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산소
'잔액이 부족합니다'
매일 아침 이 시간이면 버스는 항상 등교하는 학생들, 출근하는 직장인들을 비롯한 여러사람들로 꽉 차있어. 그런데 그런 버스안에서 크게 울리는 기계음은…
"어, 어? 돈이…"
분명 버스카드에 충전을 해놨던거 같았는데 아니였나봐. 급히 지갑을 꺼내 잔돈을 찾았지만 오늘따라 동전은 물론 천원짜리도 없는 내 지갑을 원망한채 결국 얼굴에 철판을 깔고 아저씨에게 구걸하기 시작했어.
"저기, 아저씨… 죄송한데 한번만 태워주시면 안될까요?"
"학생 돈 없어? 없으면 내려."
"네? 아 저… 아저씨 제발 한번만요…"
와 단호박이신줄. 단호하다 못해 차가운 아저씨대답에 당황해 어쩔줄 몰라 발만 동동굴리며 주위를 쳐다봤어. 내 뒤에는 앞을 막고 있는 나에게 무서운 눈빛을 보내고있었고 버스안의 승객들 또한 출발이 늦어지자 점점 짜증을 내기 시작했어. 그 때 식은땀만 뻘뻘흘리며 눈치를 보고있는 내 뒤로 큰 손이 하나 쑥 들어왔어.
"두명이요."
응? 두명? 혹시하는 마음에 뒤를 쳐다보자 우리 학교 교복을 입은 남학생이 무표정한 얼굴로 카드를 기계에 갖다댔어. 아무리봐도 친구는없고 혼자길래 내 몫까지 내준거구나 싶어 감동의 눈물이 차오르는걸 애써 참고 고맙다며 감사인사를 하려는데 남학생은 이미 카드를 찍고 버스안쪽으로 들어간 후 였어. 따라들어가고 싶었지만 워낙 사람이 많아서 나는 계속 버스 앞쪽에 머무를수밖에 없었거든. 덜컹거리는 버스안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뱉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있자 곧 우리학교앞 정류장에 버스가 멈췄고 우르르 내리는 사람들사이로 나또한 휩쓸리듯 내려왔어. 아. 내리자마자 버스카드충전부터 했지.
-
"ㅇㅇㅇ 안녕~"
"응 수정이 안녕~"
아침부터 정신이 없어 교실에 도착했을때 나는 이미 만신창이였을거야. 힘없이 내 자리에 털썩 앉아 엎어져있으니 같은반 친구인 수정이가 일어나라며 등짝을 때린 후 반갑게인사를 했어. 엄청 아프다… 눈물고였어…
"너 아침에 버스에서 개쪽당했다면서."
"니가 어떻게 알아?"
"진리가 말해줌."
"걘 어떻게 알아?"
"같은 버스에 있었대."
"와 최진리 그럼 좀 도와주지 나쁜기지배."
"도와주려다가 왠 훈남이 나서길래 가만있었다는데?"
"훈남? 아… 아 맞아."
잠깐 잊고있었던 남학생이 다시 머릿속에 떠올랐어. 명찰보니까 1학년이던데 고맙단 인사하나 하려고 1학년 교실을 하나하나 찾아볼 수도 없는거고, 별말않고 도와준거보면 딱히 사례를 바라는거같지도 않고… 턱을 괴고 수정이에게 그렇지? 라고 해맑에 물어보자 딱밤을 콩 하고 때리는 덕에 고개가 뒤로 쑥 넘어갔어.
"아 왜자꾸 때려!"
"갚아야지!"
"뭘 갚아?"
"뭐긴뭐야. 버스비!"
"왜…?"
"니가 거지야? 남의 돈을 빌려썼으면 당연히 갚아야지."
"근데 어떻게 갚아. 모르는앤데."
"명찰 봤다면서? 얼굴, 나이, 이름알면 다 아는거지."
"몇 반인지를 모르잖아."
"물어보면 되잖아 밥통아! 점심시간에 가자."
"어?"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고맙단 인사는 역시 해두는게 좋겠다싶어 알겠다고했어. 잠시 후 수업종이 치고 지겨운 오전수업이 시작했어. 1교시부터 무겁게 내려오는 눈꺼풀을 참지못하고 잠깐 눈을 감았다 떴는데 어느새 4교시가 끝날 무렵이더라. 4교시가 끝나는 종소리가 울리고 나는 내 성적이 떨어지는 소리까지 함께 들었어. 절망감에 머리를 붙잡고 자책을 하는데 수정이가 다짜고짜 내 손목을 잡고 1학년 교실이 있는 5층으로 올라갔어. 괜히 뻘쭘해서 수정이에게 찰싹 붙어 복도창문으로 아침에봤던 그 아이가 있는지 살피고 있는데 그런 내가 무지 답답했나봐.
"걔 이름이 뭐였어?"
"음… 오 뭐였더라? 오세… 오세훈?"
"오세훈? 어, 야 너 거기잠깐만 서봐."
"네?"
"오세훈이라는애 몇반인줄 알아?"
"오세훈? 어, 걔 우리반인데…"
"진짜? 너 몇반인데?"
"4반이요."
전혀 낯가림이 없는 수정이에게 감탄을 하곤 오세훈이 있다는 4반으로 향했어. 창문너머로 친구들과 떠들고있는 그 아이의 모습이 보이고 마침 교실에서 나오는 애를 붙잡아 오세훈좀 불러달라고 부탁했어. 자기를 찾는다는 말에 조금 놀랐는지 의아한 표정을 하며 나오는 오세훈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어.
"아, 안녕?"
"네, 안녕하세요."
"너 나 알지?"
"네 아는데요."
"어. 어 아는구나…"
"왜 부르셨어요?"
"아, 오늘 아침에 고마웠어! 그거 말하려고."
"별로 안고마워하셔도 되는데."
"응? 아니, 그래도… 돈은 내가 꼭 갚을게!"
"그럼 오늘 갚으세요."
"오늘…?"
"집갈때 같이가요. 제꺼까지 버스 찍어줘요."
"아 알겠어!"
"여기 번호요."
"내 번호? 왜?"
"도망가실까봐요."
오늘 당장 갚으라고 할줄이야. 생긴건 무뚝뚝하게 말도 별로 없을 것 처럼 생겨서는 저렇게 성급한 애였다니. 얼떨결에 번호까지 주고받고 꼬르륵 거리는 배를 만지며 더 늦기전에 수정이랑 급식소로 향했어. 밥먹는 동안에 자꾸 나를 흘겨보며 ㅇㅇ이 남자한테 번호따여서 좋겠다~ 라는 수정이에게 시달리는 덕분에 체할뻔 했던거 있지?
-
아까 약속대로 세훈이와 집에 가는길. 원래 등하교는 혼자해서 누구와 같이간다는건 정말 신나는 일이였지만 이렇게 어색할 수가 있나… 둘이 나란히 버스정류장에 서서 둘다아무말도 없이 안내판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어.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탈 버스가 금방 와주어서 바로 탈 수 있었어. 아침과 반대로 이번에는 내가 두명이요~ 라며 카드를 찍었고 세훈이가 뒤따라 올라탔어. 하교시간이라 그런지 버스엔 역시 자리가 별로 남아있지 않았어. 드문드문 남아있는 자리 사이로 맨뒷자리가 가장 편할거같아 맨 끝 창가자리에 앉았어. 그러자 곧바로 내 옆에 세훈이가 앉더라.
"누나 SM아파트 살죠?"
"응! 어떻게 알았어?"
"거기에서 버스타고 내리시잖아요."
"아아, 너도 거기살아? 아침에 거기서 탔잖아."
"네. 이제 맨날 같이 다니면 되겠네요."
"음… 그럼 나야 좋지. 혼자 다니면 심심하거든."
"네?"
"나야 좋다구. 혼자는 심심하니까."
"잠깐만요, 다시 말해주세요."
"혼자 다니면 심심하다구…"
"아니아니 그전에."
"나는 좋아…?"
얼굴이 터질듯이 새빨개진 세훈이가 급히 커다란 손으로 가리며 고개를 돌렸어. 내가 뭐 이상한 말을 했나싶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빤히 쳐다보자 쳐다보지 말라는 세훈이의 말에 기분이 상해 나도 고개를 돌려 창밖만 바라봤어. 뒤늦게 내가 신경쓰였는지 혼자서 안절부절 못하더라. 귀여워서 웃음이 날뻔했지만 꾹 참았어.
"누나 삐졌어요?"
"아니."
"아… 아 저 그게… 저도, 좋아요."
"어? 뭐가 좋아?"
"누나…"
"나…?"
"누, 누나랑 같이 등하교하는게 좋다구요."
"응? 알았어. 나도 좋아."
"저,저,저… 어, 내릴때 다됐네요. 벨… 벨눌러요!"
나한테 벨누르라면서 왜 자기가 눌러? 허둥지둥대며 내리는 오세훈을보고 빵터져 웃으면서 나도 버스에서 내렸어. 둘이 같이 걷다보니 같은 아파트에 사는데 왜 그동안 못봤나 싶더라구. 몰래 세훈이를 힐끔쳐다보니 잘생긴거같기도 하고… 왜, 왜 갑자기 설레는거야?
"누나 내일 아침에 전화할게요."
"전화? 왜?!"
"학교 같이 다니자니까요?"
"아, 아 그래 맞다. 그랬지."
"빨리 받아야 되요? 알겠죠?"
"응 알겠어!"
"그럼 내일봐요."
"그래 세훈아 잘가~"
"잘자고, 좋은 꿈 꿔요."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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