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산소
일주일째 남자친구와 연락이 제대로 안되고있어. 분명 카톡의 1은 사라지는데 답장은 없고 전화도 안받고, 이거 일부러 내 연락 씹는거 맞지? 머릿속으론 별의별 생각이 다 들지만 바빠서 그런거겠지. 하며 애써 위로를 했어.
"ㅇㅇ씨 퇴근 안해?"
"아, 이제 하려구요."
"그래, 조심해서 가고 주말 잘보내."
"네. 대리님도 조심해서 가세요."
혹시라도 연락이 올까봐 핸드폰에 신경쓰느라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했어. 어느새 밖은 어두워지고 퇴근시간도 훌쩍 넘어버렸더라구. 짧은 한숨을 쉬고 가방을 챙겨 회사를 빠져나왔어. 비가와서 그런지 오늘은 조금 쌀쌀해. 바람이 쌩 불어와 날 초라하게 만드는거 같아 몸을 살짝 웅크렸어. 오늘 따라 집에가는 길이 왜이렇게 외로운지 코끝이 시려와 고개를 푹 숙이고 땅만 보며 걸었어.
"아야."
역시 사람은 앞을보고 걸어야 하나봐. 땅만 보고 걷다 앞사람의 등에 머리를 쿵하고 부딪혀버렸어. 깜짝놀라 고개를 들어 사과를 하려는데 내 눈앞에는 사람이 아니라 거대한 토끼가 눈에 들어왔어.
"…토끼…."
"……."
"아, 죄송합니다."
토끼인형탈을 쓴 사람에 조금 놀라 벙쪄있다가 곧 내가 서있는곳이 새로생긴 음식점 앞이라는걸 깨달았고 토끼말고도 다른 인형탈을 입은 사람들을 발견했어. 급히 인사를 하고 가던길을 마저 가려는데 토끼가 내 앞을 막아섰어. 그리고 손에 들고있던 풍선들중 하얀풍선을 한개 건내줬어. 받으라는건가…? 어쩔줄몰라 눈만 데굴데굴 굴리며 서있는데 토끼가 직접 내 손목에 풍선 끈을 묶어줬어. 인형옷 때문에 힘든지 끙끙대면서.
"어…. 감사합니다."
얼떨결에 받은 풍선을 손에 꽉쥐고 꾸벅 인사를했더니 토끼가 크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해줬어. 우울했던 기분이 조금 풀려 웃음이 지어졌고 갑자기 차가웠던 바람이 시원해졌던거 같아.
-
다음날. 주말인데도 회사업무때문에 노트북에 눈을 떼지 못하고있어. 몇시간째 앉아있었더니 허리가 아파 스트레칭을하다 어제 받은 풍선이 눈에 들어왔어. 풍선을 보자 슬그머니 웃음이 흘러나왔고 기분이 좋아졌어. 다시 노트북으로 눈을 돌려 마저 일을 끝내기 전에 잠을 깨기위해 커피를 마시러 주방에갔어. 인스턴트 커피 한봉지를 뜯어 뜨거운 물에 휘휘 저었는데 이 커피 괜히 탄거같아. 친구에게온 카톡에 잠이 확 깨버렸거든.
[너 어디야 나 지금 니 남친봤어]
[다른 여자랑 손잡고 뽀뽀하고 난리났어]
내가 지금 뭘 읽은건지, 제대로 읽은게 맞는지. 몇번이나 카톡내용을 읽었는데도 이해할 수가 없었어. 아니, 이해하기 싫었던게 맞겠지. 오랫동안 나의 대답이 없자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어.
- 너 지금 집이야?
"응."
- 빨리 와. 여기 CGV야. 내가 잡아놓고 있을게.
"…기다려. 지금 갈게."
영화관까지 가는데 오래 걸린건 아니지만 가면서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갔어. 사실 예상못했던 일은 아니야. 조금은, 눈치채고 있었으니까. 알면서도 아닐거라고 믿어왔는데 결국은 이렇게 되버렸네. 택시를 타고 달려와 영화관앞에 내린지 5분째 못들어가고 있어. 차마 남자친구가 다른여자랑 있는걸 볼 용기가 안나서. 주머니에 넣어둔 핸드폰에서 요란하게 진동이 울려댔고 꺼내서 확인하니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오고 있었어.
- 다왔어? 왜이렇게 안와.
"지금 앞이야. 들어갈게."
- 얼른 와. 나 지금 진짜 어이없으니까.
"응."
건물로 들어가 영화관이 위치한 2층으로 올라가보니 구석에서 서로 째려보고있는 남자친구와 친구가 한눈에 들어왔어. 남자친구 옆에있는 처음보는 여자까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발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고개를 돌린 친구가 나와 눈이 마주쳐 천천히 그곳으로 향했어.
"뭐야?"
"ㅇㅇㅇ…."
"쟨 누구야?"
"ㅇㅇ아 미안하다. 우리 헤어지자."
"뭐? 지금 뭐랬어?"
"미안해."
"야. 지금 누가 누구보고 헤어지재?"
"……."
"진짜 뻔뻔하다. 그래 헤어져. 너 같은 쓰레기 줘도 안가져."
"뭐? 쓰레기?"
"앞으로 우연이라도 만나지말자. 니 얼굴보면 죽여버리고 싶으니까."
그대로 몸을 돌려 재빨리 영화관에서 나와버렸어. 근데 왜 자꾸 눈물이 나오려고 하지? 시야가 뿌옇게 흐려져 손으로 눈을 벅벅 문질렀어. 급히 뒤따라온 친구가 날 붙잡고 위로를 해줬어. 내 등을 토닥여주는 친구때문에 눈물이 터져버릴거같아 입술에 힘을 꽉 주고 참았어.
"나 약속 취소했어. 술마시러 가자."
"……."
"언니가 쏠게. 따라와."
조용히 따라간 술집에서 안주는 거들떠 보지도않고 빈속에 술만 자꾸 집어넣었어. 친구는 잘 헤어졌어. 처음부터 니가 더 아까웠다니까? 라며 진심인지모를 위로를 해주었고 나도 점점 기분이 풀리는거 같았어. 한참을 부어라 마셔라 하던 중 다른 친구들을 불러 달리다가 노래방으로 장소를 옮겨 맘껏 지르며 스트레스를 날렸어. 그렇게 얼마나 오랫동안 놀았던건지 시계는 벌써 밤 11시를 향해가고있더라구? 사실 그렇게 늦은 시간은 아니였지만 그냥 일찍 자리를 뜨고싶었어. 친구들과 대충 인사를하고 헤어져 술에취해 비틀대며 집으로 향했어. 이 길이 집에 가는길이 맞는건지, 금방이라도 정신을 놓을거같아 눈에 보이는 공원으로 들어가 가로등 아래 벤치에 앉았어. 아무도 없는 공원에서 혼자 앉아있으려니 갑자기 뭔가 울컥하고 올라오는 기분에 눈시울이 뜨거워졌어.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눈을 감고있는데 인기척이 들려 살며시 눈을 뜨고 옆을 쳐다봤어.
"어, 토끼?"
어제 봤던 토끼가 내 옆에 앉았어. 토끼가 날 말없이 쳐다봤고 나는 고개를 숙였어. 그 때 갑자기 내 머리위로 무언가 커다란게 쑥 들어왔고 알고보니 토끼인형의 머리였어.
"……?"
"울거같애."
"네?"
"참지말고 그냥 울어요."
"……."
"그거 빌려줄게요. 얼굴 안보이니까 마음껏 울라구요."
"……."
당황도 잠시, 나는 지금껏 참아왔던 눈물을 모두 터뜨렸어. 세상이 무너진듯 엉엉 울어댔고 토끼는 말없이 내 어깨를 감싸주었어. 나는 낯선사람에게 따뜻함과 편안함을 느꼈고 그래서 더 심하게 울었는지도 모르겠어. 한참동안이나 서럽게 울다가 점점 눈물이 멈췄고 순간 술이 확 깨버렸어. 뒤늦게 밀려오는 창피함에 울음을 그치고도 토끼탈을 벗지 못하고있는데 조용히 내 어깨를 감싸고있던 토끼가 말을 걸었어.
"다 울었어요?"
"……."
"후련하죠?"
"네…."
"근데 그거 숨쉬기 힘들지않아요? 땀 엄청날텐데. 이제 벗죠?"
"……."
"창피해요?"
"…네에…."
아니, 창피하다니깐! 씌울때도 갑자기 씌우더니만 벗기는것도 자기 맘대로야? 갑자기 벗겨진 토끼탈 아래로 토끼…. 아니, 토끼옷을 입은 남자와 눈이 마주쳤어.
"왜 울었는지 물어봐도 돼요?"
"깨졌어요, 남친이랑."
"아, 그랬구나."
"……."
"나 여기 잠깐 쉬러온거였는데, 제대로 쉬지도 못했네."
"아…. 죄송해요."
"그 쪽 때문 아닌데요?"
"……."
"풍선 줄까요?"
"어제도 받았는데…."
"받고 엄청 좋아했잖아요."
"아, 안좋아했거든요? 제가 애기에요?"
"음….애기같은데?"
"네?"
"내가 풍선 줄테니까, 애기 번호 좀 줄래요?"
"애기 아니거든요? 풍선 안받아요!"
"받기싫음 말던가요. 난 그래도 번호 받을건데."
"누가 준대요?"
"에이, 웬만하면 주죠? 울고싶을때마다 토끼 빌려줄게."
벤치에서 벌떡 일어나 서둘러 걸음을 옮겼어. 창피하기도 했고 너무 당황스러웠거든. 울어서인지 부끄러워인지 붉게 달아오른 볼을 감싸며 공원밖으로 나가려는데 뒤따라온 토끼가 내 손을 붙잡아 멈춰섰어.
"나 이상한 사람 아니에요."
"이상한 토끼는 맞잖아요."
"박찬열."
"뭐요?"
"내 이름. 토끼가 아니라 박찬열 이라구요."
"…근데 어쩌라구요."
"이만하면 나 꽤 잘생기지 않았나?"
"……."
"애기야. 번호 좀 주세요"
핫뚜 알린 토리 별사탕 고2소녀 쌍둥이별 염소 됴됴 요리킹 나호 챠됴르 다시마 파파야 빅팝 잠만보 치킨 몽구아빠 베네딕 향수 뽀뽀뽀 찬블리 오리 루희 가란 히융 깐족이 뿌요 나비 꿍딩 식빵 꿀디오 선풍기 김자베 치케 뾰루지 이산화탄소 인어공주 1년 썬쿨 슈밍 변배키 심현성워더 플랑크톤회장 져지 @.@ ⊙♡⊙ 크롱 망그르 메로나 일진여친 스프 0408 이수만 0시 백혓준면 러블 글이안써졐ㅋㅋ큐ㅠㅠㅠㅠㅠ 팬픽읽구왓더니 내 손이 똥손이란걸 다시한번 깨달앗다…! 더이상 소재도 없다…! 박찬열 번호구걸 찌질하당…! 나도 풍선 갖고싶당…!암호닉 + 작가의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