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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소나기를 싫어했다. 첫째. 쌓인 과제를 하느라 새벽까지 잠을 설치다 어느새 잠에 골아 떨어지는 생활. 그것을 365일 반복하는 자신이 아침에 일어나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감았던 머리가 헝클어져서. 둘째, 저를 감싸는 깝깝한 습기의 감촉에 움츠러들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세 번째. 그냥 마음이 아려서. 누군가가 자꾸 머릿속에 맴돌아서.

 



“‥소나기네.”


갑작스레 세차게 쏟아지다 곧 그치는 비, 소나기.

 


소녀가 소나기를 싫어하는 이유는 다양했다. 넷째, 소나기를 예고 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라 생각했기에. 다섯째, 준비물을 잊은 것도 아닌데 무작정 교수님께 가져오지 않았다며 혼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에. 그뿐인가, 우산 없이 비를 맞아야 하는 기분은 참으로 엿같다고. 그리 생각했다.

 

 


갑자기 몰아치는 비, 그러다 언제 그랬냐는 듯 화사하게 빛나는 하늘, 그 이질감에 소녀는 몸을 부르르 떤다.

 



곧, 소녀는 자신의 이불에 눈물을 적셔낸다.

창문에 햇빛이 비치고, 어느새 사라진 빗물 소리를



소녀의 울음 소리가, 공허한 그 빈자리를 채운다. ​



 

 

 

 

 


대학생에서 어느새 숙녀가 된 소녀, 바쁜 도심 한복판 거리. 그들의 틈에 소녀가 있다. 이제 어엿한 숙녀가 된, 소녀.




​ㅡ2018년! 오늘도 힘~차게 아침을 여는! 굿모닝 FM. 안녕하세요오늘은 컴백하신 김재환 씨 모셨습니다.


우산도 없이 정신없이 걷던 그녀의 발걸음이 느려진다. 곧 그녀의 모든 신경이, 별다르게 신경쓰지 않고 있던 이어폰의 주파수에 향한다. 손이 살짝, 떨린다.

 



ㅡ하하.. 안녕하세요. 녹화라서 덜 떨릴 줄 알았는데, 떨리네요. 큼, 김재환입니다.

ㅡ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오늘 우리 굿모닝 FM에서 첫 공개라고요, 이번에도 자작곡으로 돌아오신 건가요?

ㅡ아니요, 이번 곡은,


재환의 말이 이어진다. 




ㅡ오, 그렇군요! 이번 곡 기대가 되네요.


재환의 말이 끝나자 DJ가 말을 잇는다.




툭,


그리고 그녀의 우산이 바닥으로 낙하한다. 



소녀, 아니 숙녀는 가야 할 곳을 잊어버린 아이처럼. 어느새, 그렇게 멍하게도 서있다. 떨어지는 빗물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녀는 그렇게 멍하게 하늘만 바라본다. 무수히 떨어지는 빗물인지 터져 나오는 눈물인 것인지 알 수 없다 단지 알 수 있는 건,






학창시절 소녀에게 그 소년은,

마치 ‘소나기같았다. ​


 



[워너원/김재환] 소나기 (부제:너와 내가 함께한 순간) | 인스티즈


소나기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걸 좋아했다. 같은 말을 바꾸어 말하면, 난 항상 혼자였다.


일부러 친구들과 동떨어져 시간을 보내려고 한 건 아니었다. 또래 친구들이 아이돌 노래에 흠뻑 빠져있을 때, 나는 기타를 좋아했다. 10대의 연결고리는ㅡ 서로 맞는 성격보단 서로 교환하는 대화의 주제와 관련이 깊었고, 나는 10대의 흔한 소녀들이 좋아하는 것에 관심이 없었기에 그들과 세상을 함께 공유할 수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나에겐 그들과 이야기를 이어갈 만한 약간의 껀덕지도 없었다. 또 난 당시 인간관계의 회의를 느끼는 참이었기에 관심없는 분야에 굳이 아는 척, 좋아하는 척, 친하게 잘 어울리는 척하는 것도 지쳤다고 할까.

 


이중적이게도, 고독을 즐기려 했지만 한편으로는 왠지 모르게 외로웠다. 제각기 무리 지어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샘솟고, 나도 그 애들 틈에 섞여 웃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도 웃을 줄 아는데.

 


 


난 점심시간만 되면 어디론가 도망치듯 향했다. 점심시간이면 급식실?, 아니다. 난 철저히 공부의 압박에서 벗어나고 싶었기에 그 시간대만 되면 아무도 가지 않는 곳, 그 장소로 갔다.


혼자만의 시간을 달래는 데엔 음악실 만한 곳이 없었다. 방음부스에 철저히 가려진 채, 아무런 구애받지 않고, 온전히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장소.

가장 좋은 건, 숨기지 않고 당당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기타를 칠 수도 있었다.


 

 


시간은 기다림 없이 어느새 샛병아리 같던 일학년이 지났다. 변하지 않은 건 습관. 계절이 바뀌고 해가 바뀌어 가도, 나는 항상 음악실에 갔다.



전교 1등이 부탁하니까 믿고 키 맡기는 거야. 다른 친구들한텐 비밀이다?”

문 잘 잠그고 갈게요. 감사합니다.”

어차피 말할 친구도 없어요, .


이 말은 가볍게 삼켰다. 친절한 음악 선생님을 만나 운 좋게 음악실을 매주 점심시간에 빌릴 수 있었다. 선생님에게 가볍게 목례한 후 음악실 문을 닫고 나니,

 

 


실없는 웃음이 터진다.

이제 점심시간 끝나기 전까진, 내 세상이다.




소나기


 




딩동댕동-, 댕 딩동 .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점심시간 종이 울리자마자 음악실로 향한다. 급식? 먹지 않은지 오래다. 내 머릿속 온통 '점심시간'은, 무려 70분이나 주어지는 나만의 자유시간일 뿐.


이제 마음보다 발이 더 빠르게 앞서갔다. 너에게 음악실을 빌려주는 것에 대해 아무도 몰라야 한다 는 음악 선생님의 당부. 사실 음악실이 비어있는 시간대에 혹시라도 도난사고가 날까 봐 내게 빌려주는 것뿐이지만. 혹시라도 누가 볼까 조심조심 문을 열고, 재빠르게 음악실 문을 잠갔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문이 잠긴 것이 느껴졌다.


 


. 맞다. 음악실 안에 누구 없나, 확인하지 않았다영양사 선생님께서 너네 안 뛰어오면 밥 안 줘!’라고 말 한 것도 아닌데다른 아이들은 복도에서 체육복을 입고 달리며 친구들과 옹기종기 급식실로 달려갔을 시간.


아무도없죠?”


어제까지 개미 한 마리도 없던 음악실. 그렇기에 대충 주위만 살폈다. 결론은, 오늘도 음악실은 나만의 차지. 가볍게 몸을 털고 일어나 서랍장 앞에 쪼그려 앉았다. 음악실 구석 서랍 아래 칸은 나만의 기타 서랍장 되시겠다. 가볍게 기타 튜닝을 마치고 자연스럽게 선생님이라도 된 마냥 교탁 바로 앞에 섰다.





어제까지 밤을 새워서 완성한 내 첫 자작곡. , 하고 목을 풀고, 이내 기타의 반주에 맞춰 목소리를 낸다. 내가 작곡한 음표들에 맞춰 손가락들이 기타를 연주하고, 내가 쓴 가사들에 맞춰 내 목소리가 울린다.


그리고 짧지만 길었던 삼 분가량이 지나고, 노래가 끝난다.

  


 

“하아..,


내가 작사, 작곡한 곡에 처음 내 목소리를 내는 순간이었다. 집에서도 남몰래 작업했던 터라 그랬다. 삼 분가량이 지나고, 해냈다! 텅 빈 음악실에서 그렇게 소리쳤다. 내가 편히 숨을 내쉴 수 있는 유일한 취미.



점심시간의 음악실은 개미 새끼 한 마리도 없는 나만의 공연장이었다.



 

 

덜컥-.

그래.., 그전까지만 해도.

  




순간 행동을 멈췄다. 덜컥? 문이 덜컥 거렸다는 것은, 어떤 형체의 움직임에 의해서 나타난 소리가 아닌가. 정확히 말해, 사람에 의해 열렸다는 거다


소리가 들린 음악실 쪽방에 느릿하게 시선을 돌렸다.

 




성큼성큼. 낯선 남자가 하품을 연거푸 쏟아내곤 눈을 비비며 걸어온다. 아무도 없는.., 거 아니었어..? 점점 다가오는 그에 난 뭐라 할 말을 잃었다. 첫 번째, 저 사람이 내 노래를 들었나? 두 번째, 저 사람은 누굴까? 세 번째, 저 사람과 곧 마주할 것 같은데?

  

  

잠시 정신을 놓고 있다 고개를 들었더니, 어느새 그는 날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아직 내게 말을 걸진 않았지만 그의 말 없는 표정에는 , 누구야?’가 함축되어 있는 듯했다. 같은 교복 차림이니 이 학교 학생은 맞았다. 누군지는 알 수 없지만 명찰이 파랑 색인 걸 보니 윗학년 선배. 그리고 그, 선배는 점심밥을 먹으러 가지 않고 음악실 쪽방에서 쪽잠을 자는 학생. 그리고 내 노래를 들은 학생? .. 내 고개는 처참히 떨어진다. 의도치 않게 내 노래를 다른 사람에게 들려줬다. 분명 들은 게 분명하다. 하.. 진짜 쪽팔려..

  



가사 좋던데.”

“... ?”

잠 깨운 건 좀.. 근데 알람시계라고 하기엔 곡이 좋아서 뭐ㅡ, 뭐라고 하진 못하겠다.”

  

그러고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어 보인다. 이 선배, 시작과 끝까지 내 노래를 들었다.. 심지어 혼자 끄적인 가사까지 하나하나 들었어. .. 남들에 의해 기계적으로 한 공부 말곤 내세울 것 없는 내가, 공부를 제외한 이외의 방면에서 처음으로 들은 칭찬이었다. 심지어 내 노래, 가사에 대한 칭찬.. 점점 두 볼이 뜨거워졌다. 주체할 수 없이 부끄러웠다. 설마 누가 점심도 안 먹고 쪽방에서 퍼질러 잠을 자고 있을 줄 알았을까. 제대로 사람 있나 없나 확인하지 않은 날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 미친년. 미친년..



다리가 풀려 어느새 바닥에 주저앉은 모양이 되어버렸다. 가족한테도, 심지어 우리 집 강아지 밍키한테도 부끄러워서 숨기는 내 유일한 취미인데.. 처음 보는 선배에게 들켜버렸다. 아무런 접점도 없는 학교 선배에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최고로 민망하고, 부끄럽고, 창피한 순간이다. 심지어 오늘은 내 자작곡을 처음 불러보는 날이었는데


처음 본 사이에서 해준 칭찬에 대해 고맙다고 절을 해야할 지 아님 창피해 미칠 것 같으니 도망가야 하나. 그렇게 고민하고 있었다. 멍청하게. 이대로 튈까..

  



“근데 있잖아.”

“.. ?


다음에 또 들려줄 수 있어? 그땐 이렇게 엿듣는 거 말고 정식으로.”

일반적인 사람은 살다가 몇 번.. 쪽팔려 죽을 것만 같은 상황이 온댔다. 그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나에게도 닥친다면 지금 이 상황을 말하는 것일지도.

  




 

소나기

  





첫 만남은 당혹스러웠지만, 선배는 좋은 사람이었다. 이름은 김재환. 내가 추측한 대로 나보다 한 살 위 선배였다. 어느새 친해지고 점점 이야기를 나눠보니, 선배는 내 음악 세계를 이해해주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진정한 기타의 소리를가사를그 가치를 아는 사람.


선배 앞에서만은 「 말 없는 전교 1등 」이 아니라, 단순히 음악을 좋아하는 후배로 기억될 수 있었다. 




칙칙한 땅에 내리는 마치 단비 같은 존재, 선배는 내게 소나기 같았다.

 


선배는 나보다 월등히 기타도 잘 치고, 노래도 잘했다. 당연하게 실용음악과를 준비하고 있고. 내가 가끔씩 선배 노래 진짜 잘해요.’ 하면, 선배는 끄덕끄덕 거리며 내가 쫌 하지~’ 하며 인정하는 것 같으면서도 언제 그랬다는 듯 어색하게 머쓱인다. 그러면서 항상 내 두 눈을 마주한다. 당황스럽게.

  


 


너도 잘 해.”

 

그니까 그렇게 풀죽은 표정 안 해도 된다구


그렇게 내 머리를 헝클이고 지나간다.

  

 



점심시간의 음악실, 우리는 매주 점심시간은 물론이고 방과 후 자습시간을 몰래 빠져나가 함께 기타를 치곤했다. 평상시에 빠지지 않던 야자도 빠져가며 선배를 만나러 갔지만 이 사실은 선배에게 대충 얼버무리며 숨겼다. 분명 선배라면, 내가 야자를 빠지고 왔다고 말함과 동시에 다시 들어가라며 내 팔을 붙잡고 학교에 들어갈 게 분명하니까.

  



“아, 가사 너무 예쁘다.”

.. 진짜요? 한 일주일 고민했는데. 괜찮아요?”

. 엄청. 괜찮은 거 이상이야.”

 



 


선배의 손이 이끄는 기타 연주 소리가 잔잔히 울려 퍼지고, 내가 쓴 투박한 가사에 선배의 감미로운 음성이 담긴다. 선배와 함께 기타를 치는 게 그만큼 신이 났다. 함께하는 시간들이 꿈만 같았다.

  


한동안 잊고 지내던 행복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기타를 좋아하던 선배 덕분에 그렇게 싫었던 학교가 좋아졌고, 늦은 밤 잠 못 이룰 땐 얼른 학교에 가고 싶었더랬다. 처음으로 내 취미를 이해해주고, 공유해줄 수 있는 사람이 생겨서.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생각해보면, 하루를 기타로 시작해서 기타로 끝난 우리 이야기의 시작과 끝은 항상 같았다. 내일도 기타 치러 갈 거지? 넵. 선배도 기타 치러 갈 거죠?

 

그런 시덥잖은 질문들의 대답은 나와 선배 어느 쪽이던 항상 긍정이었다.

 

  

내일 봐요.”

내일 봐. 늦으면.. 안 돼 알지.”


기타는 내게 점심시간에 즐기는 취미, 유일한 낙 정도의 존재였는데, 어느 순간 삶의 일부가 됐다. 기타의 어쿠스틱한 느낌이 좋아서, 단지 그 이유로 시작했던 건데. 언제부터 이렇게 변하게 됐을까? 이렇게 기타를, 좋아하게 됐을까.

  


  

 

  

어둡던 밤이 어느새 밝아져 온다. 나는 그제서야 눈을 감았다. 조금만 있으면, 학교에 간다. 조금만 참으면, 교복을 입고 등교해서 …,

 



음악실에 간다.

  






소나기

  






계절이 바뀌었다.


항상 주위에 사람이 가득한 선배 덕분에 성격이 조금이나마 외향적으로 변하게 됐다. 혼자 책상에 머리를 박고 공부만 한 탓에 반 친구들 이름도 불러본 적 없는 내가, 반에 친구들도 생기고 연애 쪽지도 받아보게 됐다. 그만큼 선배는, 어느새 내 삶에 기타보다 더 크게 자리했다.

  




다행이다. 선배보다 먼저 음악실에 도착, 세이프!


선배가 오기 전까지 한껏 집중하여 가사를 적고 있는 중이다. 이유인즉슨, 선배는 절대 전혀 완전히 모르겠지만! 지금 적고있는 가사는 얼마 남지 않은 선배의 생일에 줄 나만의 선물이다. 물론, 작곡도 내가 했다! 


큰 목표는 선배가 이 곡으로 축제에 나가는 것. 선배는 아직 동의하지 않았지만, 내 꿈인데 뭐 어때. 내가 작곡한 이 곡을, 이 가사를.. 선배 목소리로 들을 생각을 하니 벌써 신이 났다. 빨리 완성해야지. 선배 축제 나가기 전까지.




첫 만남 때는 전혀 알지 못했지만 선배는 학교에서 유명한 사람이었다유명세에 인기도 자연스레 따라오는 사람익히 반 친구에게 들었다시피학교 축제 섭외 1순위는 언제나 재환 선배라고 한다. 고로 내가 선배에게ㅡ 선배는 노래를 잘 해요기타를 잘 쳐요.라고 말하는 건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선배가 나에게ㅡ 넌 가사를 잘 써넌 기타를 잘 쳐와는 개념이 달랐다선배에게만 칭찬을 받는 나와 달리선배의 실력에 대한 평은 일방적이지 않았다는 뜻이다누구에게나 공통적이었다노래 잘 하는 사람바보같이 착한 사람성격 좋은 사람훈훈하게 생겼으면서 다 잘하는 사람.




“....


선배가 내가 선물한 곡을 축제 때 불러주지 않아도 아무렴 상관 없다. 그냥 내 선물을 좋아만 해줬으면, 싶다.





곧 끼익,하고 문이 열린다. 열림과 동시에 급히 쓰던 가사지를 숨겼다. 후.. 조금만 행동이 느렸으면 선배한테 그대로 들킬뻔 했다. 아직 생일이 이틀이나 남았는데..후. 


아주 자연스럽게 선배에게 인사했다. 선배는 기타를 맨 채 성큼성큼 걸어들어와 언제나와 다를 바 없이 내가 앉은 자리 옆에 나란히 앉는다. 그리고 내 어깨를 툭툭, 하고 약하게 친다. 






[워너원/김재환] 소나기 (부제:너와 내가 함께한 순간) | 인스티즈

 

 

 


대학생에서 어느새 숙녀가 된 소녀, 바쁜 도심 한복판 거리. 그들의 틈에 소녀가 있다. 이제 어엿한 숙녀가 된, 소녀.




​ㅡ2018년! 오늘도 힘~차게 아침을 여는! 굿모닝 FM. 안녕하세요오늘은 컴백하신 김재환 씨 모셨습니다.


우산도 없이 정신없이 걷던 그녀의 발걸음이 느려진다. 곧 그녀의 모든 신경이, 별다르게 신경쓰지 않고 있던 이어폰의 주파수에 향한다. 손이 살짝, 떨린다.

 



ㅡ하하.. 안녕하세요. 녹화라서 덜 떨릴 줄 알았는데, 떨리네요. 큼, 김재환입니다.

ㅡ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오늘 우리 굿모닝 FM에서 첫 공개라고요, 이번에도 자작곡으로 돌아오신 건가요?

ㅡ아니요, 이번 곡은,


재환의 말이 이어진다. 




ㅡ오, 그렇군요! 이번 곡 기대가 되네요.


재환의 말이 끝나자 DJ가 말을 잇는다.




툭,


그리고 그녀의 우산이 바닥으로 낙하한다. 



소녀, 아니 숙녀는 가야 할 곳을 잊어버린 아이처럼. 어느새, 그렇게 멍하게도 서있다. 떨어지는 빗물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녀는 그렇게 멍하게 하늘만 바라본다. 무수히 떨어지는 빗물인지 터져 나오는 눈물인 것인지 알 수 없다 단지 알 수 있는 건,






학창시절 소녀에게 그 소년은,

마치 ‘소나기같았다. ​


 



[워너원/김재환] 소나기 (부제:너와 내가 함께한 순간) | 인스티즈


소나기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걸 좋아했다. 같은 말을 바꾸어 말하면, 난 항상 혼자였다.


일부러 친구들과 동떨어져 시간을 보내려고 한 건 아니었다. 또래 친구들이 아이돌 노래에 흠뻑 빠져있을 때, 나는 기타를 좋아했다. 10대의 연결고리는ㅡ 서로 맞는 성격보단 서로 교환하는 대화의 주제와 관련이 깊었고, 나는 10대의 흔한 소녀들이 좋아하는 것에 관심이 없었기에 그들과 세상을 함께 공유할 수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나에겐 그들과 이야기를 이어갈 만한 약간의 껀덕지도 없었다. 또 난 당시 인간관계의 회의를 느끼는 참이었기에 관심없는 분야에 굳이 아는 척, 좋아하는 척, 친하게 잘 어울리는 척하는 것도 지쳤다고 할까.

 


이중적이게도, 고독을 즐기려 했지만 한편으로는 왠지 모르게 외로웠다. 제각기 무리 지어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샘솟고, 나도 그 애들 틈에 섞여 웃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도 웃을 줄 아는데.

 


 


난 점심시간만 되면 어디론가 도망치듯 향했다. 점심시간이면 급식실?, 아니다. 난 철저히 공부의 압박에서 벗어나고 싶었기에 그 시간대만 되면 아무도 가지 않는 곳, 그 장소로 갔다.


혼자만의 시간을 달래는 데엔 음악실 만한 곳이 없었다. 방음부스에 철저히 가려진 채, 아무런 구애받지 않고, 온전히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장소.

가장 좋은 건, 숨기지 않고 당당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기타를 칠 수도 있었다.


 

 


시간은 기다림 없이 어느새 샛병아리 같던 일학년이 지났다. 변하지 않은 건 습관. 계절이 바뀌고 해가 바뀌어 가도, 나는 항상 음악실에 갔다.



전교 1등이 부탁하니까 믿고 키 맡기는 거야. 다른 친구들한텐 비밀이다?”

문 잘 잠그고 갈게요. 감사합니다.”

어차피 말할 친구도 없어요, .


이 말은 가볍게 삼켰다. 친절한 음악 선생님을 만나 운 좋게 음악실을 매주 점심시간에 빌릴 수 있었다. 선생님에게 가볍게 목례한 후 음악실 문을 닫고 나니,

 

 


실없는 웃음이 터진다.

이제 점심시간 끝나기 전까진, 내 세상이다.




소나기


 




딩동댕동-, 댕 딩동 .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점심시간 종이 울리자마자 음악실로 향한다. 급식? 먹지 않은지 오래다. 내 머릿속 온통 '점심시간'은, 무려 70분이나 주어지는 나만의 자유시간일 뿐.


이제 마음보다 발이 더 빠르게 앞서갔다. 너에게 음악실을 빌려주는 것에 대해 아무도 몰라야 한다 는 음악 선생님의 당부. 사실 음악실이 비어있는 시간대에 혹시라도 도난사고가 날까 봐 내게 빌려주는 것뿐이지만. 혹시라도 누가 볼까 조심조심 문을 열고, 재빠르게 음악실 문을 잠갔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문이 잠긴 것이 느껴졌다.


 


. 맞다. 음악실 안에 누구 없나, 확인하지 않았다영양사 선생님께서 너네 안 뛰어오면 밥 안 줘!’라고 말 한 것도 아닌데다른 아이들은 복도에서 체육복을 입고 달리며 친구들과 옹기종기 급식실로 달려갔을 시간.


아무도없죠?”


어제까지 개미 한 마리도 없던 음악실. 그렇기에 대충 주위만 살폈다. 결론은, 오늘도 음악실은 나만의 차지. 가볍게 몸을 털고 일어나 서랍장 앞에 쪼그려 앉았다. 음악실 구석 서랍 아래 칸은 나만의 기타 서랍장 되시겠다. 가볍게 기타 튜닝을 마치고 자연스럽게 선생님이라도 된 마냥 교탁 바로 앞에 섰다.





어제까지 밤을 새워서 완성한 내 첫 자작곡. , 하고 목을 풀고, 이내 기타의 반주에 맞춰 목소리를 낸다. 내가 작곡한 음표들에 맞춰 손가락들이 기타를 연주하고, 내가 쓴 가사들에 맞춰 내 목소리가 울린다.


그리고 짧지만 길었던 삼 분가량이 지나고, 노래가 끝난다.

  


 

“하아..,


내가 작사, 작곡한 곡에 처음 내 목소리를 내는 순간이었다. 집에서도 남몰래 작업했던 터라 그랬다. 삼 분가량이 지나고, 해냈다! 텅 빈 음악실에서 그렇게 소리쳤다. 내가 편히 숨을 내쉴 수 있는 유일한 취미.



점심시간의 음악실은 개미 새끼 한 마리도 없는 나만의 공연장이었다.



 

 

덜컥-.

그래.., 그전까지만 해도.

  




순간 행동을 멈췄다. 덜컥? 문이 덜컥 거렸다는 것은, 어떤 형체의 움직임에 의해서 나타난 소리가 아닌가. 정확히 말해, 사람에 의해 열렸다는 거다


소리가 들린 음악실 쪽방에 느릿하게 시선을 돌렸다.

 




성큼성큼. 낯선 남자가 하품을 연거푸 쏟아내곤 눈을 비비며 걸어온다. 아무도 없는.., 거 아니었어..? 점점 다가오는 그에 난 뭐라 할 말을 잃었다. 첫 번째, 저 사람이 내 노래를 들었나? 두 번째, 저 사람은 누굴까? 세 번째, 저 사람과 곧 마주할 것 같은데?

  

  

잠시 정신을 놓고 있다 고개를 들었더니, 어느새 그는 날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아직 내게 말을 걸진 않았지만 그의 말 없는 표정에는 , 누구야?’가 함축되어 있는 듯했다. 같은 교복 차림이니 이 학교 학생은 맞았다. 누군지는 알 수 없지만 명찰이 파랑 색인 걸 보니 윗학년 선배. 그리고 그, 선배는 점심밥을 먹으러 가지 않고 음악실 쪽방에서 쪽잠을 자는 학생. 그리고 내 노래를 들은 학생? .. 내 고개는 처참히 떨어진다. 의도치 않게 내 노래를 다른 사람에게 들려줬다. 분명 들은 게 분명하다. 하.. 진짜 쪽팔려..

  



가사 좋던데.”

“... ?”

잠 깨운 건 좀.. 근데 알람시계라고 하기엔 곡이 좋아서 뭐ㅡ, 뭐라고 하진 못하겠다.”

  

그러고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어 보인다. 이 선배, 시작과 끝까지 내 노래를 들었다.. 심지어 혼자 끄적인 가사까지 하나하나 들었어. .. 남들에 의해 기계적으로 한 공부 말곤 내세울 것 없는 내가, 공부를 제외한 이외의 방면에서 처음으로 들은 칭찬이었다. 심지어 내 노래, 가사에 대한 칭찬.. 점점 두 볼이 뜨거워졌다. 주체할 수 없이 부끄러웠다. 설마 누가 점심도 안 먹고 쪽방에서 퍼질러 잠을 자고 있을 줄 알았을까. 제대로 사람 있나 없나 확인하지 않은 날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 미친년. 미친년..



다리가 풀려 어느새 바닥에 주저앉은 모양이 되어버렸다. 가족한테도, 심지어 우리 집 강아지 밍키한테도 부끄러워서 숨기는 내 유일한 취미인데.. 처음 보는 선배에게 들켜버렸다. 아무런 접점도 없는 학교 선배에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최고로 민망하고, 부끄럽고, 창피한 순간이다. 심지어 오늘은 내 자작곡을 처음 불러보는 날이었는데


처음 본 사이에서 해준 칭찬에 대해 고맙다고 절을 해야할 지 아님 창피해 미칠 것 같으니 도망가야 하나. 그렇게 고민하고 있었다. 멍청하게. 이대로 튈까..

  



“근데 있잖아.”

“.. ?


다음에 또 들려줄 수 있어? 그땐 이렇게 엿듣는 거 말고 정식으로.”

일반적인 사람은 살다가 몇 번.. 쪽팔려 죽을 것만 같은 상황이 온댔다. 그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나에게도 닥친다면 지금 이 상황을 말하는 것일지도.

  




 

소나기

  





첫 만남은 당혹스러웠지만, 선배는 좋은 사람이었다. 이름은 김재환. 내가 추측한 대로 나보다 한 살 위 선배였다. 어느새 친해지고 점점 이야기를 나눠보니, 선배는 내 음악 세계를 이해해주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진정한 기타의 소리를가사를그 가치를 아는 사람.


선배 앞에서만은 「 말 없는 전교 1등 」이 아니라, 단순히 음악을 좋아하는 후배로 기억될 수 있었다. 




칙칙한 땅에 내리는 마치 단비 같은 존재, 선배는 내게 소나기 같았다.

 


선배는 나보다 월등히 기타도 잘 치고, 노래도 잘했다. 당연하게 실용음악과를 준비하고 있고. 내가 가끔씩 선배 노래 진짜 잘해요.’ 하면, 선배는 끄덕끄덕 거리며 내가 쫌 하지~’ 하며 인정하는 것 같으면서도 언제 그랬다는 듯 어색하게 머쓱인다. 그러면서 항상 내 두 눈을 마주한다. 당황스럽게.

  


 


너도 잘 해.”

 

그니까 그렇게 풀죽은 표정 안 해도 된다구


그렇게 내 머리를 헝클이고 지나간다.

  

 



점심시간의 음악실, 우리는 매주 점심시간은 물론이고 방과 후 자습시간을 몰래 빠져나가 함께 기타를 치곤했다. 평상시에 빠지지 않던 야자도 빠져가며 선배를 만나러 갔지만 이 사실은 선배에게 대충 얼버무리며 숨겼다. 분명 선배라면, 내가 야자를 빠지고 왔다고 말함과 동시에 다시 들어가라며 내 팔을 붙잡고 학교에 들어갈 게 분명하니까.

  



“아, 가사 너무 예쁘다.”

.. 진짜요? 한 일주일 고민했는데. 괜찮아요?”

. 엄청. 괜찮은 거 이상이야.”

 



 


선배의 손이 이끄는 기타 연주 소리가 잔잔히 울려 퍼지고, 내가 쓴 투박한 가사에 선배의 감미로운 음성이 담긴다. 선배와 함께 기타를 치는 게 그만큼 신이 났다. 함께하는 시간들이 꿈만 같았다.

  


한동안 잊고 지내던 행복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기타를 좋아하던 선배 덕분에 그렇게 싫었던 학교가 좋아졌고, 늦은 밤 잠 못 이룰 땐 얼른 학교에 가고 싶었더랬다. 처음으로 내 취미를 이해해주고, 공유해줄 수 있는 사람이 생겨서.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생각해보면, 하루를 기타로 시작해서 기타로 끝난 우리 이야기의 시작과 끝은 항상 같았다. 내일도 기타 치러 갈 거지? 넵. 선배도 기타 치러 갈 거죠?

 

그런 시덥잖은 질문들의 대답은 나와 선배 어느 쪽이던 항상 긍정이었다.

 

  

내일 봐요.”

내일 봐. 늦으면.. 안 돼 알지.”


기타는 내게 점심시간에 즐기는 취미, 유일한 낙 정도의 존재였는데, 어느 순간 삶의 일부가 됐다. 기타의 어쿠스틱한 느낌이 좋아서, 단지 그 이유로 시작했던 건데. 언제부터 이렇게 변하게 됐을까? 이렇게 기타를, 좋아하게 됐을까.

  


  

 

  

어둡던 밤이 어느새 밝아져 온다. 나는 그제서야 눈을 감았다. 조금만 있으면, 학교에 간다. 조금만 참으면, 교복을 입고 등교해서 …,

 



음악실에 간다.

  






소나기

  






계절이 바뀌었다.


항상 주위에 사람이 가득한 선배 덕분에 성격이 조금이나마 외향적으로 변하게 됐다. 혼자 책상에 머리를 박고 공부만 한 탓에 반 친구들 이름도 불러본 적 없는 내가, 반에 친구들도 생기고 연애 쪽지도 받아보게 됐다. 그만큼 선배는, 어느새 내 삶에 기타보다 더 크게 자리했다.

  




다행이다. 선배보다 먼저 음악실에 도착, 세이프!


선배가 오기 전까지 한껏 집중하여 가사를 적고 있는 중이다. 이유인즉슨, 선배는 절대 전혀 완전히 모르겠지만! 지금 적고있는 가사는 얼마 남지 않은 선배의 생일에 줄 나만의 선물이다. 물론, 작곡도 내가 했다! 


큰 목표는 선배가 이 곡으로 축제에 나가는 것. 선배는 아직 동의하지 않았지만, 내 꿈인데 뭐 어때. 내가 작곡한 이 곡을, 이 가사를.. 선배 목소리로 들을 생각을 하니 벌써 신이 났다. 빨리 완성해야지. 선배 축제 나가기 전까지.




첫 만남 때는 전혀 알지 못했지만 선배는 학교에서 유명한 사람이었다유명세에 인기도 자연스레 따라오는 사람익히 반 친구에게 들었다시피학교 축제 섭외 1순위는 언제나 재환 선배라고 한다. 고로 내가 선배에게ㅡ 선배는 노래를 잘 해요기타를 잘 쳐요.라고 말하는 건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선배가 나에게ㅡ 넌 가사를 잘 써넌 기타를 잘 쳐와는 개념이 달랐다선배에게만 칭찬을 받는 나와 달리선배의 실력에 대한 평은 일방적이지 않았다는 뜻이다누구에게나 공통적이었다노래 잘 하는 사람바보같이 착한 사람성격 좋은 사람훈훈하게 생겼으면서 다 잘하는 사람.




“....


선배가 내가 선물한 곡을 축제 때 불러주지 않아도 아무렴 상관 없다. 그냥 내 선물을 좋아만 해줬으면, 싶다.





곧 끼익,하고 문이 열린다. 열림과 동시에 급히 쓰던 가사지를 숨겼다. 후.. 조금만 행동이 느렸으면 선배한테 그대로 들킬뻔 했다. 아직 생일이 이틀이나 남았는데..후. 


아주 자연스럽게 선배에게 인사했다. 선배는 기타를 맨 채 성큼성큼 걸어들어와 언제나와 다를 바 없이 내가 앉은 자리 옆에 나란히 앉는다. 그리고 내 어깨를 툭툭, 하고 약하게 친다. 






[워너원/김재환] 소나기 (부제:너와 내가 함께한 순간) | 인스티즈

 

 

 


대학생에서 어느새 숙녀가 된 소녀, 바쁜 도심 한복판 거리. 그들의 틈에 소녀가 있다. 이제 어엿한 숙녀가 된, 소녀.




​ㅡ2018년! 오늘도 힘~차게 아침을 여는! 굿모닝 FM. 안녕하세요오늘은 컴백하신 김재환 씨 모셨습니다.


우산도 없이 정신없이 걷던 그녀의 발걸음이 느려진다. 곧 그녀의 모든 신경이, 별다르게 신경쓰지 않고 있던 이어폰의 주파수에 향한다. 손이 살짝, 떨린다.

 



ㅡ하하.. 안녕하세요. 녹화라서 덜 떨릴 줄 알았는데, 떨리네요. 큼, 김재환입니다.

ㅡ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오늘 우리 굿모닝 FM에서 첫 공개라고요, 이번에도 자작곡으로 돌아오신 건가요?

ㅡ아니요, 이번 곡은,


재환의 말이 이어진다. 




ㅡ오, 그렇군요! 이번 곡 기대가 되네요.


재환의 말이 끝나자 DJ가 말을 잇는다.




툭,


그리고 그녀의 우산이 바닥으로 낙하한다. 



소녀, 아니 숙녀는 가야 할 곳을 잊어버린 아이처럼. 어느새, 그렇게 멍하게도 서있다. 떨어지는 빗물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녀는 그렇게 멍하게 하늘만 바라본다. 무수히 떨어지는 빗물인지 터져 나오는 눈물인 것인지 알 수 없다 단지 알 수 있는 건,






학창시절 소녀에게 그 소년은,

마치 ‘소나기같았다. ​


 



[워너원/김재환] 소나기 (부제:너와 내가 함께한 순간) | 인스티즈


소나기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걸 좋아했다. 같은 말을 바꾸어 말하면, 난 항상 혼자였다.


일부러 친구들과 동떨어져 시간을 보내려고 한 건 아니었다. 또래 친구들이 아이돌 노래에 흠뻑 빠져있을 때, 나는 기타를 좋아했다. 10대의 연결고리는ㅡ 서로 맞는 성격보단 서로 교환하는 대화의 주제와 관련이 깊었고, 나는 10대의 흔한 소녀들이 좋아하는 것에 관심이 없었기에 그들과 세상을 함께 공유할 수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나에겐 그들과 이야기를 이어갈 만한 약간의 껀덕지도 없었다. 또 난 당시 인간관계의 회의를 느끼는 참이었기에 관심없는 분야에 굳이 아는 척, 좋아하는 척, 친하게 잘 어울리는 척하는 것도 지쳤다고 할까.

 


이중적이게도, 고독을 즐기려 했지만 한편으로는 왠지 모르게 외로웠다. 제각기 무리 지어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샘솟고, 나도 그 애들 틈에 섞여 웃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도 웃을 줄 아는데.

 


 


난 점심시간만 되면 어디론가 도망치듯 향했다. 점심시간이면 급식실?, 아니다. 난 철저히 공부의 압박에서 벗어나고 싶었기에 그 시간대만 되면 아무도 가지 않는 곳, 그 장소로 갔다.


혼자만의 시간을 달래는 데엔 음악실 만한 곳이 없었다. 방음부스에 철저히 가려진 채, 아무런 구애받지 않고, 온전히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장소.

가장 좋은 건, 숨기지 않고 당당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기타를 칠 수도 있었다.


 

 


시간은 기다림 없이 어느새 샛병아리 같던 일학년이 지났다. 변하지 않은 건 습관. 계절이 바뀌고 해가 바뀌어 가도, 나는 항상 음악실에 갔다.



전교 1등이 부탁하니까 믿고 키 맡기는 거야. 다른 친구들한텐 비밀이다?”

문 잘 잠그고 갈게요. 감사합니다.”

어차피 말할 친구도 없어요, .


이 말은 가볍게 삼켰다. 친절한 음악 선생님을 만나 운 좋게 음악실을 매주 점심시간에 빌릴 수 있었다. 선생님에게 가볍게 목례한 후 음악실 문을 닫고 나니,

 

 


실없는 웃음이 터진다.

이제 점심시간 끝나기 전까진, 내 세상이다.




소나기


 




딩동댕동-, 댕 딩동 .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점심시간 종이 울리자마자 음악실로 향한다. 급식? 먹지 않은지 오래다. 내 머릿속 온통 '점심시간'은, 무려 70분이나 주어지는 나만의 자유시간일 뿐.


이제 마음보다 발이 더 빠르게 앞서갔다. 너에게 음악실을 빌려주는 것에 대해 아무도 몰라야 한다 는 음악 선생님의 당부. 사실 음악실이 비어있는 시간대에 혹시라도 도난사고가 날까 봐 내게 빌려주는 것뿐이지만. 혹시라도 누가 볼까 조심조심 문을 열고, 재빠르게 음악실 문을 잠갔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문이 잠긴 것이 느껴졌다.


 


. 맞다. 음악실 안에 누구 없나, 확인하지 않았다영양사 선생님께서 너네 안 뛰어오면 밥 안 줘!’라고 말 한 것도 아닌데다른 아이들은 복도에서 체육복을 입고 달리며 친구들과 옹기종기 급식실로 달려갔을 시간.


아무도없죠?”


어제까지 개미 한 마리도 없던 음악실. 그렇기에 대충 주위만 살폈다. 결론은, 오늘도 음악실은 나만의 차지. 가볍게 몸을 털고 일어나 서랍장 앞에 쪼그려 앉았다. 음악실 구석 서랍 아래 칸은 나만의 기타 서랍장 되시겠다. 가볍게 기타 튜닝을 마치고 자연스럽게 선생님이라도 된 마냥 교탁 바로 앞에 섰다.





어제까지 밤을 새워서 완성한 내 첫 자작곡. , 하고 목을 풀고, 이내 기타의 반주에 맞춰 목소리를 낸다. 내가 작곡한 음표들에 맞춰 손가락들이 기타를 연주하고, 내가 쓴 가사들에 맞춰 내 목소리가 울린다.


그리고 짧지만 길었던 삼 분가량이 지나고, 노래가 끝난다.

  


 

“하아..,


내가 작사, 작곡한 곡에 처음 내 목소리를 내는 순간이었다. 집에서도 남몰래 작업했던 터라 그랬다. 삼 분가량이 지나고, 해냈다! 텅 빈 음악실에서 그렇게 소리쳤다. 내가 편히 숨을 내쉴 수 있는 유일한 취미.



점심시간의 음악실은 개미 새끼 한 마리도 없는 나만의 공연장이었다.



 

 

덜컥-.

그래.., 그전까지만 해도.

  




순간 행동을 멈췄다. 덜컥? 문이 덜컥 거렸다는 것은, 어떤 형체의 움직임에 의해서 나타난 소리가 아닌가. 정확히 말해, 사람에 의해 열렸다는 거다


소리가 들린 음악실 쪽방에 느릿하게 시선을 돌렸다.

 




성큼성큼. 낯선 남자가 하품을 연거푸 쏟아내곤 눈을 비비며 걸어온다. 아무도 없는.., 거 아니었어..? 점점 다가오는 그에 난 뭐라 할 말을 잃었다. 첫 번째, 저 사람이 내 노래를 들었나? 두 번째, 저 사람은 누굴까? 세 번째, 저 사람과 곧 마주할 것 같은데?

  

  

잠시 정신을 놓고 있다 고개를 들었더니, 어느새 그는 날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아직 내게 말을 걸진 않았지만 그의 말 없는 표정에는 , 누구야?’가 함축되어 있는 듯했다. 같은 교복 차림이니 이 학교 학생은 맞았다. 누군지는 알 수 없지만 명찰이 파랑 색인 걸 보니 윗학년 선배. 그리고 그, 선배는 점심밥을 먹으러 가지 않고 음악실 쪽방에서 쪽잠을 자는 학생. 그리고 내 노래를 들은 학생? .. 내 고개는 처참히 떨어진다. 의도치 않게 내 노래를 다른 사람에게 들려줬다. 분명 들은 게 분명하다. 하.. 진짜 쪽팔려..

  



가사 좋던데.”

“... ?”

잠 깨운 건 좀.. 근데 알람시계라고 하기엔 곡이 좋아서 뭐ㅡ, 뭐라고 하진 못하겠다.”

  

그러고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어 보인다. 이 선배, 시작과 끝까지 내 노래를 들었다.. 심지어 혼자 끄적인 가사까지 하나하나 들었어. .. 남들에 의해 기계적으로 한 공부 말곤 내세울 것 없는 내가, 공부를 제외한 이외의 방면에서 처음으로 들은 칭찬이었다. 심지어 내 노래, 가사에 대한 칭찬.. 점점 두 볼이 뜨거워졌다. 주체할 수 없이 부끄러웠다. 설마 누가 점심도 안 먹고 쪽방에서 퍼질러 잠을 자고 있을 줄 알았을까. 제대로 사람 있나 없나 확인하지 않은 날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 미친년. 미친년..



다리가 풀려 어느새 바닥에 주저앉은 모양이 되어버렸다. 가족한테도, 심지어 우리 집 강아지 밍키한테도 부끄러워서 숨기는 내 유일한 취미인데.. 처음 보는 선배에게 들켜버렸다. 아무런 접점도 없는 학교 선배에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최고로 민망하고, 부끄럽고, 창피한 순간이다. 심지어 오늘은 내 자작곡을 처음 불러보는 날이었는데


처음 본 사이에서 해준 칭찬에 대해 고맙다고 절을 해야할 지 아님 창피해 미칠 것 같으니 도망가야 하나. 그렇게 고민하고 있었다. 멍청하게. 이대로 튈까..

  



“근데 있잖아.”

“.. ?


다음에 또 들려줄 수 있어? 그땐 이렇게 엿듣는 거 말고 정식으로.”

일반적인 사람은 살다가 몇 번.. 쪽팔려 죽을 것만 같은 상황이 온댔다. 그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나에게도 닥친다면 지금 이 상황을 말하는 것일지도.

  




 

소나기

  





첫 만남은 당혹스러웠지만, 선배는 좋은 사람이었다. 이름은 김재환. 내가 추측한 대로 나보다 한 살 위 선배였다. 어느새 친해지고 점점 이야기를 나눠보니, 선배는 내 음악 세계를 이해해주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진정한 기타의 소리를가사를그 가치를 아는 사람.


선배 앞에서만은 「 말 없는 전교 1등 」이 아니라, 단순히 음악을 좋아하는 후배로 기억될 수 있었다. 




칙칙한 땅에 내리는 마치 단비 같은 존재, 선배는 내게 소나기 같았다.

 


선배는 나보다 월등히 기타도 잘 치고, 노래도 잘했다. 당연하게 실용음악과를 준비하고 있고. 내가 가끔씩 선배 노래 진짜 잘해요.’ 하면, 선배는 끄덕끄덕 거리며 내가 쫌 하지~’ 하며 인정하는 것 같으면서도 언제 그랬다는 듯 어색하게 머쓱인다. 그러면서 항상 내 두 눈을 마주한다. 당황스럽게.

  


 


너도 잘 해.”

 

그니까 그렇게 풀죽은 표정 안 해도 된다구


그렇게 내 머리를 헝클이고 지나간다.

  

 



점심시간의 음악실, 우리는 매주 점심시간은 물론이고 방과 후 자습시간을 몰래 빠져나가 함께 기타를 치곤했다. 평상시에 빠지지 않던 야자도 빠져가며 선배를 만나러 갔지만 이 사실은 선배에게 대충 얼버무리며 숨겼다. 분명 선배라면, 내가 야자를 빠지고 왔다고 말함과 동시에 다시 들어가라며 내 팔을 붙잡고 학교에 들어갈 게 분명하니까.

  



“아, 가사 너무 예쁘다.”

.. 진짜요? 한 일주일 고민했는데. 괜찮아요?”

. 엄청. 괜찮은 거 이상이야.”

 



 


선배의 손이 이끄는 기타 연주 소리가 잔잔히 울려 퍼지고, 내가 쓴 투박한 가사에 선배의 감미로운 음성이 담긴다. 선배와 함께 기타를 치는 게 그만큼 신이 났다. 함께하는 시간들이 꿈만 같았다.

  


한동안 잊고 지내던 행복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기타를 좋아하던 선배 덕분에 그렇게 싫었던 학교가 좋아졌고, 늦은 밤 잠 못 이룰 땐 얼른 학교에 가고 싶었더랬다. 처음으로 내 취미를 이해해주고, 공유해줄 수 있는 사람이 생겨서.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생각해보면, 하루를 기타로 시작해서 기타로 끝난 우리 이야기의 시작과 끝은 항상 같았다. 내일도 기타 치러 갈 거지? 넵. 선배도 기타 치러 갈 거죠?

 

그런 시덥잖은 질문들의 대답은 나와 선배 어느 쪽이던 항상 긍정이었다.

 

  

내일 봐요.”

내일 봐. 늦으면.. 안 돼 알지.”


기타는 내게 점심시간에 즐기는 취미, 유일한 낙 정도의 존재였는데, 어느 순간 삶의 일부가 됐다. 기타의 어쿠스틱한 느낌이 좋아서, 단지 그 이유로 시작했던 건데. 언제부터 이렇게 변하게 됐을까? 이렇게 기타를, 좋아하게 됐을까.

  


  

 

  

어둡던 밤이 어느새 밝아져 온다. 나는 그제서야 눈을 감았다. 조금만 있으면, 학교에 간다. 조금만 참으면, 교복을 입고 등교해서 …,

 



음악실에 간다.

  






소나기

  






계절이 바뀌었다.


항상 주위에 사람이 가득한 선배 덕분에 성격이 조금이나마 외향적으로 변하게 됐다. 혼자 책상에 머리를 박고 공부만 한 탓에 반 친구들 이름도 불러본 적 없는 내가, 반에 친구들도 생기고 연애 쪽지도 받아보게 됐다. 그만큼 선배는, 어느새 내 삶에 기타보다 더 크게 자리했다.

  




다행이다. 선배보다 먼저 음악실에 도착, 세이프!


선배가 오기 전까지 한껏 집중하여 가사를 적고 있는 중이다. 이유인즉슨, 선배는 절대 전혀 완전히 모르겠지만! 지금 적고있는 가사는 얼마 남지 않은 선배의 생일에 줄 나만의 선물이다. 물론, 작곡도 내가 했다! 


큰 목표는 선배가 이 곡으로 축제에 나가는 것. 선배는 아직 동의하지 않았지만, 내 꿈인데 뭐 어때. 내가 작곡한 이 곡을, 이 가사를.. 선배 목소리로 들을 생각을 하니 벌써 신이 났다. 빨리 완성해야지. 선배 축제 나가기 전까지.




첫 만남 때는 전혀 알지 못했지만 선배는 학교에서 유명한 사람이었다유명세에 인기도 자연스레 따라오는 사람익히 반 친구에게 들었다시피학교 축제 섭외 1순위는 언제나 재환 선배라고 한다. 고로 내가 선배에게ㅡ 선배는 노래를 잘 해요기타를 잘 쳐요.라고 말하는 건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선배가 나에게ㅡ 넌 가사를 잘 써넌 기타를 잘 쳐와는 개념이 달랐다선배에게만 칭찬을 받는 나와 달리선배의 실력에 대한 평은 일방적이지 않았다는 뜻이다누구에게나 공통적이었다노래 잘 하는 사람바보같이 착한 사람성격 좋은 사람훈훈하게 생겼으면서 다 잘하는 사람.




“....


선배가 내가 선물한 곡을 축제 때 불러주지 않아도 아무렴 상관 없다. 그냥 내 선물을 좋아만 해줬으면, 싶다.





곧 끼익,하고 문이 열린다. 열림과 동시에 급히 쓰던 가사지를 숨겼다. 후.. 조금만 행동이 느렸으면 선배한테 그대로 들킬뻔 했다. 아직 생일이 이틀이나 남았는데..후. 


아주 자연스럽게 선배에게 인사했다. 선배는 기타를 맨 채 성큼성큼 걸어들어와 언제나와 다를 바 없이 내가 앉은 자리 옆에 나란히 앉는다. 그리고 내 어깨를 툭툭, 하고 약하게 친다. 






[워너원/김재환] 소나기 (부제:너와 내가 함께한 순간) | 인스티즈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그, 나 너한테 부탁이 있는데,

무슨 부탁이요?


들어오자 마자 무슨 부탁을 하려는지 초조하다. 이제 입시 시즌이라 너랑 놀아 줄 시간따위는 없다, 뭐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하나? 제법 진지한 표정에 괜히 침을 삼켰다. 





같이 축제 나가자.”

선배가 가방에서 꾸깃꾸깃한 축제 신청서를 꺼내 내게 내민다. 영문도 몰랐던 축제 참가라 얼떨떨함과 동시에, 어이가 없어 웃음이 터졌다. 이미 내 이름 적어놨으면서. 강아지처럼 나에게 슬그머니 내미는 모습이, 혹시나 내가 거절할까 걱정스러운 것만 같다.

 

사실 난 당황했다. 축제에 나갈 생각이 전혀 없으니까. 선배 공연을 1열에서 관람하는 것, 그 것이 내가 축제 날 학교에 가는 이유였기에. 하지만 의욕 가득한 선배의 표정에 단호한 말 한마디가 쉽게 떨어지지를 않았다.


 

  

선배, 솔직히,”

?”

 

그래서 나는,




내가 선배랑 같이 나가건 말건~

어차피 선배는 이렇게 신청 안 해도 나가야 할걸요.”

  

돌려 말하기로 한다.




구겨진 종이를 펄럭이며 말을 이었다. 축제 참가의 유무에 딱히 선배의 결정권은 없었다. 암묵적으로 우리 학교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항상 재환 선배였으니분명 이미 축제 주최 선생님의 압박을 받았을 터다선배도 알고 있긴 한 듯 약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선배도 알고 있었네요. 그럼 혼자 나가는걸로‥,”

아는데,

그거랑 별개야.”

  

 




 


그건 날 필요로 해서 나가는 거고. 이건 내가 정말 하고 싶어서 너한테 부탁하는 거고.”

“....”

 

“너랑 같이 나가고 싶어.”

“어..어..”

같이 해줄 거지?”

  

나랑. 누가 봐도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잇는다. 대답 없이 웃음을 참는 나를 보곤, 아아나가, 나가자. ?

 


.. 진짜. 내가 나가면 선배 무대 망치기만 해요, 라고 말하려다 바로 정색이 튀어나올 것만 같아 삼켰다. 항상 싱글벙글 웃고, 대부분의 일에 화를 내지 않고 웃어넘기곤 하는 선배도 예외는 있었다. 내가 나를 탓하고 내리까는 습관이 보이면, 곧바로 정색을 했으니까.

 

이러면 선배한테 선물로 곡을 어떻게 주냐는 말이다..

일단 상황을 넘기고 내일이라도 혼자 나가라고 해야겠다는 생각에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선배는 그제야 배시시 웃는다. 이럴 땐 누가 선배고 후배인지 모르겠다. 같이 나간다고 하니 순식간에 밝아진 표정이 복숭아 같았다. 하.. 내일 어떻게 선배한테 말하지.

  

 

  



소나기


 

 



“하, 끝났다!

  

집에 돌아와 마무리하던 가사를 완성시켰다. 몇 번이고 지우고 쓰길 반복해 너덜너덜해졌지만 빽빽하게 찬 가사지. 며칠째 고민하고 쓴 가사였다. 선배에게도 의미가 깊겠지만, 나에게는 더 큰 의미가 있었다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자작곡. 사실 아까는 뭣도 모르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선배는 무조건 축제에 혼자 나가야 한다

  



선배에게 내가 이 노래를 선물로 줄 거니까. 내가 작사한 곡을, 처음으로 불러주는 사람은 


선배였으면 하니까.



 

흐흫..”

  

바로 앞자리에서 선배가 내가 만든 노래를 부르는 걸 감상할 생각을 하니.. 생각만으로도 행복했다. 상상이 갔다. 선배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워너원/김재환] 소나기 (부제:너와 내가 함께한 순간) | 인스티즈



어느새 시계는 열두시 정각을 향해가고 있었다. 2014527. 핸드폰을 켜 맨 위에 있는 재환 선배 를 꾹 눌렀다.

  




생일 축하해요 12 : 00 AM

  

그리고 핸드폰을 껐다.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었다.


내일 어떻게 선배 기분 상하지 않게 혼자 나가라고 핑계를 대고, 이 노래를 줄 수 있으려나.












/ 안녕하세요 SUL입니다.

소나기(부제:너와 내가 함께한 순간)은 총 2편으로 연재될 예정이에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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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46.166
호엥 작가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기억조작 당하는 것 같아요8ㅅ8 2편 기다릴게요!!!!!!!
6년 전
SUL
재밌게 읽으셨다니 다행이에요. 다음 편 얼른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6년 전
독자1
ㅠㅠㅠ다음편이있는거깄죠 ...?? 아 좋아요
6년 전
SUL
다음편 있습니다! 이렇게 끝나면 섭하죠..ㅎㅎ 감사합니다!
6년 전
비회원76.76
헐 진짜 겁나설레오. 퓨ㅠㅠㅠㅠ 잘 읽고 갑니다ㅜㅜ 다음 편 기다릴게요.. 뭔가 분위기가 있는 글인 것같아여..
6년 전
SUL
설레셨다니 다행이에요.. 분위기 있다니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쓸게요.
6년 전
독자2
헐 대박 진짜 재환이랑 여주ㅠㅠㅠ너무 멋있어요ㅠㅠㅠ큐ㅠㅠㅠㅠ 다음편이 너무 궁금해지네요 ㅎㅎㅎㅎㅎ
6년 전
SUL
다음편 궁금하시다니 다행이에요.. 처음 올리는 거라 ㅎㅎ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6년 전
독자3
대벅이예요 작가님ㅠㅠㅠㅠㅠ 다음편 기다릴께요!
6년 전
SUL
감사합니다! 얼른 들고올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6년 전
독자4
헐 작가님 진짜 재밌어요 재환이 빙의글 진짜 오랜만에 보네요ㅠㅠㅠ 요즘 안나와서 ㅠㅠㅠ 재환아 진짜 멋있어 ㅠㅠㅠㅠㅠ 인기도 많구 ..얼굴도 잘생겼기 까지해 ㅠㅠ 여주가 쓴 가사도 보고싶다 ㅋㅋ얼마나 잘썼우면 재환이가 진짜 잘썼다고 칭찬해주냐 ㅠㅠㅠㅠㅠㅠ 담편에서 뵈요!!
6년 전
SUL
ㅎㅎ 독자4님 재밌게 읽어주시니 감사합니다!! 재환이랑 여주가 이어질 수 있을까요,,! 궁금하시다면.. 다음 편 기대해주세요 >_<
6년 전
독자5
작가님 오랜만에 다음편이 기다려지는 글이네요.. 뭔가 몽글몽글한 둘의 사연이 기다려집니다..!! 현재에도 둘이 이뤄지는거 맞죠 ㅠㅠ 그렇게 알고 기다릴게요.. 잘 읽었습니다 :-)) 좋은 밤 되세요
6년 전
SUL
몽글몽글한 둘의 사연!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ㅎㅎ) 끝까지 재밌게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독자5님도 좋은 밤 되세요!
6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6년 전
SUL
오오 예리하신 독자6님 ㅎㅎ 최대한 빨리, 열심히 써서 다음 편에 찾아뵐게요! 감사합니다.
6년 전
독자7
으아 작가님 재환이 첫사랑모먼트 되게 좋아합니다 제가. 그런데 현재에 여주가 저런 반응이란건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요ㅠㅠ 기다리겠습니다 작가님!
6년 전
SUL
첫사랑 모먼트.. 제가 참 좋아하는데요..(코쓱) 다음편 기다려 주신다니 감사드려요. 얼른 가져와야 겠어요 ㅎㅎ
6년 전
비회원4.227
다음편 엄청 기대돼요.. ㅜㅜ 재촉은 안하지만 되도록이먼,, 빨리 올려주세요 ♡ 헌기증날 것같아요 ㅠㅜ 재환이랑 여주 현실에서도 이어주세요 작가님♡♡♡♡
6년 전
SUL
다음편 기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만족스러우실 만한 글을 얼른.. 써야겠어요 ㅎㅎ 댓글 감사드려요!
6년 전
독자8
와 작가님 너무 재미있어욮퓨ㅠㅠㅠㅠㅠ 신알신 누르고 다음 편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6년 전
SUL
신알신 감사합니다! 재미있다고 해주시니 기쁘네요.. 좋은 밤 되세요 독자님!
6년 전
독자9
흐윽 뭐져..? 무슨일이 있었던거져?!?!! 이런 분위기 글 너무 좋아해요ㅠㅠㅠ
6년 전
SUL
분위기 많이 신경썼는데 알아주시니 감사할따름,, 감사합니다!
6년 전
독자10
무슨일이 있었길래 여주 반응이 저런지 궁금해요ㅠㅠㅠㅠㅜㅜㅜㅜㅠ다음편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로 재환이 첫사랑 모먼트 너무 설레요ㅠㅜㅜㅠ기억 조작당하는 느낌....ㅎㅎㅎㅎ
6년 전
SUL
감사합니다! 첫사랑 모먼트,,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싱긋) 다음편 얼른 가져오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 독자님!!
6년 전
독자11
헐 분위기가 너무 예뻐요ㅠㅠㅠㅠ!!!
잘 보고 가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
오늘 덕분에 기분 좋은 밤을 선물 받았네요♡

6년 전
SUL
말씀 너무 예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독자님 덕에 좋은 저녁을 선물 받았습니다. 감사드려요!
6년 전
독자12
🙆‍🌸❤
6년 전
독자13
너무 좋아하는 분위기라 며칠 전에 읽고 또 보러왔어요 ㅠㅠ 기다릴게요 다음편 ! 아 그리구 비지엠 알고싶어요..🙏
6년 전
SUL
아이구 이제서야 확인했네요 ㅠㅠ 죄송해요.. 비지엠은 heaven이에요! 늦었지만 얼른 다음 편 가져오도록 노력할게요. 감사드려요!
5년 전
독자14
너무 따뜻하고 재밌어요ㅠㅠㅠ 좋은 글 잘 읽구갑니당
5년 전
SUL
재밌게 읽어주셔서 저도 감사드려요!
5년 전
독자15
다음편이 넘 궁금합니다!! 과연 축제에는 재환이 혼자 나갔을지 여주랑 같이 나갔을지ㅠㅠ
글 초반 재환이 컴백방송에서 부른 노래도 관련이 있어보이는데!!

5년 전
독자16
작가님 다음편이요 다음편 ㅠㅜㅠㅠㅠㅠ흑흑 다음편 ㅠㅜㅠㅠㅜㅜㅜㅜㅜ
5년 전
독자17
작가님 다음 편 기다리고 있겠습니당ㅠㅠㅠㅠ
5년 전
독자18
노래랑 완전 찰떡궁합....ㅠㅠㅠㅠㅠㅠ 너무 좋아요 분위기 짱 ㅠㅠ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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