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산소
석식을 먹고 난 뒤 어김없이 시작한 야자시간. 고등학교 입학 후 한번이라도 야자시간이 재밌던 적은 없었지만 오늘은 특히 더 심심한거같아.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문제집에 조그만 낙서를 여러개 끄적이다가 감독선생님이 자리를 비우자 책상 속에 넣어뒀던 핸드폰을 꺼냈어. 페이스북을 구경하다가 볼만한게 없자 카톡을 들어갔는데 오늘따라 단톡도 조용하고 말을 걸만한 친구도 없어. 그동안의 내 대인관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어 잠시 심각한 고민을 하며 뒤로가기버튼을 연타하고는 마켓에 들어가 랜덤채팅이란 어플을 다운받았어.
낯선 사람 : ㄴㅈ
당신 : ㅇㅈ
낯선 사람 : 변?
당신 : ㄴㄴ
낯선 사람과 연결이 끊어졌습니다.
아니 이놈이 어플은 죄다 남자에 변태밖에 없는건가? 새연결을 할때마다 반복되는 레퍼토리에 짜증이 나려해서 마지막으로 한번 만 더 해보자는 마음으로 새연결을 눌렀어.
낯선 사람 : ㄴㅈ
당신 : ㅇㅈ
낯선 사람 : 우와 여자다
당신 : 뭐야ㅋㅋㅋㅋㅋ
낯선 사람 : 몇살?
당신 : 18
낯선 사람 : 난 19ㅋㅋㅋ 어디살아
당신 : 서울
낯선 사람 : 나도 서울인데ㅋㅋ
낯선 사람 : 서울어디 무슨동네?
당신 : 강남ㅋㅋ수만동 살아
낯선 사람 : 헐? 나돈데? 그럼 너 수만여고다님?
당신 : 헐뭐야.. ㅇㅇ...
낯선 사람 : 나 소름돋았엌ㅋㅋㅋㅋㅋㅋ
낯선 사람 : 카톡아이디알려줘ㅋㅋㅋ
당신 : 음..그랭ㅋㅋ
당신 : kakaotalkID 이거야 카톡해~
낯선 사람과 연결이 끊어졌습니다.
같은 동네에 산다는 사람을 만나버렸어. 괜히 무서워서 방을 나가려다 카톡아이디를 알려달라는 낯선상대에게 나도모르게 알려주고 말았어. 아는사람이면 어떡하지? 설마 저 사람도 변태아니야? 괜히 알려줬나봐. 어떡하지?
아이디를 알려주자마자 바로 카톡이 왔어. 본능적으로 가장 먼저 프로필을 확인했는데 세상에… 엄청 잘생겼잖아! 근데 이름이 박찬열? 어디서 많이 들어본거 같은데… 에이, 아니겠지? 아닐거야… 아니여야되는데… 날 어디서 본거같다는 박찬열의 말에 등에서 땀방울이 또르륵 떨어졌어. 진짜로 아는사람인가? 혼자서 끙끙 고민을 하고있는데 꽤 오랫동안 더 이상 카톡이 오지않자 왠지 안심이 되서 그냥 잊어버리려고 핸드폰을 다시 책상 속으로 집어넣었어. 근데 자꾸만 진동이 울리는거야. 박찬열인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패턴을 풀자 박찬열이 아니라 왠일로 변백현한테 카톡이 와있었어. 아 변백현은 내 친오빠!
이게 무슨 개소리야!!! 박찬열이 변백현 친구였어? 어쩐지… 어디서 들어본거 같더라… 아, 어떡해 진짜 가까운사람이였잖아. 망했어. 변백현이 이걸로 한달간은 우려먹겠구나 싶어 우울해졌어. 고개를 떨구고 한숨을 내뱉다 내가 먼저 박찬열에게 카톡을 했어.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이것들이 누가 친구 아니랄까봐 쌍으로 돌았나?!! 정말로 미친거냐며 재차 카톡을 보냈지만 내 의사는 전혀 상관없는건지 내일보자며 지멋대로 카톡을 끊어버린 박찬열에게 제대로 한방먹은 나야. 내가 왜 랜덤채팅을 했을까. 뒤늦게 후회하며 책상에 펼쳐놓은 문제집에 얼굴을 묻고 걱정을 하기 시작했어. 이제 어떡하지… 내일 꿀같은 주말인데, 설마 진짜 오겠어? 응… 올거같아…
-
"야 너 진짜 박찬열이랑 사귀냐?"
"뭔소리야? 아님."
"걔 존나 신나서 지금 우리집 온다던데?"
"어쩌라고 너보러 오나보지."
"근데 너 왜 화장하는데?"
"그, 저, 아 나 약속있거든?"
"어플에서 만나서 사귀는 오덕이 내 동생일줄이야."
"아니라고 병신아!!! 그리고 그게 왜 오덕인데!!!"
토요일 아침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샤워를 하고 풀메까지 마쳤어. 설마설마했는데 진짜로 박찬열이 오고있다는 변백현의 말에 조금 놀랐지만 한편으로는 기대가 되기도 했어. 30분쯤 지났을까 초인종이 울리고 변백현이 문을 열어주니 문밖에는 사진으로만 봤던 박찬열이 서있었어. 실물이 더 잘생김… 키도 존나 큼… 박찬열 옆에 서니까 변백현은 걍 난쟁이똥자루더라니까? 내 마음을 읽었는지 변백현이 갑자기 나한테 욕을 내뱉으면서 자리를 피해주더라. 뭐야? 오빠 어디가는데?
"야."
"네에?"
"뭐야? 왜 갑자기 존대?"
"아… 아니 그냥…"
"실제로 보니까 더 잘생겨서 놀랐어?"
"네? 오다가 개념흘리고 오셨어요?"
"어. 급하게 오느라 길에 떨어트린듯."
"왜 변백현이랑 친구먹은줄 알겠네."
"어쨌든 우리 사귀는거 맞지?"
"우리가 언제부터요?"
"어제 카톡했잖아."
"그거 그냥 장난이잖아요."
어제의 패기는 전부 어디로 사라졌는지 눈도 잘 못마주치면서 말을했어. 그런 내가 웃겼는지 자꾸만 웃는 박찬열때문에 아마 내 얼굴은 잘익은 토마토같았겠지. 그러다 갑자기 어제의 말같지도 않던 발언을 되새기는 덕분에 어이가없어졌어. 그게 진심이라고? 무슨 말이되는 소리를 해야지…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으로 박찬열을 쳐다보자 커다란 눈망울에서 엄청난 기대감을 느꼈어. 부담스럽게 왜이러세요… 진짜 진심이였어? 당황해서 아무런 말도 못하고있자 박찬열이 점점 가까이 다가왔어.
"ㅇㅇ아."
"저기, 지금 엄청 가까운데…"
"사귈까?"
"네?"
"어 방금 네라그랬다 우리 오늘부터 1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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