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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찬열] 불편한 관계 (Uneasy Relationship) 10 | 인스티즈

 

 

  

불편한 관계 (Uneasy Relationship)

10




​ 세트장을 비추는 조명이 한층 더 밝아지고, 다시 촬영이 시작됐다. 오세훈이 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박찬열씨가 왔다. 많이 기다렸죠, 하며 내 앞에 테이크 아웃 컵을 내려 놓은 박찬열씨는 다시 내 옆자리를 꿰고 앉는다. 박찬열씨는 역시 탭을 보고, 나는 멀뚱히 촬영장을 보며 별 생각 없이 받은 음료를 들이켰다. 그리고 나는,

"...으어."

"왜 그래요?"


 그제야 자각했다. 맞다. 나 핫초코 시켰지.

 근데 이건 핫초코가 아니라 베리핫초콘데? 아니. 지금 농담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너무 뜨겁다. 뜨거워 죽겠는데 나 혼자 있는 것도 아니라 뱉지도 못하겠고, 삼키기엔 죽을 맛이다. 혀가 화끈거린다. 나는 단 음료를 좋아할 뿐만 아니라, 음료는 빨리빨리 마시는 편이다. 친구들이랑 카페에 가면 늘 음료는 금방 마셔 버리고, 브레드 종류를 깔짝대는데 이게 습관이 들어 버렸다. 그래서 몇번 내가 혀를 데는 것을 목격한 주변 사람들은 내가 뜨거운 음료를 들이킬라 치면, 먼저 막아주곤 한다. 그런데 지금 내 옆에 있는건 박찬열씨다. 나에 대해 무지한 박찬열씨. 나는 울먹이며 손을 허우적댔고, 박찬열씨는 안절부절하며 당황한 얼굴로 나를 본다.

"뜨겁다고? 어?"

"...으그, 뜨."

"...아니 그걸 왜 벌써 먹어요. 일단 그거 좀 뱉어봐요. 빨리."



 박찬열씨는 핫초코 뚜껑을 열고 내 입가에 가져다 댄다. 아니요. 그것만은 절대. 나는 울며 겨자먹기로 핫초코를 삼켰고, 박찬열씨는 자기가 더 얼얼한지 아픈 표정을 짓는다. 이건 뭐 삼키고 나서도 죽을 맛이다. 혀는 신경이 마비된듯 얼얼하지 목구멍은 따가워 죽겠다. SOS신호를 보내듯 테이블을 쾅쾅치니까, 박찬열씨가 제 앞의 아메리카노를 내 손에 쥐어준다. 아니요. 박찬열씨 그거 아니에요. 그건 사약이잖아요. 나는 혹시라도 박찬열씨가 아메리카노를 내 입 안에 쏟아버릴까, 불안한 얼굴로 고개를 휙휙 저었다. 난 쓴거 진짜 싫어한단 말이에요. 과거 인디 가수가 낸 아메리카노라는 곡을 듣고 문득 얼마나 맛있길래 노래까지 내는 걸까 궁금해졌었던 때가 있었다.​ 하필 카페에서 그 노래가 나오길래, 나는 마음속으로 노래를 따라부르며 난생 처음 아메리카노를 주문했고, 그 맛은 우리 엄마가 내게 억지로 먹이던 한약과 흡사했다.



​ 박찬열씨는 한숨을 내쉬고 내게서 컵을 다시 앗아간다. 그리고 차갑지도 않은지 얼음이 둥둥 띄워진 아메리카노를 자기가 꿀꺽꿀꺽 마신다. 어리둥절한 얼굴로 박찬열씨를 보고 있자, 박찬열씨는 얼음이 담긴 컵을 내 손에 쥐어 준다.

"먹어요."



 나는 꽤 비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얼음을 먹었다. 얼음을 물고 있으니, 입 안 상태는 한결 나아진 것 같았다. 왜 박찬열씨 앞에서는 이런 모습만 보여주게 되는건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막 그렇게 편한 사이는 아닌데 말이지. 아메리카노를 거의 원샷하다시피 한 뒤, 한참 얼어있던 박찬열씨는 속이 좀 괜찮아 졌는지 손이 시려워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컵을 들고 얼음을 들이킨다. 나는 얼음을 물고, 박찬열씨는 얼음을 와그작 씹고있다. 마침 다가온 오세훈의 매니저 오빠는 우리를 보고 흠칫 놀라더니, 박찬열씨에게 오세훈 싸인 종이를 건넨다. 박찬열씨가 감사하다고 말하자 매니저 오빠는 박찬열씨를 향해 세훈이 잘 좀 봐달라며 고개를 숙이고 세트장 쪽으로 총총총 걸어간다.

"그쪽 주변 사람들은 다 그쪽 같네요."

"...무슨 말이에요?"
"그쪽은 몰라도 되는 말."

"아, 그게 또 뭐에요."

"좋은 말이에요, 좋은 말. 그쪽 같다는게 나쁜 말일리가 없잖아."

"...박찬열씨도 제 주변 사람이에요."



 괜히 한 마디 했다가 부끄러워 지고 만다. 물리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박찬열씨가 내 주변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박찬열씨는 내 말에 빙그레 웃었고, 나는 괜히 얼음만 와작댔다.



[EXO/찬열] 불편한 관계 (Uneasy Relationship) 10 | 인스티즈

 


* * *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촬영 감독님은 촬영이 오늘 안에 끝날것 같다면서 연신 셔터를 누르며 브라보를 외쳐댔다. 촬영에 몰입한 오세훈을 보고 있으니 이게 바로 천직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 부터 오세훈은 뭘 하든 잘할 녀석이라는 생각은 했었지만, 단순히 잘하고 못하고를 넘어서 표정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저렇게 행복한 거구나. 나는 오세훈을 따라 입꼬리를 올렸다.


 이윽고 촬영이 다시 중단되었다. 이번엔 점심 때문이었다. 점심 먹고 다시 시작하겠다는 세트장을 향한 감독의 외침에 박찬열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게 물어온다. 우리 뭐 먹을까요? 하고. 딱히 뭐가 먹고싶다, 그런 생각은 없었기에 어깨를 으쓱이자 박찬열씨는 그럼 백반이 좋겠다며 겉옷을 챙긴다.

"오늘 날씨 쌀쌀하던데, 내가 차 끌고 앞으로 올테니까 그쪽은 5분 뒤에 나와요."

"...저 같이 나가도 괜찮은데."



 내 말에 박찬열씨는 나를 위아래로 훑으며 고개를 젓는다.



"옷도 얇게 입었는데 그냥 여기서 기다리죠? 그쪽 감기 걸리면 나도 우리 팀원들 다 감기 걸려요. 알지."

​"알죠. 알다마다요."

"기다리고 있어요. 금방 올테니까."



 싱긋 웃은 박찬열씨는 탭을 들고 걸음을 옮긴다. 박찬열씨가 카페를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오세훈이 더운지 맨투맨을 펄럭이며 내게 다가온다. 밖은 쌀쌀한데 녀석은 조명 열기 때문인지 더운가 보다. 박찬열씨 말대로 얌전히 기다리며 천천히 짐을 챙기고 있는데, 오세훈이 내게 묻는다.

"뭐 먹고 싶어?"

"어?"

"너 좋아하는 거 먹자. 오랜만에."

"...아니 세훈아 내가 지금,"



 지금 내가 박찬열씨랑, 아아, 박찬열씨는 너도 아까 봤던 우리 팀장님인데, 어쨌든 점심 먼저 같이하기로 했는데... 머릿속에 산발적으로 흩어진 말은 다 내뱉지 못했다. 그건 내 말을 끊어내고 끼어든 누군가 때문이었다.

"오빠! 나 여기 근처에 맛집 알아왔는데!"


 그 누군가는 유제인이었다. 팔랑팔랑 다가온 유제인은 오세훈의 팔에 매미마냥 대롱대롱 매달려 눈을 찡긋댔다. 많이 친한가? 같은 소속사라고 했었지. 그럼 많이 친한가 보다. 오세훈이 내 친구긴 해도 다른 세계 사람이나 다름 없긴 하지. 그치. 어색함에 괜히 가방 끈을 꽉 쥐는데, 돌연 오세훈이 홱 인상을 찌푸리더니 제 팔을 감고 있는 유제인을 떨쳐 놓는다.

"너희 매니저 형이랑 가서 먹어."

"매니저 오빠 드라마 건 때문에 갔는데?"

"그래서, 근데 내가 너랑 밥을 왜 먹어."

"...그럼 나 혼자 밥 먹으라구? 나 차도 없단 말야. 매니저 오빠가 차 끌고 가서..."

"아, 콜택시 불러줄게. 타고 가."
"오빠아. 나 밥 혼자 못먹잖아. 몰라?"

​ 오세훈은 답답한지 유제인을 보며 한숨을 내쉬고, 미안한 얼굴로 나를 본다. 아니. 나는 애초에 박찬열씨랑 선약이 있었긴 한데, 오세훈 네가 그렇게 미안해 할 필요는... 정말 그럴 필요 없는데. 연신 미안하다며 다음에는 꼭 자기가 쏘겠다는 오세훈에게 어색하게 웃어 보이고는 카페를 종종걸음으로 빠져 나왔다. 곁눈질한 밖으로는 박찬열씨의 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게. 박찬열씨 말대로 오늘따라 진짜 날씨가 춥긴 춥네.



 

 

* * * 

 

 
 유제인이 말했던 그 맛집이 여기였나. 박찬열씨가 근처에 괜찮은 음식점이 있다며 나를 데리고 온 곳에서 나는 오세훈과 유제인을 마주했다. 음식점에서 또 마주칠게 뭐람. 오세훈과는 대충 눈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숨겨진 맛집 뭐 이런 건지, 사람은 얼마 없었다. 우리 테이블과 오세훈이 앉아 있는 테이블을 포함해도 한 다여섯 테이블 정도가 다였다. 오세훈과 유제인으로서는 다행인 일일지도 몰랐다. 핫한 연예인 단둘이서 식사를 하는데, 그들로선 목격자가 적으면 적을 수록 좋을 테니까. 괜한 스캔들이라도 터지면 해명하기도 번거로울 것이다. 곧 밑반찬이 나왔다. 젓가락을 들어 반찬 맛 좀 보려는데, 가까이 앉은 오세훈네 테이블에서 꺄르르 웃음소리가 들린다. 뭐야. 둘이 뭐가 그렇게 즐거운데.


"오빠, 이거 맛있다? 빨리 먹어봐!"



 유제인이 반찬을 먹여주려는지 오세훈의 입가에 반찬을 가져다 댄다. 오세훈이 손이 없냐! 발이 없냐! 오세훈은 떫은 얼굴로 유제인을 바라봤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오세훈 저거, 누가 치대는거 정말 싫어하는데. 표정에서도 오세훈의 감정이 읽어진다. 나, 지금, 짜증나 죽겠어요. 오세훈의 파워 철벽에 의도치 않은 웃음이 피실피실 새어 나왔다. 자꾸만 저쪽 테이블로 돌아가는 시선은 내가 제어할 수 있는 범위 밖이었다.



"팅커벨 뺏어가기 전에 팍팍 좀 먹죠?"

 박찬열씨는 내가 정신을 놓고 있는줄 알았는지 내 눈 앞에서 손을 휙휙 흔들며 말했다. 팅커벨을 다시 뺏어간다니... 아니. 무슨 그렇게 소름 돋는 말을 합니까. 박찬열씨의 구박에 고개를 끄덕이고 금방 나온 찌개에게로 시선을 내리 박았다. 오. 김이 모락모락 나는게 보는 것 만으로도 침이 고이는 기분이었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게 먹음직 스러웠다. 수저를 들고 한 숟갈 떠먹으니, 세상에 이게 뭐야?

"어때. 맛있어요?"

"네. 완전."


 대충 대답하고 다시 한번 찌개를 떠먹었다. 헐. 이건 우리 엄마 찌개 뺨치게 맛있는데?

"혀 또 델라. 천천히 먹어요."​

 


 박찬열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한참 고개를 푹 숙인채로 찌개를 흡입하다가 박찬열씨를 슬쩍 올려다 보는데, 박찬열씨는 쭉 나를 보고 있었던 건지 눈이 마주치고 만다. 시선이 맞물리고, 박찬열씨는 웃음을 터뜨린다.


"왜 웃으세여?"

"아니,"

"왜여. 에?"

"너무 예쁘게 먹잖아요."



 입 안에서는 오물오물 반찬을 씹느라 한껏 어눌해진 발음으로 물어보자, 박찬열씨는 너무 예쁘게 먹어서 그랬다며 픽 웃는다. 아니. 누가 인간이 적응의 동물이라고 그랬던가. 박찬열씨 멘트는 들어도 들어도 당황스러운데? 적응이 안된다. 사례가 들려 목을 잡고 켁켁대자, 박찬열씨는 어어, 앓는 소리를 내며 내게 컵을 건넨다. 아니. 이 정도면 거의 콩깍지 수준인데? 그런데 좀 이상해. 박찬열씨 정도면 어디 빠지는데 하나 없는데, 이렇게 완벽한 사람이 도대체 내 뭐가 그렇게 좋다는 거지.



"박찬열씨 진짜 저한테 왜 그래요..."

"왜 그러겠어요. 지금 내가 작업 거는 중이잖아."



 와, 이 남자 심지어 뻔뻔하기까지 해. 문제는 이 뻔뻔함이 이제 싫지만은 않다는 거다.





* * *




 촬영이 재개되고 나는 눈을 꿈뻑이며 박찬열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저는 내일 수정이한테 자료를 넘겨 받으면 된다는 거죠? 그럼요. 알죠 알죠. 제 말을 잘 듣고 있는게 맞나며 재차 물어오는 박찬열씨에게 나는 눈을 부릅뜨고 답했다. 아니. 잘 듣고 있다니까요?



"근데 왜 눈이 반쯤 풀려 있지."

"누가요. 아니... 설마 제가요?"

"네. 그쪽이요."

"아닌데...?"

"어제 왜 못잤어요?"

"잠이 안와서요. 양을 제가 삼천마리를 셌어요. 의자왕도 아니구."

"그래서 늦게 잤구나."

"네. 양세면 잠이 잘온다면서? 근데 난 잠이 깨는거 있죠. 그래서..."

"졸리겠다. 그쵸."

"그쵸... 졸리... 예?"

"좀 자요."



 ...뭐야. 지금 상황을 정확히 진단할 겨를도 없이 박찬열씨는 내 뒷통수를 꾹 눌렀고, 나는 테이블에 엎어지고야 말았다. 내가 절대 졸려서 그런건 아닌데, 중력의 법칙을 이기지 못한 내 무거운 머리 때문이라고 치자. 눈꺼풀도 예외는 아니었나보다. 점점 온통 흑빛으로 감겨오는 시야에 나는 정신줄을 다급히 붙잡았다. 그리고 화들짝 몸을 일으켰지.



"촬영 끝나면 깨우세요! 알겠죠?"

"왜요. 놓고갈까봐?"

"아니요. 꼭 그런건 아닌데..."

"자각 좀 하죠. 그쪽 내 옆집인데."

"아하."



 명료한 박찬열씨의 답에 나는 다시 허리를 굽혔다. 좀 많이 피곤하긴 했지. 요즘 바쁘긴 했어. 졸려 죽겠다. 아니 어제는 제발 와달라고 애원을 해도 안오더니 오늘 이렇게 쏟아질게 뭐람. 괜히 삼천마리의 양이 원망스럽다. 잠깐만 누가 나보고 양세면 잠 잘 온댔어? 별 헤는 밤은 개뿔이. 어제 난 씨발 양 헤는 밤이었다. 자기 전이면 늘 하게되는 잡생각들과 함께 나는 눈을 감았다. 언뜻,



"좋은 꿈 꿔요."

"......"

"내 꿈."



 꿈결에 박찬열씨의 목소리를 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EXO/찬열] 불편한 관계 (Uneasy Relationship) 10 | 인스티즈

 

 

 

 

 

* * *



 촬영이 끝났다. 달이 둥실 떠오르고도 한참 뒤에야 끝난 촬영이라 찬열은 졸린 눈으로 짐을 챙겼다. 탭도 챙기고, 서류도 챙기고. 아, 물론 곤히 자고 있는 옆집 여자도. 가방을 등에 짊어지고, 여자를 안아든 찬열은 뻐근한 고개를 이리저리 꺾으며 출입구로 향했다. 여자의 얼굴을 내려다 보던 찬열은 생각했다. 날이 이렇게 추운데 감기한테 목덜미 잡히기 딱 좋은 차림새라고. 아까 마지막 씬 촬영 때 미리 나가서 차 히터를 키고 온게 천만 다행이다. 춥다고 깰 일은 없겠지. 찬열이 미소 지으며 걸음을 옮기는데, 세훈이 피곤한지 눈가를 꾹꾹 누르며 그 앞을 가로 막는다.



"주세요. 제가 데려다주고 갈게요. 걔 잠버릇 안좋아서 주먹 잘못 뻗으면 괜히 그쪽 코뼈 나갈지도 몰라요."

"아. 괜찮아요. 오세훈씨 코뼈보다는 내 코뼈 나가는게 훨씬 나을 것 같은데."

"어, ...그럼 비밀번호 아세요?"

"키 휴대폰에 달려 있던데요. 그 팅커벨 키홀더에."

"저 회사 들려야하는데 얘 집이 회사랑 가까워요. 30분 거리라,"

"......"

"피곤하실텐데 제가 데려 갈게요. 오늘 계속 일하시던데."

"아뇨. 괜찮습니다."



 찬열은 세훈을 보며 싱긋 웃었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냥, 30분 보단 30초가 나으니까. 찬열의 말에 세훈이 뭐라 답하려는 순간, 우연인지 운명인지 메이크업을 지우고 온 제인이 달려와 세훈의 팔을 붙잡는다. 세훈은 제인의 조그마한 머리통을 내려다 보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오빠! 나 매니저 오빠가 연락이 안돼!"

"어."

"차도 없는데... 태워다주면 안될까?"

"택시 불러줄게, 그거 타고 가던가."

"회사 간다며! 회사, 가는 길에 내 오피스텔 있는데? 응?"

"...회사를 내가 왜,"



 제인을 향해 뱉듯이 말하던 세훈은 잠깐 말을 맘췄다.



"...얘 잘 좀 데려다주세요. 부탁합니다."



 세훈은 찬열의 눈을 보며 그렇게 말했다. 찬열은 그 말에 어깨를 으쓱거리곤 카페를 나섰다. 적막함만이 남은 카페 안, 세훈은 한숨을 뱉으며 입을 열었다.



"야, 좀 가라."

"......"

"매니저 형 점심부터 맞은편에 차 세워놓은 거 봤어."

"오빤 나 데려다주는게 그렇게 싫어? 다른 남자들은 줄을 서. 우리집 앞에 차 한번 대보겠다고."

"그럼 그런 애들 하나 부르지 그러냐."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내가 몇년째 좋아하는 사람 있다고 했었지."

"......"

"그게 아까 걔야. 방금 걔."

"......"

"이제 됐지. 난 너랑 좋게 지내고 싶어."

"......아니, 오빠."

"싫어도 오래 봐야하는 사이잖아. 우리."



 세훈은 벌벌 떠는 제인을 뒤로하고 카페를 나섰다. 한번 꽂히면 그것만 파는 성격은 감정에서도 예외가 없었다. 세훈에게 한번 아닌 사람은 끝까지 아니었다. 혼자 남겨진 제인은 세훈이 나간 자리를 한참 바라보다 결국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어, 아빠. 난데요."



 제인이 손톱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붉은 네일이 칠해진 손톱을.



 

 

 

 

/
폭풍전야 스타트! 크리스마스 잘들 보내셨나요?
전 잘 쉬었답니다. 저한테 크리스마스는 그냥 공휴일 중 하나에 불과하달까(절레절레)
오늘도 부족한 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ㅠㅠㅠ 늘 사랑합니다!
 
 
암호닉 신청 감사합니다 ^♡^!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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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ㅎㄹㅠㅠ삼각관계 시작인가여ㅠㅠ저 제인 인지 죄인 인지 저아이 심히 걱정됩니다... 저두 암호닉 [열매알찬]으루 신청하고 갈게요!총총총
8년 전
독자2
묘하게 신경전 들어가는 두 남자네요 후우우우
8년 전
독자3
다음 편이 벌써 기대되네요ㅎㅎ
8년 전
독자4
대박....암호닉 신청하겟습니다 [미세모] 진짜재밋어여
8년 전
독자5
와 독방에서 추천받아서 왔느내ㅐ 진짜 대박이네요ㅠㅠㅠ암호닉 신청 받으시면 [리턴] 으로 할게요ㅠㅠ신알신도 하고 가여!!ㅠ
8년 전
독자6
제인 뭔가 불안해요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왠지 큰일 칠 것 같은 기분...ㅠㅠㅠ
8년 전
독자7
너너 진짜 애들괴롭히면 너도 괴롭혀줄꺼야!
제인이사생한번만들어주시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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