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나는 이제 한 배를 탓어
너와 나 모두 지옥으로 가는 거야
그렇게 괜히 투정을 부리고 방 안에 가만히 누워있었다.
여태까지 살면서 누군가를 좋아해 본 적이 없었는데 하필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상대가
자기가 증오했던,그래서 꼭 복수 해야만 하는 상대였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라 더 혼란스럽고 늦게 알았던 것 같다.
"...하..진짜 최준홍 병신..왜 좋아해도 방용국 같은 새끼를 좋아하는거야..아니 이게 좋아하는게 맞기는해?아 미치겠네 씨발"
똑똑---
그렇게 혼란스러워 하고있는데 방용국이 문을 두드렸다.
"준홍아 나야 들어가도되?"
"......."
"들어갈께~"
그렇게 허락도 안한 방에 들어온 방용국의 손에는 과일이 들려있었다.
씨발 안어울리게 왜 또 과일이야.
"뭔데"
"아침 못먹었잖아 이거라두 먹어~"
"왜이렇게 나한테 잘해줘?"
"그럼 못되게 굴어?"
"...나는 너한테 못되게 구는데 너는 왜 잘해주냐고"
"그게 그렇게 불만이야?왜그래 무슨일 있어?"
"...아니야 됬다. 그냥 말을 말자"
"오랜만에 우리 일 하자"
"....뭔데"
"..이민형 이라고 알아?"
"내가 알리가 있어?"
"그래 이번 상대는 이민형이라는 사람이야"
"뭐하는 새끼인데"
"재벌이야.회사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지금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어 지금은 하와이에 있는걸로 알고있어"
"얘는 무슨 잘못했는데?"
"그건 나중에 말해줄께 천천히..복잡하거든"
"씨발 그럼 나보고 하와이까지 가서 이유도 모르고 협박이나 하고 오라고?"
"아니 혼자가 아니야 같이 가는거지"
"뭐?"
"너랑 나 하와이로 같이 간다고"
그렇게 나는 가슴이 뛰었다.
나와 방용국의 첫 해외 출장이다. 아니 출장보다는 여행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나와 방용국, 우리의 첫 여행
빠르게 출국 준비가 되었다.
해외에 처음으로 나가는 나때문에 방용국이 바빳다.
"준홍아 여기 여권. 너 잃어버릴거 같으면 내가 가지고 있을까?"
"닥쳐 내물건은 내가 챙겨 내가 무슨 애도아니고"
"나한테는 애같은데"
"뭐? 떠나기 하루 전 뒤지게 맞아볼래?"
"내가 맞을까?"
"짜증나 너 "
"내가 이긴건가?오랜만에?"
"봐준거야 오랜만에"
"일 빨리 처리하고 우리 좀 쉬다오자"
"...빨리 처리하려면 죽여야겠네"
"..죽이고싶어?"
"...아니 꼭 그렇다는건 아니야"
"하하..우리 준홍이 성질 많이 죽였네"
"해외감옥에서 살고 싶지는 않다 "
"죽여도 그럴일은 없어 내가 전에 말했지? 지켜준다고 벌 내가 다 받는다고 너 대신 내가 들어갈께 만약에 그런 일 있으면"
".......지랄 말도안되는 소리하고 있네 ..너도 가서 짐이나싸"
얼굴이 빨개지는걸 들키기 싫어 방용국에게서 등을 돌리고 열심히 짐을 싸는 척 했다.
드디어 내일이다 우리의 첫 출장.아니 첫 여행
"준홍아 다 챙겼지?빼먹은거 없지?"
"야!!그만좀 물어봐 다 챙겼다니까??니가 그렇게 걱정해서 내 짐다 검사하게 해줬잖아"
"걱정되서 그러지 우리 애기"
"뭐씨발? 안간다?"
"안전벨트매! "
그렇게 우리는 티격태격 하면서 공항으로 출발했다.
"준홍아 공항 처음 와보지?"
"그래.학교도 안다녀서 제주도로 수학여행 같은것도 못가봤어"
"준홍이는 복받았네"
"갑자기 왠 복?"
"첫 비행기탑승이 해외라니..."
"...너 지금 나 놀리는거지?"
"아닌데?"
"...씨발.."
"비행기안에서는 욕하면안되"
"뭐??그런게 어딧어!!!"
"욕하면 안되 다른 외국인들도 많아서 욕하면 우리나라 이미지에 금간다고 벌금 내야되"
"..진짜?"
"응 그래서 아직 비행기 타기전에 한시간 남았으니까 말 이쁘게하는 버릇 조금이라도 들여놔 알겠지..?"
"....알았어"
"...주농아 배고프지?"
"응 존..아니...많이 배고파..."
"..하하하..준홍아 너 아까 내가 한말 믿은건 아니지?"
"씨발 너 이새끼 일루안와?????!!!!!"
그렇게 우리는 타기전부터 공항에서 시끄럽게 티격태격 했다.
예전에는 이런 티격태격이 귀찮고 짜증나기만 했는데 요즘엔 이상하다..내가 방용국을 좋아하긴 하나보다
방용국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 하는 말 한마디한마디가 너무 달콤하게 다가온다.
이런게 행복인가 라는 생각도 할 정도로
난 요즘 행복한것 같다.
"준홍아 아침에 일찍일어나서 피곤하지?"
"응 조금?"
"이따 밥 나오기 전까지 자다가 일어나~좀 자다가 밥먹고 조금 더 가면 도착할거야"
"응..나 좀 잘께"
"그래.."
그렇게 방용국은 비행기안에서도 나를 챙겨주었다.
이런 내마음을 알까?
자기의 행동 눈빛 말이 나한테 달콤하게 다가온다는거..
언제까지 이 행복이 유지될지는 모르겠다. 원래 나의 목표는 복수 엿으니까.. 하지만 복수도 잊을 만큼 난 지금 행복하다.
복수가 이렇게 영원히 잊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비행기 안에서 잠이 들었다.
"준홍아 밥도 안먹고 자면 어떡해~아까전에 깨웠는데! 그렇게 많이 피곤했어?"
"...얼마나 더 가야되"
"창문봐봐 도착했어"
창밖을 보니 에메랄드 빛 초록색 바다 위에 떠있었다.
처음 보는 이쁜 바다에 잠시 말을 잃었다.
"우와.."
"우리 준홍이 봐봐 애기라니까..?"
창문을 보고 있는 내 머리 옆으로 방용국 얼굴이 가깝게 다가왔다.
이렇게 얼굴을 가까이 본적이 없는것 같은데..이렇게 가까이서 보니까 잘생겼다.
눈도 멋지고 코도 멋지고 입술도..멋지다..
바다때문에 심장이 뛰는 줄 알았는데 아닌것 같다. 방용국때문에 심장이 떨리는거 같다.
"우리 일 빨리 끝내고 여행도 하고 바다에서 놀자 알았지?"
방용국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예전같았으면 내가 니 개새끼냐며 따지고 들었을텐데 요즘엔 아니다..
사랑받는 느낌이다. 손길조차 달콤하다.
그렇게 우리는 하와이에 발을 내딛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