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모임에는 덕후전설이 있어 05
-내 이름은 덕후. 세븐틴이죠-
오랜만에 5교시 쉬는시간에 깨어있는 김세봉.
원래는 식곤증때문에 쳐 자지만 오늘만은 깨어있다.
승철이는 턱을 괴고 잠에서 깨어는 있지만 정신은 자고 있는 김세봉을 가만히 보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얘 왜 아직도 권순영 옷을..?
당장에 일어나 터프하게 세봉이에게 다가간 승철이 소심하게 말했다.
"그, 옷.."
"옷? 아, 이거.. 그.. 그... 아 또 이름 까먹었네.
아무튼 니 동생 거지?"
"..아, 뭐.. 친한 동생 거지."
"걔 귀엽더랔ㅋㅋㅋㅋㅋ 가지러 온다고 했는데 안오네에."
말 끝을 늘리며 고개를 빼 뒷문을 보는 세봉에 심쿵사를 당한 승철이가 잠시 심장을 움켜쥐었다가
슬쩍 웃으며 말했다.
"곧 올거야 아마."
"야 근데, 너 혹시 세븐틴이 뭔지 알아?"
...최승철 개 당황.
너.. 너가 그걸 어떻게 알아..?
동공지진을 애써 감추며 어색하게 웃은 승철이는 모른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그러다 혹시나, 정말 혹시나 하며 물었다.
"그.. 근데 세븐틴은 왜..?"
"누가 나보고 세븐틴에 걔라고 하길래. 나도 모르는 17에 뭔가 있는 건가 싶어서.."
"모.. 몰라도 되겠지..ㅎㅎ"
애써 웃으며 그거 말한 새끼 잡아 죽이겠다고 다짐한 승철이는 마침 들어오는 아이들에 그쪽을 가리켰다.
곧 순영이를 확인한 세봉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디건을 벗었다.
가디건을 책상에 내려놓고 차곡차곡 접더니 마웨로 순영이에게 걸어가더라.
권순영 오자마자 심쿵사로 잠들다..
"이거 잘 입었어요."
"뭘 이런걸로. 저희 승철이형이랑 친구인데 당연하죠!"
...권순영.. 너.. 이렇게 이미지 관리를?
세븐틴들 단체 부들부들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곧 세봉이의 온화한 미소를 보며 처음보는 미소라고 기념일로 남겨야 한다며 날짜를 확인하는 그들이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얼굴 한 번 봤다고 익숙한 승관이에게 웃어주더니 다시 한번 고맙다고 하곤 자리로 가서 앉는다.
방금까지 이야기하느라 그 앞에 있던 승철이는 가까이 다가와서 앉는 세봉 때문에 놀라 살짝 떨어지더니
세븐틴에게로 달려갔다.
좀, 남자다워지면 안되겠니..?
"근데, 누나 오늘 기분 진짜 좋은가봐.."
"그니까.. 뭔가.. 우리 보고 계속 웃어주는 것 같고.."
"이거 꿈 아님?"
세븐틴 내 제일 웃기다는 홍지수가 지체 없이 옆에 있던 정한의 머리 끝을 땡겨 보았다.
아파하는 정한을 보며 아니구나.. 라고 깨달은 지수에 어이가 없어진 정한이가 이를 꽉 깨물며 말했다.
"반에 가서 뒤졌어."
하지만 지수는 상관 없었다. 세봉이의 기분이 좋은 것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지.
내새끼 기분 좋으면 됐어.ㅎㅎ
꿈과 현실을 확인하며 쳐 웃던 중 지훈이가 갑자기 쭈뼛이며 세봉이에게 다가갔다.
여태까지 단 한번도 5M이상 접근해본 적 없는 지훈이가..? 다가갔어..?
세븐틴들은 놀라움에 입을 틀어막고 그런 지훈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내 깨달았다. 지훈이는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아이구나.. 라는 것을.
친구1이 메이드 인 매점인 레몬녹차를 따려고 했지만 잘 따지지 않았나보다.
그걸 고대로 세봉이에게 넘겨주는데 얘라고 딸 수 있을리가.
이미 한번 돌려보고 빠르게 포기하더니 짝꿍 주려는 세봉이의 손에 들려있는 그것을 낚아챈 지훈이였다.
순식간에 레몬녹차 도둑맞은 세봉이 놀라서 지훈이를 보았고
지훈이는 아무렇지 않게 돌려서 까주더니 세봉이에게 건네주었다.
어머, 박력남.
"오? 이지훈이다! 맞지?"
.....????????????
지훈이 겁나 당황. 뭐.. 뭐야..? 이 누나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아..?
눈만 데굴데굴 굴리며 뭐라 대답도 못하는 지훈에 세봉이 말했다.
"너 올해 축제에서 노래부른 애 맞지?! 너 겁나 잘부르더라!"
엄지까지 세워서 지훈이를 칭찬해주는 세봉은 나 이제 졸업하면 못보네.. 아쉽다..
라며 아쉬움까지 표했다. 지훈아.. 계탔다.. 지금이 기회야..
빨리 뭐라도 말해..!
"감, 고.. 맙습니다."
참 감고맙고 좋다. 그치?
세븐틴들이 고개를 돌리며 웃음을 참았다.
ㅋㅋㅋㅋ푸흣ㅋㅋ이짛큷ㅋㅋ이짘훈ㅋㅋㅋㅋ감곸맙ㅋㅋㅋ크허헑ㅋㅋㅋㅋ밐친ㅋㅋㅋㅋ
그러나 그런 것은 신경도 쓰지 못하는 채 제 앞에서 오물조물 말하는 세봉을 바라만 보는 지훈이었다.
"너도 그럼 승철이 친구인거야?? 반장 능력도 좋네~"
...반장 능력이 좋은 게 아니라.. 니 능력이 대단한거야 이 여자야..
니가 그렇게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저 아이가 널 좋아한다니까?
"....졸업하고, 보면 되죠."
우리 지훈이 누나 앞에서 상남자로 변하는거니..?
김세봉 필통에 있던 볼펜을 꺼내더니 지가 아까 먹고 주머니에 넣어둔 껌종이에
이름과 핸드폰 번호를 휘갈겨 적더니 그것을 맹하게 바라본다.
누나한테 줄 건데, 더 예쁘게 적을걸.. 이딴 생각을 하지만 껌종이가 하나이기에 걍 세봉이에게 건네주는 지훈이었다.
"오 상남자인데~ 우와 너랑 문자하면 연예인이랑 문자하는 기분이겠다."
"...그런가."
"그렇지! 아무튼 고마워! 어예~ 야야, 부럽지?? 흐헤헿"
오늘 또 기념일로 쓸 것이 늘어났네.
남들이 보면 바보같지만 세븐틴이 보기에 졸귀처럼 웃은날.
...그렇게 따지면 맨날맨날이 기념일이겠다..?
"누나를 만난 2년전부터.. 난 매일이 기념일인 듯.."
그래 순영아.. 너에게 오늘은 더더욱 특별하겠다..
잘 알았으니까 제발 그 가디건 좀 내려놓던가 입던가 해..
+
어느 독자님이 눈치고자래욬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세봉이의 타이틀이 늘었네요.
반달/원형/스포시/당근/만두짱/너누리/뿌존뿌존/초코/아이닌/옥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