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여주WER
W.봄꽃날밤
찬열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대학교에 입학해 학점 관리부터 대인관계까지 무엇 하나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 이번 학기에는 학교 장학금을 휩쓸어 등록금을 내고도 남을 정도 였으며, 모든 과목에 A+을 찍었다. 하지만 이런 찬열도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여자였다. 제게 눈길 하나 주지 않는 여자는 도도하고 시크했다. 때로는 이런 자신을 거부하는 여주가 내숭인가, 라고도 생각해보았으나 역시 아니었다. 여주는 제게 일절 관심을 주지 않았다.
“여주야, 우리 밥 먹을래?”
“내가 왜?”
여주는 도도를 넘어 차가운 편이었다. 같은 여자들에게는 한 없이 따뜻했지만 남자에겐 아주 머나 먼 존재이기만 했다. 처음 같이 밥먹자고 한 날, 대차게 거절 당한 찬열은 생각했다. 내가 맘에 들지 않는 건가? 하지만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자신은 학교에서 정말 인기가 많은 편이었다. 밥 한번 먹자는 선배들도 많았고, 수 없이 많은 고백을 받아왔던 찬열이다. 찬열은 다시 용기를 냈다. 이런 자신이 싫었지만 여주는 찬열의 첫사랑이다. 사실 찬열은 첫눈에 반한다는 말을 절대 믿지 않는 타입이었다. 오히려 경멸했지. 하지만 여주를 본 순간 찬열은 생각을 바꾸었다. 머리를 흩날리는 모습이, 휴대폰을 시크하게 두드리는 모습이 너무나 예뻤다. 찬열은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여주를 불러냈다.
“밥 한번만 먹자. 두 번도 좋고 세 번도 좋아.”
“싫어.”
또 거절당했다. 찬열은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대체 내가 왜 싫은건지 싶어 물어보려고도 했지만 먼저 휙 돌아서 가버리는 여주의 행동에 찬열은 발만 동동 구를 뿐 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평소와 같은 나날이라고 생각했던 날 이었다. 여주를 쫓아 문대를 쏘다니는데 손으로 입을 가리고 조신하게 웃는 여주를 발견했다. 여주의 앞에 있는 것은 분명 남자였다. 여주의 웃는모습은 처음 보지만 정말 예뻤다. 하지만 여주의 앞에 있는 사람이 남자인 것을 금방 자각하고, 남자를 쭉 스캔했다. 자신보다 키도 작고 못생긴 편이다. 내가 모르는 마성의 매력이 있는건가? 싶을 때, 여주가 남자의 귀에 속닥거렸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데 그렇게 은밀하고 비밀스러워! 찬열은 순간 빡이 돌아 여주의 손을 잡아 문대 밖으로 끌고 나왔다.
“뭐하는 짓이야?”
“누구야?”
“내가 그걸 왜 말해야 하는데.”
상반된 여주의 차가운 태도에 찬열은 화가 났다. 말하라고! 소리지르자 여주의 목소리가 누그라졌다.
"친오빠야."
"....................."
"내가 이걸 너한데 왜 말해야 되는지 모르겠지만."
찬열은 십년묵은 체중이 씻겨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여주의 미간은 푸석하게 구겨져있었지만, 신나 폴짝 거리던 찬열이 여주를 확 끌어안았다.
“고마워, 진짜. 여주야 고마워!”
밀려날 것 같던 몸이 그대로였다. 여주는 결코 찬열을 밀어내지 않았다. 여주가 이상해 찬열은 그대로 여주를 껴안고 있던 팔을 풀었다. 여주가 웃는다. 응? 웃어?
“그러니까......너.”
“.......................”
“나랑 하자는거지?”
아니, 뭐얼... 찬열은 입을 벙긋거리다 눈을 꿈뻑였다. 예상치 못한 발언이다. 여주가 찬열의 패딩깃을 끌어 당겨 키를 낮추게 해, 찬열의 귀에 속삭였다.
“그거.”
“.....그거?”
“섹스.”
찬열은 침이 꿀떡 넘어갔다. 아니 굳이 그걸 하자는건 아니고.... 진심이 아닌 말들은 뱉어내지 못하고 눈만 꿈뻑이니 여주가 찬열의 귀를 앙 물었다.
“나 감당할 수 있겠어?”
당연하지........ 찬열은 주먹을 불끈 쥐고 고개를 미친 듯이 주억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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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돌한 여주 좋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