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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 미행


[EXO/변백현오세훈] 두 남자 2 | 인스티즈



백현맘 씀




뜬금 없고 속절 없는 그의 위로에 나는 발걸음이 절로 느려질 수 밖에 없었다.



인상 펴김여주.”



변백현의 서투른 위로였다.





선배와 그저 그런 학식을 먹었다. 정확히는 선배와 선배 친구들과. 동기들은 초부터 뭉쳐 다니는 경향이 강해서 쉽사리 친해질 수 없었는데 별거 아닌 조별 과제를 계기로 선배와 친해지게 되며 자연스레 함께하는 무리는 선배네 학번이 됐다. 


“왜 이렇게 얼굴이 구려.”

“별거 아니에요...”

“별거 같은데?”

“도경수. 애 싫다는데 뭘 자꾸 꼬치꼬치 캐물어.”

“내가 너한테 물었냐. 네가 여주 대변인이야?”

“아 그런 게 아니라요......”


남자친구 때문에. 라는 말이 쉽사리 나오지 않아 그냥 뒷말을 웅얼거리자 선배 때문인지 뭔지 도경수 선배도 그리 퉁명스럽게 말한 것 치곤 캐묻지 않았다. 같이 학식을 먹었던 은수 언니는 남자친구를 만난다고 홀연히 사라져 버렸고, 박찬열 선배는 점심 식사 후 농구를 하는 무리에 끼여 사라졌다.



“아이스크림 먹을래?”



결국 남은 건 나와 선배, 그리고 도경수 선배 뿐이였다. 셋이서 캠퍼스를 걷고 있자니 이유 모를 어색함이 나를 덮쳤다. 정작 둘은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데도.



“제가 사올까요?”

“도경수라는 성실한 노동꾼이 있는데 뭣 하러.”



선배의 귀찮음 가득한 대꾸에 도경수 선배는 발끈 했다. 그러나 곧 “네가 원하는 맛으로 패밀리 사서 와.” 하고 카드를 건네는 선배에게 꼬리를 내리고 얌전히 학교 정문으로 향했다. 완전히 그와 나만 남았다.



주위에 보이는 벤치에 선배가 걸터 앉았다. 그 옆에 따라 앉으려고 하자 “잠시만.” 하고 의자를 괜히 두어 번 툭툭 털더니 나보고 앉으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 옆에 털썩 앉자마자 타박을 당했다.



“의자 부서지겠다. 살살 좀 앉자. 어?”

“뭐요.”

“어이가 없네.”



내가 간결하게 대답한 까닭은 내가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치부를 들킨 것 같아서. 그게 막상 또... 그 당시에는 안 그랬는데, 밥 먹으면서 얼굴 한 번. 걸으면서 얼굴 한 번. 그렇게 계속 몇 번을 선배의 눈과 내 눈이 얽히자 민망함이 가시질 않는 것이었다. 그렇게 대차게 위로도 받은 주제에.



“너 지금 부끄러워서 말 안 하지.”



도사인가. 아니면 무당?


“무슨... 저 그런 걸로 부끄러워서 말 안 하고 그러는 애ㅡ”

“ㅡ가 맞지.”

“그런 게 아니라 저는 단지ㅡ”

“ㅡ오세훈이랑 치정극 벌이다가 나한테 들켜서 부끄러워 하는 거고.”

“아 아니라니까요!”


발끈하자 변백현이 내 머리 한 가운데에 손을 올렸다. “네가 화산이냐? 발끈 좀 그만해.” 얼결에 둘이 옆자리에 앉아 마주보는 격이 됐다. 저절로 입술이 앙 다물려 안으로 말려 들어갔다. 그가 반대쪽 손을 들어 내 왼쪽 입꼬리 부근을 툭툭 쳤다.



“끼 부리지.”


그러곤 혼자 피실 웃는 것이었다.



“두 사람 뭐해요?”



한적한 그 벤치 앞으로 등장한 사람은 우연히도 나은이었다. 이렇게만 말하고 싶지만 내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건 나은의 옆에서 함께 걸음하던 오세훈 역시도 거기 있었다는 점이다.



“네가 왜 여기로 와.”

“아, 오빠가 보이길래!”

“아니. 너 말고 인마. 오세훈 네가 왜 여기로 오냐고.”



동공만 덜덜 떨리는 나 대신 선배가 물어준 질문이었다. 도경수 선배 대신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더라면 보지 않았어도 됐을 광경을...



오세훈은 나를 한 번 보고 약간 당황한 눈빛을 하다가, 그래도 다른 사람 앞이라고 표정 하나 굳히지 않은 채로 변백현에게 장난스럽게 대꾸했다. “그냥 뭐, 점심 먹고 캠퍼스 걷다가ㅡ”


“그 캠퍼스를 왜 네가 엄나은이랑 걷는데.”

“선배, 저랑 세훈이 오빠 그런 사이 아니에요! 더군다나 여기 여주 언니도 있는데 그런 말은 좀...”

“인마. 너한테 물은 거 아냐.”



오세훈이 나를 원망하듯 힐끗 바라본다. 그 눈빛에 잔뜩 어깨가 움츠러든다. 자신이 없다. 하얀 얼굴에 발그레한 볼을 한 나은이를 옆에 두고 나를 보는 그 모습에 앉은 채로 작아졌으면 한다. 선배가 옆에서 벌떡 일어났다. “너 김여주한테 오늘 점심 같이 못 먹는다고 했다며.”



그 말에 오세훈의 눈이 돌고 돌아 다시 나를 향한다. 네가 그걸 말했어? 일러 바쳤어? 하는 눈빛이다. 허탈하기도 하다. 나은은 눈을 도르르, 굴리며 둘 사이에서 상황 판단을 한다. 저 때문에 심리전을 펼치는 줄 알았던 두 남자의 초점이 나에게로 맞춰져 있다는 걸 눈치라도 챈 건지 오세훈과 엇비슷하지만 다른 눈으로 나를 본다.



그럼 나은이가 강의실 앞에서 오세훈 이야기를 늘어 놓았던 것도 알면서 그랬다는 말이야? 내 입에서 절로 한숨이 튀어 나온다. 변백현이 옆에서 씨근거린다. 화가 났나보다.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형. 그런 거 아니에요.”

“너 혼자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지.”

“형. 나랑 여주 문제잖아요.”



오세훈이 입술을 안으로 말아 넣고 무서운 표정을 한다. 심기가 거슬린다는 뜻이다. 나는 조심스럽게 변백현의 옷자락을 잡았다. 엄나은의 눈길이 무섭게도 그 팽팽히 당겨진 옷자락과 내 손으로 향한다. 나는 슬쩍 그것을 놓았다. 선배가 주먹을 쥐었다 편다.



“너랑 여주 문제면 나랑 여주 있을 때 너 때문에 안 우울하게 해. 씨발.”



앞장서 간다. 변백현이. 나는 멍청히 홀로 벤치에 앉아 있었다. “안 따라와? 김여주.” 그 말에 몸을 엉거주춤 일으킨다.



“김여주. 나랑 얘기 좀 해.”



한숨 쉬듯 나에게 뱉어내고 나은에게 말한다. “네 앞에서 이런 모습 보여서 미안하다. 먼저 들어가.” 나은은 손사래 친다. “아니야. 나 정말 괜찮아, 오빠! 나 때문에 여주 선배랑... 잘 풀구, 나중에 연락해!” 



언제부터 서로 말을 놓기 시작한거니. 오세훈이 다시 고개를 돌려 나를 본다. 멀지 않은 곳에서 소리가 들린다. “빨리 와, 인마.”



그리고 손목이 끌렸다. 기다리다 지친 선배가 나를 데리러 다시 돌아왔다. 나는 잡힌 손 말고 남은 손으로 오세훈에게 가운뎃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이제 정말, 정말로, 끝이다. 끝. 







1학년 때 오세훈과 함께 대학교에 입학을 하며 강의 시간표를 짜다가 약속한 것이 있었다. 가정과 결혼 강의를 같이 들어보기로. 남녀를 투표하여 짝을 지은 뒤 짝 과제를 하는 행위였는데 이걸로 탄생한 커플이 몇, 이 강의를 듣고 결혼한 학교 명물 부부가 몇이 됐을 정도로 인기가 넘쳤다. 



나는 이 강의에 혼자 와 있다. 워낙 인기가 많아서 될 줄은 몰랐는데...... 당황스럽다. 오세훈에게는 이 강의를 수강 신청했다고 말하지도 못했다. 워낙 본인께서 바쁘(ㄴ척을 하)셔서. 그날 변백현 선배의 손에 끌려 남은 강의들을 다 자체 휴강하고 술을 펐다. 헤어질 거라고 다짐도 하고 번호도 지웠다.



도경수 선배는 그 다음 날 아이스크림과 카드는 본인에게 있는데 나와 변백현만 그 자리에서 사라져 있었다며 화를 냈다. 나는 숙취에 찌든 목소리로 미안하다고 했다. 놀랍게도 오세훈에게 전화 한 통 오지 않았다. 문자 한 통도. 역시 바쁜가 싶었다.



“출석 부를게요.”


조교가 앞에서 단정한 목소리로 이름을 부른다. “김여주.” 네에. 느릿하게 내 차례를 기다리다 답을 했다. 들어 본 이름도, 생판 모르는 이름도 섞여 있었다. 



“오세훈.”



놀랍게도 너무 잘 아는 이름 역시 섞여 있었다. 나는 꽤나 앞자리에 앉아 있었던 터라 고개를 돌려 뒤를 볼 수 밖에 없었다.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둘러본 뒷줄에도 오세훈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책상 아래로 손을 내려 선배와의 문자 창을 켠 채로 고민했다.


“오세훈. 오세훈 안 왔어요?”



조교가 의무적으로 오세훈의 이름을 두어 번 불렀다. 타이밍을 맞추기라도 한 듯, 오세훈이 앞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내가 사 준 볼캡을 눌러 쓰고. 내가 예쁘다고 했던 큰 크로스백을 한 쪽 팔에 걸치고.



“늦어서 죄송합니다.”



조교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 사람 이름을 불렀다. 오세훈과 필사적으로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오세훈의 시선은 나에게 닿지 않으리라는 것을 당연히도 알면서. 



교수님은 느즈막히 등장했다. 오늘 수업은 간단한 진행 방식과 앞으로 수업에 함께하고 후에 시험 대신 있을 발표를 함께 할 ‘예비 부부’(교수님은 이 말을 굉장히 강조하셨다.)를 뽑는다고 하셨다.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없으면 없음, 이라고 적어 내거나 있다면 이름을 적어 내라고 하시며 조교를 통해 종이를 각각의 학생들에게 돌리셨다.


“오늘 전부 뽑는 건가요?”


누군가의 물음에 교수님은 그렇다고 대답하셨다. 나는 뒤를 다시 한 번 힐끗 돌아보았다. 불행히도 오세훈과 눈이 마주쳤다. 나는 급하게 고개를 돌렸다. 아까 선배에게 보냈던 실없는 문자에 답장이 날아 와 있었다. -수업에 집중해라.- 너무도 선배 같은 대답이었다.



조교가 접혀진 하얀 종이들이 담긴 박스를 가지고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교수님은 조교가 저것을 정리하며 짝을 선정할 동안 앞으로 진행될 수업 방식에 대해 설명한다고 하셨다. 시험 대신 발표로 점수를 채점할 것이라는 이야기와, 짝이 된 둘은 신혼 준비를 하는 예비 부부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함께 만나는 모든 일에 진심을 다해야만 한다는 어쩌면 수업에서 가장 당연하고 가장 힘들 것만 같은 말을 열정적으로 하셨다.




나는 당연히 없음. 이라고 적어서 냈다. 수강 신청에 성공하리라 생각하지도 못했던 수업이었기에 더 그랬다. 아무나 평범한 사람 한 명과 그저 그런 만남을 번복하다 발표도 대충 하고 끝내야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다 끝났네요. 이제 한 학기 동안 함께 동거동락이라면 동거동락할 예비 남편, 아내를 알려드릴게요.”


부드러운 교수님 그녀의 목소리가 강의실 내로 울려 퍼졌다. 그 목소리는 사랑에 가득 찬 목소리였다. 가정과 결혼 교수에 걸맞게. 정상호, 이은영. 김우주, 정소희. 백지욱, 안슬기......



“여기까지는 서로가 원해서 된 짝들이네요.”



운 좋게도 좋아하는 사람끼리 수강 신청에 성공한 케이스로군. 기뻐하는 기색이 얼굴에 만연한 그들을 보며 나는 속으로 웃음 지었다. 마냥 좋겠지, 저들은. 솔직히 부럽기도 했다. 책상 아래로 그들은 꽈악 손을 잡기도 했으며, 조금 멀리 떨어져 앉았다면 다정한 눈빛 교환을 하고 있었다.



“다음은ㅡ”

“...... .”

“ㅡ한 쪽의 일방적인 호감이 사랑으로 발전되는 경우가 되겠네요. 이름 부를게요.”



김우현, 임예빈. 구은기, 양진주. 남기택, 이혜빈......



아까 전보다 불리는 이름이 많았다. 나는 기대하지 않고 그저 그 이름들을 흘려 들었다. ㅡ도주영, 배채은. 역시. 내 이름이 불리는 일은 없구나. ‘기대하지 않고’를 기대하고 있었나, 내가. 은근하게 무거워지는 어깨에 힘이 빠졌다. 머리로는 충분한 이해를 완료한 지 오래인데, 그와 내 이름이 함께 불리지 않아서인지 이유 없이 고립된 기분이었다. 



“오세훈 학생을 지목한 사람이 많네요.”

“...... .”



오, 오오. 여기 저기서 감탄 같은 함성이 조심스럽게 튀어 나왔다. 오세훈은 뒤에서 “네?” 하고 당황스럽다는 듯 반문했다. “진짜요?” 다시 한 번 재물음 하는 것은 그의 습관이었다. 교수님이 그 물음에 그렇다 대답했다.



“그래서 공평하게, 오세훈 학생이 지목한 사람이랑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렇지 않아요? 잔뜩 낙서된 기분이었다. 오세훈이 이 수업을 나와 함께 들을 거라고는 생각도 안 했지만, 그렇지만, 오세훈이 굳이 지목해 이름을 써 낼 만큼 친한 사이인 사람과 오세훈이 함께 듣는 강의를 나도 들을 거라고는 더욱 생각 안 했다. 아니, 못 했다.


이름 듣기 싫어.


손으로 귀를 막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었다.



“오세훈, 김여주. 이렇게 예비 부부입니다.”



그래서 나는 정말로 얼이 빠졌다. 머리와는 다른 몸이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 오세훈을 향했다. 믿기지 않게도 오세훈의 얼굴은 토마토가 되어 있었다. 벌겋게, 아주 상기되어서.



다음으로 교수님이 어떤 이름을 부르던 귀에 박히지 않았다. 기분이 좋아서? 그런 것도 아닌데. 함께 불렸던 두 이름의 후유증이 어느 정도 가시자 의문이 머리에서 강하게 충돌했다. 도대체 왜? 오세훈이 나를 왜? 나는 주먹을 쥐었다, 폈다 했다.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뒤통수가 자꾸 따가웠다. 누가 나를 바라보는 것 마냥. 나는 어서 빨리 이 강의실을 나가고 싶었다. 오세훈을 대면할 자신이 없었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요. 다음 수업은 결혼에 관련된 영화 한 편을 시청할 예정이에요. 꾸준히 서로 만나 놓아야 한 학기 마지막에 발표할 거리가 생긴다는 거 알죠?”



교수님은 장난스럽게 덧붙였다.



“내가 이 수업을 몇 년을 해왔는지는 여러분도 잘 알 거예요. 그저 눈대중으로 어림짐작만 해도 둘이 얼마나 친밀해졌는지, 또 얼마나 만나며 서로를 존중해 왔는지 알 수 있어요. 그러니까 대충 하고 넘길 생각 말아요.”



교수님이 강의실을 먼저 나가고, 학생들이 하나 둘 자리에서 가방을 챙겨 일어섰다. 게중에는 처음 만나는 사이라면 번호를 교환하는 일도 있었고, 서로 인사를 나누거나, 둘이 됐다는 것에 기뻐하는 사람도 있었다.



[EXO/변백현오세훈] 두 남자 2 | 인스티즈


두 





나는 그냥 강의실을 빠져 나왔다. 길게 뻗은 복도 끝의 계단에서 선배가 올라오고 있었다.



“선배!”



이 사실을 선배에게 말해야 할까. 그는 무심하게 고개를 들어 올라오던 계단 아래에서 나를 봤다. 수업이 끝나고 안경을 벗지 않은 것인지 동그란 안경이 그의 얼굴에 끼워져 있었다. 잘 어울리지만, 벗겨 주는 것이 좋겠다 싶어 서둘러 내려가 선배의 안경을 잡아 얼굴에서 뺐다.


“왜 안경을 쓰고 다녀요. 정신 없어요?”

“아. 까먹었어, 인마.”

“까먹을 게 따로 있지...”



선배가 피곤한 듯 눈을 감았다 떴다. 


“이 다음에 수업 있어요?”

“아니.”

“나는 있어요. 교양 중국어... 두 시간. 그럼 집에 가나? 부럽다.”

“도서관에 있을 건데.”

“왜 사서 고생을 해요.”

“내가 고생하고 공부 하겠다는데 네가 뭔 상관이야, 인마.”

“걱정도 못하게 해.”

“쓰잘데 없는 걱정 말고 수업 끝나면 도서관으로 와.”

“네.”



2층 계단을 내려와 선배와 나는 갈라섰다. 박찬열 선배가 과방에서 자고 있을테니 교양 수업 시작하기 전에 깨워서 데리고 가라고 하도 사정 사정을 해서 과방으로 향했다. 소파와 한 몸이 되어 자고 있는 그를 깨워 강의실로 향했다.



“수강 신청에 실패한 내가 싫다.”


선배는 기계적으로 이 말만 반복했다. 


“그래도 점수 받아야죠.”

“구라 안 치고 나 C+ 받을 걸.”

“열심히 하면 다 돼요.”

“끔찍해... 너 가정과 결혼 강의 듣고 왔냐?”

“네...”

“누구랑 됐는데?”



입술을 깨물었다. 말 할까? 말 하지 말까? 숨기다 들통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해 결국은 입을 열었다. 오세훈이요. 박찬열 선배가 박수를 짝! 쳤다. “오 마이 갓. 지져스.” 그 극성스러운 반응에 말 한 것을 후회했다. 내가 도경수 선배나 변백현 선배나 은수 언니한테는 말해도 이 선배한테는 말하면 안 됐다.



“대박이다.변백현은 그럼 너 놓고 집에 홀랑 갔냐?”

“도서관에 있는대요.”


강의실 문을 열며 박찬열 선배가 고개를 갸우뚱 했다. “이상하네... 그 새끼.”



“뭐가요?”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새끼들 한심하다고 그랬었는데. 뭐지. 자폭인가.”



박찬열 선배는 기억력이 좋다. 나는 한적한 강의실 앞자리에 가방을 내려 놓았다. 박찬열 선배가 자신은 뒤에 앉는다고 그랬다. 앉아서 핸드폰을 켰다. 문자 메시지 1개. 선배에게서 온 거다. -박찬열 옆에 앉아서 졸지 말고 혼자 앞에 앉아.- 


또 지극히 선배 다운 대답이라서. 생각해보면 변백현은 나에게도 그런 말을 한 것 같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새끼들은 한심한 새끼들이라고. 하하. 나는 웃겨서 막 웃었다. 이 선배... 재롱도 떨 줄 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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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 짱잼ㅋㅋㅋㅋㅋㅋㅋ 여주랑 두 남자 관계성이 대박인데요.. 다음편 오매불망 기다리고있겠습니다 잘 읽고 가여 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2
으악 세후니가 왜 갑자기 여주를..끙...정말 모르겠어여..다음편 기대할게요 작가님! 진짜 재밌어요^0^
8년 전
독자3
세훈이...사람을헷갈리게하네요...음....얼른다음편이보고싶어요!잘보구가여!
8년 전
독자4
아 진짜 꿀잼..핵잼..하...너무 좋아요 이런거.. 세훈이 뭔지 모르겠어요. 여주를 좋아하는지 아니면 가지고 노는건지..오히려 변백이 무심한듯 챙겨주니 변백이랑 됐으며뉴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5
헐 개잼이네여ㅠㅜㅠㅠ신알신하고 가여 하트하트
8년 전
독자6
아 나무 재밌잖아여 삼각관계 후훟ㅎ흐흐후후ㅜㅎ 세훈이는 자꾸 내빼는척하지만 아직은 여주를 좋아하나보네요 저렇게 종이에 적을 정도면 ㅠㅠ 근데 백현이도 자꾸 설레는행동을 하궁...ㅎ...헿ㅎㅎ... 다음편도 빨리 보고싶읍니다!! 글써주셔서 감사해요!!!
8년 전
독자7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ㅠㅠㅠㅠ세훈이 사람 헷갈리게 하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8
세훈이의 의도가 궁금하다....ㅎ
8년 전
독자9
재밌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10
아 ㅣㄴ짜 짱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세훈이가 왜 그런건지 궁금하다 ㅠㅠㅠㅠ 그리구 백현이의 반응두 ㅠㅠㅠ 넘넘 잼
8년 전
독자11
머릿속으로 내용 그리면서 읽으니까 강의 부분에서는 제가 쭈뼛거리게 돼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재밌다 진짜
8년 전
독자12
오세훈은 아직 많이 좋아하는것같은데 백현이두좋구 ㅠㅠㅠㅠㅠㅠ기대됩나다
8년 전
독자13
와ㅠㅠㅠ전 솔직히 세훈이와 잘되길 바랍니다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14
선배가 호감입니다만 ㅎㅎㅎㅎㅎㅎ 후우우우우우
8년 전
독자15
대박ㅠㅠㅠ진짜 누구랑될지ㅠㅠ
8년 전
독자16
짱잼이써요ㅜㅜㅜㅜ와우ㅜㅜㅜ이제두사람과의관계가기대된다!!!!
8년 전
독자17
백현이 성격 너무 취저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18
홀 오세훈 모야모야 사람 겁ㅐ 헷갈리게 하네....그나저나 백현이 좀 수상한디...?
8년 전
독자19
뭔가...두 남자...둘다 여주를♡그나저나 세훈이는 이제와서 후회하는건가?
8년 전
독자20
이거슨...삼각관계인듯 아닌듯..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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