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산소
아 힘들어. 뭐가 힘드냐구? 방금 집 근처 공원을 세바퀴나 뛰었어. 나 오늘부터 다이어트 시작했거든. 아니 글쎄 내 말 좀 들어봐. 어제 밤에 백희랑 만나서 신나게 치맥을 달리고 있었는데 우연히 백현이 오빠를 만난거야. 아 백현오빠는 백희네 친오빠야. 되게 하얗고 강아지처럼 생긴 오빤데 사실 내가 이 오빠를 좀 좋아해. 좋아하는 사람을 우연히 만나는 기분 알아? 째질거같아 헤헤. 아니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 바로 그 백현이오빠가!!!! 나를 보더니!!!!
"ㅇㅇ아 너 살쪘어?"
이러잖아!!! 오랜만에 얼굴 본거였는데 안녕도 아니고 잘지냈어도 아닌 살쪘냐니??? 아니, 뭐, 내가 그래 요즘 좀 먹었다! 근데 대놓고 살쪘냐고 돌직구 날리는건 좀 아니지않아? 이렇게 보여도 나름 여잔데……. 그래 이렇게 된거 살이나 빼자싶어서 다이어트를 시작한거지. 그나저나 오늘이 첫 날인데 왜 벌써부터 포기스멜이 풍겨와? 나만 맡은거야? 착각인가? 아 몰라 운동이고 뭐고 치킨먹구싶당…….
"악!!!!"
빼라는 살은 안빼고 치킨생각했다고 하늘에서 천벌을 내렸나. 갑자기 어디선가 날아온 축구공이 정확하게 내 머리를 맞췄어. 뭐야 이거? 일부러 나 맞춘게 분명해. 얼마나 세게 맞았으면 눈물이 핑 돌아서 범인을 찾으려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다 멀리서도 보일만큼 체격이 엄청나게 좋은 남자를 발견했고 그 남자가 날 향해 소리쳤어.
"죄송해요! 공 좀 차주세요!"
"네?"
지금 나랑 장난해? 저게 죄송하단 사람의 태도야? 그래 차줄게 멀리멀리 차줄게. 어금니를 꽈악 깨물고 있는 힘껏 발을 들어 멋지게 차서 저 멀리로 날아가…야 되는데……. 어? 공은 왜 여기 그대로있고 내 신발 어디갔어? 내 얼굴 왜 빨개져? 쥐구멍이 있다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들어가고 싶을정도로 창피해서 고개를 못들고 있는데 잠깐만, 오, 오지마 체격좋은 남자 뒤에 가려져 안보였던 왠 이쁘게 생긴 남자가 공 대신 날아간 내 신발을 들고 직접 뛰어오고 있었어.
"괜찮으세요?"
"아, 여기 공……."
나한테 왜 이런 시련이…. 훈남이건 뭐건 창피해 죽겠으니까 내 신발 내놓고 그냥 빨리 사라져줬으면 좋겠는데 왜이렇게 안가는거야. 같이 축구를 하던 무리에서 야 루한아 빨리와! 하면서 자기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오는데도 도대체 갈 생각을 안해. 한참을 땅만 쳐다보다 결국 쭈뼛거리며살짝 고개를 들어올렸는데 이쁘게 생긴 남자가 내 얼굴을 확인하고서 씩 웃더니 갑자기 무릎을 꿇더라. 당황해서 같이 꿇을뻔 했는데 벗겨진 내 신발을 신겨주더라고. 세상에, 이게 사람이야 왕자님이야? 아 왕자님도 사람이구나…….
"저는 이만 가볼게요."
"네,네? 아……. 안녕히가세요…."
나 아무래도 새로운 나의 반쪽을 찾은거 같다. 백현오빠는 어쩌냐고? 어……. 그게 누군데?
***
귀차니즘을 이겨내고 하루도 빠짐없이 공원을 다녀온 결과 이쁘게 생겼던 그 훈남은 매일 아침마다 운동하러 나오는거 같았어. 가끔 친구들이랑 축구도하고 아니면 혼자서 조깅이나 산책도 하더라구. 내가 응? 훈남 너 때문에 말이야 응? 무거운 몸뚱아리를 들고 응? 매일 운동을 하러나온다고! 근데 축구공 사건 이후로는 전혀 마주칠일이 없어. 어떡하지? 어떻게 우리의 인연을 이어가야하지?
"멍멍!!"
이 평화로운 아침에 어느집 개가 이렇게 짖어대……. 어어어 그 훈남이다. 개와 함께 산책나오신 아주머니가 그만 목줄을 놓쳐버려서 혼자 신나게 뛰어다니는 개를 그 훈남이 잡았어. 헐 저 눈웃음봐. 강아지 좋아하나봐. 훈남아 멍멍이 대신에 나를 키워줄래…? 손에 들고있던 줄넘기를 개 목줄마냥 내 목에 칭칭 감고있다가 순간 훈남과 눈이 마주친거 같다고 느낀건, 그냥 나 혼자 느낀거라고 말해줘. 내 이미지는 8:45 우리 할아버지 곁으로……. 서둘러서 줄넘기를 정리하고 나무뒤로 숨었어. 숨는다고 이 덩치가 숨겨질리가 없겠지만. 휴 나 진짜 왜이러냐. 딱따구리처럼 나무에 머리를 박으면서 어떡하면 저 훈남과 가까워 질 수 있을까 고민하다 머릿속에 백희가 딱 떠올랐어. 백희가 되게 큰 개를 키운단말이야. 어 그게 종이 뭐였더라 그, 그레이트, 아 몰라 그냥 상근이야 상근이!!!
"여보세요?!! 백희야!!!"
- 왱?
"나 너네 상근이 빌려줘."
- 상근이 아니라고 우리집 막내 백구거든? 백자돌림?
"어 백구 빌려줘."
- 우리집 막내라고! 넌 막내동생을 막 빌려주냐?
"찬열이 번호 줄게."
- 언제 빌려줄까?
"낼 아침에 내가 상근이 산책시켜줄게!"
- 백구라니까?!!!!
"알았어! 내일 봐~"
바로 이거지. 훈남아 조금만 기다려 내가 너 좋아하는 강아지 데리고 찾아갈게!!!
***
아침일찍 일어나 우리 집에서 5분거리인 백희네로 가서 상근…이가 아니라 백구를 데려왔어. 애가 덩치는 되게 큰데 참 순한거 같아. 얼마나 얌전하냐면 으어어어억! 얌전하단거 취소. 절대 취소. 백희 이 년은 산책을 한번도 안데리고 갔었나, 공원에 도착하자마자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니는 백구때문에 나 또한 이리저리 끌려다니기 바빴어. 이러면 안되는데……. 넘쳐나는 백구의 힘에 내가 점점 지쳐갈때 쯔음 저기 앞에서 그 훈남의 뒷통수가 보였어. 어떻게 알았냐구? 난 알아. 알수있어!!! 마침 목줄을 잡고 있던 손에 스르륵 힘이 빠지고 이때다 싶었는지 백구는 훨씬 빠른속도로 달려나갔어. 백구가 짖는소리에 훈남이 뒤를 돌았고 백구는 그대로 훈남에게 안겼어. 응? 안겨? 왜 안겨?
"죄송합니다! 어디 안다치셨어요?"
"어, 네 괜찮아요."
개도 잘생긴 사람을 알아보는건지 신나게 짖어대는 백구를 간신히 일으키고 앞발을 잡고서 혼내는 척을 했어.
"백구! 그러면 안돼! 누나가 때찌한다?"
"아……. 저기."
"네? 왜그러세요?"
"이 강아지…. 암컷인데요."
"아, 네 맞아요 암컷. 암……,암컷이요?"
백구……!! 너 남자 아니였어? 어쩐지 바로 남자한테 뛰어들더라니. 그나저나 어떡해. 또!! 또!! 또 망신당했어!! 아무래도 너와 나의 인연만들기 프로젝트는 없던걸로…….
"저기요."
"……네?"
"매일 아침마다 혼자 운동하러 나오시는 분이시죠?"
"네 맞는데요……."
"혹시 혼자 운동하시는거 심심하면 저랑 같이 안하실래요?"
"네?"
"저도 혼자여서, 아 싫으시면 굳이 안그러셔도…."
"아니요!!! 좋은데요!!! 되게 좋은데요!!!"
"……아 그렇다면 다행…이구요."
"네!!! 꼭 같이 해요!!!"
"되게 기운이 넘치시네요. 머리는 이제 괜찮으세요?"
머리? 무슨 머리? 아, 아 그 축구공? 헐 나 기억 못하는줄 알았는데 하는거야? 하긴 그게 좀…… 잊을 수 없을 흑역사긴 하지만. 뭔가 감동이야……. 훈남이 내 머리에 시선을 두더니 손을 갖다대서 쓰다듬었어. 뭐야? 이거 뭐야? 왜, 왜 쓰다듬는거야?
"우리 좀 걸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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