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빨리도 온다."
휴대폰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나오다 갑작스레 들리는 오세훈의 목소리에 놀라 자지러 질 뻔 했음. 오세훈 앞에서 놀란 내 모습은 얼마나 끔찍했을지 상상도 안 됨.
아니 그나저나, 왜? 왜 대체 이그조 멤버가 이 음침하고 서늘한 곳에서 마치 나를 기다리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는건ㄷ.. 존나 내 광대년아 일단 내려가봐.
벽에 등을 살짝 기댄 채 팔짱을 낀 손에는 초코버블티를 들고 고개를 들어 날 쳐다보는데 워.. 미모가 미치셨다........
진짜 놀란 마음에 소리를 빽 질렀는데 눈이 마주친 순간 오마이... 마치 좁쌀만한 얼굴에서 눈,코,입이 서로 지들 잘났다고 겨루기 하는 듯한 미모에
말 끝을 흐렸다고 한다 ㅇㅅaㅇ.... 슈발..
잠시만. 근데 손에 든 저 초코버블티.
'너 버블티 좋아해?'
...설마...
"맛은 그냥 초코맛인데 괜찮지?"
세상에........ 초코가 아니라 진흙이라 해도 오빠가 준 거라면 그 자리에서 원샷이구만 무슨 당연한 소릴..
이럴 줄 알았으면 카톡 확인하자마자 바로 집으로 튀어오는 건데.. 본의 아니게 내가 월드슈스 엑소를 누추한 우리 집 현관 앞에서 기다리게 한 거임?...
상황 파악이 되기도 전에 우선 감사하다고 두 손으로 넙죽 받긴 했는데 그제야 죄스러운 마음이 폭풍ㅇ으로 밀려오는 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대박.. 언제부터 계셨ㅇ.."
"이제 나 가볼 테니까 얼른 집에 들어가."
..ㅎ아, 예...
...ㄱ..ㅡ..래.. 지금은 말 끊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넙죽 절을 해도 모자랄 상황이라고... 처음 겪어본 것도 아니면서.
이거 츤데레의 정석 아님? 얼굴만으로도 설레 뒤지겠구만 츤츤거림의 정석을 나에게 시전하시는 오세훈님덕에 덧쿠심장사망... 삐.....
세훈이는 나한테 버블티를 주고, 한 손에는 자기가 이미 다 마신 버블티를 들고서 엘리베이터에 탔음.
너무 황송하고 얼떨떨해서 별 말도 못했다가 엘리베이터에 타니까 그제야 급하게 감사하다며 허리까지 푹 숙여 인사를 했음.
“티켓팅 잘해서 주는거야.”
거기 관 짜주는 곳이져? 예 제가 방금 심쿵사를 당했는데여 관 하나만 짜주시면은 제가 알아서.... 예...........
여러분 오세훈의 미모와 목소리는 심장에 해롭습니다....
티켓팅 성공한 나년아 잘했어.. 내 손 잘했어.. 장하다, 장해!!!!!!!!!! 쓰담쓰담!!!!!!!!!!!!!
근데 세훈이는 내가 티켓 있다고 구라친걸... 아, 모르겠구나. 밥 먹을 때 얘기했고, 세훈이는 내가 신나게 퍼질러 자고 있을 때 왔을 테니까..
내가 미처 대답도 하기 전에 문이 닫히고 1층으로 유유히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였음.
그리고 나서 생각해봤는데, 내가 아까 카톡에서 어떻게든 화제를 바꿔보려고 버블티를 좋아한다며 거의 발악을 했었던 걸 보고 진짜 사들고서 여기서 기다렸던 거임.
아니, 나한테 어디냐고 물어봐도 됐을텐데요ㅠㅠ 그럼 내가 발에 부스터를 달아서라도 날아왔을거아냐.. 나년은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란 년이야..
얼마나 기다린 건지, 건네받은 버블티는 겉에 물방울이 살짝씩 맺혀있었음. 이러면 내가 감동받을 줄 아나 본데, 크나큰 오예입니다 오예.
와 진짜 이걸 어떡하지? 이걸 어떻게 먹어???? 응??? 이게 바로 세훈이가 주문한, 세훈이의 지갑에서 나온 돈으로 계산된, 세훈이가 사 온, 세훈이가 잡았던!!!!!!!!!!!!!
세훈이가 나한테 직접 건네준!!!!!!!!!!!!! 버블티인데!!!!!!! 이걸 어떻게 먹냐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는 바로 먹음ㅠ... 존나 본능..
마시쩡ㅠ......
이 버블티는 무기야, 무기.. 사람 심장 조져버리는 무기..
어쨌든 크나큰 감동의 물결을 안고 버블티를 야무지게 마시면서 집에 들어왔는데 갑자기 엄마가 쏜살같이 나에게 달려왔음.
엄마가 나보다 먼저 집에 들어오는 상황은 흔치 않은 상황이라 당황했지만 이내 엄마의 질문에 더 당황했음.
"너 언제부터 그런 잘생긴 애랑 친구였어? 엄마한테 왜 얘기 안 했는데?"
...? 나니? 무슨 말씀이신지... 잘생긴 애랑 친구.... 잘생긴 애... 잘생긴...... 설맠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설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삼, 사십분 전에 누가 너 찾더라. 근데 처음 보는 사람이길래 누구냐고 물어봤더니 대답을 안 해, 애가.
그러다가 너 친구라고 하길래 들어와서 기다리라고 했더니 괜찮다면서 가보겠다고 그랬어. 얼른 말해봐. 누군데? 언제부터 친구였어?"
먹던 버블티 코로 나올 뻔.
그러니까 삼, 사십분 전부터 숙소 오는 김에 내가 집에 있는 줄 알고 여기 들렀다가, 없다니까 밖에서 기다린 거란 말임? 레알? 거의 사십분동안?
그것도 우리 엄마한테는 간다고 말했ㄷ...ㅐ..... 진짜 관 하나 짜야하나 (심각)........... 이거 그린라이트 맞ㅈ, 미안.
그나저나 엄마... 내 친구 아니야.... 엄마가 그렇게 느그오빠들이라고 부르던 내 오빠들이야.... 엑소......응... 내 친구일리가 없잖ㅇㅏ...
엄마한테는 대충 둘러대고 방으로 들어와서 문을 닫았음.
그대로 침대로 돌진한 뒤 축구 경기에서 골을 한 3번 정도 넣은 축구선수마냥 무릎을 꿇고 만세를 외쳤다고 한다.
그러다 이내 폰을 집어 감사하다고 폭풍카톡을 보냈지. 진짜.. 지짜 맛있다.. 정말.. 이건 세상에서 하나뿐인 버블티라코.. 세후니가 사준... 응..?
어차피 칼답 기대는 1도 안 했지만 정말 연습실에서 열심히 연습 중인지, 정말 칼답은 커녕 내가 잠들 때까지 오지 않았다고 ^^..☆.. 그래.. 응... 얼음완댜님 그래..
그날 꿈에서는 내가 세훈이의 두 팔을 뙇 붙잡고 소리를 빽 질렀다고 한다.
제발 내 말 좀 끝까지 들어달라며.........
아무튼 감동의 초코버블티를 받은 날 후로 시간은 잘만 갔음. 고3이 그렇지 뭐.. 하루는 긴데, 일주일은 짧고 그런 거지 뭐..
아, 세훈이한테 무참히 씹힐 줄 알았던 카톡은 다음 날 아침에 답장이 와있었음. 쟈가운듯 쟈갑지않은 얼음완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지금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내가 지금 하루하루 가면 갈수록 정신줄을 놓는 이유는ㅎㅎㅎㅎㅎㅎㅎ
두 번째 단독 콘서트 D-1 라는 점.
뭐 시간이 이렇게 LTE냐구여? 티켓팅 하고 세훈이를 끝으로 아무도 안만났냐구여? 예. 아무도 만나지 않았..져. 아니, 못 만났음.
콘서트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연습실에서만 있는 건지, 숙소에 들어오기는 하는 건지 추가콘 티켓팅날 이후로 아파트에서는 한.명.도 마주친 적 없었음.
나는 이 아파트 살면서 엑소를 만난 썰을 푸는거지, 내 일상 썰을 푸는 게 아니니까여...☆.. 엑소를 못 만나서 못 푸는거임ㅎ..
게다가 사소한 연락조차도 지금쯤 피곤함 절정에 찌들었을 멤버들 생각하니까 도저히 용기가..ㅋ... 애들 쉬어야대ㅠㅠㅠ 피곤하면 앙대ㅠ
아오ㅠㅠㅠㅠㅠ 이 티켓팅 성공 소식을 내 마음에 독심술을 시전하셨던 민석오빠께도 알려드려야 하는데... 거 참..
아, 그리고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내가 13일 티켓을 7일 첫콘 티켓으로 바꿨다는 거? ...나한테만 중요하니?
ㅎ어쨌든 같이 가는 애들도 모두 첫콘이었을뿐더러, 토요일이라서 그나마 시간이 널널했기 때문에 첫콘만 가기로 했음.
일요일은 너무 피곤하고, 금요일은 학교 갔다가 오후에 가야 하는데 절대 용납 못하지ㅋ 아침부터 올림픽공원에서 열심히 뛰며 굿즈를 사수해야죠.
그래서 그냥 토요일 보충수업을 째고 첫콘을 가기로 함.
앞서 말했듯이 연락도 일체 끊겼었던 상황이라 13일 티켓을 7일 티켓으로 바꿨다는 사실은 이그조들 중 그 누구도 몰랐음.
사실 세훈이 빼고는 내가 어느 날 티켓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몰랐을걸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야 내가 구라를 쳤었으니까. (눈치)
내가 그동안 이 콘서트를 가기 위해서 진짜... 아.. 말잇못.... 내가 갈 수 있게 된 계기를 풀어보자면
거의 집에서는 기어 다녔을 정도로 엄마의 비위를 맞추고, 진심 어린 대성통곡으로 아빠 마음을 우선 사로잡은 후, 엄마를 차차 설득하고..
그러다 또 퇴짜맞고.. 하지만 난 불굴의 덕후..... 결국 콘서트를 다녀오고 난 후에는 미친듯이 공부만 하겠다는 조건 하에 허락을 받아냈음.
정말 살다 살다 내가 고3에 콘서트를 다녀오는 일도 생기긴 하는구나...
콘서트가 하루 남은 시점에 지금 나는 학교에서 이미 친구들과 계획을 치밀하게 짜놨음.
우선 몇 시에 출발할 건지 정하고, 올림픽공원 지도를 쫙 뽑아서 자기가 받을 굿즈 배부 장소를 표시해놓고, 각자 티켓도 꼼꼼하게 확인하고.
공부하라고 앉혀놨더니 이 짓거리를 하고 있다...
그렇게 나는 보기 좋고 깔끔하게 정리된 내 올림픽공원 지도를 보면서 뿌듯한 웃음을 지었음.
과연 내가 이걸 실용성 있게 쓸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지만.
여러분 안녕하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가 인티에 지금 얼마 만에 오는 건지..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는데 일이 좀 커져서 어찌어찌하다 보니까 늦어버려써..8ㅅ8.. 원래 어제 업뎃하려고 메모장에 쟁여놨는데.. 늦어버려써.... 그래서 제가 저번화에 답글도 못 달아드렸는데 진짜 할 말이 없네요. 후.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하는데 내 개인적인 사정 따위가 뭐라고... 제가 이지경까지...? 제가 원래 글만 쓰고 뿅 사라졌다가 다음날에 오는 스타일인데, 제 답글 받아보신 독자분들은 아실 거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명 나는 어젯밤에 남긴 댓글인데 답글은 다음날 오후에 와 있다..? 그랬죠..? 근데 배은망덕한 제가 저번화까지는 너무 바빠서 그러지도 못하고, 거의 인티에 일주일 만에 온 것 같아요. 아마 오늘부터는 여유가 좀 생길 것 같은데, 자주 올게요, 꼭! 다음 화에서 또 만나요 'ㅅ' ♡ 다음 화는 콘서트썰! 두둥! (안물안궁) 암호닉 왕사탕 / 타앙슈욱 / 엑소깹송사랑 / 알찬열매 / 뿜빠라삐 / 1214 / 퓨어 / 딩스 / 흰둥이 / lobo12 / 소녀 / 찜닭 / 캐서린 / 솔 / 밍쏘쿠 / 사무라엘 / 초코 / 찡찡 / 엑소이웃 / 체블 / 레몬라임 / 됴됴륵 / 코끼리 / 엑소영 / 열연 / 6002 / 됴롱 / 러버덕 / 복숭아 / 김까닥 / 슈사자 / 메리미 / 콩떡 / 레드페리 / 딸기 / 고사미 / 다람쥐 / 밤팅이 / 스젤찡the럽 / 낯선이 / 찬수니 / 거뉴경 / 붸붸더럽 / 모카 / 하리보 / 유레베 / 쭈구리 / 핫백 / 꽯뚧쐛뢟 / 올랖 / 경수별 / 꾸르렁 / 훈훈 / 스피커 / 수능특강 / 엘리베이터 / 요맘떼 / 복슝이 / 눈꽃 / 11층 / 권쫑 / 로운 / 세훈뿌염 / 슈듯슈듯 / 우리니니 / 베가 / 복승아 / 오윈 / 삉삉이 / 곤듀 / 지렁이 / 맹장염 / 카몽 / 하프하프 / 시동 / 공삼이육 / 딸기요정 / 지뚜 / 바수니 / 옥찬 / 뀨우 / 아이스티 / 찬효세한 / 알콩 / 고구마 / 이히히 / 후은 / 룰레룰레룰 / 꺆뀪꾞 / 연블리 / 메리 / 개구리 / 이웃집여자 / 민트초코 / 포도가시 / 오렌지맛젤리 / #뀰# / 테라피 / 오센불리 / 씽숭 / 생크림빵 / 소라빵 / 꼬막 / 다이제초코맛 / 아이패드 / 익인 / 스폰지밥 / 츄블리 / 결혼할과 / 준배삐삐 / 밥차녈 / 김민석이마 / 일코쓰 / 둥이 / 노랑이 / 호빵맨 / 투오 / 초록이 / 샤크샤크 / 마지심슨 / 독자1 / 핑쿠핑쿠 / 갑짱 / 트롤리 / 리다수호앓이 / 쿠키 / 집밥 / 0618 / 큥찐됴찐 / 작가님짱좋 / 메추리알 / 똥백 / 초코바 / 곶감 / 한강 / 쌍수 / 주간 / 슈밍와플 / 지니 / 아퀼라 / 이사 / 미리별 / 하얀쥐 / 이웃여신 / 박도비 / 해피 / 줄킴 / 빵 / 보라색담요 / 열섹시 / 가자스러워 / 요이 / 리락쿠마 / 도른사람 / 시나몬 / 검은콩두유 / 탠 / 워더 / 삼디다스 / 스젤찡 / 짜요짜요 / 치킨사와 / 이슬 / 댜니 / 말미잘 / 엑소더스 / 요거트 / 빽 / 꾸꾸 / 래백 / 팽이버섯 / 가자미 / 타미 / 초코에몽 / 데빌러브엑소 / 잇쨔 저번 화에서 정확히 암호닉 신청해주신 세 분만 우선 올려드렸는데, 암호닉 신청 방법 물어보셨던 나머지 한 분 혹시 정해지셨다면 댓글 부탁드려요 :) 그리고 암호닉 신청은 항상 감사히 받고 있으니 부담 없이 신청해주셔도 됩니다. [ ] ←요 안에 넣어서 댓글에 적어주세요 !사담
아, 그리고 전 잘 몰랐는데 며칠 전부터 제 글이 추천 수 10이 넘었다는 쪽지가 간간이 오더라구요..
생각해보니 제가 추천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걸로 아는데, 꾸준히 추천 눌러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ㅠㅠ..♡ 아이시떼루... 워아이니.. 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