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x지코] 천재들의 그림자 w. 큰코가 지코 |
[지디/지코] 천재들의 그림자
"우리 형 닮아서!" "뭐?" "지석이형아 닮아서" "...."
이곳은 아주 극히 소수의 천재들만 모여있는 연구소,그리고 그런 그들을 강제로 데려오는 연구원들. 아직은 가족들이 필요한 나이에 강제로 떨어뜨려 놓는다, 그것은 우리들에게 일종의 '법'같은 것이었다.
'아빠랑 엄마가 절대 나오지 말랬어. 그래서 지석이형아랑 방에 꼭꼭 숨어있었는데 검은 옷을 입은 아저씨들이 갑자기 방으로 들어와서..날 여기로 데려왔어. ‥보고싶어, 아빠랑 엄마랑 지석이형이.'
그리고 이 아이는 나를 포함한 여섯명보다 더 이른 나이로 이곳에 들어온 '괴물'이었다.
3.
한달간은 '천재들이 느끼는 고통지수는?'이라는 말도 안되는 주제로 실험을 하게 되었다. 나는 이 실험을 예전에도 겪어본 적이 있다만, 이번이 처음인 저 녀석, 그러니까 '지코'에게는 아무래도 무리일 것이다. 더군다나 아직 여섯살 밖에 되지 않았는가.
그러나 그 녀석을 구하고 싶은 마음은 눈꼽만치도 없었다. 나보다 뛰어난 녀석은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니까. 이 곳에서 왕처럼 군림하고 싶었으니까. 저런 어리고 약해빠진 녀석에게 내 자릴 양보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으니까.
'흐아아악!!!!아파!!!!아프다고!!!!!!!'
유리창 너머로 고통의 비명을 지르는 지코를 아무 감흥없이 쳐다보는 다섯명. 그러나 나는 이 녀석들하고는 다르다. 나는 공감능력이 있었다. 녀석이 느끼는 고통이 나에게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서 나 역시 고통스러웠다.
지코가 나를 바라보았다. 헬쓱해진 얼굴로, 고통에 찌들어버린 얼굴로 '제발 날 좀 구해달라'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는 그런 그를…외면했다.
4.
그 실험 이후로, 지코는 더이상 나를 따르지도, 좋아하지도 않았다. 나야 뭐, 원래부터 그걸 크게 상관 쓰진 않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도 녀석의 고통스런 표정이 떠올라서 마음이 안좋은건 사실이었다.
하여튼 처음부터 끝까지 귀찮게 하는 녀석이다.
5.
오늘이다. 오늘 드디어 이 지긋지긋하고 답답한곳을 탈출하는 날이었다. 연구원들 거의 휴가를 내서 경비가 느슨해진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르겠다. 금방이라도 연구원들이 들어올 것만 같아서 부랴부랴 짐을 쌌다.
커튼 천을 찢어서 길다란 줄을 만들었다. 그리 높지도 않은 높이라서 줄을 타고 내려가는 방법을 택했다.
"....어디..가?"
녀석이었다. 곰인형을 품에 꼭 안고서는 줄을 늘어뜨리고 있는 내게 물었다. 언제 들어온거야?..하긴 녀석이 본다 한들 문제 될 건 없었다. 지용은 지코의 물음에 답하지 않은 채 하던 일을 마저 할 뿐이었다.
"가라, 꼬맹아." ".....집에 가는 거야?" "어."
말이 없자 이상한 기분이 든 지용이 지코를 돌아보았다. 녀석은 곧 울 것만 같은 얼굴이었다.
지용은 한숨을 푹 쉬었다. 내가 그랬잖아, 이 녀석은 처음부터 끝까지 귀찮게 하는 녀석이라고.
"..같이 가자."
지용의 말에 지코, 아니 '지호'는 울 것만 같던 표정을 지우고 활짝 웃었다.
-그럼 나 이제 집에 가는거야? -어. -엄마,아빠,형아 다 보는거야? -어. 꽉 잡아, 꼬맹아.
그리고 우리 둘은 그 곳을 탈출했다.
6.
"아아, 지호형- 한번만.응?" "안 꺼져?" "키스가 싫으면 뽀뽀라도." "이 미친 표돼지 새끼가?" "나 이제 돼지 아니잖아. 형때문에 얼마나 열심히 살뺐는데."
지훈의 말에 못말린다는 듯 고개를 절레 절레 내젓는 지호였다. 살과 동시에 개념도 같이 뺐냐?
"아, 형. 한번만~" "미친놈,그만 ㅎ..."
말을 하다 만 지호가 이상하게 느껴져 그를 바라본 지훈은 문득 지호가 어딘갈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는걸 알았다. 지호의 눈동자 속에는 두명의 사람이 비춰져 있었다.
"누굴 그렇게 봐? 질투나게-" "..아냐, 임마."
지호의 시선을 느꼈던 건지 지용 역시 지호를 바라보았다.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녀석은, '꼬맹이'였다.
"아는 사람이야?"
승현의 말에 지용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
이런 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