내 첫사랑과 닮은 이미지.제길.



이제 조금만 견디면 도착할수있다. 멀미가 올라오려는 속을 간신히 부여잡고 손가락만 달달 떨고있었을까 버스 안내에서 내가 내리려하는 정거장의 이름이 들리자 나는 출입구에 서있기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구겨진 옷가지를 정리하고 고개를 든 순간 버스의 급 브레이크에 무방비상태로 있던 나는 그대로 나자빠질수밖에 없었다. 순간 머리에 닿는 물컹한 느낌에 고개를 황급히 들어올렸다.

지금 내 곁에 지니다니는 쥐가 있다면 같이 자연스럽게 쥐구멍으로 들어가고싶다. 아까 버스비를 내준 남자가 다정한 웃음을 내보이며 나를 내려다 보고있엇다.


"괜찮아요?"
"아,네..감사합니다"


빨리 도착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옆에 남자의 눈치를보며 잡고있던 봉만 손가락으로 두드리고있었다.어느덧 버스가 정거장에서 멈추고 얼른 버스에서 뛰어내리는데 글쎄 그 남자도 같이 버스에서 내리는것이 포착되었다.

하긴.나랑 같이 내릴려고 서있었으니까


"어디가냐 너"
"아 쓉..!"


자꾸 그남자 신경을 쓰느라 나와 같이가려 정류장 근처 은행앞에서 기다리고있던 김종인을 보지도 못하고 지나칠뻔했다.아침부터 머리에 똥을차고왔나 라고 얼굴에 써놓은 김종인이 자신을 지나치는 내 목덜미를 한손으로 턱 잡고는 나를 도살장 끌려가는 소마냥 질질 끌고갔다.


"야 김종인, 나 오늘 고데기 신경쓴거니까 조심하라..!"
"종대형!"
"뭐? 종? 누구.."


세상에.나는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광경에 기겁을하며 황급히 내 목덜미를 잡고있던 까만손을 뿌리치곤 김종인의 갈색코트뒤로 황급히 몸을 피했다.


"형 이제 가세요?"
"응 오늘 좀 여유부리면서 나왔지 근데 뒤엔 누구야?"
"이번에 새로 들어올 알바요 제 친구"
"부끄러움이 많나보네?"
"부끄러움은요 무슨 상남자에요 상남자ㅎㅎ"


보이진않지만 아마 한껏올라갔을것같은 김종인의 광대를 망치로 두드리며 내려버리고싶은 충동이생겼다.상남자? 요조숙녀같은게..아니 그보다 귀를 쫑긋세우며 들은 둘의 이야기를 대충 정리해보자면..

그러쿠나..같은 카페사람이로구나..기구한 인생같으니라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형은 민석이형이랑 같이 안오셨어요?
"걔가 자기 먼저간다고해서, 요즘 봄시즌 메뉴 계발한다고 바쁘잖냐"
"그 형은 완전 능력자야"
"몇년친구인 내가 봐도 가끔 소름돋아 일벌레야 일벌레"
"형 어디 들릴때없으면 같이가요"
"아..그래도 돼? 친구는?"


알바하면 자연스럽게 친해질거잖아요 그냥 같이가요 괜찮아요.김종인은 갑자기 가식적인 미소를 띄우며 내 어깨에 무겁고 길다란 팔을 턱하고 얹어놓았다 그리곤 내 목을 조르듯이 감싸곤 숨어있던 내 몸둥이를 자기앞쪽으로 밀었다.


"아,아니 잠깐만!"
"어..?"
"...."


야 인사해 같이 일하는형이야.평소와같은 무심한 억양이였지만 김종인의 목소리는 오늘따라 패버리고싶을만큼 얄미웠다.

[민석/종대] Oh? My! 바리스타?! 01 | 인스티즈  

"종인이랑 동갑이면 스물다섯?"
"아..네.."
"반가워 내이름은 김종대야 너보다 두살 많아"
"저도..반가.."


아마 길가에 지나가던 행인이 이 광경을 본다면 나는 해맑은 얼굴을한 한남자와 나를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까만 얼굴의 일찐들에게 삥을 뜯기는 불쌍한 대학생으로 생각할지도 모른다.그만큼 지금 나는 쪼그라들때로 쪼글아들어 누가 더 많이 고개를 수그릴수있나 거북이와 시합을하는것같았다.


"우리 여주 스트레칭해? 베베꼬인 발이랑 손은 뭐야?ㅎ"
"여주가 부끄러움이 많은가보네,천천히 친해지면 되지 얼른가자 늦겠다"


한없이 쪼그라드는 내 모습옆에서 김종인은 뭐가 그리 웃긴지 팔짱을 끼곤 짝다리를 짚고있었고 얼굴은 입꼬리가 한껏올라가 하얗고 고른치아가 훤히보였다.진짜 어떻게 죽이지?

카페를 가는 길에도 둘의수다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물론 나는 끼어들지도 못하고 눈치만보면서 간간히 들리는 드립에 실실 웃기만했다.그렇게 30분같은 10분이 흘렀을까. 어느 골목에 들어서니 여기도 카페 저기도 카페 여기저기 이제막 장사를 시작하려는 곳도 이미 열린곳도 아직 열지않는 가게들이 내 눈에 비쳤다.

이곳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리 이른시간에 아직 사람들도 붐비지않는 한적한 거리를 걸으니 걸음걸이 하나하나가 새롭게 느껴졌다.


"다왔어 들어가자"
"야 김여주 너 그냥 허튼말 하지말고 그동안의 니 경력이랑 이런거만 잘 말하면..!"
"아 알았어 알았다구 내가 애야?"


옆에서 잔소리를 주르륵 늘어놓는 김종인의말을 가뿐히 씹어주곤 단조로운 나무재질로된 손잡이를 당겼다. 지금까지 안떨리는척 담담한척하긴했지만 본능은 어쩔수없나보다 달달 떨리는 손을 간신히 진정시키고는 카페 내부를 찬찬히 둘러보았다

들어오기전부터 느꼈던거지만 인테리어가 누구 디자인인지 정말 잘했다. 카운터를 비추는 주황색조명과 테이블과 주변 조명 인테리어 하나하나 고급스러움과 심플함이 조화를 이루고있었다 게다가 야외 테이블과 한쪽 자갈위로 흐르는 물은 상쾌함을 더해주는것같았다.


"..."
"..."


한참을 넋을놓고 넓은 카페를 두리번 거리고있었을까. 직원실에서 불쑥 갈색머리통이 튀어나왔다.서로 놀란것인지 나와 내 앞에 갈색머리통의 주인 둘다 아무말도 하지못하고 어버버 거리며 정적에 휩사였다.완전 강아지처럼 생겼다.


"둘이뭐해?"
"야..종인아 이번에 새로들어오는 보조 여자였어?"
"응, 내 친구"


침묵을깬 김종인의 말에 갈색머리통은 이해했다는듯 고개를 끄덕이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한쪽 입고리를 씨익 올리며 나에게 성큼다가왔다.강아지같은 얼굴과는 다르게 비누향이 날것만같던 남자에겐 진한 향수냄새가 풍겨왔다.

남자는 나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자신의 오른쪽가슴에 걸려있는 명찰을 가리켰다.변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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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조가 여자인줄은 생각도 못했는데ㅎㅎ 내 이름은 변백현이야!"
"아,네 전 김여주에요."
"아~여주? 홍일점이네? 나야 뭐 남탕같은 이 카페에 여자가와서 좋긴한데 여주는 잘 적응할라나 모르겠네?"


모태솔로 김여주..심장이 마구 뛰기시작합니다...! 남자와의 스킨쉽이라니..심장년아 나대지마...
변백현이라하는 남자는 이런 내맘을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쉴세없이 나에게 말을 붙혀온다. 뭐, 나쁘진않다만 좀 부담스러운..


"아아아 놔 아파 아프다고!!"
"옆에서 부담스러워 하는거 안보여?"


한참을 내어깨를 잡고는 놔주지않을것만같던 사람이 자신의 왼쪽 볼을 부여잡고는 찡찡대며 나에게서 떨어져나갔다.뭐지?하며 뒤를 돌아보니 변백현의 왼쪽볼을 잡고있는 키 큰 남자와 날리는 머리를 위로 쓸어올리며 더운듯 한손에 코트를 들고있는 남자 두명이 서있었다.같이 일하시는 분들인가? 아니 그건 그렇다치고..

여기 장사 잘되는 이유가 따로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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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온 보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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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은 신경쓰지마요 부담스러우셨겠다"


아니..광체가..하느님 눈이 보이지않아요..썸원콜더..

쏟아지는 질문에 아무말 못하고 허둥지둥대고있었을까 옷갈아입고 마침 직원실에서 나온 김종인이 당황스런 표정으로 상황을 둘러보더니 내 옆으로 와선 내 어깨를 잡고 자기앞에 턱하니 세우더니 목를 몇번 큼큼 거렸다.


"이름 김여주 나이 스물다섯 이상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하도록"

"뭐야 남친도 아닌게"
"까만애는 가줬으면 좋겠다"

"불알친구예요"


불알친구라니,숙녀분 앞에서 그런 상스런 말을! 다들 순수한척하지마요!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야유에 김종인과 직원들간의 논쟁이 일어났다.뭐야,이렇게 판이 커질 일인가..?

적응되지않는 소란스러움속에 짤랑 문이 열리면서 얇은 면티에 아래는 직원복을 두른 남자가 뻐근한듯 한손으로 뒷목을 매만지며 걸어들어왔다.진한 눈썹 고양이같이 앙칼진 눈매를 가졌지만 꽤나 부드러운 인상이였다.


"왔어?"


종대라는분이 익숙하다는듯 손을올리자 가볍게 손을 맞대어 하이파이브를 해주고는 바로 직원실로 들어갔다. 안그래도 사람이름도 잘 못외우는데.혼란스런머리를 붙잡으며 옆에 테이블에 걸터앉아있던 종인이의 팔을 툭 쳤다.그리곤 둘만 들을수있는 목소리로 작게 소근거렸다.


"야 종인아..나 누가 누군지 하나도 모르겠어"
"금방외워 방금 들어간분은 우리 사장, 바리스타야"
"헙..그럼 나랑 같이 일할?"
"어..괜찮아 좀 엄격하시긴한데 다정한분이셔"
"진짜..지?"


떨리는 마음으로 힘겹게 이야기를 이어나가고있었을까 직원실로 모두 모이라는말에 땀으로 젖은 손을 비비벼 조심스래 직원실로 들어갔다.꽤 넉넉한 공간에 개인 사물함들이 자리해있었다. 몇발자국 가지않아 둥그런 테이블이 눈이 보였고 종인이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가운데 사장을 중심으로 모든 직원이 원을 그리며 앉았다 물론 사장님의 바로앞엔 내가..


"바리스타 자격증이랑..음 알바경험이 있다고?"
"네,네! 집 근처 카페에서 반년동안 알바했었어요"
"주로 라떼종류를 만들게 될꺼야 아메리카노나 블랙종류는 내 전공이여서"
"라떼아트 잘해요!"
"다행이네"


무섭다.차갑다.다정하다며 김종인 개새끼야.나 혼자만 굳은 분위기인건지 다른 직원들은 자기들끼리 뭐가 재밌는건지 귓속말을 해대며 낄낄 거리고있다.소심한 내 성격이 정말정말 원망스럽다ㅠㅠㅠㅠ


"그럼 먼저 소개부터하자 종대 너 부터"
"어 난 이름은 김종대고 파티쉐로 디저트쪽을 맡고있어 잘 지내보자"


파티쉐였구나.나를 살짝보며 올라간 입꼬리를 더 올리며 웃는 모습에 왠지 부끄러워져 고개를 살짝 숙였다.사장님의 손짓에 종대씨부터 차례대로 소개가 시작됬다.


"난 변백현이야 쇼콜라티에고 종대형이랑 같이 디저트담당이고 종인이 친구면 나랑도 동갑이야 말놔!"

"난 박찬열 너보다 한살많아 파티쉐고 종대형 보조하면서 디저트 담당이야 잘지내자"

"전 오세훈이구여 24살이에요 알바하고있어요 친하게 지내요 누나"

"넌 안하고 뭐해 김종인"
"에? 저도해요? 차피 다 아는데"
"안해?"


위헙적인 사장님의 말에 멀뚱히 듣고만있던 김종인이 쑥스러운듯 머리를 긁적이며 입을열었다.


"나는 김종인이고 디져트랑 음료쪽 동시에 하고있어"


김종인의 멘트를 끝으로 이번엔 계약서를 정리하던 사장님이 차분한 목소이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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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기 카페 사장이고 바리스타야 넌 이제 내 아래서 보조일을하면서 같이하게될꺼고 잘지내보자"


와아아아아! 혼자 들뜬 변백현이 팔을 위로들어 흔들며 소리쳤다.그래 차라리 어색한것보단 시끄러운게 낫겠지.변백현의 외침은 옆에있던 찬열오빠의 등짝 스메싱으로 끝이났다. 마지막으로 후들거리는 손으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음으로써 모든 절차가 끝나자 찬열오빠가 축하한다며 내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주곤 모두 한명씩 직원실을 빠져나갔다.


"야 김여주 이거 앞치만데 대충 허리에만 두르면 되 혼자 할수있지? 나 지금 오픈준비있어서"
"혼자할수있어 급하면 빨리가봐"
"오킷"


바쁜데 잡을수도 없는 노릇이고 앞치마쯤이야! 하는 마음으로 앞치마를 잡고는 허리에 둘러보았지만 이상하게 한쪽 끈이 어디갔는지 보이지않았다.


"어 뭐야 어디 걸린거야 왜 안보여..ㅠㅠㅠㅠㅠ"
"바지에 걸렸잖아"
"네..?"


언제부터 있었던건지모를 파티쉐님이 애처롭게 앞치마 끈을 찾고있는 내 텅빈손이 불쌍했건지 내 뒤로가까이와선 바지옆에 붙어있던 끈을 빼주었다.


"제가 묶을수 있는데..!"
"가만히 있어봐"


숨소리만 들리는 공간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샴푸냄새에 기분이 부끄러워졌다.됐다.파티쉐님은 앞치마를 다 묶고는 나에게 이름표를 건내주었다.


"이거줄려고 온건데 혼자 끙끙 거리고 있었네"
"감사해요..버스에서도.."
"그것땜에 계속 내눈 피한거야?"
"..아니라곤..못하겠어요"


들려오는 내 대답에 조금씩 꿈틀거리던 입꼬리는 결국 끝없이 올라갔고 부끄러운 내 앞에서 파티쉐님은 소리에서 웃기 시작했다 그러다 내 얼굴을 한번 힐끗 보더니 큼큼거리며 웃는것을 멈췄다.


"너 아니였으면 나 그 버스 놓쳤어.내가 돈 안내고 버텨줘서 탈수있었던거야 그래서 고마워서 내준거고 너 진짜 소심하다ㅋㅋㅋㅋㅋㅋ"
"웃지마세요..저 진짜 진지했거든요?ㅠㅠㅠ"
"곧 오픈이야 첫날은 그냥 서빙좀 하면서 카페 분위기만 좀 익혀"
"사장,아니 바리스타님이 그러셨어요?"
"어 그니까 오늘은 너무 부담갖지말고있어"
"아.."
"민석이가 처음엔 좀 차갑게 느껴질수도있을거야 걔가 낯을 좀 가리거든 무튼 잘 해봐"
"네..감사해요"


좀 풀어진 분위기에 떨리는 가슴을 손으로 쓸어내리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오픈준비를 해야한다며 직원실을 나간 파티쉐님의 뒤통수가 사라질때까지 멍하니 서있다가 힘없이 사물함에 등을 기댔다.아무것도 안했는데 땀난다 나는 손에 쥐어진 명찰을 내 오른쪽 가슴에 달았다. 심플한 골드배경에 검은색 글씨로 쓰여있는 내이름이 낮설게 느껴져서 명찰을 만지작 거렸다.난 이제 백수가 아니야 아니라구!!!

혼자 감격의 널뛰기를 하고있었을까 직원실문이 덜컥 열리며 김종인이 엄청난 썩은표정을 하곤 나를 쳐다보았다.


"감격적인건 알겠는데 지금 오픈했어 빨리 나오기나해"
"어..ㅎ 미안"


이제 갓 10시를 넘긴 시계를 보며 여유롭게 창밖 구경을 하고있었다.생각보다 아직은 사람이 안밀리네


"찬열이형 오늘 좀 한가롭지않아요?"
"난 미리 만들어놔야되서 잘모르겠다 점심쯤이면 바글바글할껄"
"하긴"


밀가루를 들고가는 찬열오빠의 옆에서 세훈이가 나른한듯 기지개를 피며 조잘댄다.이런게 일상이 화보가 되는 마법이란건가.여유로운 낮을 누리고있었을까 정말로 점심때가 되니 언제 그랬냐는듯 사람들이 하나둘 몰리기 시작했고 심심하면 같이 얘기해주겠다던 종인이도 샌드위치만드느라 꼼짝없이 주방구석에만 같혀있었고 나 와 세훈이는 설거지와 포장을 동시에 하면서 쉴틈없이 일했다.오늘 하루 샌드위치만 200개 이상은 포장한것같다.아이고 손목아


"힘들지"
"어 원래 이래?"
"이정도는 약과야"


햇빛이 비추던 하늘은 어느새 달이 떠올랐고 가게 문을 닫을 시간이되자 손님들도 하나둘 보이지않았다. 낮에 고급스럽다고 생각했던 주황빛 조명과 인테리어는 밤이되자 어욱이 영롱히 빛났다. 테이블위로 축 쳐저있는있는 나를보곤 종인이는 물기가 뭍은 손을털며 의자를 끌어 내 반대편에 앉았다.김종인 이자식..이런 힘든일을 매일 해냈다니 생각보다 대단한 녀석이였어..


"모두 퇴근하고 여주는 남아"
"네?"
"바리스타님 저 여주랑 같이 퇴근하는데요"
"그런 직원실에 쉬고있어 여주랑 할께있거든"


뭐야.뭐냐구..!난 쉬고싶다구..!신입 주제에 사장님말씀을 거역할수도 없고 저 날카로운 눈빛에 기가죽어 삐죽대며 앞치마에 손을 닦았다.


"먼저 갈께 여주야 내일봐"
"그래 내일봐!"
"내일봐요 누나"


파티쉐님..찬열오빠..세훈이까지..오늘 일하면서 모두 익숙해진 얼굴들이 내 곁을 떠났다 거기다 지 스스로 불알친구라는 발언를 한 김종인 낭자는 피곤하다며 겁에 질려있는 지 불알친구를 두고는 앞치마를 풀으며 직원실로 터덜터덜 걸어갔다.가지마..!종인아 가지말라구!


"여주 넌 나 따라와봐"
"네..사장, 아니 바리스타님"


큰 키는 아니지만 얇은 소재의 티한장으로 보이는 어깨와 팔근육은 꽤 다부졌다.아니 여주쓰 지금 무슨생각을 하는거야.


"내가 신제품을 만들었는데 이걸 제대로 만들어줄수있나해서"
"뭔데요?"
"딸기 파르페랑 세트메뉴로 나갈까 생각중이야, 생딸기라떼"
"레시피 알려주시면 만들어볼께요!아니 만들께요!"
"너무 군기 잡혀있지않아도 돼"


저기요 이보세요, 그런 날카로운 표정으로 사람을 쳐다봐놓고선..군기 잡혀있지않아도 된다니..이사람이..


"신입이니까요 뭐ㅎㅎ"
"딸기는 부족하면 주방들어가면 있어 한꺼번에 내오면 딸기 물러지니까 적당량만 내와서 써"
"넵"


옆에서 팔짱을 끼곤 나를 쳐다보는 바리스타님 때문에 그런지 딸기시럽을 넣는 내 손이 덜덜 떨렸다.떨지마 손모가지 새끼야!


"시럽을 너무 많이 넣은거 아니야?"
"네?"
"정신 챙겨"
"..."


딱히 나를 혼내신건 아니였다.괜히 덜덜떨리는 마음에 바리스타님의 몸짓 눈짓 행동 하나하나가 내게 크게 다가온것뿐이다.맞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상황은 너무 떨렸다.평소 잘하던 라떼도 떨리는 손짓앞에선 다 무용지물이구나.

휘핑크림과 걸쭉하게 끓여낸 딸기시럽으로 데코를 하곤 조심스럽게 라떼를 바리스타님에게  건냈다.바리스타님은 데코된 라떼를 한번 긴장한 내 얼굴을 한번 번갈아 보곤 건내받은 라떼를 한모금 마셨다.


"써"


저 함축적인 단어에 수많은 말을 담아놓은것같아.그냥 쓴게아니라 맛이 없으신건가..? 나름 라떼는 자신있었는데.. 바리스타님의 오묘한 표정에 남아있던 자신감까지 오묘해지는것같았다.


"시럽을 많이넣은만큼 커피를 너무많이 섞었어"
"아.."
"내일도 커피말고 오늘처럼 세훈이랑 같이 일해 아직은 아닌것같다 가봐"


그대는 단호박.나를 믿고 추천해준 종인이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바리스타님에게 대충 인사를 한뒤 앞치마를 풀으며 돌아섰다.얼른 정리하고 집에나 가잔 생각으로 직원실 테이블에서 불쌍하게 엎드려있는 종인이를 깨우곤 자켓을 손에들고 가게를 나섰다.


"김여주"
"왜.."
"남아서 뭐했어?"
"어? 그냥..라떼만들었어"
"잘했냐?"
"아니.."


그럴줄알았다는듯이 종인이는 자연스럽게 코트를 고쳐입었다.


"야 밤엔 추워 자켓입어"
"어쩐지..콧물나는것같아"
"니가만든 라떼에 콧물데코 하기만해라"
"꺼져..."


더러운새끼가 농담도 그런 농담을하냐.코를 훌쩍거리며 자켓을 대충 걸쳐입으니 김종인이 깝죽거리며 안하던 더러운 농담을한다.그렇게 농담따먹기를 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정류장에 도착했다.


"야 내일도 은행앞에서 기다린다 늦기만해"
"안늦어 오늘은 피치못한 사정이있었어"
"버스왔다 잘가"
"응 낼봐"


같이 버스타고 가면 좋을탠데.내가 타야할 버스가 먼저 도착하자 코트깃을 여미며 팔짱을끼곤 나를 구박하던 종인에게 서둘러 인사를 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야 김여주 잠깐만"
"어? 이걸 왜 나줘?"
"너 버스카드 돈 다썼잖아"
"어떻게 알았어?"


서둘러 버스를 올라타려는데 종인이가 내 자켓 끝을 잡고는 나를불러선 자기손에 쥐어진 버스카드를 나에게 건냈다.어,어떻게 알았지..?


"너 저번에 취한날 버스카드 찍는데 돈 없더라 삼만원 채워놨으니까 몇주는 쓸수있을거다"
"헐...대박"


채 인사를 끝내기도 전에 닫힌 버스문 밖으로 앞머리를 쓸어넘기며 나에게 손을흔드는 종인이의 얼굴이 비친다.뭐야 고맙게진짜..

얼른 종인이가준 버스카드를 찍고 버스자리에 앉았다.버스 라디오에서 들리는 디제이의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불빛가득한 창밖을 내다보고있으니 속에서 묘한 기분이 몽글몽글 피어올라왔다.내일도 이렇게 피곤할까..백조보단 낫지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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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워후!!! 종인이가 왜때문에 설레죠ㅠㅠㅠㅠㅠ 앞으로 계속 계속 챙겨봐야겠어요ㅠㅠㅠㅠㅠ 작가님짱♡
9년 전
독자2
우오오 !!!!!!!
아 그리구 작가님!!! 혹시 암호닉 받으시나요? 받으신다면 [뿌요]로 신청할게요!!!

9년 전
엑소맘
받아야져 받아야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여(큰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53.20
종인이가 너무설레요! ㅠ 뒷내용완전궁금궁금ㅎ작가님굿♡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엑소맘
ㅋㅋㅋㅋㅋㅋㅋㅋㅋ감사해여!!!!!ㅠ♥
9년 전
비회원42.105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재밋어여진짜ㅏ
취향저격이뮤ㅠㅠㅠㅠㅠㅠ절대중단ㄴㄴ해여 진짜제삶의낙이될거에야

9년 전
엑소맘
절때 중단ㄴㄴ ㄴㄴㄴㄴ열심히 쓸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읽어주셔서 감사해여!!
9년 전
독자3
허루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전 이런거 좋아여,,근데 읽다보니 오타가,,ㅎㅎ 부담같지 를 갖지로 고쳐주세염
9년 전
엑소맘
오타수정할께요!!!읽어주셔서 감사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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