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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ON/바비아이] 슬리데린 커플 관찰기 下 (1) | 인스티즈

 

슬리데린 커플 下 (1)

: 슬리데린 커플에게 닥친 위기 첫 번째

 

 

 

 

 

 

어느덧 6학년이었다. 내가 코찔찔이 상태로 호그와트에 입학한 날이 엊그제 같은데…. 준회는 저물어가는 태양을 아련하게 바라보다 제 뒤통수를 강타하는 낯익은 손날에 이를 벅벅 갈았다. '드래곤 길들이기' 수업 담당 교수였다. 무슨 백두산같은 거대한 몸뚱아리를 자랑하는 교수는 수업에 집중하라며 타박했고, 준회는 "느예느예 알긋습느드으." 이를 꽉 물고 대답했다. 이 놈의 호그와트는 아련해질 틈을 안 줘요. 손바닥만한 용을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는 동혁의 궁뎅이를 발로 미는 것과 동시에 새끼 용 한 마리가 불을 내뿜었다. 고작 삼 개월 된 아기라고 해도 용은 용이라, 준회는 시뻘개진 손을 탈탈 흔들며 온갖 호들갑을 떨었다. 꼴 좋다는 듯이 가만히 바라보던 동혁이 으르렁 짖어대는 용에게 "가라, 피카츄!" 따위의 말을 지껄였다.

 

얼마 전 지원의 부엉이가 머글들 사이에서 유행이라는 만화책들을 가져온 후, 동혁은 가끔 준회가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입 밖에 내놓고는 했다. 가령 방금과 같은 '가라, 피카츄!'라던가 '고무고무'는 물론이고 '나와라, 대나무 헬리콥터!' 등등의 온갖 괴상한 말들을 하면, 옆에서 낄낄대던 지원이 동혁의 팔을 길게 늘어뜨리거나 하늘을 날아다니게 하는 마법을 시전하고는 했다. 둘이 그런 쇼를 펼치면 만화책을 읽지 않은 한빈과 준회는 구석에서 꽁냥댔다(실은 지팡이를 두고 누가 더 크고 두껍냐 등의 말싸움들을 했다). 그런 둘을 지원이 질투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알아보지 못한 준회를 한빈이 조커를 얻은 눈빛으로 바라볼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변신술 수업을 듣기 위해 동혁과 복도를 걸어가던 준회는, 왠 여자애와 이야기를 나누는 지원을 발견하고는 눈을 크게 떴다. 옆에서 동혁이 옆의 여자애가 슬리데린 퀸카라며 마구 호들갑을 떨었다. 전에 한빈이 제일 좋아한다고 고백한 바 있는 지원의 눈웃음이 눈에 들어왔다. 어라. 이거 바람인가? 준회는 미심쩍은 기분을 느꼈다. 이게 과연 바람이 맞는지 동혁에게 물어보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동혁은 지원과 한빈의 관계를 알지 못하기에, 준회는 흐뭇하게 여자애와 지원을 지켜보는 동혁을 버리고 곧장 한빈에게로 달려갔다.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있는 한빈을 발견하는 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뭐냐는 듯 자기를 멀뚱멀뚱 바라보는 한빈에게 준회는 입을 열었다.



"김지원이 너랑 안 있고 슬리데린 퀸카랑 얘기하면서 눈웃음치면 바람인 거냐?"


"……."


한빈은 한참을 가만히 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오오, 그렇구나. 준회가 고개를 끄덕이고 나가려는데, 한빈의 손이 그런 준회의 어깨를 붙잡았다.


-


야, 진짜 이래도 되는 거 맞냐? 우리 이러다 나란히 아바다케다브라 맞고 뒈지는 거 아냐? 어? 말 좀 해봐. 한빈은 옆에서 자꾸 쫑알거리는 준회의 입을 틀어막고 노려봤다. 제대로 안 하면 내가 먼저 아바다케다브라로 널 죽이겠다는 눈빛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회는 불안한지 눈썹을 일그러뜨렸다. 그냥 평소처럼 하면 된다는 한빈의 말에 준회가 코웃음을 쳤다. 평소처럼 하기는. 뭐라 대꾸하려 입을 열려는데 저 멀리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왔다. 한빈이 준회의 손을 가져가 제 양 볼을 꼬집게 만들었다. 반항하는 걸 포기한 준회가 해탈한 눈빛을 하고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곧 삐그덕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아오, 김한빈! 귀!여!워!죽!겠!네!"



준회는 눈을 딱 감고 대사를 외쳤다. 대사를 끝내고 눈을 떠보니 동혁과 지원이 자신들을 보고 있었다. 한빈이 샐샐 웃으며 준회의 품 안으로 파고 들었다. 진따? 귀요워? 한빈의 혀 짧은 소리에 준회는 감탄했다. 와 이새끼 연기해도 되겠네. 동혁이 해맑게 웃으며 둘에게 달려들었다. 아, 뭐야! 둘이 사이 짱 좋아보여! 힐끗 살펴보니 지원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사람 하나 죽일 듯한 눈빛이었다. 아마 동혁이 이자리에 없었다면 진짜 모가지가 잘렸을게 틀림 없었다. 준회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내가 할 일은 끝이다.


는 무슨. 정신을 차려보니 한빈은 준회를 시도때도 없이 이용해먹고 있었다. 점점 준회의 옆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싶더니 한빈은 준회가 뭐만 하면 꺄르르 넘어갔다. 아무런 생각이 없던 준회는 "얼ㅋ 뻐네이너! 바나나를 먹으면 나한테 반하나~"를 말하자마자 한빈이 꺄르르 웃는 걸 보고서야 눈치챘다. 아, 이새끼 지금 질투작전 중이구나. 뒤를 돌아보니 지원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지원이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동혁을 붙잡고 "아줌마 여기 망치나 몽둥이 있어요?" 하고 말했다. 머글 문화에 입덕한 동혁은 그 말을 알아듣고 웃음이 터졌지만 머글 문화 그런거 1도 모르는 준회와 한빈은 멍하니 시선을 교환했다. 저게 질투났다는 뜻인가…?

 

아무튼 일어나보니 머리맡에 수고했다는 의미의 초콜릿 한바구니가 놓여있는 걸 본 준회는 적극적으로 한빈의 질투 작전에 동참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지원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고 한빈을 껴안고 어깨동무하고 온갖 지-랄을 다 떨고 초콜릿을 날마다 한바구니씩 까먹었더니 하도 초콜릿을 많이 처먹어 2kg가 쪄있었다. 살이 준회의 온 몸을 둘러쌀 동안 지원에게는 살기가 둘러쌌다. 어둠의 마법 방어술 시간에 지원의 파트너를 맡았던 한 아이가 겁에 질려 울음을 터뜨렸다는 걸 들은 준회가 침을 꿀꺽 삼켰다. 준회가 한빈을 바라봤다. 우리 진짜 이래도 돼…? 한빈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거의 일주일 넘게 이어가지던 질투작전은 지원이 한빈에게 무릎을 꿇고 미안하다고 비는 것으로 끝이 났다. 한빈과 도서관에서 조용히 어떤 스킨십을 해야 지원이 질투를 할까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을 하는데, 지원이 다가와 곧바로 한빈에게 무릎을 꿇은 것이었다. 다행히 도서관엔 지원과 한빈, 준회 외에는 없어 지원은 마음 놓고 사서가 올 때까지 빌고, 또 빌었다. 새초롬한 표정의 한빈은 다시는 안 그럴거냐고 물었고, 지원은 무슨 그런 당연한 소리를 하냐고 머리가 떨어져 나갈 듯이 끄덕였다. 결국 그렇게 둘은 화해했다. 가끔 지원이 준회의 정강이를 이유없이 깔 때가 있었지만, 준회는 너그럽게 넘어갔다. 그 때까지만 해도 준회는 질투작전이 슬리데린 커플의 최대 위기일 줄만 알았다. 그리고 그 생각은, 어느 무더운 여름 날 창문을 통해 날아온 지원의 부엉이로 인해서 산산조각이 났다.



준회는 토스트를 우걱우걱 씹으며 동혁과 수다를 떨다 슬리데린 테이블 쪽에서 들려오는 고함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귀가 제대로 제 기능을 한게 맞다면 지원이 "워 씨-발!!!!"하고 외치는 소리였다. 교수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도 지원의 욕설은 멈추지 않았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욕설들의 퍼레이드에 강당은 정적이 흘렀다. 멍하니 그런 지원을 바라보던 한빈이 "왜?"하고 묻자 지원은 크게 소리쳤다. "김진환 온대 씨-발!!!!!" 김진환? 누군가에게는 낯설고 누군가에게는 낯익을 그 이름이 등장하자마자 강당은 시끄러워졌다. 갑자기 소란스러워지는 강당 분위기에 호그와트 교장이 헛기침을 하고는 일어났다.



"서프라이즈로 진행 중이었는데, 이렇게 밝혀줘서 고마워요, 지원 군. (지원은 아직도 편지를 움켜쥐고 테이블에 머리를 처박고는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얼마 전, 개인적인 사정으로 호그와트를 떠났던 김진환 교수님이 돌아오시기로 했어요. 아마 첫수업은 모레가 되겠군요. 그 때 환영식을 열 준비 중이니 학생들도 자율적으로 뭔가를 준비하셔도 좋습니다."


기이임지이인화아안?? 스파게티를 입에 한가득 넣고 우물거리던 준혜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준혁 또한 옆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좋아 죽는 민호와 태현을 슥 쳐다본 준혜가 설명을 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김진환 그 교수 키는 존만하고 얼굴을 존-나 순둥순둥하게 생겼으면서 성격 개씨-발 같거든? 나 1학년 때까지 그 양반 있었는데, 그 씨-발롬이 나 숨쉬었다고 그리핀도르 20점을 감점시켰어. 허, 참. 말이 되냐? 어? 숨을 쉬었다고 20점 감점이래! 그래놓고 남태현 저 씨이발놈이 낄낄대니까 웃는 소리가 마음에 든다고 슬리데린 20점!!! 허!! 싸이코새끼야, 싸이코새끼. 그러고보니 그 새끼 김지원 친형이구만? 하이고. 호그와트 돌아가는 꼬라지 봐라. 또 엄청 편들겠네. 그 놈 특기가 혼낼 때 부랄 얘기 하는거거든? 대답 좀 하려고 하면 부랄도 작은 새끼가 뇌도 작냐고 존-나 뭐라 하는게 특기란 말이야?? 그래서 그 씨-발럼 별명이 뿌요였어. 뿌랄요정. 요정은 왜 붙였는지 알아? 키가 존만해서. 아오 내가 그 새끼 가기 전에 뒤통수 때리는게 내 소원이었는데, 내가 진짜 뒤통수는 때리고 졸업 한다."

"아이고오 어쩌냐 구준혜? 너 또 숨 쉬었다고 감점 당하겠다?"



어느새 다가온 태현이 이죽거리더니 준회 접시 위의 닭다리를 홀랑 가져갔다. 결과는 뻔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일어나는 개싸움. 준혜가 태현의 오대오 머리 한 쪽을 움켜잡았고, 태현은 닭다리를 들고 있지 않은 손으로 준혜의 볼을 꼬집었다. "아아아아 이거 놔라 기집애야?" "아아아 너나 먼저 놓지?" 둘이 실컷 싸우고 있는데, 태현을 돕기 위해 다가오는 민호의 멱살을 준형이 뜬금없이 잡았다. "뭐냐, 이 새끼야?" "뭐긴 뭐야. 내 신발 안에 바퀴벌레 잔뜩 집어넣은거 너지, 새꺄?" "히잉~ 아닌뒈에~" 준회의 앞뒤에서 싸움이 벌어졌다. 저멀리 교수가 다가오는 걸 본 준회가 한숨을 쉬며 일어났다. 이 놈의 호그와트. 밥 먹을 틈도 안 주네. 준회는 슬리데린 테이블 쪽으로 다가와 아직도 테이블에 머리를 처박고 있는 지원에게로 갔다.



"왜 이래?"


"김진환 교수가 심각한 브라콤이거든. 얼마 전에 우리 둘이 사귀는거 걸렸었는데, 교수님이 안 헤어지면 지원이 고자로 만들어버린다고 했어."



아…. 준회가 머뭇거리다 지원의 등을 토닥였다. 불쌍한 내친구. 준회는 바닥에 떨어진 편지를 주워 찬찬히 읽기 시작했다. 주내용은 '아직도 김한빈과 사귀고 있으면 곧바로 잘라버린다. 최근에 고자로 만드는 마법도 나온거 알지?'였다. 어우, 참. 형님분이…… 화끈하시네. 지원의 닭다리를 몰래 집어든 준회가 교수에게 된통 깨지고 있는 넷의 곁으로 가 다시 의자에 얌전히 앉았다. 친구가 애인과 헤어지지 않으면 그 곳이 잘릴 상황이었지만, 애석하게도 준회와는 상관이 없었다.



는 아주 커다란 오산이었다는 것을, 준회는 김진환 교수가 오고서야 깨달았다.

 

 

 

 

 

 

 

 

 

 

 

 

1부, 2부로 나뉘게 된 슬커관 하 1부입니다!

암호닉 신청해주신 마루님 감사드려요 (♡x100)

항상 재밌게 읽어주시는 독자분들도 감사드려요ㅠㅠㅠㅠㅠㅠㅠㅠ

항상 쓰면서 분량 걱정에 시달렸는데, 혹여나 포인트에 비해 분량이 너무 작은 게 아니냐! 언제든지 말해주세요!

첫작이라 분량 조절이 미숙하네요ㅠㅠ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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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신알신 하고 갑니다ㅠㅠㅠㅠㅠ 자까님 글솜씨 쩌러요ㅠㅠㅠㅠ퓨ㅠ 취향 저격 탕탕ㅠㅠㅠㅠㅠㅠㅠ 찰지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계속 피식피식 웃다가 아줌마 여기 망치나 몽둥이 있어요?에서 빵터졌어욬ㅋㅋㅋㅋㅋㅋㅋ 사랑합니다 작가님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재밌는 글 부탁드립니다!!!♥
9년 전
후일
신알신 감사드려요!! 나름 야심차게 날려본 드립인데 빵 터져 주시다니... (감동)
9년 전
독자2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김진환교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숨쉬어서 20점ㅋㅋㅋㅋㅋㅋㅋ와 작가님 진짜 글 잘쓰세요ㅠㅠㅠㅠㅠ대박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편도 엄청 기대되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떻게 이렇게 재밌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후일
아이고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 2부 금방 써서 올리겠습니다 감사해요ㅠㅠㅠㅠ
9년 전
독자3
헛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2부 기다려요 ㅠㅠㅠㅠㅠㅠ
9년 전
후일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9년 전
독자4
으아!!!!2부 기대하겠습ㅏㄷ!!!!!!!!!니제 진환이도 나오니 무슨일이 생길지 더 궁금하네요ㅋㅋㅋㅋㅋ
9년 전
후일
2부에서 맘껏 발산될 김교수의 매력 기대해주세요ㅋㅋ!
9년 전
독자5
왜!!!!!!!!!!헤어지라해요??왜왜왜왜왜 싫다.......얼마안남은판에 행복했음좋겠는데...재밌었어요....오늘은 어디갔다오느라고 제때못봐서슬펐는데 진짜짱이에요\(^o^)/
9년 전
후일
앗 감사합니다ㅠㅠ!
9년 전
독자6
너무재미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으엥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후일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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