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마에 물방울이 떨어지는 느낌에 나는 조용히 눈을 떴다.
분명 나는 집에 가고 있었고 누군가에게 쫓...
잠깐 쫓기고 있었다니 그럼 내가 지금...
나는 급하게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어둠 속에 싸인 이 곳을 제대로 볼수 없었고
내 손발은 묶여서 움직일 수 없었다.
어떻게든 이 밧줄들을 풀려고 발버둥 쳤지만 역시 역부족이였고
갑자기 들려오는 발소리에 나는 귀를 기울였다.
"어! 우리 애기 깼구나!!"
문이 열리자 어떤 녀석이 총총뛰어왔고
날 끌고온 녀석이구나 싶어 죽일듯한 기세로 노려보았다.
내가 노려보아도 이 남자 아니 소년이라고 해야되는 이 녀석은
그저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애기야 배고프지? 형아가 밥 먹여줄께!"
손에 들린 봉지안에는 먹을게 잔뜩 있었는지
봉지안에서 따뜻한 도시락을 꺼내들고선 내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주었고
나는 이때다 싶어 소리를 질렀다.
"이거 풀어 싸이코 같은 녀석아!!!!"
내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자 녀석의 얼굴은 미동없이
도시락에 있는 밥을 퍼서 내 입에 넣어주었고
순간적으로 배고팠던 나는 우물거리며 인상을 구기지않는 녀석을 쳐다봤다.
"한번만 더 소리지르면 형이 혼내줄꺼야"
서늘한 미소를 지으며 그는 커터칼 조각 하나로
내 손등을 살짝 그었다.
나는 쓰라린 고통에 살짝 신음을 흘렸고
그 녀석은 내가 고통스러운 표정을 보면서 즐겁다는 듯이
아이처럼 웃고있었다.
그러기를 1주일이 지난 거 같다.
하루종일 묶여있다가 그가 오면 나는 반쯤 끌려가서
욕실에서 그의 손으로 씻겨졌고 그의 손으로 밥을 먹었다.
내 의지로 할 수 없는게 전혀 없었고
나의 판단력은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다.
나를 어린애처럼 대했기에
내 말투는 정말 어린애가 되버린 것만 같았다.
이 모든 것이 익숙해지고 나에게서 탈출이란 것이 흐려져 갈 때
그 녀석은 나의 손발을 1주일 만에 풀어주었다.
"우리 애기 말 잘들으니까 형아가 선물 사다줄까?"
"응...나 치킨 먹고싶어"
그 상황에서 치킨은 왜 먹고 싶었는지 나도 이해가 안갔지만
그 녀석은 웃으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고
집에 올 때 사오겠다며 집 밖으로 나가버렸다.
분명 웃는게 참 이쁜 녀석이고 밖에서는 인기가 많을 것만 같았지만
모든 것이 흐려진 나에게 나는 오랜만에 풀린 손발을 보며 꼼지락 대었다.
한시간 두시간 반나절 정도 지났을 쯤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한참을 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내 판단력은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이 곳에서 나가야 한다'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았던 다리를 이끌고 나는 현관문으로 향했고
내가 문고리를 잡고 돌릴려는 순간 문이 열리면서 그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선 크게 미소를 지었다.
...매우...많이...망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