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소란, 권정열 - 미쳤나봐
황제 흥신소
EP . 4
‘김여주. 너 다다음주에 소개팅 해 볼래?’
‘소개팅은 무슨… 그래서 언제인데?’
“그게 바로 오늘이지.”
소개팅이라니! 항상 집-사무실-집-사무실이었던 내게 간만에 잡힌 약속이다. 신나는 마음에 화장을 하고서 옷도 평소에는 들추어 보지도 않는 하늘하늘한 원피스로 꺼내 입었다. 소개팅 한다고 2주 전부터 다이어트를 한 내 자신에게 폭풍 칭찬을 해주고서는 걷기도 힘든 구두를 신고서 열심히 사무실로 향했다. 오늘 사직서를 내고, 이따가 만나야지. 비실비실 웃으며 사무실의 문을 열었다.
“사장님! 저 출근이요!”
“….”
“사장님? 사장님 아직 출근 안 하셨어요?”
이거 실화냐. 사장님 아직 출근 안 한 거 실화냐.
1년 간 일 하며 처음 보는 사장님의 지각에 잔뜩 놀려줘야겠다고 다짐하며 물을 마시러 정수기로 향했다. 가 정수기 앞에 쓰러져 있는 한 남자의 모습에 경악을 했다. 도둑인가 싶어 고개를 갸웃하다가 가까이 다가가 그 남자의 정체를 확인하고서는 입을 떡 벌렸다.
“사장님???”
“아… 벌써 출근했어….”
쓸데없이 빨리 출근해, 너.
그래, 그렇게 중얼거리는 그 남자는 사장님이었다.
황제 흥신소
: 여기가 흥신소인지, 병원인지 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사장님 이게 무슨… 허어.”
“….”
“사장님 걸을 수 있어요? 소파에 누워계실래요?”
사장님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 이게 뭐람. 사장님의 팔을 내 어깨에 두르고서는 일어나 소파로 향했다. 자세히 보니 앞머리도 땀에 젖어 축축하고, 불어오는 숨이 뜨거운 게 여간 아픈 게 아니지 싶다.
“아프면 병원을 가지 왜 꾸역 꾸역 여기에 있어요?”
“…너 사무실 열쇠 없잖아.”
아니… 오늘 일 쉰다고 문자를 하던가. 미련스러운 황제 사장님의 모습에 고개를 젓고서는 물수건을 만들기 위해 화장실을 가려 앉아 있던 소파에서 일어났다.
“저 오늘 약속 있으니까 진짜 잠깐만 간호하다가 갈 거예요.”
“…지금 가도 되는데.”
“웃기고 있네. 그 말은 눈이나 뜨고 말하세요.”
응, 고마워. 직원아. 사장님이 해사한 웃음을 얼굴에 가득 담고서는 말했다. 아씨, 소개팅 가야하는데. 괜히 입술을 쭉 내밀고서 화장실로 향했다. 아니, 하나 밖에 없는 직원 출근 시키려고 아픈데 여기 까지 오는 사장이 어디 있어. 차는 또 어떻게 타고 왔대. 입술을 쭉 내밀고서 수건에 물을 묻혔다.
“사장님. 우리 솔직해져 봐요.”
“응, 왜.”
“사장님 저 괴롭히려고 그러는 거죠?”
사장님의 이마에 물수건을 올려놓으며 말하자, ‘아, 들켰네.’ 라며 힘없이 웃는 사장님이다. 아, 나 진짜 지금 이미 늦은 것 같은데. 입술을 꾹 깨물었다.
“너 약속….”
“네, 지금 가야하는데요.”
안 그래도 고민입니다. 이 황제를 두고 가, 말아. 고민을 하고 있자니 ‘약속 있으면 빨리 가 봐.’ 라며 중얼거리듯이 말하는 사장님이다. 아니, 그냥 두고 가면, 내일 아침에 시체로 발견 될 것 같은데 내가 어디를 가. 머리를 쥐어 싸매며 고민했다.
“사장님은 진짜… 다 나으시면 저 스테이크 사 주셔야 해요. 알죠?”
내 말에 사장님이 실 없이 웃으며 그동안 감고 있어 한 번도 보지 못한 눈을 떠, 그 눈에 나를 가득 담고서 말했다.
“나는 계속 보내주는데.”
“….”
“네가 자꾸 여기 있는 거잖아, 직원아.”
그럼 저 진짜 가요? 툴툴거리듯 뱉은 내 말을 들은 사장님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래도 누가 있으니까 좋긴 하다.’ 저기요, 그게 지금 제 소개팅 파탄내고 할 말입니까? 한 대 쥐어박으려다가 참았다. 그래도… 너무 아파 보이는 걸 어떡해.
“그런데 오늘… 왜 평소하고 다른 것 같지.”
“저 오늘 소개팅 나가거든요.”
“…아, 갑자기 머리가 더 아픈 것 같아. 간호가 필요해.”
뭐, 약속 가지 말라고 돌려 말하는 거 맞지? 사장님을 찌릿, 흘겨보았다.
황제 흥신소
“응, 그래서 이번 소개팅은 못 할 것 같아. 진짜 미안.”
- 진짜 좋은 사람인데. 아깝다.
“그러게나 말이다.”
이번 소개팅 놓치면 또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데. 한숨을 쉬며 전화를 끊었다. 이 화장을 또 언제 다 지우냐. 나는 세상에서 마스카라 지우는 게 제일 싫고 짜증나더라. 그런 생각을 하며 아직도 나을 기미가 안 보이는 사장님을 힐끗 바라봤다. 저 인간은 뭐 저렇게 크게 아파.
“사장님 병원 안 가도 되겠어요?”
“곧 괜찮아지겠지….”
저게 제일 미련한 행동이라고 그러던데. 아플 때는 병원을 좀 가라고. 머리를 긁적이며 사장님이 누워있는 소파 가장자리에 앉아 사장님의 얼굴을 바라봤다. ‘물수건 좀 갈게요.’ 내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사장님이다. 진짜 입 다물고 있으니까 잘 생기기는 잘 생겼네. 입 열면 다 깨지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무슨 원하는 게 있는지 입술을 달싹이는 사장님이다.
“사장님 뭐요.”
“나, 물 좀….”
뭔 물 가져다 달라는 말을 저렇게 소심하게 하냐. 아프면 저렇게 소심해지나? 그럴 리가 없지. 고개를 저으며 사장님에게 미지근한 물을 떠다 드리며 생각했다. 그런데요, 사장님.
“마실 수는 있으세요?”
“아니.”
그럼 뭐를 어쩌라는 거지. 뭐, 빨대라도 가져다 드려요? 어깨를 으쓱거리며 ‘그러면 빨대라도 가져다 드릴까요?’ 라고 말하자, 작은 동작으로 고개를 젓더니 입을 여는 사장님이다.
“먹여줘.”
“뭐요?”
사장님 혹시 지금 강냉이 털어달라는 말을 새롭게 하시는 거예요? 내 어이없다는 물음에 사장님이 울상을 짓고서는 말했다. ‘나 아프잖아.’ 아니, 그러니까 대체 왜 아프세요.
“아, 목마르다. 이러다가 탈수로 죽을지도 몰라.”
“탈수는 무슨….”
“아, 약간 어지러운 것 같기도 해.”
“왜요.”
“물을 못 마셔서.”
그건 그 쪽이 아파서 어지러운 것 같은데요. 이마를 짚었다.
황제 흥신소
결국은 먹여드렸다. 물을.
무슨 5살 애도 아니고… 뭐가 그리 웃긴지 자꾸 비실비실 웃는 사장님을 보며 환멸이 난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왜 자꾸 비실비실 웃으세요, 비실이세요?’ 내 말을 들은 사장님은 세상에 그런 드립은 처음 들어본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아, 물수건 갈아드릴게요.”
“….”
“사장님 내일이면 다 낫는 거 맞죠?”
“당연하지.”
사장님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 내일 사표 내야지. 오늘 내가 어? 소개팅도 못 나가고, 사직서도 못 내고! 발이 아픈 구두는 불편해 벗어버리고 슬리퍼로 갈아 신은 지 오래다. 최고로 억울하고 최고로 슬프다, 오늘.
“사장님 아파가지고 저 오늘 소개팅도 못 가고.”
아까 벗은 그 구두도 오늘 신으려고 안 신었던 건데. 그리고 진짜 화장 지우는 게 얼마나 귀찮은 일인지 모르시죠? 괜히 툴툴대며 사장님의 이마에 있는 물수건을 내리자, 내 손을 탁하고 낚아채 듯 잡고서는 얄궂게 웃어 보이는 사장님이다.
“그러면….”
“…?”
“내가 책임질까?”
“…네?”
평소 같았으면 ‘사장님 강냉이 지금 다 털리고 싶다는 거 돌려 말하는 거 맞죠?’ 라며 빈정거렸을 테지만, 괜히 아파서 묘한 분위기가 흐르니 동공만 이리저리 옮겨대며 입만 뻐끔거렸다.
“장난인데.”
아오, 저 놈의 강냉이를 진짜 언젠가 한 번 다 털어야 하는데. 주먹을 꽉 쥐었다.
ⓥ0ⓥ
분량 조절 실패........... 오늘 왜 이렇게 어중간하게 끝난 것 같은 기분이가 들까요.... (오열)
간만에 돌아와놓고 저지른다는 게 똥싸는 것 밖에 엄냐 뽐봄.... 똥 좀 그만 싸질러라.... 진짜 별로다...
글이 없어졌다 = 너무 별로라서 작가가 삭제함.
울 독짜님덜 보고 싶으신 소재 있으시면 언제든 뿅뿅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히히... 암호닉 신청은 언제나 받지롱>_〈
구독료를 받을 만큼 멋진 글이 아니기에 조심스럽게 글 투척만 하구 사라집니다.... 호호....
와중에 울 황제랑 여주 귀여워 해주시는 독짜님들이 더 귀여운 건 함뎡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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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별루다.... 넘 별루라서 할 말이가 없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뿌엥 죄송해욤ㅠㅠㅠ 진짜 별로다... 진짜 별로야....
♡ 암호닉 신청해주신 쿄쿄님, 황제펭귄님, 충성충성님, 0217님, 황갈량님 봉봉님, 균킹님, 황도님, 뉴리미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