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연유로든, 사랑이란 감정은 참으로 좋지 아니한가?
"야."
ㅡBaroXSD 실화를 위한 로맨스
01.
언젠가 누군가가 나에게 물은 적이 있다. '-산들오빠랑은 요즘 어때요? 잘 지내죠? 둘이 너무 잘어울려요!' 아, 공식커플 얘기하는 걸 보니 바나 중 한명이었던 것 같다.
정환이와 손 한번, 어깨동무 한 번 할 때마다 공식카페나 블로그 등 팬페이지에서는 소위 말하는 '떡밥' 이 터졌다고 아우성이었고, 그런 반응에 신나 나는 정환이에게 더 추근대었던 것 같다. 매일 쓰던 랩 가사에는 어느새 달달한 가사만이 가득했고, 이별이나 어두운 주제에 관해서는 가사가 일체 나오질 않았다.
오죽하면 가사연습장을 구경하시던 사장님이 몰래 연애하냐고 물으셨을 정도로. 그 후로도 계속 정환이와 나의 떡밥창출은 계속되었다.
계속되는 주위의 물음, 혹시 게이냐고. 산들씨하고 연애해요? 왜 이렇게 둘이 못 붙어서 안달이에요? 심지어는 멤버들까지 날 앉혀두고 진지하게 물었으니, 나는 '팬들이 원하니까'. '내가 연애하는건 이정환이 아니라 산들이야' 라는 둥 웃으며 대답하곤 했다.
왜 나는 그 때 진작에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너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 지고 있었다는걸. 그리고 오늘 너는 나에게 그만하자고 고했다.
"그만해"
"응? 뭘?"
"너 자꾸 나 이용하는거, 그만하라고."
"뭔말이야 푸흡, 너 삐졌냐? 산들양 삐졌쪄요?"
너에게 난 더 들이댔고 넌 급기야 내 손을 탁, 쳐냈다.
"야."
"너 이러는 거 징그럽지도 않냐? 팬들이 원한다고 다해? 하, 찬이랑 진영이형은 원래 친했다고 치자. 너랑 나는 앙숙 아녔어? 요즘따라 왜 자꾸 이래"
"그럼 팬들이 좋아해주는데 이런 것도 못해주겠냐? 아, 됐다 됐어. 그렇게 싫으면 하지 마."
난 바로 등을 돌려 그 자리를 벗어났다. 화가 났다기 보다는 섭섭함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넌 그 말을 했어선 안되었다.
"ㅡ 니가 이러면 내가 자꾸 주제를 모르고 흔들리잖아."
...니가 나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해도 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