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글↑틀어주세요
너의 시선끝엔 항상 내가 있었다
알지못한게 아니었다 모른체 한것이였다
꺼져가는 가로등 불빛에만 의존한체 나를 기다리고 있는 너가 보였다
학교를 나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교복을 입고있는 너가 보였다
언젠가 너에게 교복이 참 잘어울린다고 말을 한적이있었다
그후로 날 만날때에는 넌 항상 교복을 입었다
"왜 불렀어?"
인사도없이 너에게 말을 뱉었다
넌 내가 온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숙인 고개를 들지않았다
자정이 훨씬 넘은 시간이라 동네는 한산했다
지나가는 사람도 없었고 문을 연 가게도 없었다
오직 너와 나 둘뿐이였다
"왜 불렀냐니까?"
몰라서 되물은것이 아니였다
너가 무슨말을 할지 너무 잘 알고있었다
이번에도 대답은 돌아오지않았다
내것인지 니것인지도 모를 고른 숨소리만 들렸다
간혹 움직이는 너의 발짓을 멍하게 쳐다보고있었다
서있는 다리가 저려올때쯤 너는 나에게 말을붙였다
"모른다 나도"
거짓말이였다
넌 모를리가없다
아닌 밤중에 날 불러낸 이유
우연이라 생각했던 눈 마주침
그리고 날 바라보는 눈빛
날 향한 너의 감정의 무게가 내가 무시할수있을만큼
결코 가볍지않다고 느낌과 동시에
그 무게만큼 죄책감이 내 어깨를 짓눌렀다
너가 힘든만큼 나도 아프고 힘들었다
"알고있지?"
"뭐를"
"내가 너 좋아하는거"
끝끝내 그말이 나오고야말았다
수십번이고 대답을 생각해놓았던게 무색하게 입이 떨어지지않았다
부정이든 긍정이든 대답을 갈구하는 네 눈빛을 난 또 피해야했다
네 눈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 이젠 내가 고개를 숙였다
눈을 감아버리면 그만이였다
"대현아"
"..말해라"
"사랑한다"
뒷통수를 망치로 얻어맞은것같은 충격이였다
못된짓을하다 걸린마냥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었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나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최준홍 너가.
치기어린 마음이라고 말하기엔 한시도 가만히 놔두질 못하는 손가락과
미세하게 떨리는 여린 어깨가 눈에 들어온 순간 참을수없어졌다
"대현아.."
"말하지마"
"........"
"나한테 한마디도 하지마"
할말이 있는듯 달싹거리는 입을 막아버렸다
난 아니다
난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
내 첫입맞춤 상대도 나의 첫사랑도 너가 아니다
"왜"
"..........."
"왜 울어.."
얼굴을 쓸자 두손가득 묻어나는 눈물을 닦고 또 닦았다
아무리 닦아도 흘러버리는 눈물에 눈앞이 흐릿해졌다
네가 제대로 보이지않았다
네가 보고싶었다
널 좋아했다
다른사람에겐 아니더라도 나에게만큼은 다정했던 너를
무엇을하든 어디에있든 항상 날 쫓는 너의 눈을
사랑한다고 말해준 그 입을
"너 울리려고 말한거 아닌데"
".................."
"우리 이제 졸업하잖아. 뿔뿔이 흩어지더라도
내가 널 기억하는것같이 너도 날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고등학교와서 제일 잘했다고 생각되는일이 뭔지 아나
너 좋아한기다
첫사랑이 남자라는게 찝찝하지만
그게 너라서 좋았다 대현아"
"준홍아.."
"많이 고마워 대현아"
처음으로 내게 눈물을 보이는 준홍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어쩌면 나보다 훨씬 무섭고 아팠을텐데
그때마다 날 안아주던 그 넓던 어깨가 작고 가녀려보였다
떨리는 준홍의 어깨를 잡고 감싸안았다
별것없는 내 열아홉 인생중에서 넌 가장 빛나는 사람이였다
내가 사랑하고 날 사랑했던 유일한 사람이였다
그래 다시 만나자
지금은 이렇게 도망치지만
언젠간 널 다시 찾으러 올께
"사랑한다 최준홍"
내가 꼭 그렇게 할께
미안해 준홍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