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 16
눈이 번쩍 뜨였다. 고개를 들자 쩌억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책장에 볼이 얼얼했다. 빨개진 볼을 비비며 거울을 쳐다봤다. 사람의 몰골이라고는 납득할 수 없는 외향이었다. 재빨리 셔츠 단추를 잠그며 양치질을 시작했다. 입을 헹구며 세수를 하고, 세수를 하며 머리를 감고, 머리를 감으며 머리를 말렸다. 허둥대며 스타킹을 신는 도중 침대 위에 널브러져 있던 책에 무릎을 쓸려 올이 나가버렸다. 시발, 평소에는 잘 하지도 않는 욕을 쉴 새 없이 내뱉으며 옷을 갈아입었다. 아직은 축축한 머리에 빗질을 할 때마다 머리가 옷에 닿아 찰박거리는 소리를 만들어냈다. 문득 어지럽게 놓여있는 새빨간 표지의 책에 의구심이 들었다. 책을 집어 들어 가방에 구겨 넣었다. 급히 냉장고를 열어 초코 에몽을 몇 개 챙긴 후, 집을 나섰다.
엘레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풀려버린 신발 끈을 묶으려 허리를 숙이려는데, 한 남자가 등 뒤에서 나타나 신발 끈을 대신 묶어주었다. 뜻밖의 행동에 잠시 두근거렸지만, 고개를 들어 내게 미소 짓는 지민 선배의 모습에 어인 한숨을 내쉬었다.
" 어, 안녕하세요. "
" 왜 이렇게 허겁지겁 나와? "
" 그냥, 지각할 것 같아서요. 근데 갑자기 왜... "
" 나도 여기 산다고 했잖아. 그냥 너랑 학교 같이 가고 싶어서. "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 찰나의 순간에도 내 신발 끈을 묶어주는 남자가 지민 선배가 아닌 전정국이었다면, 내 옆에서 옅은 웃음을 짓는 남자가 선배가 아닌 전정국이었다면, 마음 한구석에 비집고 들어오는 알 수 없는 감정에 재차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 한구석이 답답해졌다. 정말이지, 모르겠다.
" 못 들었어? "
" 아, 다른 생각하느라... 죄송해요. "
" 아니야, 별 얘기 아니었어. "
나를 차갑게 바라보던 선배의 입가에 다시금 미소가 걸렸다. 한참을 서로 말없이 걷다, 교문을 종점으로 헤어졌다. 3학년 층으로 걸어가는 지민 선배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아까 내게 했던 말은 가볍지 않은 얘기였음이 분명했다. 무슨 말이었을까, 마이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자 종이 특유의 질감이 만져졌다. 며칠 전, 학교 라디오에 써내었던 포스트잇 중 마음에 들지 않아 대충 구겨 주머니에 집어넣었던 종이였다. 계단을 올라서며 내용을 찬찬히 읽어보았다. 도저히 끝까지 읽을 수 없는 오글거림에 종이를 힘껏 구겼다.
/
" ㅇㅇㅇ, 정수정 담임이 교무실로 오래. "
동시에 서로를 바라보았다. 잘못한 일이 없는데, 교무실을 향해 걸어가는 발걸음은 마냥 무거웠다. 흠칫 몸을 떨었다. 조심스레 교무실 문을 열어 찬찬히 살펴보았다. 젊은 여선생에게 치대는 남학생들과, 화장을 하다 걸려 훈계를 받고 있는 여학생들, 잘못을 저지른 것인지 자판을 두드리는 선생님 옆에 무릎을 꿇고 글씨를 적어나가는 학생들, 익숙한 풍경이었다. 우리 둘에게 손짓하는 선생님께 발길을 돌렸다.
" 민망하지, 너네 저번에 한 라디오 그거 뽑혔더라. "
" ... "
" ... "
" 상품이라고는 하는데, 뭐 별 건 없대. 수정이 너 원우 좋아하니? ㅇㅇ는 좋아하는 남자 생긴 거고? "
" ... "
" ... "
지금 이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민망했다. 밝은 목소리로 상품을 건네시는 선생님에 비해, 정수정과 나는 한없이 굳어있었다. 마치 도둑질을 하다 걸린 사람처럼, 들켜서는 안될 치부를 들켜버린 사람처럼. 상품을 손에 꼭 쥐고 교실로 향하는 동안 아무 얘기도 나누지 않았다. 교실 문을 열기 위해 손을 갖다 대는데, 겹쳐지는 두 손에 서로를 바라보았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 후, 웃음이 터져 나왔다. 문 앞에 쪼그려 앉아 한참을 웃었다. 지나가는 선생님과 학생들이 수군거리며 흘끗 바라보는 시선도 무시한 채 그렇게 한참을 웃었다.
" 아 미친년, 자느라 못 들었다는 게 니 얘기일 줄은 몰랐네. "
" 원우 오빠 사랑해요. "
" 닥쳐, 안 그래도 지금 잘 될 분위기니까. 전정국 좋아하는 거 맞네. "
" 안 좋아하거든, 어제 정 다 떨어졌어. "
" 내가 장담하는데, 너 전정국 좋아해. "
"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 마. "
소맷자락을 길게 잡고 늘어지며 징징대는 정수정을 무시하고 자리에 앉았다. 상품이 뭐냐고 묻는 정수정에, 문득 나도 궁금해져 상자를 열어보았다.
" 이게 뭐야? "
" 어, 팔찌다. "
" 전정국이랑 하나씩 나눠끼면 되겠네, 나는 이게 뭐야. "
상자에서 쿠키를 꺼내들며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을 짓는 정수정을 쳐다보았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장식이 달려있는 팔찌였다. 손바닥 위에 팔찌 두 개를 올려놓았다, 남자애가 무슨 팔찌야. 그것도 전정국이 무슨, 팔찌 같은 장신구는 일체 쳐다보지도 않을 것 같은 성격인데. 내가 왜 이 팔찌의 주인을 전정국으로 단정 짓고 있는지, 나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미쳤나 봐, 손에 꽉 쥐고 있던 팔찌를 던지듯 책상에 내려놓았다.
/
* Ep 17
야자가 평소보다 조금 일찍 끝난 덕에 설레는 마음으로 가방을 챙겼다. 교문 앞에서 웅성거리는 여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쩔 줄 몰라하며 웃는 여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깜깜해진 하늘을 올려다보며 교문을 나서는데, 누군가 내 목덜미를 잡아왔다.
" 아, 누ㄱ... "
" 왜 이렇게 늦게 끝나, 존나 짜증 나네. "
" 전정국? "
신경질을 내며 뒤를 돌아보는데, 뜻밖의 사람이었다. 내 기억에 의하면, 전정국은 야자를 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 어쩌다 이런 사실까지 알게 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야자를 하지 않는 날에는 늘 전정국을 만났던 것 같았다. 그렇다면, 약 4시간 30분가량의 시간 동안, 이 추운 겨울날에, 셔츠 한 장 입은 채로 교문 앞에 서 나를 기다렸다는 것이다.
" ...야. "
" 어? "
" 너 지금 얼마나 추운데, 그러다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이래? 너랑 나랑 같은 학교도 아닌데, 내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면서 대책 없이 이러면, 그러다 감기라도 걸리면 어떡하려고? 지금 이 날씨에 셔츠 한 장만 입고 달밤에 뭐 하는 거야, 너. "
" ... "
" ... "
넋이 나간 채로 나를 바라보는 전정국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지금 무슨 말들을 내뱉은 건지, 급격히 밀려오는 민망함에 헛기침을 한 번 내뱉은 후 황급히 발을 떼었다. 지금 나 걱정해주는 거야? 천진난만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오는 전정국을 무시했다. 축 처진 어깨에 힘이 풀렸다. 무거운 가방이 짓누르던 어깨가 가벼워진 기분이었다. 살짝 옆을 쳐다보자 내 가방을 들고 나를 앞질러 걸어가는 전정국이 보였다. 왜 저러는 걸까, 가방을 들쳐매고 뛰어가는 전정국을 쳐다보았다. 갑자기 멈춰선 후, 뒤를 돌아 걸어오는 전정국을 못 본 척 괜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 이제 알바 안 해? "
" 저번에는 감기 걸려서 못 나간 거고, 이번 주 주말부터 다시 나가. "
" 감기 걸렸었어? "
" 너랑 김밥 먹은 날 비 맞아서 걸린 것 같아. "
" ...아, 미안. "
" 우산 안 챙긴 내 잘못이지, 너가 왜 미안해. "
" 너, 보면 볼수록 우리 형 같아. "
" ...칭찬이야? "
" 윤기 형이라고, 존나 무뚝뚝한데 다정한 형 있어, 그때 나랑 김태형이랑 같이 피시방 간 적 있는데. "
" 아, 그 싸가지 없는. "
" 어? "
" ... "
이 말을 끝으로 대화가 단절되었다. 말없이 내 옆에 서서 내 가방을 한 손에 들며 걸어가는 전정국, 그 덕에 스산했던 하굣길은 조금 밝아지는 듯싶었다. 무의식적으로 걷다 보니, 의문점이 하나 생기기 시작했다. 전정국은 내가 사는 집과 꽤 먼 거리에 사는 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 둘이서 걷고 있는 길은 우리 집을 향해 가는 길이었다.
" 너 지금 뭐 해? "
" 어? "
" 가방 이리 줘, 나 혼자 갈 테니까 너도 그만 가. "
" 싫어. "
" 빨리, 시간 늦었어. "
" 지금 하늘이 얼마나 어두운데 너 혼자 보내. "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환하게 웃으며 아무렇지않게 저런 말을 건네는 전정국은 항상 자신을 낮춰 생각했다. 비가 왔던 날에도 자신이 비를 맞아 온몸이 흠뻑 젖어감에도 불구하고, 우산을 내게 씌워주던 전정국이었다. 나와 맞지 않는 성격이었다. 불현듯 한 여학생이 떠올랐다. 김지원, 며칠 전 인사도 나누지 않던 사이였던 내게, 갑자기 친한 척 말을 걸어오며 전정국을 소개해달라고 말했던 여학생. 차라리, 이렇게 불편한 감정을 가지며 마주 보기엔, 차라리 이렇게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았다. 그게 좋을 것 같았다. 한참 동안 그를 가만히 바라보던 내가, 감정이라고는 담겨 있지 않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 저기, 너 소개해달라는 여자애가 있는데, 받을래? "
" ... "
" 사실 얘가 예전부ㅌ... "
" 너는, 내 기분은 존나 생각 안 하지. "
" 어? "
" 좋아하는 여자애가, 나한테 여자 소개시켜준다고 하면 받을 남자가 이 세상에 어딨어, 너는 좀 말이 되는 소리를. "
" 아, 그게 아니라... "
" 아니긴 뭐가 아닌데? "
" ... "
" 너 나한테 너무한다고 생각하지 않냐. "
" ... "
" 나 싫어한다고 그냥 말해. 이런 식으로 사람 좆같이 만들지 말고. "
" ... "
" ...사람 만만하게 보는 것도 정도가 있는거지.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차갑게 떠나는 전정국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나마 화기애애했던, 그 분위기를 내가 깨 버렸다. 정말 어리석은 말을 내뱉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챘다. 좋아하는 여자가 자신에게 여자를 소개시켜준다고 하는 것, 아예 관심이 없다는 걸 돌려 말해주는 것과도 같은 뜻이였다. 하지만 나는 아니였다, 진심으로 내뱉은 말이 아니었다. 항상 말을 내뱉고 후회를 하는 내가 답답했다. 눈시울이 점차 붉어져갔다. 온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 내가 말하려던 건 이게 아닌데,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려는 눈물을 애써 삼키려 고개를 들었다. 오늘따라 빛나는 하늘에 가슴이 더 먹먹해졌다. 지금 내가 왜 이러는지, 왜 내가 내뱉은 말에 내가 상처를 받아 울음을 쏟아내는지 조차 알 수 없었다. 어쩌면 나는 ' 김지원 '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마음을 시험해보려 한 것일지도 모른다, 바보 같았다. 전정국이 그 애를 소개받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우편함에서 전단지를 뽑아들어 얼굴을 식혔다. 전단지를 타고 눈물이 살짝 흘러내렸다. 지금 이 상황이 웃겨, 헛웃음이 터져나왔다. 엘레베이터에서 내리던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나를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보는 눈길에 등을 돌렸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가히 처참했다. 불현듯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비를 맞으며 뛰어가던 내게 비를 맞으며 우산을 씌워주던 전정국의 모습이 생각났다. 젖은 전단지를 보며 알 수 있었다. 그동안 참 많이 부정했지만, 전정국은 내마음 속 한켠에 자리하고 있었다.
* Ep 18
이제 알 것 같았다.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지금 내가 딱 그 꼴이었다. 남자에 관심이 그리 많지 않았고, 더욱이 내가 남자에게 좋아하는 감정을 갖게 된다는 것조차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예전의 전정국은, 귀찮은 남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알바가 끝나면 항상 나를 기다리고 있던, 비가 오던 날에도 비를 흠뻑 맞으며 나를 쫓아왔던, 어이가 없어 짓는 웃음에도 좋다고 활짝 웃던, 돌아오지 않는 답장에도 꾸준히 연락을 걸어왔던, 처음에는 그냥 이러다 말겠지, 싶었다. 공부를 함에도 그렇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을 땐 답지를 보거나, 별표를 치거나, 포기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게 정이 떨어질 줄 알았다. 끝없는 구애에도 냉담한 표정과 대답만을 내비쳤던 나는, 다시 생각해보아도 정말이지 싸가지가 없었다. 교복을 갈아입으며 주머니 속 물건을 정리했다. 익숙지 않은 촉감에 물건을 집어 들었다. 커플 팔찌, 맞부딫혀 소리를 내는 팔찌를 손에 꽉 쥐었다.
오늘 아침 학교로 향하는 길도, 지민 선배와 함께했다. 밝게 웃음 지으며 잘 잤냐며 말을 건네는 선배의 말에 웃으며 대답했다. 한숨도 못잤어요. 자신도 그렇다는 선배의 말에 입꼬리를 애써 올렸다.
" 저기, 이따 학교 끝나고 시간 돼? "
" 아, 네. "
" 할 말 있어, 지금은 못 하고. 종례하고 너희 반 앞으로 갈게. "
할 말, 전부터 궁금했다. 꽤 가볍지 않은 이야기일 것이라는 건 어느 정도 짐작이 갔다. 무슨 얘기일까, 턱을 괸 채로 곰곰이 생각하는데, 정수정이 괴성을 지르며 교실 문을 열었다.
" 와, 존나 떨려. "
" 왜? "
" 원우 오빠랑 학교 끝나고 영화 보기로 했어, 존나 좋다. 나 오늘 집 같이 못 가. "
" 알았어, 선배한테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
왠지 모를 두근거림에 수업은 굉장히 빠르게 지나갔다.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에 들어가 한참을 있다가 나오는 정수정, 매시간 얼굴이 조금씩 바뀌어있는 것 같긴 했지만, 입술 색깔이 이상하지 않냐며 계속해서 물어오는 정수정이 귀찮았다.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는 정수정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저렇게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었으면, 마음과는 다르게 말이 나가지 않았으면.
조심히 들어가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끝으로 학교가 끝났다. 복도에 웅성거리며 모여있는 학생들 사이로 지민 선배가 보였다. 웃으며 손인사를 건네는 선배에게 안녕하세요, 인사했다. 일단 학교 밖으로 나가자는 선배의 말에 교문으로 향했다. 아무 말 없이 운동장을 가로질러가는데, 저 멀리서 원우선 배와 걸어가는 정수정이 보였다.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 ...저기. "
오랜 정적을 깨고 먼저 말을 꺼낸 건 지민 선배였다. 경직된 얼굴로 나를 쳐다보는 선배를 쳐다보았다. 교문을 지나 모퉁이를 도는데, 저 멀리서 전정국이 보였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어젯밤 그렇게 내 머릿속을 헤집던, 전정국이 무심한 얼굴로 핸드폰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 ㅇㅇ야, 나... "
무어라 말을 하는 지민 선배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그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지민 선배를 마주하고 있는 몸과는 달리 시선은 전정국을 향해 있었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어 팔찌를 매만졌다.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이쪽을 한 번 쳐다본 전정국과 눈이 마주쳤다. 오해하기 좋은 상황이었다. 한참을 눈을 마주치고 있던 전정국이 발걸음을 돌려, 시야에서 사라졌다.
" 저기, ㅇㅇ야. "
" 선배. "
" 어? "
" 다음에 얘기해요, 죄송해요. "
그 말을 끝으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 후 발을 떼었다. 내 이름을 크게 불러대는 선배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빠른 걸음으로 뛰다시피 걸었다. 저 남자랑 그런 사이 아니라고, 너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예전의 나라면 전정국을 잡으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해를 풀려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어제 내뱉었던 말들을 취소하려고, 사과도 건넬 것이다. 속도 내어 뛰자 저 멀리 고개를 푹 숙이고 걸어가는 전정국이 보였다. 힘껏 뛰어 걸어가는 전정국을 돌려세웠다.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나를 담은 전정국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나를 쳐다보는 전정국에게 활짝 웃어 보였다. 더 이상 부정하지 않는다, 나는 전정국을 좋아한다.
꼭 읽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
갑자기 뜬 完 이라는 글자에 욕 하셨을 여러분들의 마음을 정말 이해합니다
이게 갑자기 무슨 급전개와 급완결, 저를 매우 치세요. 사실 랜선연애는 정말 짧은 글으로 구성했었어요.
예전에는 그냥 3편으로 끝낼까, 생각했던 적도 있었구요. 그 때문에 제가 틀을 작게 만들었다고 해야 할까요
장편이 아닌 중장편...? 그 정도의 글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실 7편까지도 최대한 늘리고 늘려서 끌어온 거였어요 ㅠㅠ
형제라면 시리즈 다 5편에서 끝내려고 했었는데,, 죄송합니다,, 정말
벌써부터 후속작 얘기를 꺼내는 게 죄송스럽긴 하지만 랜선연애가 끝나고 난 뒤 이어 후속작을 하나 올리려고 해요
랜선연애의 분위기는, 정말 가볍고 가벼운 그냥 정말 가벼운 짧은 로코물이었죠. 실망시켜드려서 죄송해요.
다음 글은 단순한 로코물은 아니고, 좀 차분한 분위기 일 것 같아요. 그래서 편 수도 확 늘어날 것 같아요.
그렇다고 뭐 판타지물이나 조직물 이런 건 아니구요, 그냥 좀 분위기가 가볍지는 않은 글 이라고 해둘게요
제가 글잡을 읽지는 않아서 다른 분들의 분량은 잘 알지 못하지만, 제목을 훔쳐보면 20편 30편 막 이렇게 쓰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근데 앞서 말했다싶이 랜선연애는 애초에 빨리 완결을 내려고, 길게 쓰지 않으려고 했던 글이였어요, 분위기가 또 길게 끌어나갈 그런 분위기가 아니기도 했구요 ㅠㅠ
그래도 이렇게 끝내면, 아쉽잖아요. 이대로 끝내면 정말 모니터에서 돌이 날아올 것 같고
그래서 랜선연애 그 뒷이야기와, 그동안 제가 독자님들의 원성에 눈물을 머금고 삭제했던 내용들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지금까지 너무나도 부족하고,하찮다 못해 쓰레기 같은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했어요, 곧 번외에서 만나요. 여러분 사랑해요, 진짜 감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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