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대로말하자면 제목을 못정함
우지호는 귀머거리다. 누가 말을 했을때 잘 못들어서 그런게 아니라 정말로 귀가 안들려서 귀머거리다. 청각 장애인이라 하는게 맞겠지. 어쨌건 그렇다보니 우지호는 말도 못했다. 애초에 입을 여는걸 잘 못봤고. 연다 해도 자음과 모음이 확실치 않은 말만 입 밖으로 냈기 때문에 아마 맞을것이다. 뭐. 내가 본인이 아니니 확신할순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괴롭힌다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아무리 귀가 안들리고. 말도 하지 못한다고하더라도 우지호는 일단 외모가 됐고. 또 애가 착했기때문에 주위에 친구들도 많았다. 지금도 교실 뒤편에서 많은 애들에게 둘러싸여 실실거리며 웃는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지 주위에서 뭔 말하는지 듣지도 못하면서. 그렇게 생각하며 웃었더니 어떻게 안 모양인지 내 쪽으로 고개를 획 돌리는 우지호의 행동에 조금 놀랬지만 티내지 않고 수화로 짧게 말을 건냈다.
- 재밌어?
내 손짓이 끝나자 말간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던 우지호가 뭔가 생각이 난 모양인지 빠르게 손을 놀렸다.
- 끝나고 우리집가자.
- 어머니 오셨어?
내 물음에 입가에 미소를 띄우던 우지호는 이내 같이 놀던 아이들에게 미안하단 표정을 지어보이곤 내쪽으로 다가왔다. 타박타박. 우지호의 신발 밑창이 교실 바닥에 닿는 소리가 내 귀에 크게 울려 퍼졌지만 우지호에겐 들릴리가 만무했다. 그런 우지호를 보다보면 내가 땅을 걸을때 내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무슨 기분일까 생각도 들었지만 내가 당사자가 아닌이상 전혀 알수 없는 기분일것이라는 생각에 급히 접었다.
내게 다가온 우지호는 지금은 비어있는 내 옆자리에 의자를 빼어 앉았다. 드륵. 짧게 울리는 소리가 귓가를 멤돌았다. 우지호를 만난 후부터. 이런 작은 소리까지 신경쓰게 되버렸다.
- 엄마가 너 꼭 데리고 오래.
- 나 너무 좋아하지 마시라 그래.
내 농담성이 짙은 말에 소리없이 웃은 우지호는 내 말에 대꾸하려는듯 손을 움직이다가 이내 포기한모양인지 그 얄쌍한 눈을 깜빡이며 그대로 책상위로 엎어졌다. 그리고 난 그런 우지호의 새까만 머리통을 가만히 보고있다 조심히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었다. 그리 부드럽지는 않았지만. 조금 거친느낌의 머리카락은 요즘 시대의 평범한 남학생의 모습같아서. 싫지는 않았다. 뭐. 귀가 안들린다는 점에서 이미 평범하지는 않지만.
머리위로 소리까지 내며 웃었지만 절때 알아차릴리가 없는 우지호는 어느새 눈까지 감고있었다. 하지만 아직 자는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 지호야. "
떨리는 목소리로 우지호의 이름을 불렀다. 우지호와 만난지 올해로 4년이 되어가지만 아직도 '지호' 라는 이름자체로 부르기엔 어딘가 낯간지러워 이렇게나마 부르는 연습을 종종 하곤 했다. 수화로는 무슨일이있어도 우지호. 딱딱하게 성까지 붙혀 말을 하고 이렇게 지호야. 하고 해준적이 없었다. 그냥. 뭔가 그 이름을 부르기엔 어딘가 불편하다고 해야하나. 그렇다고 우지호가 불편하다는건 아니고.
습관적으로 시계를 한번 바라보고. 우지호의 머리위로 얹어진 손을 옮겨 그 뽀얀 볼을 톡톡 두드리자 그제서야 감겨있던 눈이 떠올려졌다. 헌데 그 눈에 졸림이 담겨있지 않아보이니 역시 자지는 않았나보다.
- 시간 끝나가. 곧 선생님 올거야.
- 여기 있을래.
느릿하게 움직이는 손에. 그 말에 알았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더니 우지호는 아무것도 모르는것처럼 말간 미소를 지으며 다시 눈을 감았다.
-
솔직히 연재로 길게 빼고싶었던 거..... 하지만 피코분위기랑 안어울리는거같길래 접음
그래도 이런거 써보고 싶었어여..... 피코가 꼭 박력터져야하는건 아니잖아? ㅎㅋ.ㅋㅋㅋㅎㅋㅎㅋㅎㅋㅋ
우지호가 꼭 쎈캐여야만 하는것도 아니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ㅎㅎㅎㅎ후ㅜㅜㅜㅜㅜㅜ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