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음식점에 들어가자 대현이 이게 맛있고 저것도 맛있고 음식설명을 신나게 하는 모습은 영재는 턱을 괴고선 가만히 쳐다보았다.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대현은 영재가 처음 봤을 때와 다른 것 같기에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영재야 너 그동안 무슨 일 있었어?"
"무슨 일?"
"아니...너 되게 달라진거 같아서..."
"신경 쓰지마 가끔 기분별로 내가 이래 조울증이라구 들어봤나?"
"아...오늘은 기분이 별로 안좋은 거구나..."
"응 근데 너보니까 왠지 기분이 좋네"
영재는 씨익 웃어보이면서 대현을 보았고 왠지 모를 음침함에 살짝 오싹했지만 대현도 따라 웃었다.
종업원이 오자 대현은 영재에게 뭐 먹을 건지 물어보았고 영재는 아무거나 라고 무심하게 내뱉자 대현은 자신과 같은 걸 달라고 하였다.
"근데 영재 너는 뭐하고 싶어서 여기 온거야?"
"...글쎄 뭐하고 싶어서 일까"
"나는 한국 한 번 가고싶어 내 부모님은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
"입양?"
"응...뭐 그렇지"
"입양이라...똑같네.."
"응? 뭐가??"
"아냐 신경쓰지마 나는 그냥 친구따라 왔지 뭐"
"친구는 무슨 일 하는데?"
"의류"
"와 대단하다... 너 되게 멋있어 보인다"
"니 이야기도 해봐"
"내 이야기..?"
대현의 표정은 조금씩 굳어졌고 영재는 어두워지는 대현의 표정에 살짝 미소를 띄웠다.
그리고선 계속 대현의 이야기를 부추겼고 대현은 애써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려했지만 영재는 집요했다.
"왜 말 안해줘? 너도 내 이야기 들어줬잖아"
"아니.. 내 이야기 들으면 실망 할까봐..."
"아냐 괜찮아 실망 안할께 해봐 얼른"
"그..그게..."
대현이 난감하던 차에 주문했던 음식이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고 대현은 얼른 먹으라며 영재에게 포크를 쥐어주었다.
영재는 대현의 이야기를 듣지 못한 것에 살짝 아쉬웠지만 배가 갑자기 고팠기에 말없이 쥐어준 포크를 들고 먹기 시작했다.
먹는 중에 둘은 아무 이야기가 없었고 다 먹고 나자 대현이 커피를 사겠다며 영재의 손을 다시 잡고선 끌고갔다.
대현은 카페모카를 주문하였고 영재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주문한 커피를 받아 들고 처음 만난 광장으로 향하는 영재와 대현이였다.
둘은 나란히 벤치에 앉았지만 말없이 커피만 홀짝이고 있을 뿐이였다.
영재는 커피를 다 마시자 자리에서 일어났고 대현은 자신도 모르게 영재의 손을 덥석 잡아버렸다.
"어...그게..어.."
"이거 버리고 올껀데"
"어..미..미안! 버리고와!"
쓰레기를 버리고 오는 영재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더니 대현은 영재를 잡은 손을 보았고 왠지 모르게 얼굴이 빨개지는 기분이 들었다.
"미안..나는 너 가는 줄 알고..."
"뭐 그럴 수 있지"
영재는 수줍게 사과를 하는 대현의 모습에 자꾸 옛날 일이 떠올랐고 피식 웃고선 대현의 머리에 손을 올리더니 쓰다듬어 주었다.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영재의 모습에 대현의 얼굴은 점점 새빨갛게 더 달아올랐고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오..오늘 재밌었어! 담에 또 만나자!"
"그래 잘가"
대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달려갔고 영재는 살짝 미소지으며 대현이 뛰어가는 쪽에 손을 흔들어 주었다.
대현이 사라질 때 까지 계속 손흔들던 영재의 어깨에 다른 손이 올려졌고 영재는 뒤를 돌아보았다.
"...뭐야 니가 왜 여깄어"
"닮았네"
"니가 상관할 일은 아니잖아"
"그래서 니가 끌렸구나"
"시끄러 키만 큰 새끼가..."
"거참 몇번 말해야 되냐 젤로라고 부르라고 젤!로!"
"그래 니가 젤~로 싫다"
"..개그냐?"
"그래 개...그....."
준홍과 한참 실랑이를 하던 영재는 갑자기 쓰러져 버렸다.
준홍은 놀라서 영재를 받쳐주었고 눈을 감고 있는 영재를 계속 바라보다 대현의 얼굴이 낯이 익다는 것을 느꼈다.
"오랜만에 이 나쁜 유영재가 웃는 걸 보네 그나저나 저 남자애...분명 어디서 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