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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다니엘] 네가 불던 날 01 (아고물) | 인스티즈


처음 아저씨를 만나게 된 건, 그러니까 말이야.

.

.

.

.

.





밤을 새고 학교에 가는 길이었다. 비가 많이 왔고, 나는 지각을 했고, 담임은 나를 싫어했던 고등학교 3학년 초창기.

지금 생각해보면 담임이 나를 싫어했던 이유는 애어른 같은 분위기, 조금은 고지식하고 어른스러운 '척'하는 것 같은 못마땅한 태도가 아니었을까.

담임에게 어떤 소리를 들을까, 와 같은 고민 때문인지 지끈 지끈한 두통으로 시작하는

참 최고의 아침이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진작에 이혼하셨다.

아버지의 잇다른 바람, 도박, 그리고 마약, 조직까지 푸근한 외모 속에 감춰진 사악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덕분에, 남자에 대한 불신도 나날히 싸여만 갔다.

그 속에서 우리 언니와 나는 매일 부둥켜 안고 울며 견뎌냈다.

하지만 내가 중학생이 되던 해, 결국 언니는 아빠의 몸종 역할을 견디지 못해

나를, 우리를 떠났다.


한편, 어머니는 날 신경쓸 겨를이 없을 정도로 늘 바쁜 분이셨다

집안일과 회사일, 과연 정말 '회사'일까 의문이 드는 후미진 창녀촌에서 어머니는 마담 역할을 하신다.

그래도 뭐, 결코 우리 모녀가 사이가 나쁜 건 아니다.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응, 이해....

착하고 바보같은 딸은 그냥 엄마를 마냥 이해하는 것 밖에 할 일이 없다.

그래서 아침은, 늘 외롭다.







그런데, 그 날 아침은 좀 달랐던 것 같다. 


나는 창 밖에 내리는 비를 보면서도 우산을 챙기지 않았다.

이유는 첫째, 내가 비 맞는 것을 좋아해서기도 하고

둘째, 오늘은 학교를 가기 싫었고

셋째, 그날은 우리 언니의 기일이기도 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한참을 걸었을까, 학교도 지나치고 주변 사람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은 채

그냥 무작정 걸었다. 목적지는 없었고,

추워질 때 쯤, 보이는 커피숍에 들어가서 핫초코를 마실 예정이었다.

.

.

.

'In diesen Tagen ist das Wetter so kalt.'

'...?'

'아, 춥다고. 많이 춥죠?'


분명 외국인인데, 서툴지 않은 한국어 실력에 벙쪄 있을 때 쯤 

아저씨는 빙그레 웃으며 우산을 씌웠다.

나보다 머리 두개 쯤 큰, 거센 억양의 독일어까지,

어찌보면 참 무서운 상황이었텐데 나는 그냥  멍하니 아저씨를 바라만 봤다


그러다가, 눈물이 났다.


'어, 어, 울지마요. 미안 미안.'

뭐가 미안한지, 우는 나를 달래기 바빴던 아저씨는 한 손에 우산을 쥐고 연신 내 눈물을 어루만졌다.

왜, 그런 말 있지 않나? 울 때 달래주면 더 서럽다고.

나는 내가 왜 울고 있는지도 몰랐는데, 이 아저씨가 너무 다정하게 달래줘서,

너무 오랜만에 따뜻해서, 그냥 서러워졌다.

.

.

.


'...'

'...'

훌쩍 거리는 내 어깨에 손을 두르고 한손에는 우산을 든 채 아저씨는 무작정 걸었다.

울어서 그런지 힘이 빠진 내 발걸음에 아저씨는 천천히 보폭을 맞춰주며, 우리는 한참을 걸었다.

아무말 없었지만 그냥 걸었다.

사람들은 슬로우 모션으로 지나갔고, 세상엔 나와 오늘 처음 만난, 이 초록색 눈의 아저씨 둘 뿐 인 듯이.






'잠깐만 여기 서있어요.'

작은 골목길 구석에 있는 커피숍에 다다른 아저씨와 나는 나에게 우산을 넘겨주며

잠깐 여기서 기다리라고 했다.


처음보는 사람이었지만, 그냥 왠지 모르게 믿음이 갔다.

나를 싫어하는 담임보다,

지금 쯤 남자들이랑 히히덕 거리고 있을 우리 엄마보다도 더.

어쩌면,

나를 지키려나, 되려 나를 떠나버린 못난 우리 언니보다도.

이 아저씨는 갑자기 나한테 왜 우산을 씌워주셨을까,

출근 시간일텐데 괜히 민폐는 아닐까.

오면 꼭 감사하다는 말을 드려야지

.

.

.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쯤, 아저씨는 한 손에 핫초코를, 한 손에는 뜨거운 커피를 들고 나왔다.


'뭐, 좋아할 지 몰라서'

'...'

'싫으면 다른 거 사올게요.'

'....'

'....'

'아뇨, 감사해요.'


그리고도, 또 한참을 걸었던 것 같다.

어느새 비는 그쳐있었고, 교복은 서서히 말라 뽀송해졌다.

익숙한 길이 없어졌을 때 쯤, 어디인지 모를 큰 길이 나왔고

자주 보지도 못했던 으리으리한 빌딩숲이 가득했다.



'어...'

'....'

'소개가 늦었네요, 저는 다니엘 린데만이에요.'

'..'

'29살'

'아..'

'너는요?'

'아 저는...'




쭈뼛거리는 내 모습에 다니엘은 눈을 휘며 웃기 바빴고,

나는 쑥쓰러움에 땅만 보며, 신발 끝을 바닥에 콕콕, 찍어대며 이야기 했다

'저는 19살, ***이에요.'

또, 한참 정적이 흐르고, 나는 땅만 보고

아저씨는 아마, 내 정수리를 감상했으려나.

큰 손이 불쑥 들어오며 악수를 청했다.






'보아하니, 학교는 글렀고, 우리 회사 가서 몸 좀 녹이고 갈래요?'






비는 그쳤고, 나에겐 사랑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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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독자1
헐 짱설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독다니엘ㅠㅠㅠㅠㅠㅠㅠ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
헐허ㅓ헐..헐!!!!! 와 진짜 독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니 뭔데 설레죠 진짜ㅠㅠㅜㅜㅠㅠ독다가 나한테 손내밀어주는것 같아ㅏㅠㅠㅠ
9년 전
독자3
비담 독방에서 추천받고 보러왔어요ㅎㅎㅎㅎㅎ 문체가 담백해서 좋아요!
9년 전
독자4
다음글 기다릴게! 아고물 좋다ㅠㅠㅠ 신알신하고 갈게! 다음에 꼭 봐! 좋은글 정말 고마워♥
9년 전
독자5
구독알림 해가요...! 재밌어요♥
9년 전
독자6
집중해서 볼라고 개인적으로 배경음악 깔고 들었어요 잔잔한 밀물 같은 사랑느낌 !!
9년 전
독자7
아이고ㅠㅠㅜㅠㅠ좋아요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8
웜메!!!!! 다니에류ㅠㅠㅠㅠ!!!!!!!! 뭔가 뭔가 아련한데 달달해유ㅠㅠㅠ다음글 기다릴게유ㅠㅠ
9년 전
독자9
헐ㅠㅠㅠㅠㅠ 다녤아저씨 너무 다정한거 아니에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디 저런 아저씨 없나요 매일 비맞고 다닐텐데ㅠㅠ
9년 전
독자10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2화 나와라 얍
9년 전
독자11
2호ㅏ 언제 옷요ㅠㅠㅠㅠ 다음편 보고 시퍼요ㅠㅠㅠㅠ
9년 전
독자13
아 정말 너무 설레요 ㅠㅠㅠㅠ 독다 너무 다정해서 좋고 비오는 날 배경도 좋고.....그냥 다 좋네요 ㅠㅠ 작가님 사랑합니다 ♥ 신알신 하고 갈께요 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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