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산소
대학교에 가면 살도 빠지고, 피부도 좋아지고, 내 인생의 전성기를 맞아 가장 이뻐질거야. 그럼 훈훈한 선배를 만나 손을 잡고 캠퍼스를 걷는거지. 그래, 대학교 입학 전까지만 해도 그럴 줄 알았지.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이야. CC? 안생겨요. 살? 안빠져요. 흔하디 흔한 미팅도 해보지 못하고 고등학교 때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어려운 강의를 들으며 하루하루 힘겹게 지내오고 있어. 그런데 그런 불쌍한 나에게 시련이 찾아온거야.
"아, 안녕하세요…."
바로 조별과제. 4인1조가 한 조가 되어서 ppt 발표를 하는거지. 제발 성실한사람이랑 붙게해주세요…. 라고 간절히 빌었더니 기도가 통한건지 꽤 괜찮은 사람들로 모여있었어. 동기 1명과 선배 2명. 모두 첫인상은 착하고 부지런한 이미지여서 마음이 놓여 조심스레 인사를 건냈는데 생각보다 무뚝뚝한 반응에 괜히 민망해져 조용히 자리에 앉았어.
"그럼 저녁 7시에 메신저에서 만나요."
대충 틀을 잡고서 파트분배와 자료조사는 나중에 네이트온에서 상의하기로 하고 각자 뿔뿔히 흩어졌어. 다행이야, 주변에서 조원들이 잠수를 탄다거나 해서 빡치는 일이 하도 많아서 나도 그럴줄 알았거든. 난 정말 운이 좋았어. 좋았…. 좋은 줄 알았는데…. 현재 시각 pm 7:00. 약속 시간이 되었는데 왜 네이트온이 조용한거지? 설마, 에이. 들어오겠지. 들어와야해. 제발!
결국 그날 저녁 네이트온 친구목록에 노란색 불이 들어오지 않았어. 다들 단체카톡 확인도 안하고 개인카톡을 보내봐도 1은 절대 사라지지 않았어. 어이가 없어 살짝 짜증이 났지만 각자 조금씩 자료수집을 해왔겠지 싶어 강의실로 향했어. 내가 들어서자마자 조원들이 하나같이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해.
"ㅇㅇ아 미안해. 내가 어제 저녁에 급한약속이 생겨서…."
"나는 배탈이 나가지구…. 화장실에서 나오질 못했어."
"진짜 미안. 오늘은 꼭 같이하자."
"……."
구라 치시고들 앉았네. 살짝 짜증이 나던 수준에서 한단계 올라가 성질이 올라와 예민해졌어. 그래 뭐 하루쯤이야. 마침 우리 네명 모두 오후에 공강이길래 도서관에서 다같이 자료조사를 하기로했어. 설마 안오겠어? 하는 마음으로 오전 수업을 모두 마친 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도서관으로 터덜터덜 걸어갔어.
"왜 안오지…."
설마 설마 했는데. 설마가 사람 잡는다더니, 아주 다같이 도망가기로 작정했는지 3명모두 전화기가 꺼진채 연락이 되질 않았어. 이제 정말 폭발해 버릴거 같은걸 꾹 참고 나 혼자서 도서관을 들어가는데 급하게 같은 조원인 선배 한명이 뛰어왔어.
"어, 선배. 왜 전화 안받았어요!"
"미안미안, 배터리가 없어서. 다른애들은?"
"아…. 그게, 다들 연락이 안돼서…."
"으휴, 몰라. 자기들이 알아서 자료조사, 분석 다 해오겠지."
"아하하…. 그렇겠죠?"
한명이라도 와줬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아 눈물이 날거같았어. 같이 도서관으로 들어가 자리를잡고 전공책과 발표에 관련된 책을 찾아 노트북에 옮겨적었어. 한참 동안 책과 인터넷서핑을 번갈아 하다 내가 잠깐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떴어. 워낙 피곤한 탓에 몰려오는 졸음을 이기기위해 찬물로 세수를 하고 정신을 차렸어. 기지개를 쭉 펴고 다시 선배에게로 가니 선배가 곤란한 얼굴을 하고 가방에 짐을 챙기고 있었어.
"ㅇㅇ아 미안한데 나 이만 가봐야 될거같아."
"아…. 그럼 먼저 가세요. 저는 조금 더 찾다가 갈게요."
"응. 알겠어. 내일 보자."
"네. 안녕히가세요."
의자에 풀썩 앉아 책상에 턱을 괴고 창밖으로 급히 걸어가는 선배의 뒷모습을 보다 다시 노트북으로 시선을 옮겼어. 대충 자료조사는 끝났고. 이 자료에 대한 분석과 내 의견을 적어야 하는데, 으… 진짜 싫다. 기껏 세수까지 하고왔는데 갑자기 힘이 쫙 빠져버려 노트북을 닫고 책상에 엎드렸어. 이렇게 조금만 눈 감고 있어야지….
분명 잠깐 눈을 감았다 떴는데 창밖을 보니 벌써 해가 저물어 가며 붉은 노을을 만들었어. 깜짝놀라 다시 노트북을 열어 정신없이 워드를 작성하다가 내 앞에 대학생활 중 처음으로 보는 훈훈한 남자가 키득대며 웃는게 신경이 쓰여 힐끔 쳐다봤어. 왜 저렇게 웃지? 싶다가도 괜히 잘보이고 싶어 앞머리를 정리하고 잠을 깨려 볼을 두어번 치는데.
"…아…."
"풉…, 큭…큭큭…흡…."
잘때 침을 흘렸는지 살짝 젖은 종이가 그대로 내 볼에 붙어있었어. 그래서 웃었구나. 나를 보고. 얼굴이 새빨개져 과제고 뭐고, 쓰던 보고서를 저장시킨 후 노트북을 닫고 짐을 챙겼어. 후다닥 가방을 싸서 맨뒤 가져온 책들을 원래 자리에 갖다 놓기위해 자리에서 급히 일어났어. 한발짝 내딛은 순간 정신없이 들어올린 무거운 책들에 균형을 잃고 모두 떨어트려버렸어. 도서관에 사람이 별로 없어서 다행이지, 크게 욕먹을뻔한 상황이였지 뭐야. 이미 얼굴은 물론이고 몸까지 달아오르는 기분에 바닥에 주저앉아 주섬주섬 책들을 다시 쌓아 올리는데 누군가 책의 절반을 가져가 들어줬어.
"내가 도와줄게요."
"가, 감사합니다."
고개를 푹 숙여 감사인사를 하고 얼굴을 확인하니 내 앞자리에서 날 보고 빵터진 그 훈남이였어. 얼굴뿐만 아니라 성격까지 착하구나. 속으로 훈남의 칭찬을 늘어놓으며 책꽂이 앞으로 가서 원래 있던 자리에 책을 하나하나 꽂아넣었어.
"음, 이건 여기에…."
책이 빽빽하게 꽂혀있어 넣기가 힘들어 넣을 곳의 옆에 꽂혀있는 책을 한권 뽑아드는데 반대쪽에서 책을 넣고 있던 훈남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어.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올뻡한 상황에 놀라 딸꾹질이 나와 딸꾹딸꾹대는데 훈남은 눈을 피하지않고 오히려 웃어주며 마저 들고있던 책을 정리했어. 나도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시 하나하나 책을 정리하며 마지막 책까지 모두 제자리에 돌려놓고 도와준 훈남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고 도서관을 빠져나왔어. 이미 해는 져버리고 어두워진 바깥에 서둘러 집으로 향하는데 뒤에서 누군가 급하게 달려와 내 어깨를 툭 쳤어.
"저기요."
"네?"
"무슨과 무슨학번이에요?"
"아, 경영학과 12학번…. 인데요."
"경영학과? 후배네?"
"네?"
"아, 나 이번에 복학해서 모르는구나."
"……."
"나도 경영학과. 이름은 장예흥이야."
"아, 네! 저는 ㅇㅇㅇ이에요."
"그래 ㅇㅇ후배. 나 후배님한테 관심이 있는데."
"…네?"
"번호좀 줄래요? 과제 도와줄게."
어두운 캠퍼스의 유일하게 밝은 가로등 아래 꿈에서나 만났던 훈훈한 대학선배에게 번호를 따였어.
"늦었는데, 데려다줄게."
"아, 아뇨 괜찮아요!"
내 번호를 받고 싱글생글 웃으며 저장을 하더니 하트까지 붙인채 나에게 보여주며 나 잘했지? 라는 선배에게 귀엽다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입밖으로 꺼내지는 않았어. 이제 진짜 인사를 하고 헤어지려는데 자꾸만 뒤에서 따라오는 선배가 신경쓰여 뒤를돌아봤더니 태연하게 내 손을 잡고 데려다 주겠다는 선배야.
"ㅇㅇ아.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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