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우리 둘 다 아주 예민한 날이었던 것 같아.
"가기 싫다니까?"
"네가 가자고 했었잖아."
"근데 아침에 내가 얘기했잖아. 가기 싫다고."
웬일로 우리가 신경전 부리면서 다퉜던 적이 있었어.
솔직히 우리가 열을 싸우면 9와 10분의 9(대분수잼)는 찬열이가 다 져주긴 했었는데...ㅋㅋㅋㅋ
그니까, 원래 서로 덜 바쁜 일요일에 전시회를 가자고 내가 추천을 했었는데
약속 바로 전날 매직데이가 뽷 ^^... 약속이고 배려고 뭐고 기분이 뽷...
게다가 찬열이네 백화점도 크고작은 사고가 났어서 찬열이도 이것저것 처리하느라
컨디션이 아주 별로였었거든.
근데 그걸 서로 알면서도, 다투기 바빴었어.
"그럼 어디 갈 건데."
"몰라."
"...자꾸 무책임하게 굴래?"
"싫은 걸 어떡해."
"같이 좀 가면 안 돼?"
순하게 알았다고 해 주던 얘가 평소와 다르게 갑자기 길가에 차 세우면서 꾹꾹 참는 어투로 말하니까,
그렇지 않아도 예민함에 가득 찼는데 날 세우는 걸 들을려니 내 성격이 못 참았음.
"왜 화를 내고 그래?"
"화 낸 게 아니라 부탁한 거잖아."
"부탁하는 거 치곤 되게 기분 나쁜데."
"...그만하자, 징어야"
"뭘 그만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주... 화 유발의 무한대ㅋㅋㅋㅋㅋ
암튼 핀트 나가가지고 그때부터 서로 말싸움 시작했음ㅋㅋㅋ 니가 먼저 그랬네, 이러네 저러네
서로 절대 안 지려고 눈 치켜 세우고 그러다
결국 내가 안전벨트 풀어버렸음.
"어디 가, 얘기하는데."
"너 같으면 지금 상황에 데이트를 하겠어?"
"......"
"...기분 다 잡쳤는데."
"...알았어, 내가 그만할,"
"아 됐어. 나 먼저 갈게."
그러고 안 잡히려고 잽싸게 차문 열고 나옴.
부글부글 끓는 상태로 나쁜 새기... 저주할 새기.... 곱씹으면서 가는데
뒤따라온 찬열이가 나 잡으면서 잠깐만, 막 이러긴 했는데
괘씸해서 이거 놓으라고 한 후에 택시 잡아서 집으로 갔음.
그리고 집에 가서는
"...아 나레기 왜 사냐!!!!!!!!!"
당연히 겁나게 후회를 했음 ㅇㅇ
***
집에 들어오자마자 현실 비명 밖에 안 나왔음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
내가 히스테리를 부려버렸구나ㅠㅠㅠㅠㅠㅠ 아 나란 년 미친녀뉴ㅠㅠㅠㅠㅠㅠ 이러면서 터덜터덜 가방 내려놓고
옷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서 찬열이 카톡 배경만 보고 있었음.
뭔가 날 세우고 기 세우면서 서로 깐 건 쌍방으로 잘못하긴 했는데,
일방적으로 내가 약속도 깨고 먼저 투덜투덜 아주 히스테리를 부렸고..
내가 먼저 그러지만 않았어도 찬열이도 참았을 텐데
게다가 찬열이 힘든 일 많았는데 내가 불난집을 기준으로 폭죽놀이를 했으니
^^ㅋ... 나는 왜 항상 뒤늦게 후회를 하는지
"어휴..."
한숨만 푹푹 나오고...ㅠㅠㅠ 그런데도
이와중에 자존심 때문에 연락은 먼저 못하겠는 거야.
계속 찬열이 카톡 배경에 우리 사진만 쳐다보다 새벽잠 조금 잤음...
싸운 것도 짜증나 죽겠는데 그 다음날이 월요일인 게 제일 호러...ㄷㄷ
새벽잠이라 얼마 자지도 못해서 밥도 거르고 대충 씻고 화장하고,
박찬열이랑 카톡 대화창은 어제 아침이 마지막이고ㅠㅠㅠ...
찬열이한테 연락은 언제 올 지 걱정하다 별 수 없이 밖으로 나갔어.
완전 찌뿌둥해서 인상 팍 쓰면서 나가니까
어디서 보던 차... 옆에 서있는 어디서 많이 보던 남자가......
"......"
"늦게 나왔네. 너 늦잠 잤지."
"......"
"빨리 타."
양복 쫙 빼입은 찬열이가 아무렇지 않게 조수석 문 열어주는 거야.
나야 초당황해서 이걸 타, 말어 생각하다 찬열이가 안 타고 뭐하냐면서 팔 잡고 이끌길래 바른대로 차 탔음ㅇㅇ...
조수석 문 닫아주고 곧이어서 찬열이도 탔는데,
시동도 안 걸고 서로 말 없이 그냥 있었어.
아무 말 없이 있으면서 곰곰히 생각을 해봤는데
어제때문에 아침부터 나를 데릴러와준 게 고맙고, 너무 미안한 거야.
더 잘못한 건 난데 얘가 더 눈치를 보니까 ㅋㅋㅋㅋ...
타이밍도 딱 사과할 타이밍인 것 같아서 손 꼼지락 거리다 고갤 딱 들었는데
찬열이가 잠깐만, 이러면서 뒷자석에서 뭔 꾸러미를 나한테 줬음.
"너 밥 안 먹고 나왔을까봐."
"...뭔데?"
"저번에도 아침에 샌드위치 맛있게 먹었잖아. 그거 사왔어. 밥 안 먹었지?"
"응."
"아직 시간 있으니까 천천히 먹어. 또 체하지 말고."
"...알겠어. 근데 찬열아."
"왜."
"...미안."
감동의 도가니탕과 함께 코 찡해져서는 완전 모기만한 목소리로 미안하다고 하니까
찬열이가 에휴~ 이렇게, 뭔가 안도의 한숨삘로 숨을 쉬었음...ㅋㅋㅋ
결론은 풀렸다!
"어젠 내가 더 할 말 없어. 너 예민한데 내가 더 그래서 기분 많이 나빴을 거 아니야."
"...ㅠㅠㅠㅠㅠㅠㅠㅠ아니야ㅠㅠㅠㅠ 내가 더 미안해ㅠㅠㅠ"
"왜 울려고 그래ㅋㅋㅋ 찡그리지 말고 얼른 먹어."
"아 몰라ㅠㅠㅠ 미안하단 말이야."
"미안하면 그거 다 먹어."
찬열이는 나 오구오구 해주랴 바쁘고, 나는 오구오구 당하면서(?) 찬열이가 사온 거 다 헤치웠음. '-^
iOi
l l
ㄴㄴ
...정말 오랜만이에요 독자님들ㅠㅠㅠㅠ
너무 큰 공백이 있었네요. 공백이 있을 수 밖에 없던 이유는 제가 중요한 시험을 치룰 게 많았고, 또 그리고...
수많은 쓰cha...랄까여...★ ^^;
정말 쉴새없이 바빴던지라 글 쓸 시간도 없이 훅 가버렸네요. 시간아, 돌아와라...!
아무튼 정말정말 죄송합니다. 사죄를 받아주세요...ㅠㅠ
그리고 제가 16편과 이어지는 편을 쓰지 않은 이유는
일단, 현저히 낮았던 필력이 더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제기랄!)
지금 위에 쓴 것도 정말 최대한 써보긴 했는데 영 ☆로... 제 마음의 별로ㅎ? 는 무슨 진짜 별로네요...ㅠㅠ
그래도 생존신고는 해야 할 것 같아서 나름대로 쓴 글 올립니다요.
재미 없겠지만... 넹...
다음에 올 때는 16편과 이어지는 편 아니면 그냥 새로운 에피소드를 들고 다시 오겠습니다. 데동데동...
암호닉은 제가 다시 정리해서 올릴 예정입니다. 너무 오랜만에 와서 빠뜨린 분들이 너무 많을 것 같아서요. (걱정) (초조) (불안)
혹시, 정말 혹시 신청해주실 분들은 [암호닉] 이렇게 해주시면 짱짱 감사합니다.
공지 아닌 공지가 너무 길어졌네요.
독자님들, 너무 보고 싶었어여ㅠㅠㅠㅠㅠㅠㅠㅠ
(+콜 미 베이비 쨔응 준멘 복근 쨔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