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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단편/조각 만화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김남길 강동원 엑소 온앤오프 성찬
유자차 전체글ll조회 745l 1

 

 

 

이거 봐.
내가 공항에 도착하니 이호원빼고 다 이미 와있는 상태다.
호원이는 안 온다하니 다들 서운한 표정을 짓는다.

 

 


"귀찮기는. 지가 제일 못되게 굴어놓고."
"됐어, 난 괜찮아-. 니네가 다 와줬잖아.흐히히"

 


우현이는 서운해 하는 게 빤히 보이는데도 예쁘게 미소 짓고 되레 우리를 다독인다.
이렇게 착하고, 따뜻한 친구인데. 이제가면 못 보겠지.
나 혼자만 어떤 기억을 갖고 산다는 건 상상만으로도 이만큼 외로운데,
호원이는 어떻게, 8년이라는 세월을 이렇게 산걸까.
마음은 아쉬움과 서운함이 넘쳐 하다못해 가지 말라고 매달리고 싶지만.
부드럽게 웃는 우현이에, 그냥 마주보고 웃었다.
그리고 가서 서양인여자친구 사귀어오는거 아니냐는 등의 소소한 농담을 나누고, 늘상 그렇듯, 티격태격하는 성열, 성종이를 지켜보며 시간을 보냈다.
지금이 마지막이 아닌 것 같은 느낌.
그래서 더 아쉽다.
슬슬 탑승시간인가 싶은데, 우현이가 나도 들고 있으면서 까먹은 쇼핑백을 가리킨다.

 

 

"근데-. 그건 뭐야?"
"아, 맞다! 까먹을 뻔했네, 자, 선물."
"어? 이게 뭐야?"
"니 뭐 가시나가, 선물 한번 특이한 거 주네."
"와! 예쁘다!!"
"저런 취향이냐, 저런 거야 발로도 만들겠다."

 

 


내가 유리병을 꺼내자마자 달려들어 한마디씩 던지는 세 사람.
이성열 이건 꼭 말을 해도.. 발로 만들긴 뭘 발로 만들어.
내가 아니라고 한번 만들어 보기나 하고 말하라고 막 받아치니 이성열은 그냥 웃는다.
놀려먹는 것도 가지가지야 진짜.
내가 그래도 조금 생색을 내겠다고 다시 우현이를 돌아봤다,
그리고 놀랐다.
유리병을 두 손으로 꼭 쥔 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왜, 왜 그러지? 마음에 안 드나?
사실 막 접은 것도 몇 개 때려넣긴 했는데…….
아니면, 애초에 부잣집 도련님한테 저런 선물을 준다는 게 말도 안 되는 건가?

 

 

"맘...맘에 안 들면, 그냥 내가 가질.."
"고마워!!!"
"어? 엉?"
"너무 고마워!!!"

 

 

다시 가져가서 이호원이나 줘야겠다싶어 말을 꺼내는데 갑자기 우현이가 고개를 번쩍 쳐들더니 날 껴안는다.
얼떨결에 안겨 있다가, 우현이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너무...너무 고마워!... 니가 없었으면, 많은 게 없었을 거야. 사실,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호원이도, 친구들도, 다...진짜 고마워.."

 


그러려던 건 아닌데, 감정이 북받쳤다보다.
반팔티셔츠의 어깨가 축축히 젖어오는 느낌에 그냥 잠자코 등을 두드려줬다.
진짜, 이호원이 왔어야하는데.
저번에 이성열집에서 둘이 싸운 뒤로 한번도, 둘이 이야기를 나누는걸 본적이 없다.
어떻게 보면, 그래서 호원이가 안 오겠다고 한 것 일수도 있고.
답지 않게 겁이 많은 호원이니까.
자기 행동에 상처받은 우현이가 자기를 미워하고, 두려워 하는 게 겁나는 거다.
으휴...이 바보들.

 

 

"큼, 이제 됐어. 나 괜찮아. 미안, 좀 흉한가?"
"아냐 아냐, 됐어."
"흐하하, 아무튼, 이건 꼭! 잘 가져갈게. 진짜, 진짜 고마워!!"
"와-, 지만 저런 거 준비하고. 나도 뭐 사올걸."
"으하하하, 됐어. 성열이 넌 대신 아까 춤춰줬잖아."
"흠, 그렇긴 해?"

 


이성열이 여기서 춤도 췄냐.
이 사람 많은 공항한복판에서?
조금 더 일찍 올걸 그랬나.
상상이 돼서 혼자 쿡쿡 웃으니 이성열이 내 뒤통수를 가볍게 때린다.
그렇게, 반은 진지하고 또 반쯤은 장난스러운 시간이 지나고, 진짜 탑승해야 할 시간이 왔다.
이제 진짜 가야한다며 인사를 하는 우현이.
그래도 표정은 환히 웃고 있다.
다 잊게 된대도 상관없어, 난 기억하고 있을 테니까.
이제 진짜 인사를 마치고 들어가는 우현이에게 우리 모두 나란히 서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그때, 우렁찬 고함소리가 들렸다.

 

 

"야!!남우현!!!거기안서?!!!"

 


공항 안이 쩌렁쩌렁하게 울리도록 외친목소리.
인사를 하던 우리도 깜짝 놀라 뒤로 돌았고, 물론 우현이도 놀라 멈춰 뒤돌아봤다.
우현이가 설마, 나처럼 아버지덕분에 쫓기는 건가, 하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는데, 저-멀리서부터 뛰어오던 남자의 얼굴이 보인다.
사실 얼굴을 보기 전부터 예상은 했지만, 역시 호원이다.
결국은 호원이가 왔다.
말은 안 해도 오지 않은 게 마음에 걸렸던 명수, 성종이 성열이가 손을 들어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한다.
그리고 그걸 싹다 무시한 채 미친놈처럼 우현이에게로 질주하는 이호원.
너, 너, 왜, 왜 그르냐..
정확하게 우현이의 앞에 도착한 호원이.
헉헉대며 뭐라 말을 한다.
거리가 있어 들리지 않아 슬슬 가까이 가려 했다.
나랑 똑같은 마음인지 이미 저만치 둘에 가까이 가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 걸어가는데, 울먹울먹해보이던 남우현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이성열이 운동화에 머리 맞고 자빠진걸 본 어제처럼, 미친 듯이 웃는다.

 

 

"남우현 점마 왜 저카노."
"그러니까, 이호원이 뭐라 그런 거지.."
"니네 무슨 얘기했냐? 얘 왜 이래?"

 


명수와 내가 지금 끼어들어도 되나 싶어 조심스럽게 말을 하는데, 그런 생각 따위 안중에도 없는 이성열이 대뜸 중간에 끼어들어 호원이에게 툭, 던졌다.
입을 꾹 다물고 선 호원이대신 막, 웃던 우현이가 말을 한다.

 


"아...그냥, 이제까지 미안했다고.. 난 영영 호원이가 말 못할 줄 알았거든..흐하하. 이제 됐어. 내가 더 미안하지. 난 늘 고마웠어.

 왕따를 시키던 어쨌든 날 재수 없는 부잣집아들이 아니게 본건 니가 처음이었으니까...고마워."
"...그래, 잘 가라."
"응, 이제 나 진짜 가야겠다. 아, 그리고 동우야, 잠깐만."

 

 

살짝 웃으며하는 귀 좀 빌려달라는 제스처에 얼른 우현이에게 다가갔다.
시커먼 사내새끼들끼리 무슨 놈의 귓속말인가 싶지만, 무슨 의미가 있겠지.
꼭 유치한 장난을 치는 남자아이처럼 해맑게 웃던 우현이는 내가 가까이오자 내 귀에 손을 댄다.
니들만 비밀이냐며 무슨 기집애냐며 뭐라뭐라 떠드는 아이들에게 손에 검지손가락을 올려 쉿, 하자 귓가의 우현이 목소리가 선명히 들린다.

 

 

"이번엔, 잊지 않을게"

 

 

뭐?
내가 놀라 말을 듣기가 무섭게 고개를 돌려 우현이를 쳐다보자 빙긋, 웃는다.
왜, 왜 알고 있어? 어떻게?
반사적으로 이호원을 쳐다보자 호원이도 씩 웃는다.
이게 진짜, 나한텐 말도 없이...
그리고, 내가 당황해있는 사이 우현이는 다시 호원이와 인사를 나눴다.
우현이는 그렇게 따뜻하고 후련한 마음으로 떠났다.

 

 

 


/
"누구마음대로 남얘기를 그렇게 막하고 다녀-!"
"남이라니, 너랑 내가 남이냐"
"아무튼-, 언제 말한 거야?"
"너 이성열한테 정신 팔렸을 때, 잊더라도 말하고 싶었는데, 너한테 말하면 안 된다고 할 것 같아서."
"당연하지!! 어차피 잊을 텐데……."

 

아이들과 헤어지고, 집에 오자마자 왜 그걸 우현이에게 말했냐고 따져물었다.
내가 이상한건가 싶을 만큼 당당하게 나오는 호원이.
아니, 뭐, 어차피 잊는다면 말하나 안 하나 같은 건 맞는데...어차피 잊는다면.
내가 호원이를 보던 고개를 숙여 생각에 빠지니 호원이가 한숨을 쉰다.
그리고는 보던 TV를 끄고, 날 쳐다본다.
뭔가 망설이는 듯, 눈을 이리 굴렸다 저리 굴렸다.
그냥 잠자코 쳐다보고만 있으니까 결국 입을 연다.

 

 


"그게....잊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우현이는 기억 못했잖아."
"사실, 나도 나중에야 발견해서 가물가물한데, 엄마가...사고 나기 전에, 문자를 보냈었어."
"어? 문자? 무슨 문자?"
"비가 와서 좀 늦을 것 같아, 동우형이랑 도시락 먹고, 잠깐 거기서 기다려. 어디가지 말고.
"그걸 나중에 발견했다고?"
"어. 그리고.....그거, 시간이, 대충. 너 사라지고 난 뒤에 온 거였어……."
"그럼 아주머니는 날 기억하셨다는 거야?"
"모르겠어..."

 

 


아무래도 좋지 않은 기억인지 그냥 그러고는 나에게 머리를 기댄다.
까만색으로 염색했던 물이 빠져 슬슬 갈색으로 돌아가는 머리를 슥슥, 대충 쓰다듬어주며 나도 생각에 빠졌다.
만약, 진짜 아주머니가 날 기억하셨던 거라면, 왜 우현이는 잊은 거지?
우현이가 이상한 거라고 보기엔 민지도 날 잊었고, 우현이네 형도 날 기억하지 못한다고 들었다.
호원이와 아주머니는, 나랑 너무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서 그런가?
그러면, 그게 얼만큼인데.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우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걸 그랬다.
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마냥 나에게 기대어있던 호원이가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날 보고는 내 볼을 쭉 잡아 늘린다.
얼마나 세게 잡아당겼는지, 억지로 떼어내고도 볼이 얼얼하다.
볼을 만지작거리면서 째려보니 호원이는 그냥 웃기만 한다.

 


"아, 왜!! 아프잖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말자고-.. 우린, 같이한 게 너무 많아서 다 잊어버리기도 힘들 거야. 안 잊을 거야. 만약에 다 까먹어도, 내가 다 말해줄 거니까.."
"다 안 믿으면 어떡해..."
"내가 그렇다는데 지들이 안 믿으면 뭐 어쩔 거야. 그러니까, 그런 표정 그만해. 안 그래도 예쁘지도 않은 게, 더 못생겨보이게."
"이쁘긴 무슨, 내가 여자냐, 그래도 나 안 못생겼거든?"
"그래그래- 예쁘다-,"
"너 진짜 점점 능글능글해지는 것 같아,"
"잘해줘도 싫대요, 참나,"

 


그러고 보니, 호원이는 아직 소원이 하나가 남았다.
날 돌려보낼 때 쓸 생각이지만, 잊지 않게 해달라는 소원도 같이 빌면 안 되나?
좀 꼼수인가...
아니면, 원래 다 잊어야 하는 건데, 내가 지금 욕심을 부리고 있는 건가-..
그렇게 호원이의 손에 있는 반지를 만지작거리다, 생각에 빠지다, 밤을 보냈다.

 

 

 

 

/
그리고 우현이가 없어 어색해진 오늘은 기다리던 보충 마지막 날.
진짜 1학기의 마지막이다.
날이 날이다 보니 성종이와 잘된 후 다시 지각행진이던 이성열도 8시까지 학교에 도착해 앉아있다.

 

 

"오늘 끝나고 뭐해?"
"어? 이성종이랑 우리 집 가서 게임하기로 했는데"
"아...그래,"
"왜?"
"어-, 아냐아냐."

 


같이 놀자고 하려 그랬지,
근데 뭐, 니네 둘이 논다는데 내가 뭐 어쩌겠어, 끼어들 수도 없고…….
성열이 책상에 앉아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 명수에게도 뭐 할 거냐고 살짝 물었다.

 

 

 

"넌 오늘 뭐해?"
"내? 아 방학 때 집에 좀 갈라꼬, 오늘 갈건아인데, 짐 좀 싸놓게."
"아- 그렇구나."
"와, 니 오늘 하는 거 없나?"
"응-, 심심해.."
"이호원 점마랑 둘이 놀아라 고마. 둘이 뭐 맛있는 거 해 무면 되겠네."
"음...그럴까.."

 


하긴, 성열이성종이에게 신경 쓰고, 우현이를 걱정한다고 호원이와 있을 시간이 많이 없었던 것 같긴 하다.
앞으로 고딩 호원이와 있을 시간도 5년밖에 없는데,
뭐라도 하고 알차게 보내야지. 그래야 안 아깝지.
이따 저녁 해준다고 말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뭘 해먹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제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행복에 웃음이 나온다.
슬쩍 비어있는 호원이옆자리에 가 앉아 엎드려있는 호원이를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니 꿈틀, 한다.
그러면서도 귀찮은지 고개는 들지 않고 있다.
내가 괜히 염색물이 다 빠져가는 머리를 만지작거리다가 내 머리를 비비적대니 픽, 하고 웃는다.
진짜, 끝까지 안 일어나시겠다?

 

 

"아, 야- 일어나봐, 어? 내가 그렇게 귀찮아?"
"어. 나 잠 좀 자자-, 어제 하나도 못 잤다고.."
"나 싫어? 나 갈까? 알았어―, 니가 싫다는데 뭐-……."
"아, 진짜! 왜, 왜!!"

 


뭘 하나도 못자, 같이 자러 들어갔는데.
내가 계속 징징대자 팔에 머리를 묻고 있던 걸 풀고 확, 일어나면서 소리를 쳤다.
덕분에 매달려있던 난 떠밀리다 못해 호원이의 팔에 맞고, 아이씨.
웬만하면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이쯤 되니까 좀 나까지 기분이 상한다.
난 5년도 남지 않아서 이 시간까지 아까워죽겠는데, 넌 뭐냐 지금?
얼굴을 보니 진짜 피곤한지 초췌해보이긴 하는데, 아직 지가 휘두른 손에 내가 졸지에 싸대기를 맞은 것도 모르고 있다.

 


"아, 니가 옆에서 자꾸 꼼지락거려가지고 한숨도 못 잤다고!!"

 


야, 너 저번에 나랑 잘 때는 완전, 나보다 오만 배는 잘 잤거든?
뭐라 받아치려고 하는데 이제야 내 서운한 표정을 발견했는지 호원이의 표정이 막 삼단으로 변한다.
그리고는 내 볼을 손으로 감싼다.
어쩐지 따끔따끔하더라니.
너, 후려치는 김에 손톱으로 긁었냐?
귀찮아할 땐 언제고 어쩔 줄 몰라 하며 날 본다.

 

 

"미안, 피난다."
"어....아니, 괜찮.."
"꺄아악!!!"

 

 

굉장히 쓸데없는 짓을 할 것 같은 표정이길래 괜찮다고 얼굴을 빼려는데 내 말을 깡그리 무시하고 내 상처을 핥는다.
핥았다고
핥았어, 낼름.
당연히 며칠 전부터 우리 반에 죽치고 있는 여자아이들의 거의 악에 받치다시피 한 비명소리가 터져 나온다.
내가 째려보니 이호원은 마냥 헤헤, 웃는다.

 

 


"이런 거 즐겨?"
"재밌잖아."

 


게이인거 동네방네 소문내서 뭐가 좋은데…….
한심하다는 듯이 보고 있자 내 마음을 읽은 것 마냥 말을 자연스레 잇는다.

 

 

"아니, 남자 좋아하는 게 아니라, 내가 널 좋아한다는 걸 사람들이 아는 게 좋은 거지, 음....너는 내꺼고, 나는 니꺼라는...그런……."

 


묻지도 않은 말에 해명하기는,
부쩍 더해진 다정함에 내가 실실 웃으니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어쨌든, 이유가 뭐든 간에, 안 좋게 보잖아-"
"누가"

 


내가 그래도 작작하라고 말을 하니까 꼭 또 정색 을하고 묻는다.
왜, 알면 가서 쥐어 패게? 아무튼…….

 

 

"...아니 뭐, 딱히 누가 그랬다는 건 아니지만……."
"..근데 난 왜 깨웠는데, 못 잔건 진짠데, 너 쳐다보고 있는 다고."
"아,됐,됐거든? 안 물었어! 어..그냥, 오늘 저녁 뭐 먹나 싶어서-.. 근데 너 염색 새로 해야겠다."

 


진짜 이제 아주 능글능글, 너구리가 따로 없다.
염색을 해야겠다고 하니 그새 좀 긴 머리를 손으로 만져본다.

 

 

"아직 까맣긴 한데.."
"아, 아냐. 이제 상관없어. 이제 안 해"
"어? 왜? 그러고 보니까 너 그때 염색은 왜 한거야? 그냥?"
"음.... 니가 돌아가고 싶다고 했잖아."
"어? 아....응, 그랬지.. 그게 왜! 또 괜히 내 핑계 대려는 거 아냐?"
"그런 거 아니거든. 그냥..니가 가고 싶다고 하는 게, 짜증나서. 그 사람이 되고 싶어서...그냥...어.."

 

 

말하면서도 부끄러운지 점점 목소리가 기어들어간다.
이게 좋은 거지.
마냥 연상 같고, 형같고, 그랬던 호원이가 지금처럼 귀여울 수 있다는 게.
두 손으로 호원이의 볼을 냅다 잡으니 또 정색을 한다.
이것도 귀엽고 말이야, 흐하항.
어, 그러고 보니 원래 검은 머리가 아니면, 왜 내가 보던 호원이는 3년 내내 검은머리였던 거지?
문득 의문을 가지는데, 정색을 하고도 나에게 볼따구를 잡혀주고 있던 호원이가 내 생각이 딴 데로 샌걸 알아챘는지 나한테 잡힌 채로 내 얼굴을 향해 돌진한다.
고개를 슬쩍 뒤로 빼니 못마땅한 표정.

 

 

"아까 작작하자고 했어 안했어, 틈만 나면 뽀뽀야 아주."
"비싸게 굴기는."
"뭐? 죽을래?"

 

 

잡고 있던 볼을 옆으로 쭉-늘이니 손을 들어 내 볼도 잡아 늘이기 시작한다.
아오씨, 볼따구 떨어지겠네.
한참을 서로 으브브거리며 손을 놓지 않고 있는데, 보다 못한 성종이가 와서는 머리를 한대씩 쥐어박는다.

 

 


"으이구-, 둘이 뭐하냐. 수업 시작하잖아-."

 


딱 그 타이밍에 수업종이 치기도해서 하나, 둘, 셋 하고는 동시에 손을 뗐다.
둘 다 벌개져서 손자국이 남아있는 볼을 보고 서로 좀 웃었다.
그리고 자리에 가려고 둘러보면서 돌아가는데 고개를 돌리다 얼떨결에 뒷문으로 시선이 갔다.
종이 쳤는데도 아직 안간 건지 뒷문에 대롱대롱 매달린 여자아이들이 소리를 지른다.

 

 

"꺄악!!!저거봐,저거봐!!"
"야야, 어떡해- 저거봐!"

 


뭘 저거야 저거는.
애써 무시하고 자리에 앉으려는데, 호원이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뒷문을 확, 닫았다.
야, 그거 미닫이문인데 애들 손 끼면 어쩌려고…….
좀 능글맞아지긴 했어도, 여전히 무모한건 하나도 변하지 않은 호원이에 또 웃으니 성열이가 별 지랄도 다 있다는 듯 쳐다본다.

 

 


/
"응-, 그럼, 카레인거지? 일찍 마쳐서 다행이다."
"어-, 빨리 가자. 너 열쇠는?"
"여기 있지-. 흐히"

 

 

그래도 옆에 멀뚱히 서서 내가 신발 끈을 묶는 걸 기다려주는걸 새삼 감동스럽게 생각하다, 얼른 묶고 일어섰다.
자연스럽게 내 어깨에 자기 팔을 턱, 올려놓는 호원이.
카레를 하려면....일단, 카레가루부터 사야 되고 또...
마트 가서 장부터 봐서 가자고 하려는데 나보다 빠르게 걷던 호원이가 갑자기 우뚝, 멈춰 섰다.

 

 

"왜?"

 

 

그리고 호원이를 올려다보다가, 시선을 따라 정면을 봤다.
웃고 있던 입 꼬리가 딱, 굳어졌다.
앞으로 나가려던 발걸음도 멈췄다.
교문 앞에, 썬팅이 잘된 검은 차 한대가 서있다.
생각도 안하고 왔는데, 지금이라도 어떻게 다시 담을 넘어서 가야하나…….

 

 

"어떡해....어..."
"아니야, 너 먼저가."
"응? 야, 그럼, 넌.."
"아니라니까. 저건, 우리아버지거든."

 

 

어? 아버지? 안계신거 아니었어? 놀라 호원이를 보니 곤란하다는 듯 작게 한숨을 쉰다.

 

 


"금방 따라 갈 테니까 가고 있어. 집에 들렀다가 장보러가자."
"응, 알았어. 얼른 와-!"

 


같이 있는걸 보이는 게 곤란한 걸까 싶어 그냥 얼른 인사를 하고 먼저 뛰어 와버렸다.
아버지가 있었다니, 아, 없다는 얘기도 한 적이 없지.
이혼하신건가…….
무슨 일을 하시길래 저런 차를 타고 다니시는 거지…….
3년을 같이 살았으니 알았을 법도 하지만 모르는 게 당연하다.
호원이는 극작가로서도, 번역가로서도 가명으로 활동을 했고, 나에겐 어머니얘기밖에 한 적이 없으니.
집에 도착할 쯤 되어서야 거기 몰래 숨어서 훔쳐볼걸 그랬나 싶지만, 얼토당토않은 생각이란 건 안다.
말, 하고 싶지 않으니 말하지 않은 거겠지.
내가 몰라도 되는 사실이고, 나에게 말할 만큼 상처받은 일이 아닌 거다.
이렇게 생각하니 안심이 되긴 한데,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게 노골적으로 만나기 싫은 표정이었는데…….

 


"으휴우……."

 

 

//

33화 완결예정이었는데, 32화에 끝날듯싶습니다.

다음주가 완결이네요!!!!와!!!!

연말전에 끝내기를 그렇게 다짐했는데!!ㅋㅋㅋㅋㅋ기뻐요.

물론 또 아쉽지만~

그런데, 야동이 행쇼인데, 열종파트가 너무적어서...ㅠㅠ..

번외로 열종현성을 확 질러버릴까 싶은데... 어떨지모르겠네요ㅎㅎㅎㅎㅎ..

메이저야 현성수열이지만 어렵게잘된 열종을 깰수는없으니..^~^..

스토리는 거의 생각을 끝냈는데 어떻게할지 아직고민이에요..ㅎㅎ..

엉엉..ㅠㅠ..텍본공지에 투표를 넣을까싶기도하고...그래요ㅋㅋㅋㅋㅋㅋ

어쨌든, 재미있게봐주시는 여러분, 정말감사합니다!!!

첫글/막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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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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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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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유자차
댕열니뮤ㅠㅠㅠㅠㅠ저도아쉽네요 왠지....엉엉...ㅠㅠ번외를 길게쓸까고민중이에요 그래서ㅠㅠ 재밌게 봐주셔서 너무너무고마워요!!!
11년 전
독자2
미트볼이에요!!저왔어요그대!! 바..반겨주세여..헤혯 저번화까지보고왔어요~ 우현이는 결국떠났네요ㅠㅠㅠㅠ그래도 혼자다니다가 동우만나고명수성열이성종이랑 친구도되고 왕따주범이긴하지만ㅋㅋㅋ결국 마지막엔 호원이랑도 친구되서 흐뭇해요ㅎㅎㅎ동우한테 귓속말하고 호원이도 웃을때 우현이랑 호원이가 친해진걸 느꼈어요ㅋㅋㅋㅋ근데 우현이도알게됬으니까 미래에 우현이가 동우를기억할지..!! 예전미래?에서는 우헌이와 접점이없었는데 이번어 바뀐게많은데 동우의미래도바뀌지않을까요??? 미래로돌아갔는데 연락오고그러면 둉우 감동하는거아닌가몰라요ㅋㅋㅋㅋㅋㅋ호원이 어머님도 기억하셨다고하고... 호원이가 생각해낸게 문자발견해서였네요ㅋ ㅋㅋ 음음 미래로갔을때동우진짜궁금하다ㅋㅋㅋㅋ야동이들은 제대로행쇼하고있네요ㅋㅋㅋㅋ저여학생들=미트볼 어머어머핥았대 막 볼잡고 얼굴들이밀고 교실에서.. 열종을뒤이어서 공식커플되나요ㅋㅋㅋㅋㅋㅋ으엌 근뎨진짜 꺄아아악 이해되요ㅋㅋㅋ핥앗대 어머 이호원 대담한자식..ㅎ 열종은 여전히개그커플같은ㅋㅋㅋㅋㅋ커플됬다고 꽁냥거리긴하즈만ㅋㅋㅋㅋㅋ명수랑 우현이만 외롭네요ㅋㄱㅋㅋㅋ열종번외도좋아요!! 쟤밌을꺼같아요ㅎㅎㅎㅡ엉 나름처음부터 봤던 리턴투더퓨쳐가 다음주완겨류ㅠㅠㅜ ㅠ아이번주인가ㅠㅠㅠㅠㅜㅠ리퓨라고부를꺼에여 리퓨는 야동팬픽계의 새로운장편으루 될꺼예요!! 제가퍼트리겟어요ㅋㅋㅋㅋㅋ야동장편ㅠㅠㅠ좋네요ㅠㅠㅠㅠㅠㅠ잘읽고가요~다음편은바로댓글달께요 헷
11년 전
유자차
미트볼님!!!!!!진짜 반가워요ㅋㅋㅋㅋㅋㅋㅋㅋ이제 텍본 수정다했는데 어째타이밍을 딱맞춰섴ㅋㅋㅋㅋㅋㅋ 감사해요!!!ㅎㅎ 이번주토요일에 늦지않게 완결이랑 텍본공지 올릴게요! 널리널리 퍼뜨려주시면 저야 엄청 감사....S2ㅋㅋㅋㅋㅋㅋ 재밌게 봐주셔서진짜 고마워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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