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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 개인홈에서 선연재. 현재 10편
* 원문이 아닌 퇴고된 버전은 글잡에서만 연재. (그래서 구독료 있음)
* 구독료는 5로 쭉 유지




[이태일] 돌고 돌아서, 다시 출발선을 향해 0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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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었고, 얇지 않은 우정이었지만.
 



내 모든 신뢰와 애정은 부풀어오른 네 바지춤을 두 눈으로 목격한 뒤로 산산조각나 버렸다. …뭐야? 당황한 내 물음에 황급히 허리를 굽히며 얼버무리는 네 모습이 낯설거니와 알몸을 들킨 것처럼 수치스럽게 느껴진다. 우리는 더이상 오랜 친구가 아닌 선악과를 따 먹은 아담과 이브가 되어 서로에게서 고개를 돌린다. 어렴풋하게 짐작하고만 있던 너의 변화가 나를 두렵게 만들었다. 보드랍던 뺨에 까슬하게 돋은 그 이질적인 수염이, 한 팔로 끌어안기엔 너무나 넓어진 네 어깨가, 남자가 되어가는 네가, 변하는 세상이. 그리고 그런 너를 친한 친구로만 바라볼 수 없는 이기적인 나 자신이.
 
 
 
 
 
 열 일곱이 되던 해, 그 해 여름에 나는 지독한 열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네 생각을 하면 온 몸에 붉은 반점이 돋았다. 손가락 마디마다 빨간 꽃이 피고 17년의 긴 시간동안 잠자던 감각들이 움텄다. 나는 '생리냐?' 하고 묻는 너의 사소한 물음에도 부끄러워했다. 그맘 때 즈음에 처음으로 생리통을 겪었다. 초경은 6학년 때 일찌감치 했지만. 그땐 그게 그리 창피한 일인지도 모르고 커다란 자랑거리가 생긴 것처럼 들떠 얘기했었다. 나, 피났어. 어디에? 음…거기. 여자의 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네가 둥그래진 눈으로 나를 봤다. 나는 그런 네가 웃겼고, 네가 모르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좀 더 어른이 된 기분이었다. 여자는 어른이 되면, 그러니까 엄마가 될 준비가 되면 거기서 피가 난대. 너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나를 봤다. 나의 그 곳을 봤다. 여자가 된 나를 봤다.
 
 
 
 
열일곱의 생리통은 생각보다 더 심했다. 나는 청승맞게 울었다. 아랫배가 두 조각으로 갈라졌다가 다시 네 조각, 여덟 조각, 열 여섯 조각, 서른 두 조각으로 끊임없이 나뉘어졌다. 너를 보는 나의 시선도 함께 갈라졌다. 네가 여자가 된 나를 봤던 그 날처럼, 피가 잔뜩 묻은 침대 시트를 목격하고 울음을 터뜨렸던 그 날처럼 나는 이제서야 남자가 된 너를 본 것이다. 어떤 일정한 부피로, 분명한 그 존재로 자신을 알리는 그것. 너의 그 것.
 
 
 
 
 

너는 마치 긴 세월동안 멀어져갔던 대륙처럼, 내게서 서서히 뒷걸음질치기 시작했다. 시시때때로 느껴지는 우리 사이의 간격이 점점 더 큰 눈금을 향해갈수록 나는 무기력해졌다. 너를 향해 달렸어야 했다. 네가 멀어지는 걸음의 두 배를 뛰어가 단단한 네 등허리에 얼굴을 묻고 이렇게 소리쳤어야 했다. 

나 아파, 생리통 때문에 너무 아파. 
 
 
 
 
 
여자가 되는 나를 인정하고 남자가 된 너를 받아들였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얄팍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흘려보내고야 말았다. 네 삶의 중심이 나인 것도 아니었고, 네가 나의 미묘한 변화를 감지할 만큼 세심한 성격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랬음에도 미련하게. 흘러오는 것들은 품고, 흘러나가는 것들은 내버려 두는 너의 그 무심한 모습이 나를 불안하게 했다. 내심 나를 잡아줬으면 했다. 이 열병에서 나를 구원해 줬으면 하고 여러 밤동안 바랬다. 너는 그러지 않았다.
 
 
 
 

너를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가 멀어져가는 느낌이 싫었다. 우리를 묶어주던 '소꿉친구'라는 끈이 어느 순간에 끊어진 것 같았다. 오며가며 걷는 것 외엔 대화도 별로 없었다. 엄마가 오늘은 우리집 와서 밥 먹으래, 하는 시덥잖은 것들이 전부였다. 서로가 같을 수 없다는 걸 느낀 그 순간부터 우리는 다른 갈림길로 접어든 채 끊없는 걸음을 옮기고 있다. 아니 어쩌면 너는 그대로인데 나 혼자 걷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복잡했다. 마음이, 그리고 내 앞에 놓인 수없는 갈림길이, 네가 서 있는 길이.
 
 
 
 
 
 




너 = 태일이
나 = 안지은
꿀벌이라고 하려니까 글 해치는거 같아서..그냥 이름 정했음
빙의글인데 빙의글이라기엔..별로 설레지 않는 글.
피드백 좋아함
직설적인 단어가 종종 있는데, 글분위기상 순화 안 시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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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뭐가 안설레요ㅠㅠㅠㅠㅠㅠ 짱설레요... 그냥 내가 안지은이라고 생각하고 태일이가 내 소꿉친구라는거 자체가 설레요ㅠㅠㅠㅠ 진짜 분위기 좋음 짱짱 표현력도 너무 좋아요ㅠㅠㅠ 근데 퇴고가 뭔가요... 궁금...(0_0) 그리고 브금도...헿
10년 전
WJ
브금은 가을방학 -가끔 미치도록 니가 안고싶을 떄가 있어
퇴고는 이미 쓴 글을 다시 매끄럽게 수정해서 고치는거에요!

10년 전
독자2
오오 글쿤뇨!!!
10년 전
비회원184.143
원장니님 혹시라도 보실까 여기에도 댓글답니다. 쪽지 보냈습니다 확인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4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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