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월 중순,
벚꽃들이 한창 피고,바람에 날려
커플들이 왕창 생길 그 기간
날씨도 따뜻하고 집 앞에 있는 벚꽃나무에서
꽃잎들이 높이 높이 날아 다니는걸 구경하는데
전화가 왔다
' 김태형 '
' 여보세요 '
" 탄소야 탄소야, 오늘 날씨도 좋은데 벚꽃구경갈래? "
' 아니 싫어, 커플 겁나 넘칠듯 싫음 싫음 '
" 아 그러지말고 가자, 응? "
' 귀찮게 하는구만, 몇시까지 만날껀데? '
" 어, 지금 10시니까 12시까지 준비해 점심먹으러 갔다가 가자 "
' 그래, 우리 집 앞으로 올거야? '
" 언제부터 그런걸 물어봤다고, 당연하지 나중에 봐 "
올해 벚꽃구경도 김태형이랑 갈 생각을 하니 우울하다..
그래도 나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설레긴 하지만,
오늘따라 아침에 눈이 일찍 떠져서 이미 씻은 후 였기때문에
화장만 살짝하고 벚꽃 구경하러가는거니까
파스텔톤의 옷들로 입고 걷기 편한 운동화를 신고
마무리 점검까지 다 하니 벌써 11시 50분
문을 열고 나오니 집 앞에서 우리 희망이랑 놀고있는 태형이
" 야 가자! "
" 어? 나왔어? 오늘도 예쁘다 "
" 너 자꾸 사람 부끄럽게 그런말 하지마! "
워낙 어릴때부터 친했던 우리라
장난 치는게 익숙했고, 칭찬은 낯간지럽고 부끄러웠다
그리고 예쁘다, 귀엽다 이런소리는 더더욱 부끄러울수밖에
내가 김태형을 좋아하니까
시내로 나가자마자, 우리가 항상 가던 음식점으로 가
점심을 챙겨먹고, 서로 좋아하는 버블티 하나씩 들고선
벚꽃길로 유명한 우리의 모교로 갔다
우리가 졸업한 고등학교 바로 앞에 벚꽃길이 있었는데
너무 예뻐서 다른학교 커플들,썸타는 사람들도 항상 여길 왔었다
" 올해 벚꽃도 진짜 예쁘다 그치? "
" 그러게, 서로 애인없는거빼고는 참 좋은 풍경이야 "
" 김탄소..그런 슬픈 소리는 여기서 하는거 아니야 "
장난도 치면서 걷다보니 벚꽃길이 끝났고
산책도 할 겸 집까지 걸어가기로했다
" 탄소야, 너 남자친구 만들 생각있어 지금? "
" 남자만 있다면야 당연하지, 봄이라 그런가 더 외롭다 "
집으로 걸어가는 와중에 ' 잠깐만, ' 하고는 멈추더니
옆에 있던 벤치에 앉는 태형이
나도 그 옆으로 따라가 앉으니 자기는 또 일어서는것이 아닌가
내가 따라 일어서려니까 막는 태형이
" 이거 올해도 나랑 꽃구경해줘서 고맙다는 의미로 선물, "
벚꽃잎그림이 그려져있는 편지지, 그리고 그 흩날리는 나무 밑에 서있는
남자와 여자
" 이게 나고, 이게 너야, 우리 이제 그만 마음 숨기고 사귀자 탄소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