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래 - Angel
동정. 사람들은 자신이 자기보다 좀 더 불쌍한 이들에게 동정을 주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고, 그게 자신의 착한 마음인줄로만 안다. 동정이 잘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받는 입장에서 보면, 동정만큼 비참한 것도 없었고, 그 단어만큼 기분 더러운 것도 없었다.
내가 예쁘다는 남자의 말에 그저 서서 멀뚱멀뚱 남자만 바라보고 있자 내가 마시던 컵을 뺏어 쥐고는 물을 따르며 내게 말한다.
CAST :: D.O, 해커. 백현과 함께 실력있는 해커지만, 그는 좀 다르다. 컴퓨터로 마우스를 클릭하고, 키보드를 두드리며 해킹하는 백현과 달리 그는 발로 뛴다. 수상한 냄새를 맡기 시작하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져서 그는 정보를 따내온다. 보스에겐 충성스러운 개인 척 위장하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정보는 그에게 언제나 시한폭탄이 돼주었다. 가지고 있다 틈을 봐 던지기만 하면 터져버리는 잭팟처럼.
"나만 보고 있으면 안될텐데. 키 크려면 얼른 가서 자야지."
"...이미 다 컸어요."
자상한 것 같은 남자의 말에 괜히 툭 쏘아붙이고 방으로 들어와버렸다. 여기는 순 모르는 것 투성이다.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도, 저 남자들의 신상은커녕 뭘 하고 사는 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딱 하나 아는 게 있다면, 그건 남자들의 이름뿐이었다.
CAST :: CHEN, 싸움꾼. 죽을만큼 패놓고 죽기 직전에 살려둔다. 이것이 그가 조직에 몸담고선 스스로에게 말했던 그의 신념이었다. 학창시절을 오직 싸움으로만 물들였던 그는 아주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조직으로 넘어오게 됐다. 누가 하라고 하지도 않았고, 그가 하고싶어 하는 일도 아니었지만 그는 나름대로 만족했다. 그가 주먹을 휘둘러도 그 누구도 그에게 간섭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집에 누군가를 들이면서 그는 간섭받는 게 많아졌지만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오히려 기분이 이상했다.
"우리 여주, 빨리 안 일어나면 후회하게 될텐데."
언제 잠이 들었던 건지 가까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얕은 잠을 깨고 눈을 뜨니 웬 낯선 남자가 내 이름을 부르며 나를 깨우고 있다. 벌떡 일어나서 누군지 물으려는데 여자애 방에서 뭐하는 거냐고 백현오빠에게 질질 끌려가는 걸 봐선 아마 저 남자도 같이 사는가보다. 씻고 주방으로 내려가자 남자들은 익숙하게 아침상을 차리고 먹고 있었다. 식탁엔 아침에 날 깨웠던 남자말고도 낯선 남자가 더 있었다.
CAST :: OH SE HUN, ?
"안 먹고 뭐해. 이렇게 생겼어도 맛이 있긴 있어."
"야, 죽을래?"
"어제 못 봤던 애들한텐 여주 네 소개 다 해놨어. 아까 네 방 가서 지랄한 건 김종대고, 방금 너한테 말 건 건 오세훈. 그리고 오세훈 말에 발끈하고 있는 건 도경수."
"아... 안녕하세요."
"이제 얼른 먹어."
낯선 남자는 의외로 내게 농담까지 던져가며 말을 걸어주었다. 뭐하고 사는 사람들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시끌벅적하고, 밝게 사는 것 같다. 거기에 섞여서 밥을 먹어야하는 나는 밥이 입으로 넘어가는 건지 코로 넘어가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세훈오빠 말대로 맛있었긴 했다. 오빠들이 밥을 먹고 나서 설거지라도 하려는 나를 말리고 강제로 쇼파에 앉히는 바람에 나는 졸지에 티비를 보게 됐다. 게다가 오빠들은 어딜 나가려는지 바쁘게 움직이길래 말 걸기도 뭐해서 가만히 있자 정장으로 차려입은 오빠들이 현관으로 향했다.
CAST :: PARK CHAN YEOL, 킬러. 사람을 잘 찾는다. 사실 그는 사람 죽이는데는 취미없지만 냉철하다. 머뭇거림이 없는 그는 목표물을 찾아내면 총을 사용한다. 그만큼 무자비하고, 제 손에는 피 한방울 안 묻힌다. 약간은 이기적이지만 그는 눈썰미가 좋아서 그런지 사람의 변화를 잘 캐치해낸다. 이런 점때문인지 그의 얼굴덕인지 그는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언젠가부터 함께 살게 된 여주만 빼면.
"우리 나갔다 올테니까 집에 잠깐만 혼자 있어. 있을 수 있지?"
"당연하죠. 애도 아닌데."
"너 애 맞거든, 꼬맹아."
엄마아빠 돌아가시고 여태껏 혼자 살았던 사람에게 혼자 있을 수 있냐고 묻는 거 보니 내가 오빠들 눈엔 아직 어려보이는 게 분명하다. 장례식장에 가는 것도 아니면서 오빠들은 온통 옷 색깔이 다 검은색이다. 다들 잘생기긴 했다만 이제 나는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티비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보기도 하고 다시 잠에 들려고 노력도 해봤지만 소용없었다. 문득 집을 둘러보다가 집 구경이나 할까 하고 일어섰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딱히 집주인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아니라고 하기에도 애매하지만 궁금한 마음에 인터폰을 보니 누군지 모르겠는 남자가 서있다. 내가 열어줄지 말지 고민에 빠진 사이 남자는 문까지 두드리며 자신이 오빠들과 친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뭔가 찜찜해도 긴가민가하며 문을 열어주자 남자가 나를 보며 반갑다는 듯이 활짝 웃었다.
CAST :: SUHO, ?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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