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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김남길 몬스타엑스 강동원 이준혁 성찬 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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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그...그게 무슨 소리야."

"너한테는 미안하게 됐어. 근데 우린 여기가 끝인 것 같다."


안녕,이란 말을 끝으로 여자는 몸을 일으켰다. 또각또각 구두소리가 점점 멀어진다. 옆 테이블에서 여자들이 수군대는 소리가 들린다. 어머, 저 남자 불쌍해서 어떡해. 겉은 멀쩡하게 생겼는데, 안됐다. 졸지에 동정을 한 몸에 받게 된 남자는 고개를 떨구며 테이블로 미끄러지듯 엎어졌다. 이번엔 정말 잘 풀릴 줄 알았건만.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암울한 노래를 중얼거리던 남자의 핸드폰이 울린다. '카톡' 남자는 일말의 희망을 띄운 눈빛으로 핸드폰을 확인한다.


'너 또 차였지?'


.......남자는 핸드폰을 끄고 다시 테이블에 고개를 쳐 박았다. 인생무상 새옹지마랬거늘 어째 이 남자의 연애인생 곡선은 항상 내리막길을 타는 걸까.


연애고자 안재효가 올해 들어 7번째로 차인 날이였다.

 


[블락비/효일] 사랑꾼과 연애고자 | 인스티즈

 

 

사랑꾼연애고자

(부제: 연애고자여! 탤찡행 급행열차를 타라!)

 


 

박경은 지금 굉장히 난처한 상태였다. 무용과 여신과의 약속을 앞두고 자신의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 암덩어리같은 친구놈 덕에. 니 연애 망했다고 내 연애까지 망할 필요는 없잖아! 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만 매번 실패하는 친구놈의 연애사가 이젠 병신같다기 보단 그냥 불쌍하다. 오구오구, 우리 연애고자. 살기 참 팍팍하지? 재효는 대답이 없다. 대신 슈렉에 나오는 고양이의 눈을 하고 술 사달라며 자신을 붙잡는 것이다. 경은 약속시간이 가까워지자 점점 더 마음이 조급해졌다.


"얌마, 나 가야 한다니까?"

"매정하게스리 친구를 버리냐아...."

"너 김민아 몰라? 무용과 여신 김민아! 나 걔 만나야 한다니까?"

"경아아.....세상은 넓고 여자는 많아, 그치? 근데 친구는 하나야"


물론 세상은 넓지만 김민아는 한 명이라는게 박경의 지론이였다. 술 한 잔 안 마신 주제에 혀가 꼬여서는 자신을 붙잡는 꼴이 암담하기 그지없다. 맘 같아서는 그 여자를 대려다 놓고 따지고 싶었다. 불쌍하지도 않냐고, 스물셋 남자가 동정도 떼지 못했다는게. 처음에 경이 재효를 만나 좀 친해진 뒤에-친해지는 동안에도 재효는 통합 3명의 여자와 사귀고 차였다.- 재효가 술자리에서 고민을 털어놓았다. 연애 못해먹겠다고, 한 번 사귈때 백일을 못 넘기니 진도도 끝까지 못 빼는게 다반사다. 그리고 경이 이 얘기를 접했을 때, 그는 혹시 안재효가 고자는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했다. 물론 남자구실은 잘 하는 것 같다. 문제는 연애에 정말로 소질이 없다는 거다. 더 큰 문제는.....

 

"내가 얼마나 잘해주는데..... 진짜......"

 

본인만 그 이유를 모른다는 거다. 주변 사람들은 다 아는데.

 

"야야, 가자 가. 내가 너 때문에 저녁도 포기하고 병나발 불어야겠다. 이 쓰레기야."

"경아..... 역시 난 너밖에 없어....."

"징그러워, 새끼야. 길바닥에서 깽판치지 말고 일어나. 대신 니가 사는거다."

 

당근! 재효는 펄쩍 뛰듯이 일어나 언제 그랬냐는듯 방실방실 웃으면서 경에게 어깨동무를 했다.

 

"야! 어깨동무 하지 말라고! 키 작아 보이잖아!"

 

그러든가 말든가, 재효의 머릿속은 이미 영롱한 초록빛으로 빛나는 술병들로 꽉 차있었다. 경은 눈물을 머금고 분주하게 손가락을 놀렸다. 민아야, 오빠가 미안해. 못난 친구놈 때문에......

 

*

 

"중요한 건 뭐냐, 니가 30대 누나들한테는 그렇게! 잘 먹힌다는 거지."

"으으음.....알아, 임마. 내가 좀 잘생겼잖아."

"미친놈아, 얼굴 말고!"

 

경은 한심한 눈빛으로 재효를 봤다. 어떻게 술 먹자는 애가 2병도 채 안 마시고 뻗는지, 원. 주둥이로만 말술이지? 재효는 아랑곳않고 수저 두 짝을 들고 이상한 소리를 내며 뽀뽀를 시킨다. 미스터츄~ 입술위에 츄~ 달콤하게 츄~ 경은 이젠 연민을 느끼며 다시 한 잔을 비웠다. 유독 재효와 술을 마실 때마다 이상하게 맛이 참 쓰다. 대학에 들어 와서 가장 친한 친구의 연애가 풀리지 않음이 속상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사실, 경은 왜 재효가 연애에 늘 실패하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남중, 남고를 나와서 곧바로 군대에 다녀왔다. 그러니 여자에 대한 환상만 커지고 정작 앞에 서면 말도 못한다. 처음에 여자들은 그런 재효의 모습을 '과묵하다'라고 생각하며 다가갔다가 쑥맥에다 지나친 배려에 질려 떠나가는게 그간 재효의 연애 무한루프다. 한 번도 이 뫼비우스의 띠같은 절차를 벗어난 사례가 없었다. 그래서 항상 재효는 바싹 말라가고 점점 없던 자신감도 잃어갔다. 경은 다시 한 번 술잔을 비웠다. 테이블에 박은 밤색의 머리통이 측은하기 짝이 없다.

 

"네가 20대에겐 잘 안 먹히는데, 30대한테는 잘 먹히는 이유가 뭐냐. 그건 바로 신랑감으론 제격인데, 남친으로는 아니다, 이 말씀이야."

"남......친?"

"한 마디로, 재미가 없다는 거지. 연애는 좀 싸우면서 정도 들고 불 같고 그래야 하는데 너는......."

"그럼 어떡하냐고! 여자애들이 너무 가냘프고 막막 깨질 것 같아서, 어?"

"암만 그래도 화장실도 안 갈거라고 생각하는 건 너무한거 아니냐. 걔들이 이슬만 먹고 사는 줄 알아? 사슴이냐?"

"아니, 난, 마르고 그러니까......"

"걔들도 인간이야, 인간! 정신차려, 안재효."

 

재효는 앓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번쩍 들었다. 경은 젓가락으로 안주를 몇 번 뒤적이다, 제법 큰 소리를 내며 테이블에 젓가락을 놓았다. 재효의 어깨가 한 번 들썩였다. 사내새끼가 이런 거에도 놀라니까 여자애들이 싫어하지. 경은 말을 삼키며 머리를 굴렸다. 지금 안재효에게 필요한건, 뭐?

 

".......오케이. 내가 그럼 연애고수 한 분을 초빙해오지."

"그게 너라곤 하지 않겠지."

"야! 나도 나름 연애고수거든? 난 차인 적은 없다, 진짜."

"그건 그렇지....."

"근데 이 몸은 아~주 바쁘시다, 이 말이야. 오늘만 해도 민아랑 약속도 깨고, 어? 내 연애에 지장이 있다고."

"그럼 그 연애고수가 누군데."

"있어봐, 좀."

 

경은 핸드폰을 꺼내 손으로 몇 번 슥슥하더니 사진 한 장을 보여준다. 시력이 영 좋지 않은 재효가 눈을 찡그리며 경의 핸드폰으로 얼굴을 가까이했다. 이건......

 

"얘 실음과 아니야? 이름이 뭐랬더라, 그."

"이태일."

"어어, 이태일. 축제에서도 몇 번 섰었다면서."

"그래, 그 축제에서 얘한테 뻑간 애가 옆 학교 경영 여신이야."

"아......뭐?!"

"그리고 너 군대가고 연락 끊은 네 구여친이기도 하지."

"설마, 정다희?"

"That's right."

"헐."

 

재효는 경의 폰을 가로채 눈에 불날 기세로 사진을 노려봤다. 네가, 네가 그 이태일이란말이지...... 사진 속 태일은 뭐랄까, 키도 작고 얼굴도 그냥 귀염상이다. 딱히 여자애들한테 인기가 있을 것 같진 않은데...... 재효는 이제 의문이 생긴다. 내가 얘보다 뭐가 못해서 헤어졌던 거지? 경은 넋이 나간 재효의 손에서 핸드폰을 빼가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턱을 괴었다.

 

"자타공인 연애고수, 이 대학 내에선 내 뒤를 잇는 유일무이한 놈이라고 할 수 있지."

"음, 뭔가 니 뒤를 잇는다니까 믿음이 안 간다."

".......간다."

"아아, 농담이야, 농담."

"어쨌든, 얘가 그렇게 동기들이나 후배들한테 인기몰이를 하니까 모르긴 몰라도 뭔가 있겠지. 배울게 많을 거야."

"근데 나는 얘랑 안 친한데?"

"내가 친해."

"역시 박경. 발이 넓긴 하다."

"그럼 잡소리 각설하고, 일단 한 번 만나봐."

 

응? 하기도 전에 재효의 눈에 저 멀리서 익숙한 형체가 보인다. 그러니까, 방금 사진으로 본 듯한 것 같기도 하고..... 재효가 고개를 갸웃하는 사이 경이 분주한 손놀림으로 불러들인다. 이태일, 여기! 그러자 태일이 토끼눈을 하고 종종걸음으로 달려왔다. 뭐, 실제로 보니까 좀 귀엽긴 하네. 재효는 괜히 큼큼거리며 술을 들이켰다. 태일은 자리에 앉자마자 경과 간단한 안부를 주고 받았다.

 

"잘 지냈어?"

"몰라, 안 그래도 아까 조별과제 같이 하는 애가 밥 사달라길래 겨우 달래서 보내고 왔어."

"오오, 과제를 빙자한 연애?"

"꺼져. 걔 내 타입 아니야."

 

꺄르르, 태일이 웃자 재효는 왠지 얼굴이 홧홧해진다. 내가 왜 이러지, 썸원콜더닥터.....아, 이게 아닌가. 재효가 혼자 멘붕에 빠질 무렵, 경은 박수를 치며 태일을 소개했다.

 

"인사해, 여기는 실음과 이태일. 우리랑 갑이고 연애고수."

"뭐래, 안녕. 너 안재효지? 반가워."

"으응......"

"안재효 이미 알고 있었어?"

"응. 얘 유명하잖아. 우리 학교 얼짱으로."

 

얼짱이래, 야 들었냐? 경의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재효는 어색하게 웃으며 술잔을 비웠다. 얘가 갑자기 왜 이러지? 낯가리나 보지, 뭐. 넌 친구면서 그런 것도 모르냐? 경과 태일이 화기애애하게 웃자 재효는 다시 병을 기울였다.

 

"그래, 내가 널 왜 불렀냐면, 여기 이 얼짱님께서 실은 연애고자거든."

"크흡, 야, 야! 박경!"

 

재효는 술을 들이키다 경의 말에 갑자기 쪽팔려졌다. 술이 코에 들어간건지 코가 쓰리다. 다급한 재효와 달리 태일은 다시 꺄르르 웃는다. 연애고자, 그거 참 반전이네. 태일은 웃을 때 누군가를 때리는 습관이 있는지 갑자기 재효의 허벅지를 두어번 쳤다. 재효는 갑자기 아프진 않지만 태일이 때린 허벅지 부근이 달아올랐다. 어어, 내가 왜 이러지.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재효는 순간 머리가 핑그르르 돌았다.

 

"그래서 네가 좀 도움을 줬으면 해서."

"나보단 네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넌 이 분야 전문가잖아. 나보다 훨씬."

"그건 그런데, 내가 요즘 좀 바빠서. 부탁 좀 할게."

"나 진짜 자신없는데....."

 

없는데에.....늘어지는 태일의 말꼬리에 재효는 다시 술을 마시고 싶었지만 코가 너무 쓰려서 잔을 들 엄두가 안 났다. 경은 태일의 등을 툭툭 치더니 눈을 찡긋한다. 저 새끼, 은근히 돈 많으니까 잘 되면 한 턱 쏘라고 해. 태일은 여전히 내키지 않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재효는 가시방석에 앉은 사람마냥 초조해졌다. 왜 갑자기 그런지는 본인도 전혀 모를 일이 였다.

 

"뭐, 일단 하긴 하는데 너무 기대하진 마. 나도 가끔 여자애들 어렵단 말이야."

"네가 어려운데 이 새낀 오죽하겠냐."

"그런가. 암튼 너 일 있는거 아냐? 어서 가봐. 재효는 내가 같이 있어줄테니까."

"이태일, 역시 의리! 남자라면 의리!"

 

경은 반색하며 재빨리 가방을 챙겨 나갔다. 돈은 쟤가 낼거야! 태일은 고개를 끄덕이며 어서 가보라는 듯 손을 휘휘 저었다. 재효는 태일의 옆모습을 보고 잡념에 빠졌다. 어쩌면 알 것도 같다. 왜 여자애들이 좋아하는지. 내가 여자였어도....... 태일이 뒤를 돌자 입을 벌리고 멍하니 자신을 쳐다보는 재효에 놀라 얼굴을 찡그렸다. 찡그려도 이쁘.......아니 내가 지금 같은 거 달린 애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순간 볼에 닿는 차가운 느낌에 재효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자아, 이제 우리끼리 진지하게 얘기 좀 해볼까? 안재효?"

 

태일이 씨익 웃으며 양 손에 술잔을 들고 말했다. 재효는 순간 울고 싶어졌다.

 

----------------------------------------------

 

그리고 재효는 ㄱㅔ2가 된다는 뭐.......그런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이런 메모장에 쳐 넣을 글을 써버리다니ㅠㅠ

올가미를 쓰다가 잠시 머리도 식힐 겸 효일을 써봤는데.......완전 절망이네요, 절망. 역시 사람은 하던 걸 해야 안 죽어요.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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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꿀잼인데여?!!!!!!!!!!!!!!!!!!!! 사랑꾼과 연애고ㅈ... 근데 왜 이거 1아녜여? 연재아님까? .... 어케 그러시죠? 잔혹한 말을...!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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