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
눈이 펑펑 쏟아진다. 화단위에도, 나뭇가지위에도 눈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네 개의 건물 중 북관, 식당에만 불이 켜져 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크리스마스 캐롤이 끝나고 한 뉴스가 나온다.
"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좀 지나친 모양입니다.
영동고속도로에서 13중 추돌사고가 났다고 하는데요."
펑!하고 와인 마개가 뽑힌다.
'일대가 완전 마비됐다고 하니까 영동고속도로 이용 어렵겠네요.
스노우 체인없이는 진입이 불가능하답니다. 참고하시구요.아?....
강원도 일대 대설 주의보가 경보로 바뀌었답니다'
윤종일 선생은 은성의 와인잔에 와인을 따르며
"레이디 퍼스트!이 와인으로 말할 것 같으면... 2002년산 샤또...어쩌구로서
인터넷에서 3만 2천원에 구입한 초고가의 레드와인 이란다. 내 피 같은 와인이지"
라고 중얼중얼거린다.
그 사이 라디오 소리가 조금 크다고 생각했는지 이성종이 소리를 줄인다.
윤종일 선생은 이성종의 움직임을 슬쩍보고는
"니들한테 풀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설마 니들... 선생이 술 권했다고 꼰질르진 않겠지?"
하며 와인을 흔들흔들거린다.
이성열은 오른손을 흔들며 말했다.
"저야 맹세할 수 있지만, 모범의 아이콘께선 어떠실는지..."
윤종일선생은 라디오 볼륨을 줄이고 자리에앉는 이성종의 와인잔에 와인을 따르며 말한다
"크리스마스잖냐."
이성종도 와인을 받아들며
"고맙습니다"라며 와인잔을 든다.
윤종일선생은 와인잔을 들며 말했다.
"됐다. 아마 전생에 내가 말도 못하게 엄청난 죄를 저질렀을 거야.
20대의 마지막 크리스마스를 니들이랑 보내는 걸 보면"
명수는 깜짝놀라며 입을 연다.
"선생님 스물 아홉밖에 안됐어요? 삼십대 중반은훌쩍..."
윤종일선생은 명수를 보며 황급하게
"닭쳐!"라고 입막음을했다. 그리고 웃으며
"뭐 어쨌거나 이것도 인연이다 생각하고, 8일 동안 사고 없이 재미있게 지내보자. 건배!!"
하며 와인잔을 들었다.
아이들이 잔을 모은다. 장동우는 이성열을 제외한 이사람 저사람에게 모두 잔을 부딪치고,
이성종은 옆사람에게만, 김성규는 누가 잔을 부딪쳐올 때만 소극적으로 응하며 눈치를 본다.
유은성은 부딪치는 시늉만 하고, 명수는 와인을 입에 물고 음미한다.
이호원은 실험하듯 맛을 본다.
윤종일선생은 고기한점을 먹고 아이들에게 말했다.
"나야 전생의 업보라 치고, 니넨 왜 집에 안갔냐?"
순간, 이성종이 집중한다.
이성열이 말을꺼냈다.
"집에 가면 새 아버지가 내 엉덩이만 쳐다보거든요.
목욕하는데 불쑥 불쑥 들어오고..."
분위기가 싸해진다.
이성열은 킥킥대며 다시입을연다.
"농담 갖고 긴장하기는..."
은성은 식탁만을 쳐다보며 입을열었다.
"농담이라는 건 하는 사람 보다 듣는 사람이 즐거워야 되는
거 아냐?"
이성열이 유은성을 쳐다본다. 악의를 품은 채 웃으면서....
이성열이 자기를 쳐다보는 걸 알텐데도 유은성은 무시한 채 밥을 먹는다.
윤종일선생은 중재를하려 말을꺼냇다.
"공부할라구?"
장동우는 깜짝놀라며 말을했다.
"총 맞았어요? 겨울 방학 때 공부하면 저주 받는다는데..."
윤종일선생은 장동우를쳐다보며 말했다.
"그거 너네도 알고 있냐? "
장동우는 으쓱하며 말한다.
"당연하죠"
그 사이. 명수가 옆자리 김성규의 접시에 자기가 먹지 않는 콩을 골라 옮겨놓으며 ‘자기. 내마음이야’라고 귓속말한다.
김성규는 명수의 농담에 당황한다.
그와는 상관없이 선생님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윤종일선생은 음산하게 웃으며 말한다.
"너네 그 얘기가 왜 나온 줄 아냐? 크리스마스때 공부하면 대학 떨어진다는거"
그때 끼익~ 기분 나쁜 소리가 들린다.
이성열이 나이프로 접시를 긁는 소리다.
이성열은 인사하듯 오른손을 두 번 돌려 가슴에 대고 고개를 약간 숙이면서
"음향 효과에 이성열올시다" 란다.
윤종일선생은 목소리를 낮추고 분위기를 만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학교 아저씨한테 들은 얘기거든. 관리짱. 대머리 아저씨!
1999년. 11년 전 바로 오늘이었어.
크리스마스 이브!!"
이성열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문득 문득 옆사람 눈치를 본다.
이성종은 이야기보다는 아이들의 반응을 살핀다.
명수는 이성종과 눈이 마주치자 ‘쭙’하고 뽀뽀하는 시늉을 한다.
이호원은 별 관심 없어 보이고, 유은성은 내내 눈을 내리깔고 밥을 깨작거린다.
" 새천년이 시작된다. 뉴 밀레니엄이다 해서 그때 크리스마스는 엄청났거든.
뭐 너넨 그때 핏덩이라 몰랐겟지만... 아뭏튼 그때 모두 다 집에 가고 여학생 혼자 남은 거야. 이 넓은 학교에 달랑 혼자"
그때 장동우가 손을 들고 질문한다.
"숙직 선생은요?"
윤종일선생은 장동우를 바라보며
"선생...?"하고 째려본다.
째려보자 장동우는 얼른
"...님이요"
하고 선생을바라본다.
"그때는 숙직선생이 없었어. 방학기간에 학교에 남은 건 학생의선택이니까
학생이 책임져야 한다... 그런 거였지. 뭐 어쨌거나 그때 사건 때문에 방학때
애들이 학교에 남으면 선생도 남는 걸로 규칙이 바뀌었지만 말이야......
얘기 들어봐.
그 여학생은 크리스마스 이븐데도 공부를 했어. 밤 늦게까지...
그러다가 중간에 졸려서 커피나 마실려고 2층 휴게실에 오게 됐지.
커피가 나오는 동안 흥얼 흥얼 노래를 하고 있는데.......
기분이 이상한거야....등 뒤가 쭈삣한게....
그래서 목소리를 낮췄거든. 근데 노래 소리는 점점 커지는 거야. 등 뒤에서.."
이성열이 가장 집중해 있다.
윤종일 선생은 신나게얘기를 하며 허밍으로 고요한밤 거룩한밤을 부른다.
" 아무도 없는 복도쪽에서부터 노래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는 거야.
흐흐흐흠..흐흐흐흠.."
조용한 식당, 윤종일 선생의 허밍이 점점 커진다....................................................
그 순간. 날카로운 경보벨이 울린다.
이성열이 튕겨오르듯 제일 많이 놀란다.
계속되는 경보음.
윤종일 선생. 이성종. 김성규. 카메라를 든 장동우가 교문을 향해 달려간다.
윤종일 선생의 손전등이 교문쪽을 비춘다. 흔들리는 불빛 속에 언 듯 언 듯 보이는 누군가.
종아리까지 쌓인 눈 때문에 마음만 바쁘다. 계속해서 눈은 쏟아진다.
*슈퍼소닉의말* 읽으시는분들 꼭!봐주세요 |
1-2편이에요! 1편이 엄청길어서 많이 나눠질듯합니다!ㅠㅠㅠㅠㅠ
암호닉 받고있습니다!
연필,몽림 두 그대 항상 감사합니다! 모자란 작품 봐주셔서ㅠㅠㅠ
감사해용!
그리고 봐주시는분들..한단어라도 보고갔다고 댓글남겨주세요..ㅠㅠㅠ 조회수는많은데 항상 댓글은 없어서..슬퍼염...ㅠㅠㅠㅠㅠㅠ
오늘도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