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훈/재규] 바람피기 좋은 날 01."무열아.."늘 그렇듯, 조용하던 제 집의 침묵을 깨뜨리고는 현관문을 열어제끼고는 하얀 얼굴을 내민 채 재규가 제게 말을 걸었다. 문제집 위에서 사각사각, 바쁘게 움직이던 연필을 멈춘 무열이 열린 문으로 시선을 옮겼다."..어, 재규야. 왜?"그렇지만 평소와는 달리, 언제나 웃던 얼굴대신 만면에 울음기를 띈 재규가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입을 꾹, 다물었다."왜, 최치훈 때문에 그래?"숙였던 고개를 들어올리며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인 재규가 다시 시무룩하게 눈꼬리를 늘여뜨렸다. 처진 눈꼬리가 발개졌다. 무열아, 어떡해..?"..치훈이가, 바람을, 피는 것 같아."뚝뚝, 끊기는 말을 마친 재규가 발간 아랫입술을 꾹, 깨물더니 결국은 펑펑 눈물을 쏟아내었다. 재규가 제 두 팔에 얼굴을 파묻고는 끅끅거리며 울음을 참아내는 모습을 보던 무열이 재규를 달래며 크게 한숨을 쉬었다.둘은 사귄지 5년이 된 커플이였다. 물론 먼저 좋아한 것도 재규였고, 고백을 한 것도 재규였지만 말이다. 그 소심한 성격을 가진 재규와 차가운 치훈이 어떻게 사귀냐, 라는 생각은 했었지만 꽤나 달달하게 연애하던 둘을 보고는 그 생각을 접었던 터인데."..결국에는 터졌구나."고개를 설레설레, 저은 무열이 지쳐서 잠든 재규를 바라봤다. 하얀 뺨에 길게 남은 눈물자국이 안쓰러웠다.애인이 바람을 핀다, 라는 사실을 처음에는 믿기 어려웠다. 제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무뚝뚝한 치훈이라 저와 사귀고 동거한다는 것 만으로도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 굳게 믿었는데,또 금세 눈물자욱 위로 흐르는 눈물을 꾹꾹 눌러 닦았다. 눈가를 아무리 힘주어 닦아도 아른거리는 그림자에 끝내 감정이 터졌다. 보고싶어… 치훈아."무열아 미안해. 민폐끼쳐서…""민폐는 무슨, 그건 그렇고. 그래서 지금 어디갈건데?"꾹, 세게 깨문 입술에서는 붉게 피가 맺혔다."무슨 일 있으면 우리 집으로 와. 은성이한테는 잘 말해둘게. 아 맞다, 비 올 것 같은ㄷ,"아냐… 됐어. 나 괜찮아, 무열아.무엇이 괜찮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한 없이 떨리고 있는 목소리는 고개를 푹 숙인 채로 끝없이 속삭였을 뿐이다. 괜찮을 거야…, 라고.무열이의 집을 나와 정신없이 걷다, 벌써 우리 아파트 주변이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몸이 굳었다. 들어가면 넌 나를 반겨줄까, 아니면 그때처럼… 고개를 살짝 저은 재규가 눈 앞에 보이는 광경에 그대로 얼어붙었다."아 맞다 오빠! 오빠는 혼자 살아?"그다지 가깝지 않은 거리에도 분명한데, 너와 여자의 말소리는 똑똑히 들려왔다. …아닐 거야. 얼어붙은 발걸음을 힘겹게 떼려는 순간, 너가 말했다."아니, 그냥 친구랑 살아."금세라도 비가 쏟아질 것만 같던 하늘에서는 조금씩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소설도 아니고, 무슨 이런 상황에 비까지 오냐… 실없이 웃은 재규가 점점 쏟아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무겁게 젖어들었다.'어, 비 온다.''...''치훈아, 이 우산 너 가지고 가! 우리 집이 더 가깝잖아.'억지로 쥐였던 우산은 금세 재규의 위로 활짝 펼쳐졌다. 까만 그림자를 바라보던 재규가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치훈이 우산을 펼치고는 재규에게로 우산을 기울여 씌였다. 양 볼을 붉힌 재규가 젖어드는 치훈의 왼쪽 어깨에 헉, 하고는 치훈 쪽으로 우산을 기울였다. 어깨에 접어드는 찝찝함도 치훈의 다정함에 모두 녹아내리는 듯 했다. 여전히 무뚝뚝한 치훈이였지만 자신에게만은 꽤나 다정했다. 그래서, 치훈이 저만을 사랑한다고 굳게 믿었었다.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치훈과 여자의 뒷모습을 보던 재규가 힘겹게 등을 돌렸다. 번개 치는 거 싫어해서 치훈이가 맨날 비 올 때마다 같이 있어 줬는데…비를 하도 맞아서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소나기 일 줄 알았던 비는 점점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고, 그 비를 그대로 맞은 덕분에 절로 기침이 나왔다.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아니 앓는다더니, 평소 감기기운이 있던 터라 걱정하긴 했었지만… 그것보다 이제 어디로 가지. 무열이네 집에는 은성이도 있는데 신혼부부를 망칠 수도 없고, 전화번호부를 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하트에 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한참 후에 정신을 차리고는 전화번호부를 뒤졌지만 신세 질 만한 곳이 없었다. 나도 참 인맥없다, 진짜. 축축한 벤치에 무릎을 두 팔안에 모아 껴안았다. 추워… 치훈아. 빗물에 섞인 뜨거운 액체가 바닥에 막 떨어질 무렵에 누군가가 손을 잡아끌었다. 누구, 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조각겸팬픽이에욬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왜제목이저런지도모르겠어요..☞☜저번부터쭉잠깐여행중이라서컴퓨터를쓰지를못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모티가너무불편해서ㅠㅠㅠㅠ
이런 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