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인디
브금이 좀 .. 안 어울리는거같기도 해서 자동재생으로 안했어요.
원하시는 분만 틀어서 들으시길 그리고 2편은 내용이 별게 없어요 ㅋㅋ
사이비종교물이지만 ' 주님 ' 과 신이라는 언급이 있으니 혹시나
꺼려지시는분은 주의해주세요
False leader |
-2-
낡은 나무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지훈과 그 남자가 마주 앉았다. 둘 사이에는 아무 말도 오가지 않았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남자는 분명이 지훈이 외부로부터 다른 목적을 가진 체 들어온 자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아무런 말이 없는지 왜 이렇게 건물의 깊은 곳으로까지 끌어들이는지 지훈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지훈이 이리저리 시선을 돌리며 손끝으로 테이블 위를 툭툭 치자 지도자가 조용히 열쇠꾸러미중 하나를 풀어 지훈의 앞으로 내밀었다.
“당분간 쓰실 방입니다.” “아, 숙소도 제공 하나 봐요?” “저희는 세속에서 벗어나 신성한 주님에게 온전한 숭배를 바치기 위해 이곳에서 의식주를 모두 해결합니다.”
지훈은 지도자가 준 열쇠를 들어 이리저리 살폈다. 열쇠의 상단에는 호텔의 열쇠처럼 룸 번호가 적혀있었는데 그 아래는 특이한 이름이 적혀있었다.「ZICO」지코라는 영어 단어가 존재했던가. 지훈이 키를 주머니에 집어넣고 다시 지도자를 바라보자 지도자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지호의 방입니다. 당분간 같이 사용하시고 내일 세례식을 할 테니 그만 들어 가보세요”
사이비 주제에 할 건 다하네. 지훈이 지도자를 쏘아보며 작은 소리로 웅얼거렸다. 지훈은 키를 신경질 적으로 집어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닥에 내려뒀던 카메라 가방도 들고 문 앞으로 향하자 바닥의 나무들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문고리를 잡고 돌리려는 순간 뒤에서 그 남자의 목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무슨 목적이신지 몰라도 깊이 관여하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확실히 지도자는 눈치 채고 있었다. 무슨 꿍꿍인지 몰라도 이렇게 된 이상 자존심이 있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라고 했다. 지훈은 그냥 못들은 척 방을 빠져나왔다. 복도에는 처음에 왔을 때와는 사뭇 다르게 많은 사람들이 복도를 거닐고 있었다. 사람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꾀죄죄하고 삐쩍 말라있었다. 지훈은 자신이 배정받은 방으로 향하기 위해 시선을 이리 저리 돌렸다. 그러는 도중 지훈의 눈에 저 복도 끝에 있는 지호의 모습이 보였다.
“여기서 뭐해요” “아, 지도자님과 이야기 다 나누셨어요?” “그럭저럭 나눈 거 같기도 하고” “저 지금 밥 먹으로 가는데 같이 가실래요?”
아까 맞은 볼이 발그스름하게 부어 오른 지호는 지훈의 손을 잡고 사람들이 몰리는 쪽으로 향했다. 그렇게 이끌려 도착한 곳은 큰 통에 반창과 밥들이 담겨있는 곳이었다. 통은 여기 저기 음식물이 묻어 위생적이지 못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은 채 밥을 조금씩 떠 아무 바닥에나 앉아 먹기 시작했다. 지호도 어서 저녁을 먹자며 지훈에게 그릇 하나를 건넸고 지훈은 떨떠름하게 받아 들곤 밥과 국을 조금씩 퍼 담았다. 영양적이지 못한 식단과 깨끗하지 않은 위생 상태. 여기 신도들은 그런 게 잘못됐다는 사실조차 알고 있지 못했다.
“말 놔도 괜찮아?” “이미 놓으셨잖아요.” “아…. 그러네. 궁금한 게 있는데 ZICO가 뭔데 여기 키에 적혀있는 지 알 수 있을 까” “어! 저랑 같은 방이시네요. ZICO는 주님이 주시는 새로운 이름이에요. 잘 사용하진 않지만 여기 사람들은 모두 가지고 있어요. 개인마다 다르지만…. 지훈님도 곧 가지시게 될 거에요.”
숟가락으로 음식을 뒤적거리기만 하는 지훈과는 달리 지호는 배가 고팠던 건지 음식을 조금도 남기지 않고 깨끗이 먹어치웠다. 그렇게 밥을 먹고 방으로 향하기 위해 자리에서 둘이 일어나는 순간 검은 제복을 차려입은 남자들이 지훈과 지호의 곁으로 다가왔다. 지호는 그 남자들의 모습을 보더니 첫 만남 때처럼 겁을 먹곤 몸을 벌벌 떨었다. 지호가 지훈이 서있는 쪽으로 뒷걸음치자 남자들은 지호의 양 손목을 거칠게 잡아 당겼다.
“잠시 이야기 좀 하지” “…….”
지호는 남자들이 잡아당기는 손길에 저항 한번 하지 못한 체 「지훈님 먼저 들어가 계세요.」라는 말만 남기고 끌려가버렸다. 지훈은 그 자리에 남아 지호가 사라진 곳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 괜찮을 거라고 속으로 되새기며 방을 찾아 들어왔다. 방 안에는 정말 아무 것도 없었다. 사람 한명이 간신히 누울 것 같은 침대. 그것도 누우면 당장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침대. 그리고 이불 두 개 그게 전부였다. 지훈은 가방을 열어 카메라를 끈 후 다시 닫고 침대 아래로 살짝 밀어 넣었다. 그리곤 바닥에 가만히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켜지지도 않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그날 저녁 지호는 들어오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지훈이 겨우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건 지훈을 내려다보고 있는 지호였다. 얼굴 여기 저기 난 상처들과 발에 보이는 멍들이 어제 무슨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훈은 지호의 상태를 보고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지호의 손목을 잡아 당겨 앉혔다. 대체 무슨 일이냐며 지훈은 지호를 추궁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저 고개를 살랑살랑 내저으며 아무 일도 아니라고 잘못한 일이 있어 조금 혼난 것뿐이라는 거짓말을 입에 담는 지호를 보여 지훈은 할 말이 없었다. 처음에는 그저 프로그램을 유지할 대박을 위해 이곳을 찾아 들어왔다. 그러나 하루 동안 이곳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자니 이야기가 달라졌다. 지호만이라도 구해주고 싶었다. 가녀린 몸에 나는 상처들이 안쓰러웠다.
“지훈님, 곧 기도 시간이에요. 늦으면 지도자님에게 혼나는데….”
결국 지훈은 지호에게서 아무 대답도 얻어내지 못했다. 지호는 문 앞에서 기다릴 테니 어서 나오라는 말만 남긴 체 나가버렸고 지훈은 가만히 문을 바라보다 가방에서 소형 카메라를 꺼내 주머니에 챙겨놓고는 방문을 열었다. 지훈이 복도로 나오자 지호는 따라 오라며 앞장섰다. 어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건지 얇은 다리를 절뚝거리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절뚝거리는 지호의 뒤를 따라 도착한 곳은 다른 방들에 비해 약간 더 큰 방이었다. 방을 열자 신도들이 나란히 무릎을 꿇고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지호도 지훈에게 따라 들어오라는 눈치를 보낸 후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렇게 앉아있기를 한 3분 정도 하자 앞문이 열리고 그가 들어왔다. 검은 가운을 걸친 지도자는 조용히 걸어 방의 가장 앞 그리고 중앙에 위치한 연단 앞에 섰다.
“고개를 드세요.”
그의 말이 절대 법이라도 되는 것 마냥 사람들은 일제히 고개를 들었다. 모두 고개를 들자 그는 방 안을 쭉 훑었다. 더러운 시선이 한번 훑고 지나간 후 그는 지훈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의 시선이 고정되자 방 안 신도들의 시선 또한 지훈에게로 돌려졌다. 지훈이 기분 나쁜 시선에 인상을 찡그리자 그는 지훈에게 연단 앞으로 나올 것을 권했다. 지훈은 어쩔 수 없이 연단 앞으로 나와 그의 옆에 섰고 그가 어딘가로 시선주자 어제 지호를 끌고 갔던 그 남자들이 손에 붉은 액체가 담긴 잔을 들고 나왔다. 지도자가 잔을 집어 들자 남자들은 다시 방을 나갔다. 잔에서는 비릿한 향이 흘러 넘쳐 지훈의 코끝을 자극했다.
“새로운 신도님이십니다. 다들 환영 하실 거라 믿습니다. 그럼 세례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그는 잔을 한번 흔들어 내용물을 섞은 후 지훈의 머리 위로 천천히 쏟아 부었다. 지훈은 지도자의 갑작스런 행동에 눈을 질끈 감았고 뜨거운 액체가 지훈의 얼굴을 타고 흘러 내렸다. 비릿한 향은 더 진하게 코끝을 자극했고 지훈은 숨을 멈췄다. 뜨거운 액체가 목까지 타고 흘러내렸다. 거북한 향에 지훈이 헛구역질을 하자 남자는 수건으로 지훈의 얼굴을 대충 한번 닦아 냈다.
“신의 앞에서 당신은 다시 태어났습니다.”
지훈의 세례식과 함께 거행된 단체 기도식이 끝났다. 역겨운 절차였다. 지훈의 머리 위에 부어진 것은 새끼 양의 피였다. 자신의 가짜 신도 짓에 태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동물이 희생되었단 사실 자체가 역겨웠다. 그래놓고 신의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다니 더러운 구실이다. 지훈은 수건으로 신경질 적으로 머리와 얼굴을 닦으며 그 방을 나왔다. 지호는 대체 뭐를 축하 한다는 건지 연신 축하한다는 말만 내뱉었다. 분명 지호에게도 신의 세례란 이름으로 새끼 양의 피를 머리에 부었겠지. 지훈은 그 생각에 짜증이 더 났다. 그렇게 짜증을 내며 기도식장을 나와 둘의 방으로 향했다. 방 앞에 도착했을 땐 문 앞에 검은 옷의 남자가 서있었다. 이번에도 지호를 끌고 갔던 그 남자였다. 지호는 그 남자와 눈이 마주치자 지훈의 뒤로 한 발짝 물러나 숨었다.
“이번엔 또 무슨 일 이시죠.” “지호님에게 볼일 있어서 온 거 아니니 겁내실 필요 없습니다.”
그 남자의 말에도 지호는 지훈의 뒤에 숨어 옷자락을 꽉 잡았다. 얼마나 당했기에 이렇게 반응하는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지훈이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자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손에 든 종이를 지훈의 발치에 내려놓곤 자리를 떴다. 남자가 사라지자 지호는 그제야 지훈의 앞으로 한 발짝 나왔다. 지훈은 몸을 숙여 종이를 집어 들었고 지호는 어서 펴보라며 재촉했다. 아마도 지호에게 「ZICO」라는 이름이 부여된 것처럼 지훈에게도 내려진 가짜 이름일 것이다. 대체 그들이 말하는 신은, 그 가짜신은 지훈에게 어떤 이름을 쥐어줬을까 지훈은 살며시 종이를 펼쳤다.
“P.O"
그것이 지훈에게 내려진 이름이었다. |
돌쇠님 탑님 에트왈님 팅커벨님 떡덕후님 쀼뀨님 달달님 피코는사랑입니다님 규요미 0201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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