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산소
*이그조 콘서트 첫째 날*
도대체 몇년만에 열리는 이그조오빠들의 단독 콘서트인지 새벽 일찍부터 눈이 번쩍 떠졌어. 용돈받으며 살던 학생 때는 엄마 눈치가 보여 막콘만 겨우겨우 다녀왔었는데 이제 나이도 먹고 돈도 버니까 밤을 새며까지 첫콘 중콘 막콘 전부다 티켓팅에 성공해버린 나야. 주위에선 그 나이 먹고 아이돌 쫓아다니는게 창피하지도 않냐며 잔소리를 해대지만 나 아직 나이 그렇게 많이 안먹었거든? 한심하다는 친구의 카톡을 무시하곤 콘서트가 열리는 올림픽경기장으로 향했어.
"스탠딩 입장하시는 분들 줄서주세요!"
이른 시간에 도착해 줄서서 굿즈도 사고 어린 팬들에게 조그마한 간식들과 스티커를 받는 등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입장 줄을 서라는 스탭의 외침에 바로 쪼르르 달려가 줄을 섰어. 혼자라서 외로울줄 알았는데 팬질에 외로움이 어딨겠어? 우리 모두가 하나인거지. 땡볕아래에 줄을 선지 1시간이 지나서야 차례차례 입장하기 시작했어. 꽤나 앞번호였기 때문에 일찍 입장한 나는 펜스를 잡기위해 전력질주했지. 뛰지마세요! 라는 스텝의 말은 고이접어 하늘위로 던져버리고 결국 펜스를 잡는데에 성공했어.
"오빠!!!!!!!! 여기봐!!!!!!!!! 나 여기있다고!!!!!!!!!!!"
콘서트가 시작하고 공들인 화장은 이미 땀에 씻겨내려간채로 수백마리의 새우젓중 하나의 기분으로 열심히 오빠를 외쳐댔어. 문득 정신을 차린건 오빠들의 토크타임. 입장 전 가방을 맡기지 않고 그대로 들고 온 이유는 며칠 전 새로 산 카메라 때문이였지. 무대 앞 펜스를 잡은거 까진 좋았는데 일명 강친이라 불리우는 경호원들의 감시를 피해 몰래 카메라를 드는게 여간 쉬운일이 아니더라구. 어쩌지 하며 망설이다가 내 옆의 일본 팬의 패기를 본받아 겨우 카메라를 꺼내 땀에 젖어 성수를 흘리는 오빠들의 은혜로운 모습을 찍어대던 그 때
"카메라 주세요."
"네, 네?"
"퇴장 당하기 싫으시면 빨리 내놔요."
"아… 저기… 한번만 봐주시면 안돼요?"
"안됩니다."
"오빠 제발요."
"퇴장하실게요."
"아아아아 잠깐만 여기요!! 다시 돌려주시는거에요?"
"콘서트 끝나면 사진 다 지우고 돌려드릴게요."
"아 짜증나…"
결국 카메라를 빼앗기고 기분이 상해 속으로 경호원을 실컷 욕하면서 콘서트를 마저 즐겼어. 몇시간 뒤 콘서트가 끝났을 때 카메라는 다시 돌려받았지만 정말로 사진은 싹 다 지워놨더라. 아니, 거기서 사진을 나만 찍었나? 치사해 죽겠네.
*이그조 콘서트 둘째 날*
이놈의 스탠딩은 갖다 오기만 하면 온 몸에 알이 배긴다니까. 절대 내가 늙어서 더욱 아픈게 아니라며 자기 위로를 하고 어제 못 샀던 굿즈를 사기위해 오늘도 역시 일찍 집에서 나왔어. 어제와 마찬가지로 올림픽경기장으로 향하는 5호선은 사람이 북적북적 거렸어. 경기장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굿즈 줄을 서서 굿즈를 챙기고 어제 처럼 혼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었어. 간혹 검은 양복차림인 경호원들이 눈에 보였는데 그 중 딱 내 눈앞에서 내 카메라를 뺐었던 그 경호원을 만난거야. 눈이 마주쳤는데 날 기억 못하는지 그냥 지나가더라. 지나가는 경호원의 뒤통수에 가운데 손가락을 날려주는데 뭔가 이상한걸 느꼈는지 뒤를 돌아보길래 급히 손을 내렸어. 설마… 봤나?
"사랑해요 이그조!!!!!"
오늘은 커다란 카메라 대신 핸드폰으로 대신 찍어갈 생각이였어. 내 주위에도 모두 다 핸드폰을 들고있었으니까 뺏기진 않겠지 하며 마음놓고 촬영을 했지. 콘서트가 끝나갈수록 오빠들의 팬서비스는 물이 오르고 대놓고 사진을 찍으라며 포즈를 잡아줬어. 지금 당장 무릎을 꿇고 사랑한다 고백하고 싶을 정도로 잘생쁜 오빠들의 배려에 눈물이 차오르고 덜덜 떨리는 손으로 연속촬영을 했어.
"거기 핸드폰 내리세요."
뭐야? 왜 또 여기와서 고나리야? 저쪽 구역에 다들 핸드폰 들고있는거 안보이나. 다들 나랑 같은 생각이였는지 핸드폰 내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자기 말을 무시한거에 화가난건지 정말 일에 충실한건지 이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오는 경호원에 조금 쫄았지만 결코 핸드폰을 내리진 않았어.
"찍지 마세요."
"왜이러세요!"
가까이서 보니 어제 내 카메라 압수한 그 경호원이야. 근데 왜 내 핸드폰만 가져가려고 하는거야? 내 몸에 레이더 달아놨니? 눈은 장식이니? 하마터면 내 손을 떠날뻔한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어두고 경호원을 째려봤어. 경호원은 약간 아쉽다는 표정을 짓고 내 주위에서 떠날 생각을 안하더라. 마지막 앵콜무대였기에 망정이지 나 진짜 저 경호원 머리 칠 뻔했어.
*이그조 콘서트 마지막 날*
드디어 콘서트가 끝나는 날이야. 콘서트가 끝나면 언제 다시 컴백하고 콘서트가 열릴지 모르잖아. 갑자기 우울해져 오늘은 조금 늦게 출발했어. 입장 줄을 서기 30분 전에 도착해 티켓을 팔찌로 바꾸고 있는데 저 멀리서 두리번 거리는 경호원이 눈에 보였어. 뭐지? 하며 근처로 가보니 바로 그 경호원이더라. 기분이 확 나빠져 몸을 홱 돌리려는데 저기요! 라며 누군가를 큰소리로 부르는거야. 혹시 날 부른건가 싶어 쳐다보니 길쭉한 다리로 나한테 걸어왔어. 바로 내 앞까지 다가와 무언가 말하려는 순간 박찬열! 빨리 안오고 뭐해? 라는 동료 경호원의 부름에 울듯 말듯한 표정으로 돌아가더라. 뭐야. 왜저래?
"저희 이그조는 언제나 여러분들과 함께 할거에요!"
"응!!!!!! 나도!!!!!! 나도 언제나 함께할게!!!!!!!!"
콘서트의 마지막 토크가 끝나고 아련한 분위기의 마지막 무대까지 끝난 후 잠시 무대가 어두워졌다가 신나는 앵콜무대로 오빠들이 다시 무대위로 올라왔어. 돌출 무대쪽으로 나오며 첫째 둘째날과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엄청난 팬서비스를 퍼부워 주는거야. 팬들은 또 이곳 저곳 사진찍기 바쁘고 나 또한 그랬어. 열심히 촬영을 하던 중 이그조오빠가 내 핸드폰을 집어 들어 셀카를 찍어줬어. 셀… 셀카라니… 그것도 내 핸드폰으로… 난 될수니였던거야…! 난 새우젓이 아니였어! 주변에 부러워하는 시선을 만끽하며 핸드폰을 돌려받았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꼽으라면 아마 지금이 아닐까. 벅차오르는 감동을 눌러담은채 오빠들의 노래를 따라부르는데 내 앞에 검은 생명체가 다가왔어.
"핸드폰 가져갈게요."
"네? 왜요? 아 왜그러세요 주세요."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건지. 아까는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면 지금은 분노와 슬픔의 눈물을 흘릴거야. 이미 핸드폰은 내 손을 떠났고 경호원도 내 앞을 떠났어. 사진 지우면 안되는데… 앨범에 셀카가 있다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짜증나는 순간은 바로 지금일거야. 이렇게 화를내던 중 마지막 노래가 끝이나고 콘서트장에 모든 불이 켜졌어. 사람들은 아쉬워하며 퇴장하고 나는 곧바로 경호원에게 달려갔어.
"저기요 사진 안 지우시면 안돼요? 저 말고 다른사람들도 다 찍었는데…"
"아직 안지웠어요."
"그럼 그대로 다시 돌려주세요"
"이거 패턴 좀 풀어봐요."
"왜, 왜요? 아 진짜 사진 안지우시면 안돼요?"
"안 지울테니까 풀어봐요."
"진짜죠? 진짜 안지우실거죠?"
정말 울기직전이였어. 최대한 불쌍해보이면서 패턴을 풀어주니 앨범이 아닌 통화버튼을… 엥? 거길 왜 들어가?
"자 번호 저장 끝."
"지금 뭐하시는거에요?"
"내가 일하면서 빠수니는 진짜 싫었는데."
"빠수니? 말 다했어요?"
"그 쪽은 좋은거 같아요."
"네?"
"그 쪽한테 관심있다구요."
"……"
"그것도 아주 많이."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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