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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바나 전체글ll조회 631l 4

 

 

정환이 한국에서 떠난지, 그리고 선우에게서 떠난지 어연 3년. 선우던 정환이던 둘에게는 길었다면 길었던, 외로웠던, 계절 구분없이 항상 춥기만 했던 시간이었다. 게다가 지금의 계절까지 겨울인지라 몸은 물론 정환의 마음 깊숙히까지 찬기가 전해졌다. 차디 찬 마음을 추스리고 답답한 이불을 걷어내어 침대 아래 바닥으로 발을 내딛었다. 책상 위 정면으로 보이는 색이 바란 액자 속의 두 소년을 보고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 그리고는 그 액자 안 선우의 얼굴을 엄지로 스윽- 쓸어내렸다. 잘 지내는 거니, 선우야. 오늘따라 너가 정말 보고싶다.

 

 

 

정환은 책상 위에 있던 액자를 들고 거실로 나와 식탁에 조심스레 내려 놓고 의자 하나를 꺼내 앉았다. 그리고 허리를 숙여 액자 속 선우와 눈을 맞췄다.

 

 

 

“어제 나 너를 닮은 사람을 보았어. 걸음걸이, 행동, 말투, 얼굴. 모두 너와 같았어. 멍하니 서 있다 얼른 너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하고서 막 뛰어갔는데 너가 사라지고 없더라고. 그제서야 생각했어. 내가 잘못 본 거구나. 그만큼 내가 널 정말 보고싶어 하고 있나 봐, 선우야.”

 

 

 

들려오는 대답이 없어도 마치 선우 대답을 듣는다는 듯 눈을 감고 액자에 귀를 가져다 대었다. 그렇게 몇 초간 액자에 귀를 대고 있던 정환은 웃으며 액자에서 귀를 떼었다. 액자 모서리를 손끝으로 톡톡 치다가 액자를 덥석 집고는 다시 방 안의 책상 위에 올려다 놓았다. 오늘은 어떤 사진을 찍으며 선우 널 머릿 속에 그릴까. 생각만 해도 입이 귀에 걸릴 것 같은 정환은 나갈 채비를 했다. 두꺼운 점퍼까지 모두 걸친 후 거울 앞에 선 정환은 자신의 차림새를 위 아래로 훑었다. 털 모자, 털 장갑. 뭔가 부족해. 오늘은 선우 네가 커플 목도리라고 생색을 내며 선물해줬던 민트색 목도리를 하고 나가야겠다.

 

 

 

정환은 옷장에서 가지런히 한 곳에 개어져 있는 민트색 털 목도리를 아무렇게나 두른 후, 신발장 옆에 걸려 있는 카메라를 꺼내어 목에 걸었다. 집 문을 열자 어제와 다를 게 없는 풍경이 펼쳐졌다. 꽃잎이 모두 떨어져 앙상한 나무 위에 소복히 쌓여 있는 새하얀 눈, 나무로 된 담장 위를 덮은 새하얀 눈, 바로 앞집 지붕에 한가득 쌓인 새하얀 눈, 세상을 모두 하얗게 덮은 눈들. 겨울이라 사실 사진을 찍을만한 곳은 없었지만, 어딜 봐도 똑같은 풍경이라 하더라도 어떤 마음으로 사진을 찍느냐에 따라서 사진의 의미는 확연히 달라진다. 오늘은 선우 널 그리워 하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을까 해.

 

 

 

“어디가 좋을까…. 아, 저기면 되겠다.”

 

 

 

눈에 들어온 곳은 빨간 차 위로 소량의 눈이 덮혀있는 곳이었다. 그리 적지도, 많지도 않은 눈이 설설 쌓인 게 퍽 정환의 마음에 들었다. 차를 두어 번 두들기고 카메라를 전방에 집과 차를 한 화면에 담아 셔터를 눌렀다. 플래시가 팟 하고 터졌고 그제서야 카메라에서 얼굴을 떼고 찍혀진 사진을 확인했다. 살짝 보이는 빨간색 차도 좋고, 위치도 괜찮은 것 같아 뿌듯해진 정환은 살풋 웃고는 목도리에 얼굴을 묻었다.

 

 

 

그대로 눈만 목도리에서 쏙 빼내어 하얀 눈을 뽀드득 소리를 내며 밟고 집을 향해 걸어갔다. 몇 발자국 걸었을 즈음, 빠앙- 하는 자동차 경적 소리가 울렸다. 자동차라곤 아까 정환이 사진에 담은 그 빨간 자동차밖에 없었던 지라 얼른 몸을 그 빨간 차 쪽으로 돌렸다. 멍하니 차 뒷꽁무니를 보고 서 있자 차가 뒤로 후진을 하여 정환의 쪽으로 다가왔고, 차의 앞 운전석 문이 열리고 브라운 계열의 트렌치 코트를 입은 남자 한명이 내렸다. 정환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냅다 허리를 숙여 사과를 했다.

 

 

 

“죄, 죄송합… 아니, I'm sorry.”

“정환아.”

 

 

 

정환은 허리를 숙인 채로 가만히 굳을 수밖에 없었다. 이 익숙한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 그리고 3년 동안 한국 이름은 다른 사람의 입에서 한 번도 듣지 못했었는데, 오랜만에 들리는 나의 이름이, 그것도 사랑하는 그의 목소리로 귓가에 울린다는 게 정환은 믿겨지지 않았다. 정환은 덜덜 떨리는 입술을 앙 다물었다. 저도 모르게 흐르지 못하고 맺혀 있던 눈물들이 땅에 쌓인 하얀 눈을 적시며 녹이고 있었다. 바로 앞에 보이는 깔끔한 보트슈즈가 눈에 들어왔고, 이내 앞에 있던 남자의 손이 정환의 양볼을 감싸 쥐고 고개를 들었다.

 

 

 

“………선우야.”

“오래 기다렸지, 미안.”

 

 

 

정말 자신의 앞에 있는 사람이 선우가 맞는지 계속 해서 눈을 깜빡였다. 차가운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들을 선우가 엄지로 쓸어내렸다. 차마 떨어지지 못한 눈물들을 눈에 그렁그렁 달고 으으 하며 울음을 참으려는 정환의 모습을 보고 선우가 슬며시 웃었다. 시선이 곧 아무렇게나 둘러진 민트색 목도리로 향했다. 이번엔 활짝 웃어 보인 선우가 정환의 목도리를 살짝 풀어 목도리를 다시 제대로 정환의 목에 둘러주었다.

 

 

 

“바보, 아직도 혼자 목도리 하나 못 하지.”

“…선우야아…….”

 

 

 

선우는 말 꼬리를 쭉 늘리며 품 안에 파고 드는 정환의 몸을 한아름 감싸 안았다. 내가 많이 늦어서 미안해. 가슴 팍에서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젓는 정환의 동그란 정수리에 볼을 가져다 대었다. 선우의 머리에 하얀 눈이 내려 앉자 정환이 품 안에서 빠져나와 털 장갑을 낀 손으로 머리에 앉은 눈들을 털어주었다. 그렇게 둘이 서로의 온기를 느끼고 있을 때 쯤, 예고도 없던 눈이 폴폴 내렸다. 마치 선우와 정환이 사랑의 길을 걷게 되었던 몇 년 전의 그 날을 연상케 하듯.

 

 

 

 

 

 

정말 제가 썼지만 오그리 토그리 하네요(..)

중편으려 쓰려던 건데 지금 안 쓰면 촉이 다 날아갈 것 같아서 단편으로 만족T-T

선우가 막 정말 외국 가면 겨울 남자들이 코트 걸치고서 길 거리를 지나다니는! 그런! 우옼!

그런 걸 상상하고 썼어요. 사실 시공간 구상은 일주일 전부터 한 거지만ㅠㅠㅠ

내용은 문단을 써내려가며 캐릭터를 즉석으로 구상하면서 같이 구상해서

읽을 때 약간의 의아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으실 것 같아요.

 

어차피 발로 쓴 글이라 모든 부분이 의아하시겠지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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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선댓
12년 전
독자2
허르.. 왜 이렇게 좋아요ㅠㅠ 헐ㅠㅠ 익연에서 아까 이 노래에 어울리는 커플링 말해달라구 하신분 맞죠!! 노래 디게 좋네요ㅠㅠㅠㅠㅠ 노래도 좋은데 바들이라서 좋고 내용도 좋고ㅠㅠㅠㅠㅠㅠ아 정환이가 행동 하는게 하나하나 머릿속에 그려져요ㅠㅠㅠㅠㅠ아 조으다ㅠㅠㅠㅠㅠ님 문체도 글잡에서 지금까지 본 글 중에선 가장 깔끔하시고 좋은것같아요ㅠㅠㅠㅠㅠ아 눈물이 계소규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3
헐........너무 빨리 끊겼어........헐......스크롤을 더 내리고 싶어요 글쓴이님........
12년 전
독자4
조..조으다...왛ㅎㅎㅎㅎㅎㅎ우홯ㅎㅎㅎㅎㅎ차선웋ㅎㅎㅎㅎㅎㅎㅎ헗ㅎㅎㅎㅎㅎㅎㅎㅎㅎ대박설렣ㅎㅎㅎㅎㅎㅎㅎㅎ
12년 전
독자5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일단 좀 울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헐 좋아여... 정말 좋고 사랑하는데 짧은건 미우다... 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10
헠ㅋ...바들이 올라왓는데 이재야 보다닠ㅋㅋ...저를 매우치셔요...좋아요....ㅠㅠㅠㅠㅠ재밋어여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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