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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몽 전체글ll조회 1356l 1

 

안녕하세요, 아구몽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왔어요...... 조만간 바빠질 일이 생겨서 올릴 수 있을 때 빨리 올려야즤!!!

하는 생각뿐입니다^^

 

저는 글을 늘려쓰는 재주가 있나... 왜이리 글을 한 번 잡으면 길게 써지는지.... ㅜㅜㅜㅜㅜㅜ

이런 노잼이 만연한 글, 언제나 읽어주시는 분들께는 감사할 따름입니다//꾸벅 

 

 

썰- http://instiz.net/writing/1260578

1편 - http://instiz.net/writing/1261536

2편 - http://instiz.net/writing/1263006

3편 - http://instiz.net/writing/1265377

4편 - http://instiz.net/writing/1268582

 

늘 그랬듯이 오늘도 개연성은 없고 억지성이 만개하였어요~~~<<<<<<<

 

* 소설의 모티브는 올드한 하이틴무비(신*렐*스*리)에서 나온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 모사이트에서 제가 올렸던 미완성팬픽을 다시 리메이크(리네이밍+a)했음을 알려드립니다/도용안했어요!

* 스압주의

* 오타주의

* 소설체주의

* 억지성주의

* 알오주의

* 노잼주의

* 오글주의

* 하이틴주의

* 미국학교생활 모른다주의

* 미국 대학입학 및 입시제도모른다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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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방과 후의 빈 교실. 약 한 달 남은 프롬파티 테마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학생회장 일리야 벨랴코프는 지금 꽤 난감해 하고 있었다. 바로 그의 앞에 서있는 한 여학생 때문이었다. 일리야가 한 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나는 모른다니까?”
 “거짓말하지마! 일리야, 너 아니면 누가 줄리안의 행방을 알고 있겠어?!”

 

 앙칼진 목소리가 교실을 울렸다. 갈색눈동자 한 쌍은 일리야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녀는 일리야의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았다. 일리야는 두통을 느끼며 다시 말했다.

 

 “앤젤리카, 난 정말..”
 “앤젤! 앤젤이라고 부르라니깐! 앤젤리카는 할머니 같다고 몇번이나 말해!”
 “....... 그래 좋아, 앤젤. 난 정말 모르니까, 이제 제발 나가 줘. 제발 나가서 망할 줄리안에게 전화를 하던지, 메시지를 보내던지, 주차장에 서 있는 그 녀석 차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지 알아서 해. 줄리안이 필요하면 네가 직접 연락하란 말이야! 네가 이렇게 하지 않아도 나는 빌어먹을 졸업파티 때문에 충분히 시달리고 있으니까!”

 

 참다못한 일리야가 결국 으르렁 거리자, 앙칼지게 굴던 앤젤이 살짝 움찔거렸다.
 앤젤, 그러니까 앤젤리카 버크만(Angelica Buckman)은 일리야가 다니고 있는 학교의 여왕벌이었다. 길고 화사한 금발에 커다란 갈색눈동자, 길고 뾰족한 코, 도톰한 입술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그녀는 상당한 미녀였다. 거기에 건강해보이는 구릿빛 피부와 늘씬한 몸매의, 오메가이기도한 그녀는 자신의 매력을 어필해 많은 알파들의 구애를 받고 있기도 했다.
 머리는 썩 좋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집안이 꽤 잘 살기 때문에 그녀에게 있어서 머리 나쁜 것쯤은 별거 아닌 문제인 거 같기도 했다. 거기다 그녀는 자신이 꽤 똑똑하다고 믿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그녀는 항상 줄리안에게 관심을 갖고 있었고, 줄리안 옆에 있기 위해 노력을 했다. 평소, 줄리안 옆에 껌딱지처럼 따라다니는 그녀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들을 커플로 보기도 했다. 물론, 들은 전혀 사귀고 있지 않았지만, 줄리안이 딱히 반발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는 가끔씩 줄리안의 연인인척 하기도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녀는 줄리안이 틈만 나면 사라지고 연락이 안되기까지하자 자신을 피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녀는 보이지 않고 연락도 잘되지 않는 그를 찾는 대신, 그의 절친한 친구인 일리야에게 와서 그를 내놓으라고 하고 있었다.
 일리야의 불평에 움찔거렸던 그녀는 잠시 입을 뻐끔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주차장에는 이미 가봤지만 차가 없었어. 줄리안이 오늘 차 가져온 거 맞아? 게다가 요즘 내 연락은 잘 안받는단 말이야! 그리고 물론, 난 딱히 줄리안이 필요한게 아니라고!”
 “그럼 왜 자꾸 줄리안의 행방을 물어보면서 날 귀찮게 하는데? 타쿠야나 다른 녀석들한테 물어보란 말이야.”

 “다른 애들이 너랑 타쿠야만큼 줄리안의 행방을 알겠니? 타쿠야도 보이지 않는단 말이야! 그리고 내가 귀찮게 한다니! 난 그렇게 한가한 사람이 아니야! 나는 그저 오늘 저녁에 에이미의 집에서 열릴 파티에 줄리안도 같이가면 괜찮겠다 싶어서 그러는 것뿐이라고!”

 

 결국, 자기 자랑하고 싶어서 줄리안이 필요하다는 거였군.... 어떤 파티에서든, 누가 주인공이든, 앤젤에게 있어 그 곳에서 제일 빛나야하는 것은 자신이었다. 오늘따라 이리 줄리안을 찾는 것도 줄리안을 데리고 간다면, 파티의 주인공인 에이미보다도 자신이 더 눈에 띌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줄리안을 데려가려고 하는 것이리라. 에이미의 집에서 열릴 파티에서 으스대는 앤젤을 어렵지 않게 상상한 일리야가 속으로 생각했다.

 

 “그럼 줄리안이 운이 없는 거겠네. 그냥 혼자 가. 아니면 아이스하키부 콜린 샌더슨이나 데리고 가던지. 그 녀석은 네가 자기를 데려가 주길 꽤나 기다리고 있을 걸?”
 “당연히 그런 놈들이야 득실거릴 정도로 많지! 어쨌든 이렇게 된 거 줄리안을 만나면 똑똑히 전해. ‘넌 황금같은 기회를 잃었다’라고 말이야!”

 

 콧방귀를 뀐 앤젤이 휙-하고 바람소리가 날 정도로 몸을 획 돌린 뒤, 교실을 나갔다. 앤젤의 구둣소리가 복도 멀리 사라질 즈음, 일리야가 다시 한 번 한숨을 쉬며 교실 청소로커를 노려보았다.

 

 “야, 갔어. 빨리 나와, 이 개자식들아.”
 “아, 숨 막혀 죽는 줄 알았네. 뭔 말이 많아? 대충 쫓아내지. 빗자루랑 걸레 속에 있던 먼지가 다 내 콧속으로 들어갔을 거야.”

 

 청소로커 문이 열리며 줄리안과 타쿠야가 나왔다. 그들은 옷을 털며 투덜거렸다. 일리야는 화가 났는지 미간을 찌푸리고, 턱을 육덕지게 만들며 짜증스럽게 소리쳤다.

 

 “그딴건 네 코딱지로 나올테니 걱정하지마. 아니면 다음부터 네가 쫓아내던가. 귀찮으면 귀찮다고 해. 뭘 이렇게까지 번거롭게 굴어?”
 “아, 조용히 해! 앤젤이 소리 듣고 또 오면 어떡해?! 그리고 앤젤한테 그런 말하면 앤젤이 가만히 있겠어? 일단은 가만히 있는 게 걔나 나한테 손해가 없지.”

 

 줄리안이 손으로 옷에 묻었을 먼지를 털며 말했다.
 줄리안의 요(要)는 이거였다. 학교의 여왕벌인 앤젤은 줄리안에게 그나마 다른 여학생이나 오메가들이 달라붙지 못하도록 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었다. 줄리안의 사생활을 침해하려는 것은 앤젤이나 다른 아이들이나 똑같았지만, 줄리안은 앤젤의 비유를 적당히 맞춰주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방과 후에 로빈과의 만남이 잦다보니 앤젤을 미처 신경 쓰질 못했다. 이제 슬슬 귀찮기도 했고. 하지만, 아직 앤젤을 완전히 치우기에는 그녀의 역할은 중요했다.
 누가 너보고 성격까지 좋은 줄리안 퀸타르트라고 했지? 모두 속고 있는 거야. 넌 완전 나쁜 남자라고. 일리야는 아무리 제 친구라지만, 정말 나쁜 남자인 줄리안을 속마음으로 열심히 깠다.

 

 “말이나 못하면.... 그러면 네 선에서 해결하던가!”
 “그게 생각보다 힘들다니까?”

 

 일리야의 말에 줄리안이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먼지를 다 털었는지, 여태까지 둘의 대화를 바라보기만 했던 타쿠야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일리야. 그나마 네가 앤젤한테 막말할 수 있는 몇안되는 인물이잖아~ 요 며칠 동안 나도 얼마나 시달렸는지, 이제 앤젤의 A만 봐도 소름이 끼친다고~”
 “꺽다리는 닥쳐. 같이 숨어있었으면 말을 마.”
 “넵.”
 “다시 말하겠는데- 제발 나한테만 피해 없게 해줘, 제발. 너희 사이에 날 엮지 말라고! 가뜩이나 학교 프롬파티 때문에 내가 얼마나 힘든지 몰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알았어, 알았어~ 미안. 노력은 해볼게.”

 

 과민하게 반응하는 일리야에 줄리안이 즉각 반응하며, 타쿠야와 함께 그를 달랬다.
 사실, 요즈음에 일리야는 굉장히 예민했다. 그들이 다니는 학교는 매년 학생회장 주관 아래에 프롬파티가 열렸다. 학생회장이 프롬파티의 계획을 짜고 진행시키면 학교는 그 계획에 맞춰 지원을 해주었다. 매년 바뀌는 학생회장들이 주관하여서인지 프롬파티는 매년 새로운 테마로 파티가 열리는 것이 전통이었다. 줄리안의 학교는 시니어뿐만 아니라 주니어도 초대를 받으면 프롬파티에 참석할 수 있는데-줄리안과 일리야, 타쿠야는 초대를 받아서 작년 프롬파티에 참석했었다-작년 학생회장(일리야의 선임)은 70년대 복고를 주제로 하여 프롬파티를 열었었다. 복고 컨셉의 프롬파티는 꽤 좋은 호응을 얻었었다. 꽤 완벽주의자 기질을 갖고 있던 일리야는 그것 때문에 작년보다 더 재미있는 테마를 찾는 것 같았다.

 일리야와 함께 하교하려고 기다리던 줄리안의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형인 조의 메세지였다. 형의 메세지를 읽은 줄리안이 휴대폰을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누구야? 일리야를 함께 기다리던 타쿠야가 물었다. 우리 형-. 줄리안이 가볍게 대답해주었다.

 

 “형이 왜? 너 뭐 잘못했어?”
 “질문이 뭐 그래? 잘못한 거 없어. 그냥 일찍 오라고. 가족끼리 저녁 먹자고 그러네? 뭔 일이지?”
 “네가 요즘 툭하면 나가서 저녁 먹으니까 그렇겠지. 로빈 보면서 밥 먹으면 기분이 좋냐?”
 “넌 아까부터 질문을 참 이상하게 한다. 로빈을 보면서 밥 먹는게 아니라, 연주를 들으면서 밥을 먹는 거야. 진짜 걔가 연주 실력이 장난 아니야. 아, 너 이거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돼.”
 “말할 생각도 없어. 그걸 누구한테 가서 말하냐? 그리고, 너만 가서 먹냐? 나도 좀 같이 데려가줘. 나도 음악 들으면서 좀 먹어보자.”
 “안돼. 로빈이 거기서 일하는 거 나랑 블레어 밖에 모른다고 했어. 그러니까 넌 모르는 걸로.”
 “와~ 거 되게 치사하네!”

 

 이 자식이 치사하게. 자기 귀랑 입만 호강하겠다 이거지? 타쿠야가 치사하다며 불평할 때, 일리야도 미간을 찌푸리며 줄리안을 바라보았다. 거기다 블레어랑 자기 밖에 모른다고? 그럼 거기서 블레어 여러 번 만난 거 아냐? 둘이 같이 밥을 먹었다던가........ 미묘한 곳에서 질투가 솟은 일리야는 아무생각 없이 로빈에게 메세지를 보내고 있던 줄리안의 둔부를 발로 걷어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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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와줘서 고마워. 생물실 정리가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이야.. 너 없었으면 난 오늘도 밤을 샜을꺼야.”
 “천만에. 네가 없으면 난 집까지 걸어가야 하니까.”
 “그렇지....... 나는 네 셔틀이었지.”
 “농담이야, 농담!”
 “알아~”

 

 로빈의 말에 블레어가 킬킬 거리며 생물실 문을 잠갔다. 블레어는 생물실 도구정리라는 징계를 받았다. 그가 징계를 받게 된 이유는 이랬다. 어제 저녁 영화를 한 편 봤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몰입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영화가 속편을 예고하듯 끝나버렸고, 아니나 다를까 그 영화는 시리즈물이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상당한 장편의 영화. 결국 블레어는 전 시리즈물을 보다가 밤을 샜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졸음이 몰려와 오늘 수업 중 가장 지루한 수업이었던 생물시간에 졸아버렸고, 재수 없게 걸려 징계를 받게 되어버렸다.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밤을 샜다는 블레어의 말에 황당한 로빈이 왜 그랬냐고 물으니 왠지 그 때 다 보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나 뭐라나....... 블레어는 가끔 이상한 거에 필이 꽂히면 뿌리까지 뽑아버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분명 이번에도 그것 때문이었겠지. 로빈은 어깨를 으쓱하며 생물실 키를 갖다놓는 블레어를 기다렸다. 곧, 블레어가 돌아왔다.

 

 “참, 너 대학은 어떻게 됬어?”
 “아, 그게. 잘 모르겠어. 아직 연락이 없네?”
 “잘될거야. 너 성적 잘 나왔잖아. 오디션도 잘 치뤘다면서? 그나저나 내가 걱정이네.”
 “너도 잘될거야. 너도 곧 연락이 올 거야. 아직 시간이 꽤 남았잖아?”

 

 로빈은 음대에, 패션에 관심이 많던 블레어는 패션디자인학과로 진학하려고 준비 중이었다. 물론 로빈이 음대에 진학하려는 것을 몰리와 식구들은 모르지만 말이다. 분명 반대할 것이 뻔했기 때문에 굳이 말하지 않았다.
 메시지로 오디션연락이 왔을 때는 심장이 두근거려 미치는 줄 알았다. 오디션을 보러 갔을 때는 미친 척 하고 외박을 했었는데, 몰리와 식구들은 돌아온 로빈을 보고 실망한 것 같았다(로빈이 돌아왔을 때, 로빈을 보던 그들의 표정이란!). 합격 서류만 와준다면 행복할 것 같았다. 로빈이 지원한 음대는 돌아가신 그의 어머니가 나온 학교였다. 당당하게 합격한다면, 하늘에 계신 부모님도 기뻐하지 않으실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릴 때부터 남다른 패션감각을 가졌던 블레어는 패션 디자인학과로 진학준비를 하고 있었고, 블레어의 부모님은 그런 블레어를 적극지원해주셨다. 블레어는 지원이라는 이름의 기대에 욕을 하면서 부담스러워했지만, 로빈은 블레어의 모습을 알기에 그가 꼭 그가 원하는 곳에 합격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로빈의 휴대폰에 진동이 왔다. 줄리안인가? 로빈이 재빨리 휴대폰을 켜서 문자를 확인했다. 블레어가 궁금한지 휴대폰에 시선을 두며 물었다.

 

 “누구야? 줄리안?”
 “아니 몰리야. 오늘 저녁은 프랑스 요리가 먹고 싶다네?”
 “아니 이 아줌마가 진짜 뭐하는 짓이냐! 집에만 처박혀 있으면서!! 그냥 굶으라고 해!”

 

 블레어가 한참 몰리의 흉을 보고 있을 때, 로빈과 블레어가 있던 복도 앞 쪽에서 누군가 걸어왔다. 또각또각-.  구두소리가 가까워지더니 발소리의 주인이 보였다. 앤젤리카 버크만이었다. 그녀는 기분이 상당히 안좋아보였는데, 로빈과 눈이 마주치자 이미 찌푸려져 있던 미간을 있는 대로 구겼다. 그녀의 노골적인 시선에도 로빈은 개의치 않고 블레어의 불평을 들었다. 그런 로빈의 대처는 오히려 그녀의 기분을 더 상하게 했다.
 저 꼴 보기 싫은 녀석은 왜 또 여기서-. 멀어져가는 로빈을 노려보며 앤젤이 속으로 투덜거렸다. 그녀와 로빈은 같은 문학수업을 듣고 있었다. 매 학기마다 한 과목씩 마주친 두 사람이라 거의 4년을 알고 지내다시피 했지만, 제대로 얘기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교우관계를 어려워하는 로빈도 로빈이었지만, 앤젤이 노골적으로 로빈을 무시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로빈이 요즘 (왠지 모르지만)두꺼운 안경을 끼고 있어 감춰지긴 했지만, 안경을 벗으면 그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고 있었다. 로빈은 칠흑 같은 흑발, 흑요석 같은 눈, 대조되는 새하얀 피부 등, 그녀와는 정반대 스타일의 오메가였다.
 수많은 알파들이 로빈에게 대쉬한 것도 알고 있었다. 로빈이 항상-괴롭힘이라고 여겨-알파들의 대쉬를 거절한 것도 알고 있었다. 앤젤은 도도한 척 고고한 척 하는 로빈을 싫어했다. 인정하기는 싫었지만, 그녀는 항상 줄리안이 로빈을 모르는 게 다행이라고 여겼다. 줄리안은 워낙 매사와 연애에 관심이 없어서 자신에게 접근하는 오메가들-그 중 대부분의 이름도 몰랐다-을 제외하면, 학교의 오메가들을 잘 알지 못했다. 외모의 명성과 다르게 조용히 공부나 하면서 다니는 로빈 따위 모를 것이다. 그녀는 줄리안을 생각하며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그 때 앤젤이 코너를 돌 즈음에, 로빈과 블레어의 입에서 돌연 신경 쓰이는 이름이 나왔다. 그녀는 재빨리 코너에 숨어서 그들의 대화를 들었다.

 

 “어, 메세지다.”
 “누구야? 줄리안?”
 “어. 나 너랑 몰리 빼면 메세지할 애는 그 애 밖에 없는 걸?”
 “아무튼, 줄리안이 뭐래?”
 “오늘 가족모임이 있어서 레스토랑에 못온다네.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 안와도 된다고 그렇게 말하는데도....... 할 필요 없는 연락이나 하고.”
 “근데 그 표정하며, 횡설수설 하는 게~ 아닌 것 같은데? 내 눈에는 좀 섭섭해 하는게 보이는데?”
 “뭔 소리야! 빨리 마트에나 데려다줘! 장 봐야해!”

 

 로빈이 블레어의 어깨를 한 번 밀치고 성큼성큼 걸어가 버렸다. 블레어가 한참 웃다가 먼저 가버린 로빈을 쫓아갔다. 둘의 모습이 사라질 쯤, 앤젤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생각했다.
 자신의 연락은 줄기차게 답하지 않으면서 설마 데이아나랑 만나고 있던 건 아니겠지? 자기가 모르는 사이에 둘이 아는 사이가 된 건가? 앤젤이 손마디가 하얘지도록 주먹을 꽉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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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탁에 앉은 줄리안은 꽤나 부담스러웠다. 부모님과 형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시선이 신경 쓰여서 스테이크조각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오늘따라 왜들 저러실까........ 줄리안이 스테이크조각을 나이프로 짓이겨버리고 있을 때, 아버지, 미스터 퀸타르트가 입을 열었다.

 

 “자, 이제 얘기해봐.
 “뭘요?”
 “만나고 있는 애, 예쁘냐?”
 “예?”
 “너 요즘 밤늦게 다니잖느냐? 만나고 있는 오메가가 있는게 아니었어?”
 “뭔 소리 하세요? 만나고 있는 애 없어요.”
 “그럼, 요즘 밤마다 뭐하고 저녁에 집에서 보기 힘들어?”
 “그냥 레스토랑 가서 밥 먹어요.”
 “뭐 하러 그러는데? 집에서 먹는 밥이 맛없니?”
 “아는 애가 거기서 일하는데....... 그냥 거기 밥이 맛있어요.”
 “........ 아는 애? 걔 오메가지?”

 

 아버지를 이어서 형이 바통을 넘겨받았는지, 더 물었다. 형, 조셉-통칭 조- 퀸타르트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잘나가는 변호사로 있는 형인지라 눈빛이 매 같다. 아, 이 저녁식사 시간의 의미는 그거였구나. 가족의 의도,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는 것 같은 얼굴의 어머니, 아버지, 특히 형의 시선에 괜히 주눅이 든 줄리안이 쭈뼛거리며 말했다.

 

 “아, 아니....... 걔가 오메가인 건 맞긴한데........”
 “그렇지? 그럼 그렇지~ 그런데 뭐?”
 “그런 사이는 아니고 그냥 친구야. 사실, 그 애가 일하는 곳이 음악레스토랑이라는 곳인데....... 걔가 거기서 피아노 연주를 하거든. 난 그 애의 피아노연주를 듣는 게 너무 좋고. 근데 걔가 피아노는 거기서 밖에 안쳐. 그래서 들으려면 거기로 가야해.”

 

 쳇- 뭐야, 연애담이 아니었잖아. 맥빠지게-. 가족들의 노골적으로 아쉬워하는 눈빛이 보였다. 줄리안은 뭔가 속에서 울컥하고 치밀어 올랐다. 그럼 뭘 바란 거야?! 아니 왜 다들, 요즘 들어 나랑 로빈을 자꾸 그런 쪽(?)으로 몰아가는 거야? 줄리안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머니가 입을 열었다.

 

 “음악에는 전혀 관심 없던 줄리안이 이렇게 좋아하는 거 보니 엄마도 듣고 싶네? 엄마도 가봐도 돼?”
 “안돼! 안돼!”

 

 줄리안이 소리쳤다. 왠지 알려주기 싫었다. 로빈의 피아노 연주는 자기만 듣고 싶었다. 물론, 레스토랑에서 연주하기 때문에 청강자는 많았지만, 그건 그거고. 여하튼 줄리안은 자기만 듣고 싶었다.

 

 “너무하네, 줄리안. 그래도 엄마는 그 애가 어떤 앤지 궁금한데. 언제 한 번 우리 집에 초대하자. 저녁식사라도 같이 하게.”
 “어, 어? 뭐라고?”
 “저녁식사. 너 사실은 그 아이한테 민폐일 수도 있잖아. 엄마가 한 번은 고맙다고 얘기해야할 것 같아서.”
 “그럴 필요 없어. 난 손님이라고. 항상 돈 주고 먹고 있구만. 가끔씩 디저트 서비스도 받긴 했지만.....”
 “그것 봐. 가끔은 그런 서비스도 받았고. 그 친구가 사실은 부담 느끼고 있을지도 몰라.”

 

 미시즈 퀸타르트의 말에 딱히 반박을 못한 줄리안은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한 번 쯤은 자기가 대접해도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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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빈은 지금 너무 불편했다. 오랜만에 집에 윌리가 왔기 때문이었다. 윌리는 몰리가 아빠가 돌아가신 후에 만난 애인으로 소유물이라고는 큰 트럭 하나만 갖고 있는 알파였다. 간만에 제시카와 재스퍼가 시내로 쇼핑을 가서 자리에 없어 몰리 기분만 대충 맞춰주려고 했는데, 윌리가 뜬금없이 집에 찾아왔다. 몰리는 윌리가 온 것이 좋은지 그의 옆에 바싹 앉아서 저녁을 차리고 있는 로빈을 불러 이것저것 심부름을 시켰다. 비싼 와인을 한잔 따라 마신 윌리는 기분이 꽤나 좋아보였다. 윌리는 연신 킬킬 거리며 로빈을 바라보았다.

 

 “이야, 로빈은 잠깐 안본 사이에 더 성숙해졌네? 특히, 뒷태가 섹시한데?”
 “...네...”
 “근데 그 안경은 뭐야? 렌즈는 어쩌고? 로빈은 안경 벗은게 더 예뻐. 몰리, 애 렌즈 좀 맞춰주지 그랬어?”
 “아, 안그래도 엊그제 맞춰줬는데 자, 자기가 잃어버렸어.”

 

 몰리가 되지도 않는 변명을 하며 로빈을 노려보았다. 망했다-. 로빈이 조용히 부엌으로 들어가 얼른 저녁을 차리기 시작했다. 윌리가 오면 불편한 것이 이거였다. 로빈을 향한 끈적한 시선.
 윌리는 로빈이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집에 오기 시작했는데, 그 때부터 로빈에게 조금씩 끈적한 시선이나 기분 나쁜 말을 지껄였다. 그런 윌리한테 시달림을 받고 나면, 그가 돌아간 후, 몰리의 히스테리가 로빈을 덮쳤다. 얼른 요리하고 아르바이트나 하러 가야지-. 로빈이 버섯을 썰어 스프에 넣고 한참 끓일 때, 뒤에서 누군가 로빈을 감싸 안았다.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윌리였다. 로빈이 그의 팔을 풀고 조용히 말했다.

 

 “윌리, 하지 마세요.”
 “에이- 로빈. 뭐 어때? 향 좀 개방해봐. 너 우성이잖아. 그렇지?”

 

 윌리의 무례한 말에 로빈이 어금니를 물었다. 정말 싫었다, 이 남자. 그리고 그런 그를 애인이랍시고 데려온 몰리도. 로빈이 스프를 담은 그릇을 거칠게 식탁에 놓고 윌리를 노려보며 말했다.

 

 “정말 무례하네요, 윌리.”
 “농담이야, 농담. 로빈 너무 화내지마. 예쁜 미간이 구겨지네? 그리고 그 안경 좀 정말 어떻게 해봐. 내가 렌즈 사줄까?”

 

 윌리가 다시 로빈의 어깨에 손을 올리려고 뻗었다. 로빈이 재빨리 뒷걸음치며 피했다. 로빈은 구석지에 둔 백팩을 메고 부엌문 쪽으로 재빨리 나갔다. 뒤에서 윌리의 끅끅 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끔찍하다. 사실, 윌리가 마음만 먹으면 오메가인 자신은 제대로 된 반항도 못할 것이었다. 윌리만 오면 가뜩이나 들어가기 싫은 집, 정말 나가버리고 싶었다. 그렇지만 부모님의 소중한 집을 몰리와 윌리의 손에 넘기기도 싫었다. 로빈은 괜히 자전거 페달만 더 굴렸다. 왠지 오늘은 오지 않을 줄리안이 보고 싶은 저녁이었다.

 

 

 

 

==================================================

 

5화가 끝났습니다. 뭔가 좀 암울하게 끝났네요,,,,,ㅜㅜ

 


 

흠흠

 

새엄마 몰리의  애인인 윌리가 로비니에게 향 개방해보라고 하는데, 막막 노골적인 성적인 뉘양스가 담겨진 성희롱이라고 생각하시면 될듯...

음..... 지나친 표현은 수위적으로 안 될 것 같아서 이렇게 썼는데,,, 이래도 되려나ㅜㅜㅜㅜ

잘못하면 회원글로 변환될지도,,,, 열심히 자제하겠습니다<<<<<


 

줄랸네 집안 식구들은 (진짜 줄랸네 식구들처럼) 퍽 쾌활한 가정으로 묘사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잘 안되네요,,,,, 노력하겠습니다......

 

 같은 학교 동급생인 앤젤 버크만은 몇 화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거론되었던 이름 같네여,,ㅋㅋㅋㅋㅋ

로빈이랑 상반되는 미인이라 생각하시면 편할듯..ㅇㅇ

 

프롬파티는 서양아이들이 졸업하는 학기나 그 한 달 전에 갖는 행사로 알고 있는데, 꽤나 호화로운 거 같아여.......ㅎㅎ

일리야회장님이 담당하게 될 이 프롬파티가 줄랸과 로비니에게 어떤 행사가 될지.............

 

 

 

현대판 신데렐라는 사실 제가 보고 싶었던 장면이 있어서 쓰기 시작한건데,,, 정작 보고 싶은 장면 나오기 전에 기가 빨려서 쓰기를 그만두었던,,,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에는 꼭 보고 싶었던 장면을 연출하도록 노력하겠어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국의 대학 입시제도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잘 모르겠네요,,,,,ㅜㅜㅜ

이렇게 해도 되는건지 잘 모르겠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지만,,//부끄....

 

언제나 감사합니다~~~

6화 때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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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진짜재미있어요!!!!!다음편도 기대할께요!
9년 전
독자2
으으으ㅡ응너무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이거보려고 잘 들어오지도 않는 글잡 요새 계속 들어오네여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3
아ㅠㅜ로빈이 그냥 천사네ㅠㅠ저런 집에서 꿋꿋히 살아가고ㅠㅠㅜ얼른 줄리안이랑 잘되서 줄리안이 저런 나쁜것들을 전부 쫓아냈으면 좋겠어오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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