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김종대] 거리공연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a/5/0/a5086218f5b715b4e4703c0b3d4aa12d.jpg)
w.산소
윙윙 요란스레 울려대는 핸드폰을 붙잡고 혼자 외롭게 시내거리를 활보하고 있는중이야. 왜 혼자냐고? 친구가 없……. 아, 아니 그런건 아니고, 시내 근처에 살고있어서기도 하고, 그래 맞아 나 친구없는듯? 괜찮아 외로워도… 슬퍼도……. 흑흑 안괜찮아……. 흠 어쨌든 이미 지나버린 친구의 생일선물을 사기 위해서 이곳 저곳을 들리다가 카페 앞에서 사람들이 모여있는걸 발견했어. 뭔가 되게 시끄러운데 내가 그냥 지나칠 수 없잖아? 궁금하니까 바로 그 쪽으로 가봤지.
"우와."
가까이 가보니까 거리공연하는 사람들이더라구. 악기들과 마이크를 세팅하고 앞에 조그만 판넬에 페이스북 좋아요 구걸하는 문구가 써있었어. 아 페북스타인가? 어쨌든 연예인도 잘 안오는 우리 지역에 이런 볼거리가 생겼다는거에 흥미가 가더라구, 어차피 나 혼자라 시간도 많은데 조금 구경하다 갈까 싶어서 모여있는 사람들 틈사이에 껴서 공연팀이 노래부르는걸 핸드폰 영상으로 담았어. 노래 하나가 끝날때마다 조금씩 쉬어가는 멘트를 하는데 보컬이 아주 그냥 어 아주 내 마음 우심방을 바쳐드려야 할거처럼 생긴거야. 훈훈행! 게다가 노래는 또 얼마나 잘하는지 어휴……. 나 친구 생일선물 사러가야되는데…….
"여러분들 추우시죠?"
"네에."
"분위기를 좀 훈훈하게 만들어볼까요?"
"네에에."
"다들 아시는 노래일거에요. 따라 불러주세요!"
이미 맨앞에 자리잡고 초롱초롱하게 공연팀을 바라보고 있는 내 눈에선 레이저가 나올거 같았겠지. 이어서 부르던 노래는 에쵸티의 캔디…? 와 추억돋아. 본능적으로 춤출뻔 했다. 간신히 참았다. 근데 모여있는 사람들은 많은데 호응이 없으니까 조금 답답했나봐. 중간중간 따라해주세요! 라는데 아무도 안따라해. 불쌍. 나도 물론 수줍어서……. 그냥 혼자 따라부르듯이 립싱크 하고있는데 헐 개잘생긴 보컬이랑 눈마주침. 설레죽겠는데 창피해서 나도 모르게 눈을 피했어. 손은 시렵지만 꿋꿋하게 들고있던 핸드폰으로 영상을 담다말고 친구들한테 카톡을 보내기 시작했지. 그랬더니 애들도 오고싶다는 반응 폭발. 뭐야 나오라고! 나만 혼자라고!
"저희가 다른지역들도 많이 돌아다니는데 여기는 두번째에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모여주시네요!"
"음 저희 소개를 한번 해볼까요?"
"자 보컬부터~"
"네, 저는 노래를 맡고있는 김종대입니다!"
와, 저 보컬 이름이 김종대래. 뭔데 이름도 저렇게 씹덕터져? 존나 내 남자다. 저건 내 남자야. 저걸 어떡하지? 어떡하지? 너 어떡해야 되니? 조금 쉬엄쉬엄 할 법도 한데 중간중간 멘트도 자기 혼자 다하면서 노래도 엄청 열심히 부르셔. 아…… 커피 사다줄까? 어떡해 너무 잘생겼어……. 아니, 내가 얼빠인건 맞지만 노래 잘하는 사람들 되게 멋있잖아. 그치? 물론 옆에 기타랑 건반이랑 다 멋있었는데 내 눈은 오직 김종대 널 향하고있어……. 너를 향한 내 눈빛이 보이지 않는거니……? 어?
"……."
근데 이상하게 아까부터 자꾸 나랑 눈마주친다? 나야 뭐 계속 김종대만 쳐다보고 있었으니까 그렇다 치는데 노래부르면서 자꾸 내 쪽을 쳐다봐. 아 착각인가? 그래 착각은 자유니까 뭐. 근데 진짜 너무 많이 마주치는데…….
"저희가 지금 몇시간째 노래하고있는거죠?"
"두시간째네요!"
"아 이게 마지막 노래네요."
"아……."
몇몇 사람들이 아쉽다며 탄성을 내뱉었지만 아쉽게도 마지막이라며 노래를 시작했어. 저 감미로운 보컬이 벌써 끝이라구? 안돼에에에. 아쉬움에 문득 고개를 움직여 주위를 둘러보는데 처음 시작했을 때랑 왜 사람이 다 바껴있어? 헐 나만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있었나봐. 날 뭐라고 생각했을까, 쟤는 뭔데 혼자서 계속 보고있지? 왕따인가? 이런 생각하진……않…았……겠…지? 하 내 인생. 어쩐지 친구들도 자꾸 너 언제 집가냐고 카톡이 오긴했었는데. 마지막 노래가 벌써 끝나고 공연팀도 악기를 정리하고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어. 근데 난 자리를 못 뜸…….
"아……."
왜냐구? 친구가 장난삼아 번호따~ 라고했는데 진짜 따고싶어! 하지만 난 용기가 없는걸? 흑……. 안절부절 못하다가 또 김종대라는 사람하고 눈이 마주쳤어. 내가 무슨 할말이 있어보였나봐. 갸우뚱 거리더니 내 쪽으로 걸어오길래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그 길로 집으로…….
"여보세요?"
"웅……."
"번호 땄어?"
"따긴 뭘따 내가."
"아오 ㅇㅇㅇ 찌질이."
"아 그럼 너가 와서 따주던가. 나오지도 않고."
"대썽. 페이스북 좋아요 눌러주고 메세지 보내봐."
"헐."
"헐?"
"끊어봐 보내게."
집에 가는 길에 친구랑 전화통화를 하는데 내 친구 좀 똑똑한듯? 당장 페이스북에 들어가서 친구검색을 했어. 어디보자 팀 이름이 뭐였떠라 이…그조? 이그조를 검색하니까 바로 뜨더라구. 오, 좋아요 꽤 많네? 만인의 남자였어……. [system] ㅇㅇㅇ님의 자신감이 대폭 하락하였습니다. 자, 일단 페이지 좋아요는 눌렀고! 메세지를… 보내볼까? 말까? 아 어뜨캥!!!
오늘 공연 잘봤어요!
이제 다른지역으로 가시는거에요?
보냈다…….
네! 지금 가는중입니다!
헐 오트캥 답장왔어……. 아 손떨려. 어, 어떡하지? 뭐라고 보내지? 아 어떡해야돼.
되게 멋졌어요!
저 끝까지 있엇는뎅..ㅎㅎ
끝까지봐주셔서 감사해요ㅎㅎ
네! 근데 메세지보내시는분은 어떤분..?
아 저 보컬입니다!
헐 종대야!!! 너 종대니? 나 지금 종대랑 대화하고 있는거야? 손이 덜덜 떨려……. 이건 어떻게든 이어가야해!
아..번호따고싶었는데 안주실거같더라구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아구 감사합니다
페이지 자주 공지올릴테니까 관심가져주세요ㅎㅎㅎ
친하게 지내요^^
진짜여? 진짜 친하게지내여?
(부끄)
헤헤 조심해서가세요ㅠㅠ
그럼요ㅎㅎ
네 ㅇㅇ씨도 조심히들어가세요^^
대박. ㅇㅇ씨래. 잠깐만 나 지금 페이스북 프사뭐지……? 아 다행이다. 나름 잘나온 사진이야. 자 이 대화가 끝나선 안돼. 무슨 짓을해서라도 이어가야하는데…….
아..저 혹시 기억하세요?
네이쳐리퍼블릭 쇼핑백 들고있었는데!
헤헤헤헤
아뇨 잘...
헐 또르르네욬ㅋㅋ
아직도 이동중이세요?
네!
사실 ㅇㅇ씨 기억해요ㅋㅋㅋ
머리묶고계셨던분!
네?
헐..맞아요..
번호 따주시지ㅎㅎ
저 계속 ㅇㅇ씨 보고 노래했잖아요
이게뭐야……. 잠, 잠깐만, 그거 내 착각 아니였었나? 헐 이게 뭐지. 킁킁 내 페이스북에서 행쇼냄새난다?
01019920921
번호에요
여자친구없으니까 연락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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