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흰둥이입니다ㅎ
오늘 짬이 생겨서 간만에 양계장 글 들고 왔어요~
'귀여워' '섹시해' '터프해'에 이은 4번째 이야기입니다.
오랜만에 닭살글을 쓰려니 엄청 어색하네요ㅋㅋㅋ
기분 전환이 필요할땐~?
막.장.글!!
오그라들진 않으실거예요~ㅎ
"태환- 히잉..."
"아~쫌!!"
물기를 가득 머금어 촉촉히 젖은 그의 머리카락에서 좋은 향이 난다.
바디워시 향이 나는 뽀얗고 부드러운 목덜미.
금방 씻고 나와 거울 앞에 서있는 그에게 달려가 부비적거리니 동그란 눈을 매섭게 뜨고 노려본다.
"자꾸 귀찮게 할거야? 나 얼른 준비하고 나가야한단 말이야."
"시도때도 없이 사랑스러운건 태환 잘못이지!!"
그의 가는 허리를 끌어안고 내가 이러는건 '당신 탓' 이라며 우겨보지만 먹힐리가 없다.
"조금만 늦게 나가면... 안되는거야...?"
허리에 대롱대롱 매달려 온갖 애교를 부리는 나에게...
태환이 무심히 던진 한마디.
"쑨~ 너무 밝.히.는.거 아냐?"
내가...? 내가.......? 내가...........?!!!!!!!!!
태환. 혹시 그날 밤 일을 까맣게 잊은건 아니지?
"집에 가지마~베이붸~"
남들 눈을 피해 한창 연애질을 하던 무렵.
훈련을 마치고 만난 순간 부터 저녁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몇시간동안 태환은 같은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다.
한국 노래인것 같은데...가사가 생소한걸 보니 신곡인 모양이었다.
노래 듣는거 좋아하는건 알고 있었지만 저 부분만 반복해서 부르고 있는 이유는 뭘까?
"지금 부르는 노래 뭐야?"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흥얼거리는 그에게 슬쩍 물어보니 별거 아니라는듯 피식-웃는다.
"아까부터 같은 노래만 부르고 있잖아. 좋은 노래야?"
"뭐~그냥. 자꾸 중독이 되네~ 잠시만!"
화장실을 다녀온다며 태환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테이블 위에 놓인 그의 스마트폰을 집어 검색을 시작했다.
"집..에..가지. 어라? 창이 열려있네."
창에 떡-하니 열려있는 화면을 보니, 유명한 가수의 노래인 모양이었다.
뉴스에 블로그에 음원 공개에...
잠시만, 19금??
노래에 붙어있는 그 마크만 아니었어도 관심있게 보진 않았을텐데...
19금 마크가...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혹시나싶은 마음에 태환이 사라진쪽으로 눈을 돌렸다가 급히 가사 검색을 시작했다.
".....오.......오.........? 오!!!!!!!!!!!!"
뭐야... 그런거였어~?
칫..!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이제 가자~쑨."
화장실에서 돌아와 가방을 챙겨드는 태환의 뒤를 따라 가게를 나섰다.
여전히 흥얼거리고 있는 '그' 노래.
"집에 가지마~베이붸에~~"
노래를 부르며 앞서 걷는 태환의 뒤를 따라가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슬쩍 그의 손목을 붙들었다.
"왜? 할 말 있어?"
"할 말은 태환이 있는거 아냐?"
"에?"
"그 노래 왜 자꾸 부르는데? 나 오늘 가지 말까?"
장난스럽게 물은 말에 태환의 얼굴이 서서히 붉어진다.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당황한듯 어버버- 입만 벙긋거리는 그에게 다시 물었다.
"집에... 가지 말까?"
손목을 붙든채, 이번엔 용기를 내어 물었는데 태환이 한다는 대답이 고작.
"미...미쳤어..?!! 무슨 뜻이야! 지..집을 왜..왜 안가?!!!"
물어본 나도...
엄청 당황한 표정으로 화를 내는 태환도.
지금 이 분위기...어쩌지..?
뒷통수 맞고 내 눈앞에 별 보이는거...나만 보이는거 맞지...?
"허... 뭘, 화까지 내고... 농담이야! 농담. 나 집에 갈거야~"
벙쪄 있는 태환의 손목을 얼른 놓고 어색하게 손을 흔들어보였다.
아...창피해.
그 노래를 계속 부른 의미가 이게 아니었구나..?
뻗쳐 올라간 뒷머리를 긁적이며 어정쩡한 걸음으로 돌아서려는데...
뒤에서 들려온 작은 외침 하나.
"가란다고...진짜 가냐..?!"
엥???
휙- 돌아서서 그를 바라보니 침울한 표정을 짓고 운동화 끝으로 괜한 바닥만 툭툭- 차고 있다.
"바보... 손도 안잡고..뽀뽀도 안하고... 넌 내가 좋긴 해?"
미간을 잔뜩 찡그리고 입술을 삐죽이는 모습에 난 당황해버렸다.
"아니...난 태환이 싫어할까봐.. 소중히 대해주고 싶어서."
내 대답에 하아...하고 한숨을 내 쉰 그가 다시 입을 열어 소리를 꽥- 질러버린다.
"난 안고 싶고! 입맞추고 싶고!.............됐어!!!"
이곳이 한국이 아님을 다행이라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토라진듯 홱- 돌아서서 성큼성큼 걸어가는 그를 향해 망설임없이 발을 내딛었다.
"태환-!"
어두운 골목길로 돌아서는 그를 당겨 꽉- 안아버렸다.
가슴에 포옥 안겨오는 따스한 체온.
부드러운 그의 머리카락이 내 얼굴을 간질인다.
"나도..."
"................."
"태환, 안고 싶고! 입맞추고 싶고...계속...같이 있고 싶어."
진지한 나의 고백에... 가슴에 파묻혀 푸흐흐..웃어버리는 그.
"내가 먼저 말을 해야 아냐? 바보야- 남자가 '세번'은 물어봐야지~!"
"......!!!!!......."
"오늘... 각. 오. 해."
몸을 비틀어 품안에서 벗어난 태환이 나를 향해 새침하게 웃어보인다.
.......나......
낚였구나?
여우... 확실히, 그는 여우다.
"그날 밤, 나를 먼저 꼬신건 태환이었어!"
"글~쎄? 집에 안가겠다고 떼쓴건 쑨이 먼저였잖아~!!"
"여.우."
"기왕이면 불여우라고 해줘~"
하얀 수건으로 머리를 툭-툭- 털며 그날 밤, 내게 보였던 새침한 웃음을 지어보인다.
하아... 난 아마도 평~~~생 당신 못 이길것 같아...그치..?
도대체 당신은 나한테 무슨 짓을 한걸까.
시도때도 없이 사랑스러워서 자꾸만 눈을 못떼게 만든다.
심란한 노래로 내 가슴을 설레이게 만들고.. 나보다 더 앙큼하면서 아닌척 내 마음을 이리저리 뒤흔드는 여우같은 당신.
그래도 좋아. 태환이 여우여서 좋아.
그냥, 태환이 좋아.
당신 만나기 전엔 몰랐는데.....
남자들 원래 당신처럼 앙큼하니?
***
이 노래 너무 오랜만에 듣는것 같아요~
완전 좋아했는데ㅎㅎㅎ
양계장 커플의 '동거'의 시작이 된 사건이었군요ㅋㅋㅋ
오랜만에 써서 좀 어색어색했지만...
재밌게 읽어주셨으리라 바래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