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왜 갑자기 이런게 쓰고싶은지 모를일 (´ㅅ`)
발 뒤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방에서 나온 백현이 주변을 살폈다. 불이 꺼져있는 거실을 뒤로하고 찬열의 방 앞으로 향한 백현이 찬열의 방문에 귀를 가져다 댔다. 새근새근 들려오는 찬열의 숨소리에 백현은 다시 조심조심 부엌으로 걸음을 옮겨냈다. 까치발을 들어 조금은 높은 전등 스위치를 딸깍여 불을 킨 백현은 몰래 부엌 침입에 성공하자 웃음지었다.
백현은 찬열 몰래 간식을 꺼내먹을 계획을 세웠다. 전에 찬열이 백현을 데려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백현과 친해지겠단 이유로 찬열은 백현이 배고프다며 간식을 달라 할때면 매번 꺼내주곤 했다. 백현은 밥도 제대로 먹지 않은 채 젤리와 초콜릿등으로 배를 채웠고, 양치질도 제대로 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이가 썩어 매일 치과에 다니며 치료를 받아야했다. 치과 입구부터 무섭다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 백현이 안쓰러워 찬열은 그에 대한 대책으로 하루에 한번 간식시간을 갖기로 했다. 치과치료가 그만큼 싫었던 백현이기에 백현은 찬열의 말을 따랐지만, 갑자기 줄어든 간식 양에 백현은 참기가 힘들었다. 찬열에게 하나만 더 달라며 애교를 부렸지만, 그때마다 찬열은 단호하게 안된다며 백현을 다그쳤다. 그럴 때 마다 백현은 풀이 죽어 눈꼬리를 축 늘어트리기 일쑤였다.
결국 백현은 한계에 부딪혔다. 백현은 찬열 몰래 꼭 간식을 꺼내먹겠다며 다짐했다. 백현은 근 삼일동안 찬열이 간식을 올려다 놓는 곳을 살폈다. 그릇들이 담긴 찬장 옆 가장 마지막 칸. 같이 들어있는 것들은 다칠 위험이 없는 코코아가루와 커피 믹스들. 저 찬장에 손이 닿으려면 층층이 가로로 길에 있는 서랍들을 한칸한칸 열어 계단처럼 만든 뒤 그것을 밟고 올라가 싱크대 위로 올라온 뒤 까치발을 들어 찬장을 열면 된다. 제 나름대로의 완벽한 계획을 세운 백현은 찬열이 얼른 잠드는 날만 기다렸다.
오늘이 바로 날이였다. 회식이 있었는지 술에 취한 찬열은 오자마자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로 침대 위로 쓰러지듯 잠들었다. 찬열이 잠이 들고 십분 정도 지나자 백현은 제 계획을 행동으로 옮겨냈다. 계획대로라면 완벽한 범행이 되어야 했다. 하지만 상상과 현실은 너무나도 달랐다.
우당탕 하고 큰 소리가 났다. 갑작스레 들리는 굉음에 잠에서 깬 찬열은 비몽사몽인 채로 잠에서 깼다. 아직도 입고 있는 정장이 불편했지만 큰 소리에 혹시 백현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싶어 찬열은 급히 방문을 열었다. 백현은 저 멀리서 들리는 인기척에 숨을 흡 들이쉬었다. 찬열에게 들킨건가. 몰래 먹으려 했는데. 백현은 그자리에 멍하니 멈춰섰다.
"변백현, 너 지금 뭐해!"
백현이 정신 차린건 찬열이 부엌으로 들어와 화난 얼굴을 하고 백현을 부를때였다. 백현은 인상을 찌푸리고 저를 쳐다보는 찬열을 잠시동안 쳐다보다가 철 없이 헤실헤실 웃었다. 이렇게라도 웃으면 찬열이 저를 조금이라도 봐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주인-. 현이가 잘못했어-."
말꼬리를 질질 늘리며 애교를 부려대는 백현에도 찬열은 한치 흐트러짐이 없었다. 층층이 빠져있는 서랍, 싱크대 위에 올라서있는 백현, 마지막으로 열려져 있는 찬장. 숙취로 아픈 머리를 잠시 짚어내다가 금방 부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깨달은 찬열은 한숨을 내쉬었다. 백현은 찬열의 한숨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변백현 거기는 어떻게 올라갔어."
"이, 이거 밟고."
백현은 제 아래 열려있는 서랍들을 가리켰다. 성큼성큼 싱크대로 다가와 서랍을 찬찬히 살펴본 찬열은 제 앞머리를 세게 쓸어넘겼다. 좀처럼 풀어지지 않는 찬열의 표정에 백현은 침만 꼴깍꼴깍 삼켜댔다. 서랍 안은 위험한 것 투성이였다. 가위부터 해서 안쓰는 그릇들까지. 만약 백현이 제대로 발을 딛지 않고 서랍 안으로 발을 디뎠다면 뽀족한 것들이 백현의 발을 찔렀을 수도 있는 상황이였다. 변백현 거기서 내려와. 제 말에 다시 서랍을 밟고 내려오려는 백현을 본 찬열은 한 팔로 백현의 허리를 감고 바닥에 내려다 주었다. 갑자기 몸이 붕 뜬 탓에 놀란 백현은 내려달라며 찬열의 팔을 주먹으로 쾅쾅 내리쳤지만, 찬열은 백현을 내려놓곤 백현을 다그쳤다.
"변백현, 너 정신이 있어 없어! 무슨 생각으로 여길 밟아! 안에 있는 것들이 얼마나 위험한건지 몰라?"
찬열은 서랍을 하나하나 열어 백현에게 보여주며 언성을 높혔다. 잔뜩 겁먹은 백현이 울먹이려 하자 찬열은 제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는 백현이 짜증나는지 다시한번 마른 세수를 했다. 아, 거슬려. 자꾸 거치적거리는 정장 마이가 거슬려 찬열은 마이를 벗어 바닥에 던졌다. 크게 펄럭이며 떨어진 마이에 백현은 놀라 벌벌 떨었다.
"하이튼 변백현 너, 회초리 들고 와. 나 옷갈아 입고 올테니까."
찬열은 백현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명령했다. 그대로 뒤를 돌아 쾅 크게 문을 닫으며 방으로 들어가버린 찬열에 결국 백현은 후두둑 눈물을 떨어트렸다.
편한 옷으로 갈아 입은 찬열은 백현 앞에 섰다. 백현에게 회초리를 받아들고 탁탁 바닥을 치자 백현은 무서워 온 몸의 털이 바짝 서는 것 같았다. 주, 주인. 현이 많이 맴매야? 망설이며 천천히 말을 뱉는 백현을 본 찬열이 다시 한번 바닥을 세게 내리쳤다. 히익-. 백현은 놀라 뒷걸음질 쳤다.
"앞으로 와. 어딜 도망쳐."
찬열의 말에 눈물을 머금으며 찬열 앞에 다시 선 백현은 손을 벌벌 떨었다. 곧 떨어질 매가 백현은 무서웠다. 왜 밤에 큰소리 냈어. 현이 간, 간식 꺼내먹으려고. 하루에 하나만 먹기로 약속 했어 안했어. 했어요. 백현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찬열의 말에 대답했다. 제가 자는 동안 간식을 꺼내먹으려 했다니. 마냥 아기같던 백현이 이제는 제 눈을 속이려 드는것에 찬열은 뒤통수를 맞은 듯 했다.
"그럼 백현이 넌 지금 주인이랑 한 약속 깨고, 주인 속이려 하고, 밤에 큰소리내고, 위험한 행동하고. 백현이 잘못한거 많네 그치."
찬열의 말에 백현은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어 고개만 끄덕였다. 찬열의 말을 듣자 정말 제가 나쁜 강아지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제 백현이 어떡할래. 백현이 맴매, 맴매해요. 백현은 매 맞는 것은 무서웠지만, 어서 찬열의 화를 풀고 싶었고, 또 찬열에게 용서받고 싶었다. 찬열이 우는 걸 싫어한다는 걸 아는 백현은 눈가를 벅벅 닦아 눈물을 그치려 노력했다.
"주인이 열다섯대 맴매할껀데, 현이 참을 수 있지? 현이 바지 걷고 안흘러내리게 꼭 잡아."
찬열의 말에 바지를 제 무릎 까지 걷어올린 백현이 바짓단을 손으로 꽉 쥐었다. 엉덩이만 살짝 뺀 엉거주춤한 자세가 된 백현에 찬열은 백현의 바짓단을 접어 올려 다시 쥐어주곤 회초리로 백현의 종아리를 살살 쓸었다. 하얀 종아리에 빨간 맷자국이 들어설 것이 마음아프긴 했지만, 그래도 잘못된 행동은 고쳐야했다. 찬열은 높히 회초리를 들고 내려쳤다.
짜아아악-. 큰 소리가 나고 백현이 아픔에 풀썩 주저앉았다. 일어나. 찬열은 바닥을 회초리로 치며 백현을 재촉했다. 백현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바짓단을 고쳐잡았다. 짜아악-. 짜아아악-. 연속으로 떨어지는 매에도 백현은 아랫입술을 꾹 깨물고 참아냈다. 더 이상 찬열을 실망시켜 주고 싶지는 않았다.
백현의 하얀 종아리는 이미 맷자국으로 엉망이 된지 오래였다. 참으려 했지만 두번이나 더 주저앉아버린 백현 탓에 혼나는 자세가 그게 뭐냐며 한번 더 주저앉으면 처음부터 다시 혼낼꺼라는 찬열의 말에 백현은 아파도 발만 동동 구를 수 밖에 없었다. 백현이 맞은 댓수는 어느섯 반을 넘어 단 다섯대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변백현, 잘못한거 뭐야. 하나하나 말해."
"주, 주인 속이려고 했어요."
짜아아악-.
"주인이랑 한 약속도 안지켰어요."
짜아악-.
"밤에 큰 소리 냈어요."
짜아아악-. 온 몸을 떨면서 매를 받아내는 백현이 안쓰러웠지만 찬열은 매를 내려놓을 수 없었다. 열다섯대의 매를 대겠다고 한 것도 백현과 일종의 약속 중 하나였기에 찬열은 무르지 않았다.
"위험한 행동 했어요."
짜아아악-.
"백현이 이제 어떡할거야."
"이제 주인이랑 한 약속도 잘 지키고, 위험한 행동도 안할거예요."
짜아아악-. 이제 바지 내리고 눈물 그쳐. 꽉 잡았던 바짓단을 놓는 백현을 보며 찬열은 부엌으로 향해 높이 올려두었던 간식을 꺼내 백현에게 쥐어주었다. 여전히 끕끕대며 눈물을 그치던 백현은 제게 젤리를 쥐어주는 찬열에 고개를 저었다. 현이 간, 간식 하루에 하나밖에 안, 안먹어요. 이거는 내, 내일 먹어요. 하루에 하나만 먹는 약속을 지키겠다며 먹지 않겠다며 고개를 젓는 백현이 예뻐 찬열은 백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백현을 꼭 안아주었다.
갑자기 이게 뭐라고 끌렸는지. 끝에는 뒷심 부족으로 빨리 마무리짓기는 했지만 'ㅅ'
수위글을 올리고 싶지만 못올리니 너무 답답하네요. 앞으로도 보고싶으시다며 메일주소 남겨주신 분들껜 곧 메일 보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