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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몽 전체글ll조회 1343l 3

안녕하세요. 생각보다 읽어주신 분들이 많으셔서 깜짝 놀란 아구몽입니다...

즐겁게 읽어주시고 댓글 남겨주시는 분들도 있으셔서 폭풍감사할 따름,....///

썰이 미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완결까지 쓰겠다!!-라고 다짐하며 열심히 쓰겠습니다^^

 

 썰- http://instiz.net/writing/1260578

1편 - http://instiz.net/writing/1261536

 

역시나 글솜씨가 없어서 잘 쓰지는 못하지만 열심히 써보았으니, 즐겁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ㅎㅎㅎ

 

* 소설의 모티브는 올드한 하이틴무비(신*렐*스*리)에서 나온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 모사이트에서 제가 올렸던 미완성팬픽을 다리 리메이크(리네이밍+a)했음을 알려드립니다/도용안했어요!

 

* 스압주의

* 오타주의

* 소설체주의

* 알오주의

* 노잼주의

* 오글주의

* 하이틴주의

* 미국학교생활 모른다주의

* 법 잘 모른다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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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음악실을 뛰쳐나온 로빈은 복도를 쭉 달리다 코너를 꺾은 뒤 자리에 서서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어째서 줄리안 퀸타르트가 거기에,,,,,'

 

 언제 들어왔는지-정확히는 줄리안이 누워있던 음악실에 로빈이 들어온 것이었다- 기척도 못느꼈다. 연주하는 데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줄도 몰랐다. 로빈은 볼품없이 뛰쳐나와 부끄럽고 민망한 기분을 느꼈지만, 손가락에는 느껴지는 건반감각의 여운이 그의 기분을 곧 좋아지게 했다. 그는 블레어가 기다리고 있을 주차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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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 교실에 남아 각각의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하고 있던 일리야와 타쿠야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교실로 다가오는 누군가의 발소리를 들었다. 그 발소리의 주인은 줄리안이었는데, 그는 교실을 나섰을 때와 다르게 기분이 꽤 좋아보였다. 교실 안으로 들어온 줄리안은 역시 아직도 자리에 앉아있는 일리야와 타쿠야를 발견했다. 그는 옅은 금빛 눈썹을 살짝 치켜 올리며 입을 열었다.

 

 “아직 안갔네?”
 “음, 이것저것 좀 하고 있었지. 기분이 많이 좋아졌네?”

 

 유.튜.브를 종료한 일리야가 줄리안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일리야의 말에 타쿠야도 게임을 멈추고 줄리안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확실히, 불만스럽게 교실을 나가던 때와 달리 줄리안의 표정은 꽤나 밝아있었다. 이유를 물어볼까 살짝 고민하는 사이에 줄리안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 하더니 콧노래를 이어 흥얼거리며, 책상에 대충 던져놓았던 가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줄리안이 흥얼거리던 콧노래를 조용히 듣던 타쿠야는 멜로디가 꽤 익숙하다 느꼈는데, 집중하여 들어보니 어린 시절 누이와 같이 보았던 공주님 만화영화의 주제곡이었다. 같은 생각을 했는지 일리야가 먼저 줄리안에게 말을 걸었다.

 

 “뭐야, 그 노래는? 어디서 ‘스노우 화이트’라도 보고 왔냐?”
 “음~ 그렇다고 할 수 있겠지.......?”
 “엉?”
 “만났다고~ ‘스노우 화이트’~”
 “..... 뭔소리야?”
 “로빈 데이아나라도 만났냐?”
 “어? 어떻게 알았어?”
 
 줄리안의 말을 이해 못하던 일리야를 제치고 타쿠야가 물어왔다. 타쿠야의 물음에 줄리안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어보았다. 타쿠야가 어깨를 으쓱이며 답을 하였다.

 

 “우리학교 ‘스노우 화이트’라고 하면 로빈 데이아나 말고 또 있냐? 걔 예쁘기로 완전 유명하잖아.”
 “아, 진짜? 난 몰랐네? 그렇게 예쁜 것 같지는 않던데.... 눈도 작고... 안경 때문인가?”
 “걔가 안경 썼다고? 안경 쓰지 않았던 걸로 알고 있는데... 아무튼 뭐,,, 그 애랑은 어떻게 만났는데?”

 

 그런게 있어-. 타쿠야의 물음에 줄리안이 희죽거리며 말했다. 가방 정리를 다 했는지, 줄리안은 자리에서 일어나 백팩을 등에 메고 자신을 보고 있던 일리야와 타쿠야를 바라보았다. 안가? 줄리안이 묻자, 아-하고 짧게 내뱉은 타쿠야와 일리야가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 밖으로 나가는 줄리안을 따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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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빈은 막 구운 양고기를 미리 볶아놓은 야채와 함께 접시에 담았다. 씻어놓은 양상추를 보올에 담고 몰리의 취향대로 키위드레싱을 듬뿍 뿌렸다. 제시카의 주문대로 미트볼 스파게티를 만들고 시계를 보자 5시 50분이 되어가고 있었다. 후식용 젤리까지 먹기 좋게 디저트 그릇에 담아 냉장고에 넣자, 저녁식사 준비가 끝났다. 거실에서 tv를 보던 몰리가 외쳤다.

 

 “로빈~!!! 저녁은 아직 멀었니?!?! 배가 등에 달라붙겠어!!!!!”
 “다 됬어요. 와서 드세요!”

 

 로빈이 말을 마치자 몰리가 함께 tv를 보고 있던 재스퍼와 함께 소파에서 일어나 2층에 있는 제시카를 불렀다. 세 사람은 저녁을 먹기 위해 식탁에 앉았다. 로빈은 식탁 아래에 있는 록시(몰리의 고양이)의 사료와 우유를 그릇에 담은 후, 일어나 허리를 폈다. 저녁을 먹는 몰리가족을 잠깐 동안 바라보던 로빈이 앞치마를 벗고 씻어놓은 사과 한 개를 집었다. 구석에 놔뒀던 백팩을 메고 부엌을 나서려하자, 파스타를 입에 담고 있는 제시카가 큰소리를 외쳤다.

 

 “로빈! 내 핑크색꽃무늬플레어 치마가 안보여. 찾아내!”
 “.... 제시카.. 왜 이제 말해.. 나 이제 알바 가야해. 갔다 와서 찾아줄게.”
 “지금 찾아내! 이따 갔다 와서 못찾으면 어쩔거야?! 네가 책임 질꺼야?! 내일 입고 갈 거란 말이야!!”
 “하아.... 마지막으로 벗어놓은 데가 어딘데?”
 “내가 어떻게 알아?! 그걸 모르니 너한테 찾으라고 한거 아냐? 너 바보니?!”
 “그럼 그냥 알바 다녀와서 찾아줄게. 나 늦었어.”
 “야!!!!!!!!!!!!!!!!! 너 내 말이 말 같지 않아?!?!?!?! 엄마!!!!!”
 “워워, 진정하렴, 제시카. 못 찾으면 엄마가 더 예쁜 걸로 사줄게~ 로빈 저 쓸모없는 것은 지 누나가 필요하다는데 알바가 눈에 들어오는 건지... 참나, 돈독 오른 놈 같으니. 무섭다, 무서워~”

 

 씩씩거리는 제시카를 달래며 몰리가 말했다. 돈이 남아도는가보다. 셋이서 쇼핑 다녀온 것이 3일도 안된 걸로 알고 있는데..... 거기다 돈독 오른 놈이라니. 자신에게 금전적인 것은 한 푼도 주지 않고 있는 게 누군데. 입술을 잠시 꽉 물던 로빈이 빈정거리는 투로 말했다.

 

 “치마는 갔다 와서 찾아볼게요. 디저트는 냉장고에 있어요. 돈독 오른 로빈은 알바하고 올게요.”
 “아우, 정말 저 버릇 밥 말아 먹은 놈 좀 보게!!!!!!!!”
 “엄마, 그냥 쟤 집에서 쫓아내면 안되?!”
 “맞아, 그냥 쫓아버리자!!”

 

 몰리가 포크를 집어 던질 것처럼 흔들며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재스퍼와 제시카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로빈은 못들은 척 현관을 나서며 차고로 향했다. 차고에는 몰리와 제시카, 재스퍼의 차가 있다. 그리고 한자리 구석에는 로빈이 아르바이트비를 꼬박꼬박 모아 마련한 자전거가 있었다. 로빈은 사과를 크게 한입 베어 먹고 자전거를 몰아 아르바이트를 하는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몰리는 로빈을 쫓아버리고 싶어 하고, 항상 쫓아버리겠다니, 나가라느니 하는 소리를 삼일에 5번은 침을 튀기며 외치고 있었지만, 실제로 한 번도 로빈을 내쫓아본 적은 없었다. 로빈도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몰리가 데이아나가의 재산을 쓰려면 존 데이아나의 친자인 로빈을 보살펴야한다는 것 때문이었다. 로빈 데이아나의 법적 보호자로서 있지 않는 한, 그녀는 데이아나 가의 재산을 쓸 수 없었다. 돈을 쓰려면 그녀에겐 로빈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녀는 싫어도 로빈을 데리고 있어야만 했다. 로빈 역시, 몰리식구 들이 자리 잡고 있는 곳에서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로빈은 갈 곳도 없을 뿐더러 무엇보다도, 부모님과의 짧았지만 너무 행복했던 시간을 보냈던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몰리는 존의 유산을 차지하고 싶었고, 로빈은 부모님의 집을 다시 돌려받고 싶었다. 몰리와 로빈은 각각 자신들을 위해 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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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을 먹고 방으로 돌아온 줄리안은 음악실에서 주운 지갑에 껴있던 학생증을 꺼내 들었다. 로빈 데이아나. 주변에 관심이 없는 자신과 다르게 학교의 마당발인 타쿠야의 말로는 로빈 데이아나는 학교의 ‘스노우 화이트’라고 불릴 정도로 끝내준다고 했었으나, 오늘 만난 음악실에서도, 사진 속에서도 두꺼운 안경을 낀 그의 외모는 안경 때문인지 굉장히 평범해보였다. 하지만, 새하얀 피부와 대조될 것 같은, 칠흑 같은 흑발과 흑요석 같이 까만 눈동자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데이아나의 색만 보면 확실히 ‘스노우 화이트’라고 불릴 만 하다고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번도 같은 수업을 듣지 못했는지, 줄리안은 로빈 데이아나라는 아이에 대해서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는 계속 지갑을 살펴보며 몇 가지를 알게 되었는데, 그가 생각했던 대로 로빈은 자신과 같은 동급생이었다는 것과 오메가라는(지갑에 오메가 특유의 향이 조금 느껴졌다) 것이었다. 줄리안은 로빈의 오메가 향이 꽤 좋다고 생각했다. 줄리안은 로빈이 매력 있게 느껴지는 있는 이유가 혹시 우성오메가여서 인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하며, 다시 한 번 로빈의 얼굴을 떠올려 보았다. 이마를 덮는 숱 많은 검은 머리, 두꺼운 안경, 그 안경 속에 작게 보이는 검정 눈동자. 다시 생각해보아도 그렇게 예쁜 얼굴은 아닌 것 같았다.

 

 “음... 그냥 평균 정도?”

 

 줄리안은 로빈의 얼굴을 떠올리며 중얼거리다가 곧 로빈의 피아노 연주 장면을 이어 생각했다. 연주음이 머릿속에서 떠오르자 기분이 좋아졌다. 선율 하나하나에 빨려들어 갈 것 같았던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었다. 음악 쪽으로는 문외한인 줄리안이 보기에도 로빈은 굉장히 수준 높은 실력자임이 분명했다. 그런 실력을 가졌음에도 왠지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남이 모를 이유가 있는 것 같았지만, 줄리안은 다시 한 번 로빈의 피아노 연주를 듣고 싶었다. 줄리안은 내일 학교에 가면 로빈을 찾아 지갑을 돌려주고 그에게 연주를 들려줄 것을 부탁해보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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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내에서 살짝 떨어진 카페레스토랑. 카페레스토랑에서는 꽤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고급 레스토랑은 아니지만 맛있고 저렴하여, 꽤 사랑받고 인기 있는 레스토랑이었다. 이 레스토랑의 재미있는 점은 기계로 들려주는 음악이 아닌 즉석에서 연주하는 음악레스토랑이라는 것이었다. 또, 고객이 듣고 싶은 음악을 쪽지에 적어 웨이터에게 보내면, 전달을 받은 직원들이 악기로 연주를 해주는 즉석 공연이 열렸다. 음악장르는 상관없었다. 악보와 악기, 노래할 수 있는 흥만 있다면 레스토랑은 음악이 끊어지지 않았다. 그 곳에서 가장 막내인 로빈은 피아노를 맡고 있었다. 레스토랑이 바쁘면 웨이터로서 일하기도 했지만, 그의 주요 업무는 피아노연주를 하는 것. 남들은 일하는 게 힘들다고 하지만, 로빈은 집에 있는 것보다 일하는 것이 즐거웠다. 용돈도 벌고, 좋아하는 일도 하고, 얼마나 행복한지 다른 이들은 모를 것이다.

 

 “로빈, 음악주문이 왔어~ 연주해주렴.”

 음악레스토랑의 매니저이자 메인싱어인 다니엘이 악보를 들고 오며 말했다. 클래식 곡이었다. 로빈은 웃으며 건반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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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수고 많았어요~ 아, 로빈. 블레어가 너 데리러 왔던데?”
 “블레어가요?”

 

 오후 10시가 되면 레스토랑은 영업을 끝낸다. 행주를 들고 나오던 레스토랑 직원, 수잔이 다른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로빈에게 다가와 말했다. 식탁과 의자를 정리하고 있던 로빈이 수잔의 말을 듣고 입구 쪽을 보자, 레스토랑 사장인 알베르토, 매니저인 다니엘과 이야기 나누고 있던 블레어가 보였다. 오늘 자전거 끌고 왔는데. 왜 왔지? 로빈이 갸웃거리며 블레어와 다니엘 그리고 알베르토에게 다가갔다.

 

 “블레어, 무슨 일이야?”
 “볼일 있어서 근처에 왔는데, 겸사겸사 너 집에 바래다주려고.”
 “나 자전거 끌고 왔어. 괜찮은데...”
 “그건 그냥 여기 두고 내일 가지고 가. 나 헛걸음하게 만들지 말고.”

 

 물론, 블레어의 권유는 로빈에게 있어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가볍게 승낙하였다.

 

 “그래? 그럼 사양 안할게. 그런데, 정리가 좀 남았으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아니에요, 로빈. 정리도 거의 끝나가니까, 피아노 정리만 하고 퇴근하도록 해요.”
 
 두 소년의 이야기를 듣던 알베르토가 로빈에게 퇴근을 권했다. 레스토랑 창업 당시부터 아르바이트로 피아노를 쳤고, 성실이 일했던 로빈을 레스토랑 식구들 모두 친동생처럼 귀여워해줬기 때문에, 알베르토의 말을 듣던 동료직원들은 주저 없이 잘 가라고 인사를 했다. 로빈은 감사한 마음으로 옷을 갈아입고 블레어와 함께 레스토랑을 나왔다.

 

 “볼일이 뭐였는데?”
 “아빠가 병원에다가 서류를 두고 왔다지 뭐야. 미스 마블(블레어의 아빠 병원의 수간호사)한테 얘기해뒀으니 가지고 오라고 해서 나왔지. 하여간, 귀찮아 죽겠어...”

 

 블레어는 불평하듯이 말을 했고, 로빈은 키득 웃었다. 로빈은 블레어와 그의 가족들의 사적인 이야기가 꽤 좋았다. 미스터 윌리엄스는 큰 병원의 원장이었는데 딱딱한 성격일 것 같은 겉모습과는 달리 유머러스하고 다정한 분이었다. ‘아, 맞다. 엄마가 너 이거 가져다주래.’ 블레어가 로빈에게 약통을 넘겼다. 오메가의 억제제였다. ‘비싼 건데,, 안그러셔도 된다고 해.’ 로빈이 블레어에게 미안한 표정으로 얘기하자, 블레어는 그냥 받으라며 툴툴거리는 어투로 답했다. 우성오메가는 귀한 만큼 억제제도 꽤 비쌌기에 알바비로는 생활하는 로빈에게 억제제는 부담스러웠다. 그런 로빈의 사정을 블레어를 통해 알고 있는 미스터 윌리엄스와 미시즈 윌리엄스는 로빈을 잘 챙겨주셨고, 로빈 역시 그 분들이 좋았고 감사했다.

 

 “고마우니까 내가 네 붕붕이 밥 줄게.”
 “아냐, 우리 엄마가 너 그냥 갖다 주라고 해서 갖다 준거야. 난 심부름만 했다고.”
 “매일 아침 일찍 나 데리러 오기도 하잖아. 그냥 받아. 그래야 내 마음이 편해.”

 

 로빈이 거절하는 블레어에게 말하자, 블레어는 알았다며 주유소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로빈은 지갑을 꺼내기 위해 백팩을 열었다. 어라? 로빈의 당황한 듯한 목소리를 듣자, 블레어가 여전히 앞을 본채 무슨 일인지 물었다.

 

 “왜? 뭐야, 왜 그래?”
 “지갑이 가방에 없어. 아까 학교에서 올 때 네 차에 떨어뜨렸나?”
 “뭐? 찾아봐, 빨리.”

 

 한쪽에 차를 세워두고 로빈과 블레어는 차 안을 뒤지며 로빈의 지갑을 찾았다. 구석구석, 조수석 및 차 안 깊숙이 팔을 뻗어보았음에도 지갑은 발견되지 않았다. 로빈은 초조해졌다. 지갑에는 현금뿐만 아니라 로빈의 전 재산(지갑 안에 있는 체크카드만으로 통장 돈을 뺄 수 있게 해놓았었다.)이 지갑 속에 들어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떡하지.. 미쳤나봐... 내가.. 지갑을 잃어버리다니....”
 “오, 로빈.. 진정하고 잘 생각해봐. 너 오늘 돌아다녔던 곳이랑... 아 맞아, 너 마지막으로 지갑을 들고 있었던 게 언제야?”
 “어.... 그러니까..... 너 따라 도서관에 갔다가... 책 대여하려고 지갑에서 학생증 꺼냈었잖아. 대여한 책은 백팩에 넣어놓고, 지갑은 그대로 들고 나갔는데...”
 “그리고?! 그리고?!”
 “조용히 해봐, 블레어! 생각하고 있잖아. 그리고,, 으음,, 음악실에 가서,,, 헉!!!”

 

 로빈은 순간 숨을 멈추고 헉 소리를 질렀다. 그 때 분명히 피아노를 치려고 백팩과 함께 지갑을 의자 위에 올려놨었다. 줄리안 퀸타르트를 만나고 당황하고 있을 때에, 걸려온 블레어의 전화를 받고 백팩만 든 채로 음악실을 빠져나왔었던 것이 생각이 났다. 지갑은 음악실에 두고 온 것이 분명했다. ‘왜 그래...?’ 침묵 속에서 블레어가 조심히 묻자, 로빈의 미간이 있는대로 찌푸리며 약간 불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갑.... 음악실에 두고 왔나봐,,,”
 “음악실? 거긴 왜 갔었는데? 피아노 치러?”
 “음,, 그냥 너 기다리다가,, 도서관에서 가깝기도 했고... 아, 나 미쳤나봐.. 거긴 왜 갔는지.. 아무튼 거기에서 네 전화 받고 백팩만 들고 달려왔으니 거기에 있는 게 분명해.”
 “그래? 거기 그대로 있어야할 텐데..”
 “미치겠다... 누가 먼저 발견해서 가져갔으면 어떻게 하지?”
 “내일 학교에 일찍 가보자. 일찍 데리러 갈게.”

 

 블레어의 고마운 제안에 로빈이 고개를 끄덕이고 한숨을 쉬었다. 지갑이 없을까봐 느껴지는 불안감과 자기가 피아노 치는 모습을 다른 사람이 보았던 것이 다시 한 번 생각이 나니 머릿속이 굉장히 복잡해졌다. 줄리안 퀸타르트. 입 꼬리를 올린 채 박수치며 다가오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고, 순간 부끄러웠다가 다시 불안해졌다. 블레어야 뭐, 로빈이 피아노 치는 것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고 언제나 로빈의 편이니 괜찮았다지만, 줄리안은 아니었다. 그와는 한 번도 이야기 해본 적도 없었으며, 학교의 유명인사인 그는 당연하게도 조용히 학교를 다니고 있는 로빈이란 존재-로빈 본인은 몰랐으나 그 역시 나름 유명했다-를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줄리안이 로빈의 개인사정을 알리 만무했다. 인상으로 보아 어디서 함부로 떠들고 다닐 타입은 아닌 것 같았지만, 혹시 자신이 피아노를 연주했다는 것을 제시카나 재스퍼의 귀에 들어가면, 제시카와 재스퍼는 분명 몰리에게 일러바칠 것이고, 또 몰리는 난리가 날 것이다. 그것을 트집의 시작으로, 또 그 동안 쌓였던 모든 스트레스(심지어 로빈과 전혀 관련 없는 것까지도 합쳐서)를 로빈에게 풀어버릴 것이다.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왔다. 그냥 줄리안은 더 이상 만나고 싶지 않았다. 소문에 의하면 성격 꽤 착하다지만-. 괜히 지갑을 발견해 찾아다주는 쓸데없는 선행은 하지 않았으면 했다. 내일 일찍 음악실로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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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은 아침을 먹게 되었다고 몰리와 의붓 남매들이 욕을 바가지로 하고 있을 것이 분명했지만, 지갑을 잃어버린 로빈에게 그들의 식사불평 따위는 발톱의 떼보다도 가치가 없었다. 로빈은 정말 고맙게도 일찍 나와 준 블레어 덕분에 차를 타고 학교로 등교했다. 일찍 와서 인지 등교한 학생들은 거의 없었다. 로빈은 주차하러 가는 블레어에게 고맙다고 인사한 뒤, 재빨리 음악실로 향했다. 지갑아, 제발 그 자리 그대로 있어다오.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 말고, 누군가의 손에 잡혀있지 말고. 제발 그 곳에서 날 기다려주렴-. 속으로 기도하며 로빈은 음악실 복도까지 단번에 뛰어 올라갔다. 복도는 조용했다. 인기척도 없었다.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한숨에 달려온 터라 숨이 찼던 로빈은 음악실 문 앞에서 심호흡을 한 뒤, 입술을 핥고, 조심히 음악실 문을 열었다. 불도 꺼져있고 조용한 것이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로빈은 살금살금 피아노 쪽으로 다가갔다. 빌어먹게도 피아노 의자 위에 지갑은 존재하지 않았다. 어제 급하게 움직여서 피아노 아래로 떨어졌을까 싶어 얼굴을 바닥에 댄 채 살펴보았다.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살펴보았지만, 밑에는 실거미 한 마리만 죽어있을 뿐 아무것도 없었다. 심장이 철렁 거리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줄리안 퀸타르트나, 다른 누군가가 가져간 것 같았다. 모든 생활비가 거기에 있는데... 퀸타르트에게 찾아가 봐야하나.... 만약 ‘네가 내 지갑 가져갔니?’-라고 물으면....

 

 “안돼, 괜히 훔쳐갔냐고 물어보는 것 같잖아. 기분 나빠할 수도 있고. 오히려 도둑이라고 의심 하냐고 화내면 어쩌지? 근데 지갑 물어볼 애, 지금은 그 애 밖에 없는데.....”
 “뭐 때문에 그렇게 고민하면서 중얼거리는 줄은 모르겠지만, 네 지갑 여기 있어.”
 “악!!!!!!!!!!!!!!!!!!!!!!!”

 

 혼자 중얼거리다가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로빈이 놀라 소리 지르며 뒤를 돌아보았다. 줄리안 퀸타르트가 음악실 의자에 앉은 채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언제 또 들어온거지? 어떻게 소리 없이 들어오지? 저 아이는 귀신인가? 로빈이 어벙한 표정을 지으며  조심히 물었다.

 

 “어-언제 들어 온거야? 난.. 전혀 몰랐는데?”
 “정확히 말하면 너보다 먼저 들어와 있었고, 숨어서 기다리고 있었어. 어제 반응을 보니까 네가 대놓고 기다리고 있으면 도망갈 것 같았거든. 여기에 누워있으면 책상이랑 의자 때문에 거의 안보여. 아, 지갑 나한테 있으니까 도망가지 말고 거기 있어. 지금 줄게.”

 

 줄리안이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친-. 어제도 저런 식으로 있었나보군. 그래서 있는 줄도 모르고.... 로빈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로빈이 영양가 없는 불평을 중얼거리는 사이 줄리안은 로빈의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그는 지갑을 내밀었다. 로빈은 줄리안의 손에 있던 지갑을 받으며 어색하게 말하였다.

 

 “고, 고마워. 퀸타르트.”
 “줄리안이야. 줄리안이라고 불러. 나도 너 로빈이라고 불러도 되지? 지갑에서 네 학생증 봤어. 오, 돈은 손대지 않았으니까 안심하고.”
 “..... 그래, 줄리안... 마음대로 해...”
 “........................”
 “......................;;”
 “..........................”
 “.............;;;;;;;;;;;;;;;;;;”

 

 둘 사이에 정적이 흘렀다. -로빈이 느끼기에-어색한 정적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줄리안은 별 말 없이 싱글싱글 웃고 있었다. 로빈은 익숙지 않은 어색함에 현기증이 날 것 같았다. ‘뭐지? 뭔가를 바라는 건가? 지갑을 찾아줬으니 사례라도 하라는 건가? 밥이라도 한 끼 사줘야하나? 젠장, 블레어 붕붕이 밥도 넣어줘야 하는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돈이 지출되는 것 같았다. 결국 고요함을 참지 못한 로빈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아, 그-그래. 지갑을 찾아줬으니까 사례를..”
 “오, 진짜? 안해줘도 되는데~ 해준다면야~”

 

 로빈 말에 줄리안이 즉각 답했다. ‘빌어먹을,.... 역시 사례를 바란 거였나. 돈 없는데.’ 로빈은 가슴 아픈 통증(?)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잃어버릴 뻔한 지갑을 찾아줬는데 당연히 해줘야지. 괜찮으면 내가 밥이라도..”
 “아~ 괜찮아. 밥은 됬어. 그냥 난 다른 거 해줬으면 하는데?”
 “어? 다른 거? 뭔데?”

 

 생각지도 못한 줄리안의 대답에 당황함과 동시에 -가계에 쓸데없는(?) 지출이 없다는-기쁨을 느끼며 로빈이 물었다. 줄리안은 눈동자를 빛내며 입을 열었다.

 

 “별건 아니고, 연주해줘.”
 “그래~ 연ㅈ-... 어?... 뭐라고??”

 

 로빈이 잘못 들은 건가 싶어서 목소리가 약간 갈라진 채 물었다. 로빈의 당황한 듯한 반응이 올 줄 알았다는 것 마냥 줄리안은 다시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밥 같은 건 안사줘도 되니까, 그냥 어제처럼 피아노 한 번 더 쳐줘.”

 


 

 

----------------------------------------------------------

 

 

2편도 잘 끝났습니다...

랄까,,, 노트북 고장으로 수리를 맡기게 되어,... 3편은 좀 늦어지지 않을까,,,하고 예상됩니다...ㅠㅠ

아, 이건 동생느님 노트북인데.... 몰래 하고 있거든요<<<<<<<<

 

수리가 끝나거나 기횔봐서 몰컴을 한다던가해서 3편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여담으로 썰 내용을 보면,

줄랸이 자꾸 로비니 외모 평범하다던가... 별로라던가..하는데....

줄리안 눈이 엄청 높거나, 눈이 병()신이라던가 성격이 못되먹어서 부정적이게 본다던가 그런게 아니라....

사실 설정 상, 줄랸이 성격 좋다던가 친절한게 아니라 그냥 도덕성은 일반사람(?) 정도인데,

워낙 주변에서 보는 평판이 좋아(한마디로 콩깍지)서 착하고 젠틀하다는 소문이 난 것일뿐,.,.. 그냥 그런 성격입니다-로 설정 되어 있습니다..<<<

또, 주변에 관심이 없고, 다가오는 오메가나 여학생이 많기 때문에 직접 사랑놀이(?)하러 돌아다니는 일도 별로 없어서 마당발() 탁구랑 달리, 로비니에 대해 잘 모릅니다..

 

또, 설정 상 로비니가 시력이 많이 안좋고, 렌즈를 잃어버려서 렌즈가 두꺼운 안경을 끼고 있는 외향인데,,, 

그 모습이,,,

[줄로] 현대판 신데렐라(알오주의)2 | 인스티즈 (예시 by 사랑하는 우리 기새오빠...//저는 기새오빠 완전 사랑하는 수니입니다...)

여기서 조금 더 나은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면 될듯.....

 

 

결국 줄랸은 악의없이 외모를 평범하다고 했을 뿐...이라는 거죠....//

 

그럼 필요없는 사족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에 또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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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크 순정만화의 정석! 안경 벗으면 꽃미남! 그래서 작가님 로빈 안경은 언제 벗겨주시죠 줄리안 덕통좀 당하게 ㅠㅠㅠ
9년 전
독자2
오오오 이거 재밌어 재밌어 글에다가 젤리를 바른거 같이 글이 쫄깃하고 잼나여!!! 흔치않은 소재로 또 찌니까 신박한 느낌도 나고 구독이랑 추천누르고 가여ㅓㅓㅓㅓㅓㅓ
9년 전
독자3
막짤ㅋㅋㅋㅋㅋ 세상에.. 제가 아는 쌤도 시력이 안좋아서 저런 안경 쓰셨었는데... 잘 읽고 가요! 신알신도 하고 갑니당♡
9년 전
독자4
막짤보고 현웃터졌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심각하게 깔깔웃음... 진짜 현대판 신데렐라에 스노우 화이트 로빈도 좋고 거기다 알오라서 더 좋습니다ㅠㅠ 노트북 고장이라니... 기다릴게요 작가님ㅎㅎ
9년 전
독자5
와 작가님 진짜...하...ㅠㅠㅠㅠㅠ....진짜진짜 좋네여ㅜㅠㅠㅠㅠㅠㅡ로빈안경ㅋㅋㅋㅋㅋㅋ써도 귀엽겠다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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