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A- 샹들리에 라는 조각 다음 글이에요. 분위기가 아주 다릅니답
젊은 사내들이 너른 풀밭위에 모였다. 그 앞에는 작은 돌비석 하나가 갓 세워져 근방 잔디들이 듬성듬성 자라고 있었다.
각자 쓰는 언어는 다르지만 다들 한 사람을 추억하며, 이 자리에 모였다.
줄리안이라는 사내가 끓는 울음을 넘기고 말문을 열었다.
"우리의 젊은 형제, 로빈에게 보낸다.
우리는 살아있고 너는 죽어있다.
보내는 이 마음들이 춥다.
불씨처럼 따듯한 미소로 세상을 밝혀
그 빛이 주변을 풍족하고, 형형하게 밝히더니
네가 태어난 바로 그 달
홀연히 너를 사랑하는 우리 곁을 떠난다.
항상 웃으며 잘가라. 하지 않았나.
너는 우리에게 여름이었으나 정작 네 옆이 겨울인줄 몰랐다.
이제 우리는 너의 걸음이 아쉬워
아쉬워 울다가
울다가 네 몸에서 떨군 기억만 붙잡는다.
마지막, 너를 만나던 날.
별이 되고싶다고 했다.
이 지상에서 횃불처럼 불타오르던 당신은
별이 되어 이 지상을 비추어 다오.
오늘도 해는 지고 어두운만큼 별은 빛나겠지.
누군가가 어둠을 걸어갈지 그곳에서 지켜봐다오.
잘가시게. 잘가시게.
친우여"
위태롭게 읊던 추도시의 끝에, 왈칵 참았던 눈물이 뜨겁게 두 뺨을 타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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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십니까?
제 목소리를 듣고 계십니까?
들으셨다면, 부디 울지 말아주십시오. 나는 그 곳에 있지 않습니다.
저는 희미하게 흔들리는 별이 되어 아주 맑은 밤하늘일때, 작으나마 빛을 내어 밝힙니다.
봄녘 피어나는 새싹을 뒤흔드는 이슬이고, 당신의 땀을 식히는 여름 바람입니다.
부디 죽었다고 생각하지 말아주십시오. 나는 그 땅 아래 누워있지 않습니다.
한뭉치의 구름이 되어 수많은 친우들과 하늘을 달리고 있습니다.
당신의 기억의 홍수는 너무 깊고도 어두워, 나를 다시 그 심연으로 데려가고 있습니다.
간절히 바라옵건데, 아름답게 떠나 보내주십시오.
사랑하는 당신과의 이별이 너무나도 가슴이 아립니다. 당신도 그러하여 이렇게 울고 계신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기적인 말입니다만, 저를 잊어주십시오.
하염없이 날리다가 문득 저를 그리워할 당신을 생각하면, 당신과의 이별보다 더 아파하는 저를 생각하여 잊어주시길 바랍니다.
이 바람에 소망을 담아 당신에게 흘려보내봅니다.
마지막까지 이기적이고 연약한 당신의 사람이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