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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김남길 몬스타엑스 이준혁 강동원 엑소 성찬
가락가락 전체글ll조회 1809l 3
나의 대녀와의 첫만남은,  

  

  

최악의 최악이였다.  

  

  

*  

  

  

출장차 건너온 한국에서, ‘형님’과의 만남은 우연의 우연에 불과했다. 일자리에서 두 다리 건너 만나게 된 그와 나는 단 한마디의 의사소통도 되지 않았지만, 그는 무척 호의적인 태도로 내게, 술을 권했다. 받아든 술잔을 목 안으로 털어 넣으며, 그 이후의 기억은 조금 흐릿하다.  

  

  

내가 눈을 떳을 때, 깜짝 놀라야 했다. 아무리 많게 봐도 중학생 정도 밖에 안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가 쪼그리고 앉아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낯선 환경에 저도 모르게 주춤, 물러섰고, 손 아귀에 쥐어진 걸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낯선 소녀가 입을 열어 하는 말은,  

  

  

“니치팔로마?”  

  

술기운에도 우스운 중국어 한 마디가 아니었던가.  

  

  

*  

  

소녀는 대답도 듣지 않고 총총 걸음으로 뒤를 돌아 걸어갔다. 그제야 주위를 둘러볼 정신이 생겼는데, 내가 어느 가정집의 소파 위에 누워있음을 깨달았다. 손아귀에 쥐어있던 부드러운 재질의 이불을 급하게 정리를 하고, 멍, 하니 어제밤 일을 기억해내려 애썼다. 그러니까, 술에 잔뜩 취한 그, ‘형님’이, 어느, 운전기사? 대리, 대리 운전을 불렀고. 엉겹결에 그 뒤에 탄 내가, 그대로, 잠에 들었던 것 같은데.  

  

  

“저기요, 니치팔로마. 니치팔로마.”  

  

  

어린 소녀는, 손을 흔들며 나를 불렀다.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서니, 뒤늦은 숙취에 머리를 싸매었다. 나는 싸맨 머리 너머로 한심하게 나를 보는 어린 소녀의 표정을 아마 죽을때까지 잊지 못할 것 같았다.  

  

슬금슬금 껄어 식탁으로 가니, 흐릿한 기억 너머의, 그러니까 사모님이 나를 보고 있다. 대화가 통하기를 하나, 아무래도 그리 좋은 첫인상은 아니었을 듯 한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식탁으로 나를 안내해준다. 건너편의 어린 소녀는 일그러진 얼굴로 저를 보고 있다.  

  

크흠. 어색한 헛기침을 하니, 작은 컵을 건넨다. 하얀 컵 안에 가득 담긴 노란 물에 힐끗, 눈치를 보자 볼을 긁던 소녀가 중얼 거린다.  

  

“허니. 플러스, 음, 핫 워터. 알콜, 드링킹 에프터. 음, 베리 굿. 니치팔로마.”  

  

그 와중에 손짓발짓을 하는 소녀가 귀여워, 터지려는 웃음을 얼른 컵으로 가렸다. 소녀의 어머니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더니, 마시는 나를 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한 마디.  

  

  

“라이스, 니치팔로마?”  

  

푸학.  

  

  

장위안은, 입안의 꿀물을 장렬하게 내뿜었다.  

  

  

*  

  

  

장위안은 염치 불구하고 화장실을 빌려, 세수에 양치까지 했다. 화장실을 가리키며 세수와 양치, 라는 제스쳐에 소녀와 어머니는 열렬히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리고, 장위안이 세수를 끝냈을 때, 화장실의 입구에는 소녀가 서서 수건을 건네주었다.  

  

  

“니치팔로마, 굿?”  

  

장위안이 눈가를 가리며, 흐느꼈다.  

  

  

*  

  

장위안이 현관에서 구두를 신을 때, 소녀와 어머니는 배웅을 했다. 그리고 또 다시 한 마디.  

  

  

“애니타임. 디너. 음, 니치팔로마. 웰컴!”  

  

아, 귀여워.  

  

  

장위안이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그랬던 첫만남을 계기로, 이따금 장위안은 정상의 집에 초대받았다. 잦은 출장길에, 그는 중국의 유명한 술이며, 안주들을 챙겨왔고, 늘 두 팔 벌려 환영하는 그의 ‘형님’ 덕에 점차 한국어 실력이 일취월장하였다. 그러다보니, 영어와 중국어, 물론 정상의 가족들이 하는 말은 니취팔로마, 와 니하오, 씨에씨에가 전부였지만, 그 귀엽고 우스운 조합을 볼 수 없게 된 것은 조금 아쉽다 할 수 있겠다.  

  

정상은, 첫만남 이후, 공부를 위해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있어야 해서, 그다지 만나 볼 기회가 없었다. 그는, 한참 어리게만 봤던 소녀가 18살이라는 것에 당황했다. 에이틴..? 숫자로 써보면서까지 확인 하자, 정상은 불쾌한 듯 그를 노려보다가 하우더, 하우더, 라며, 업그레이드 된 중국어 실력을 보여줘서 장위안이 웃음을 터트리게 했다.  

  

  

시도때도 없이 웃음을 터트리는 장위안 탓에, 정상의 가족은 그가 실없는 남자라고 생각해야 했다.  

  

  

*  

  

장위안은 당황했다. 오랜만에 만난 그의 형님이 정상의 후견인을 부탁해 온 것이다. 정상이 유학길에 오른 다는 것이다.  

  

“언제요?”  

  

“다음달.”  

  

장위안이 스르륵, 달력을 확인하니, 다음달까지 이제 겨우 2주 남은 참이었다. 지금까지 신세 진 것도 있고하니, 후견인까지는 그렇다 쳐도, 갑자기 유학이라니..장위안의 머릿 속에는 니치팔로마, 와 하우더를 연발하는 어수룩한 정상의 모습이 리플레이 됬다.  

  

  

“정상이는요?”  

  

“저 여깄어요.”  

  

  

한참 울었는지, 눈도 붉고, 코도 붉다. 새빨게진 얼굴로 방문을 연 정상이 어머니의 손을 잡고 걸어나온다.  

  

어...  

  

장위안은 데구룩, 눈을 굴리며 손에 가득 챙겨온 선물들을 주춤주춤 바닥으로 내려놓았다.  

  

  

“나갔다올게.”  

  

“어디?”  

  

“친구들, 작별, 인사..”  

  

  

입술을 깨물더니, 다시 울음을 터트린다.  

그러고 보니 교복을 입고 있다. 교복을 입고 있으니, 더 작아보인다. 숨을 헐떡이며 울음을 터트리더니 형수님께 안긴다.  

  

  

  

그래, 네 나이가 고작, 열여덟이랬지.  

  

  

*  

대부[代父] 명사 〈가톨릭> 영세나 견진 성사를 받을 때에, 신앙의 증인으로 세우는 종교상의 남자 후견인.  

  

*  

  

대부[代父] 명사 〈가톨릭> 영세나 견진 성사를 받을 때에, 신앙의 증인으로 세우는 종교상의 남자 후견인.  

  

*  

"어~ 우리 동생! 다른 게 아니라. 집사람이 자꾸 보채네. 정상이 잘 지내지?“  

  

아무리 나이차이가 있대도 삼십대 총각이 다 큰 처녀집을 들락거릴 수 도 없는 노릇 아닙니까? 장위안은 마른 침을 삼키며 눈을 굴렸다. 혓바닥 위를 도르륵 굴러가는 문장을 뱉을까, 말까.  

  

“잘 좀 챙겨줘. 정상이 그녀석이, 아직 많이 여려요. 응?”  

  

  

전화기 너머의 '형님'은 장위안의 고민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동생처럼 생각하고 살뜰히 좀 챙겨달라는 말을 남기며 전화를 끊는다. 목덜미를 죄는 넥타이를 느슨히 내렸다. 또, 말 못했네.  

  

여동생?  

  

있지도 않은 여동생, 내 쪽에서 그러마! 하면 여동생이 되겠나.  

  

그래도 사내라고 불안해하며 단속하는 형수님이 있다지만, 먼 타국에 있다. 결국 이런 일에는 장위안 스스로가 조심하는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그 어린 게, 저 스스로 조심한다고 해도, 그래봤자 겨우, 열여덟.  

  

쌓인 인연도 인연이오, 오며가며 옷깃 스친 것도 여러 번인 사이다. 아예 남은 아니라지만, 그렇다고 친근하게 대화 나눠본적 없는 사이. 공통점이 있기를 하나, 그나마도 정상의 아버지요, 장위안과 호형호제 한다지만 한참의 웃어른이다. 대화주제? 결코 될 수 없다. 그렇다고 나이대가 비슷하기를 하나. 이제 겨우 얼굴 마주한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후견인 타령하며 친근하게 대할 성격도 못된다. 그 상대인 정상도 마찬가지 인듯, 아직까지도 정기적인 그들의 만남에는 불편한 기류가 흘렀다.  

  

사실 정상을 데리고 다녀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 정말, 아주, 매우 많이!  

  

"불편한 거 있으면 바로 연락해."  

  

게다가 최대한 편의를 봐주려고 해도, 상대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정상이 살짝 그를 올려다보다가, 금세 식사에 집중한다. 음식에 고개를 파묻고 있다가 나지막하게 들리는 대답을 겨우 캐치하지만.  

  

사실 장위안은 알고 있다.  

  

정상은 결코 그를 부르지 않을 것이다.  

숙여진 정수리가, 움츠린 목덜미가 유난히도 작아 보인다.  

  

또 울었니?  

  

장위안은 뱉어지지 않는 말을 삼켜냈다. 붉어진 코끝, 눈가, 두 뺨. 유난히도 작고, 여리다.  

  

턱을 괴고, 장위안이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중국에 온지 이제 한 달. 정상은 때 이른 향수병에 울음을 달고 살았다.  

  

*  

  

  

처음 그 남자를 만난 건 만취한 아빠를 엉거주춤 끌고 오는 모습이었다. 하도 입구에서부터 요란을 떨어서 뛰쳐나온 나를 보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고 엄마를 보고 어쩔 줄 몰라 하며 영어로 어수룩하게 사과를 하더니, 느닷없이 현관에서 고꾸라져 잠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허둥지둥 출근 준비를 하며 아빠는 잘 챙겨달라는 말과 함께 사라졌다. 엄마와 나는 북어국을 준비하며 서로 눈치를 봤다.  

  

“엄마, 깨워?”  

  

소파에 널브러진 남자를 가리키니, 엄마도 곤란한 기색이다. 사실 거실에서 술냄새가 아주 진동을 한다. 깨워, 말어? 다시 한 번 물으니, 엄마가 살살 깨워보랜다.  

  

깨우면 깨우는 거지 살살 깨우는 건 또 뭐야.  

  

  

소파로 걸어가 깨우려고 손을 뻗었는데,  

  

  

..무섭게, 생겼네. 인상을 잔뜩 찡그리고 있는데, 이상하게 머릿속을 울리는 경종에 손을 거두고 그 앞에 쪼그려 앉았다.  

  

  

음.  

  

  

눈이 떠지는데,  

  

와.  

  

눈뜨니까 더 무섭게 생겼다.  

  

  

“니치팔로마?”  

  

  

입을 타고 흐르는 말에 남자가 당황한 듯 눈을 깜빡인다.  

  

  

엄마, 일어났어.  

  

  

국을 휘적이던 엄마의 등이 움츠러든다. 그렇다. 우리 집은, 특히 우리 모녀는 외국인 공포증이 심하다. 등으로 말하는 긴장에 엄마가 뒤를 살며시 돌아본다. 긴장했네. 표정 봐. 가면 아냐, 가면?  

  

  

“저기요, 니치팔로마, 니치팔로마!”  

  

엄마 대신 외친 말에 남자가 휘적휘적 걸어 나온다. 중간 중간 끙끙대며 머리를 부여잡는데, 이제 무섭지는 않는데, 좀, 모자라 보인다.  

  

  

남자에게 꿀물을 주니까, 엉거주춤 건네받으며 이쪽 눈치를 본다.  

  

와, 이거. 꿀물을 뭐라고 설명 하냐.  

  

  

엄마가 눈짓으로 말한다. 고등교육을 받은 네가 말 좀 해보라는 거 같은데. 교복과 학비 내주는 엄마에게 미안하게도, 내가 할줄 아는 언어라고는 한국어밖에 없다.  

  

  

손짓발짓으로 설명하니 남자가 수긍하며 마신다.  

  

  

그거에 용기를 얻은 듯, 엄마도 도전한다. 사실, 외국인을 자주 접할 기회가 없어서 그런지, 신기했다. 중국어로, 말 좀 들어보고 싶다. 영화에서처럼, 노랫말 같겠지?  

  

“라이스, 니치팔로마?”  

  

푸학,  

  

..저 모자란 남자가 엄마의 치솟은 용기를 대번에 꺾어 버렸다.  

  

  

세수를 하고 양치를 해도 되겠냐는 손짓발짓을 보고 우리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여줬다. 아유, 손짓발짓인데도 불구하고 공손하다. 사실, 느낌이 단정하다고 해야 하나. 고개를 숙이며 화장실로 걸어가는데, 엄마가 내 옆구리를 찔러온다. 수건을 건네주면서, 식사에 대해 물어보란다. 엄마, 미안한데, 엄마 딸이 영어는 대문자 소문자만 구분하고 한자는 내 이름하고 대한민국만 쓸 수 있어.  

  

하지만 엄마가 용돈 주는 보람을 잃게 만들 수는 없다.  

  

얼른 자리에 일어서 화장실 앞에서 얼쩡거리는데, 금새 문을 열고 나온다.  

  

물기 어린 얼굴로 문을 여는데, 흐트러진 모습인데도 무언가 신뢰가는 얼굴이다. 저러기 쉽지 않는데.  

  

  

“니치팔로마, 굿?”  

  

  

남자가 수건에 얼굴을 묻고 갑자기 운다.  

  

고향 어머니의 맛을 떠올리며 우는건 아닐테도, 웃는건가?  

  

실없는 아저씨네.  

  

  

  

배웅을 하러 현관으로 가서, 어설프게 다시 한 번 오라고 콩클리쉬를 시전했다. 남자는 구두를 신고 뒤를 돌더니,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왔다.  

  

  

그리고 현관을 나서는 남자를 보다가, 엄마와 내가 동시에 말했다.  

  

  

“웃으니까 잘생겼다!”  

  

  

엄마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나도 마주 치켜들었다.  

  

  

  

*  

  

  

  

그리고 다음주엔가, 정식으로 저녘을 초대받아 식사를 하게 되었고, 남자는 여전히 서툰 영어로 우리의 소통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응대했다. 그자리에서 술판을 벌이려는 아빠의 제안을 영어는 서툴어도 표정만은 공손하게 거절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말 그대로 식사만 떠날 생각이었던 것 같았다.  

  

  

  

실랑이를 벌이는 아빠와 엄마대신 허둥지둥 짐을 챙기는 남자를 현관까지 마중 나오자, 그제야 남자는 나를 보며 나지막이 중얼 거렸다.  

  

  

  

"잘자세요."  

  

  

  

"..네에.."  

  

  

  

  

  

내가 본 건 여기까지였다. 어디서 배웠는지 모를 어리숙한 인사말을 던지는 남자의 모습은 좋게 보려해도 별로였다. 학교에서 야자를 시작한 후부터는 오늘 장위안씨가 왔다갔다 정도의 말을 엄마가 전해주는 정도였다. 이제는 한국말이 제법 늘었더라, 라는 이야기가 이어졌었다. 엄마는 뭐, 맨날 늘었대. 엿가락이야?  

  

  

아, 물론. 오랜만에 만났을 때 나에게 건내는 인사에 나는 감탄할 수 있었다.  

  

  

“에이틴?”  

  

하더니 자기 손바닥에 18?을 쓰며 되묻는다. 놀란 표정이다. 와, 뭐지? 이건 나를 더 어리게 봤다는 그런 의미로 자주 사람들이 짓는 표정인데.  

  

“하우더, 하우더.”  

  

남자는 울음을 빙자한 웃음을 터트리며 허리를 접었다. 엄마와 아이컨택을 하며, 허우대만 멀쩡한 실없는 남자와의 대화를 끝냈다.  

  

  

  

*  

  

  

  

모의고사 성적이 나왔다. 아빠가 나의 성적표를 보며 노발대발을 한다. 나를 감싸는 엄마를 제쳐두고 힐난한다. 밀쳐진 엄마도 금세 고래고래 언성을 높인다.  

  

  

  

왜 애 기를 죽여요!  

  

이 성적으로 대학을..  

  

  

  

이어지는 언성에 귀를 막았다.  

  

  

  

둘 다 미워.  

  

  

  

훌쩍이면서 울자 아빠가 담배를 입에 물었다. 엄마가 안아줬다.  

  

  

내, 유학이 결정되던 날의 일이다.  

  

*  

  

  

  

  

  

결국 학교를 그만뒀다. 친구들이 하나둘 몰려와 갑작스러운 자퇴에 대해 물어봤는데, 그냥 침묵했다. 소문만 무성해지겠지. 그리고 잊히겠지. 나같은 애가, 있었구나. 정도로 끝나겠지.  

  

어색한 작별인사를 하며 그대로 어학원으로 갔다. 싸움 끝에 도출된 유학이란 결론에는 내 의사는 한 톨도 들어가지 않았다  

  

기분이 이상해.  

  

정말 이상했다. 하나만 보고 달리다가, 멈춰버린 기분이었다.  

  

나는 이제, 비정상적인 학창시절을 보내겠지?  

  

하지만 엄마아빠 그늘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제법 좋았다. 좋은 일이다. 언젠가 독립하겠지? 했던 생각을 했었다. 그러면 친구들하고 찜질방도 가서 하루 자고 오고, 노래방도 10시까지 할 수 있고, 또, 뭐가 있더라..  

  

근데 중국에서 친구 사귈 수 있을까?  

  

엄마는 벌써부터 눈물바람이다. 하루에도 열 두 번씩 안 갈래? 그만 할래? 이러길 반복이다. 중국 관련 기사 스크랩을 하며 날씨부터 경제까지. 러시아와의 관계에 범죄율까지 체크중이다. 그런 엄마의 마음을 이해 하는지, 아빠도 별 말이 없다.  

  

차라리 중국에서는 혼자 있을 시간이 많으니까 좋다. 벗어날 수 있으니까.  

  

자유를 원했다  

  

어느 정도 지나면 의사소통도 가능할거야. 분명히.  

  

HSK 급수표를 달랑 챙겨들고 중국으로 향했다. 사실, HSK의 급수 중에서도 가장 낮은 것을 딴 거라서, 인정해주는 곳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선생님 말이 신경 쓰였지만, 그래도 또박또박 말하면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후견인 아저씨도 있고.  

  

  

  

없는 거보다는 날거야. 잘 할 수 있어.  

  

  

  

그리고 실제로 중국에 오니 모든 것은 내 착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날림으로 배운 중국어는 단 한 톨도 원어민에게 먹히지 않았다. 글로 써야 겨우 알아보는 수준이고 그나마도 사전을 뒤적여야 했다. 현지에서 사용하는 단어들을 알기에는 너무 어렵다. 택시 기사 아저씨를 상대로 한참이나 입씨름을 해야 했다.  

  

중간에 나를 마중 나온 장위안 아저씨가 전화해주지 않았다면 패기있게 나샀던 중국행이 도로묵이 되었을지도 몰랐다.  

  

"공항까지 나갈껄 그랬나?"  

  

깜짝 놀랐다. 어수룩하게 잘자세요를 외치던 남자가 아닌가. 거기다가 하우더에 웃던 실없는 아저씨였는데. 놀라서 쳐다보니 그가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택시 기사 아저씨를 상대하던 중국어 문장들 중 알아들을 수 있었던 건 단 한 마디도 없었고, 그건 날 우울하게 만들었다.  

  

"..괜찮아요."  

  

지독한 상실감이 나를 뒤덮었다.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이 나를 좀먹는다. 처음이라 그럴까?  

  

처음이라서..  

  

양 손 가득 들린 짐을 대신 들어주면서 장위안 아저씨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뒤다라가는데, 우와, 길거리를 가득 채우는건 붉은 색에, 귓가를 괴롭히는 중국어에, 중국인, 중국..  

  

"좀, 어때? 그, 중국 와보니까..기분이라던가?"  

  

입을 다물고 시선을 내렸다. 첫날부터 난황인 탓에 사실 기분이 하한가다.  

  

  

“그냥, 뭐..”  

  

  

그것으로 완전히 대화가 끊긴다.  

  

  

  

휑한 집안으로 짐을 밀어 넣었다. 출장으로 갔던 아빠가 단칼에 계약한 오피스텔이었다. 내 집이 됐는데, 내 의사라고는 한 톨 들어있지 않다. 구둣발로 이리저리 둘러보던 장위안 아저씨가 어느새 밖으로 나가 엘리베이터를 잡는다.  

  

신경 쓰이는 장위안 아저씨의 발자국을 내 신발로 문지르는데, 아저씨가 말했다.  

  

  

"밥 먹으러 가자."  

  

  

그 뒤를 따라 걸어가는데 아저씨가 문득 한 곳을 가리켰다. 시선을 돌렸는데, 노란 간판, 검은 글씨..어..  

  

  

"한국에도 있지?  

  

"이마트!“  

  

반가워 소리치자 웃는다. 그래, 이마트. 헐 이 이마트가 내가 아는 그 이마트가 맞나!?  

  

"음, 즐겁, 즐겁다."  

  

  

느리게 읽고 있으니 가볍게 첨삭도 해준다. 두리번거리면서 길을 외우려고 애썼더니, 휴대폰으로 지도를 보내주겠다고 했다.  

  

“중국에서는 기계를 먼저 사야해. 그리고 통신사에 가서 요금을 충전, 하는 것처럼 쓰면 되, 버스카드처럼.”  

  

무슨 말이지? LG, KT이런게 없다는 말인가? 되물어보니 비슷하다며 고개를 끄덕여 온다. 그럼 휴대폰을 어떻게 쓴다는 거지? 되물어보니 어깨를 으쓱이며 곧 이해할 거란다.  

  

  

그리고 그날 저녘밥은 북경오리였다.  

  

맛없어.  

  

좀 먹다가 젓가락을 내려놓으려 했는데 장위안 아저씨가 물끄러미 나를 바라봐서,  

  

억지로 다 먹어버렸다.  

  

  

저 아저씨, 사람 부담스럽게 만드는데 자격증 있을 거야. 분명해.  

  

*  

  

  

  

휑한 방에 혼자 있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짐을 풀어도 여전히 살풍경이다.  

  

책을 피지만 눈에 안 들어오고, 당장 내일모레부터 등교해야할 어학당 걱정에 잠이 안 왔다. 자주 들여다보겠다는 장위안 아저씨만 믿고 있을 뿐이었다.  

  

  

  

몸을 동그랗게 말았다. 배가, 아픈가봐..  

  

분명 북경오리 때문이야.  

  

체한 걸까? 기름져서 그런가?  

  

  

  

*  

  

  

  

영어로도 좋다는 자기소개에서 겨우 칠판 앞의 분필을 집었다. 금발 외국인이 종종 보이는 자리여서 그런가 차마 영어 한 단어 나오지도 않았다. 외국인들 앞에서 적나라하게 밝혀지는 영어 실력이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 칠판을 빌려 이름을 한자로 써보니 깜짝 놀랄 만큼 이국적인 발음들이 내 이름을 발음해왔다.  

  

당황해서 뒤를 돌아보니까, 다들 나를 멀뚱히 바라보고 있다.  

  

  

  

그렇, 그렇게, 읽는 거 아닌데..  

  

머뭇거리다가   

  

“낫, 낫..음..노..마이네임이즈...정상..콜 미..정...상...”  

  

시도 끝에 포기하고 선생님께 시선을 돌렸다. 대신해서 크게 읽어주는데, 그 뒤로 영어 스펠링을 적어준다. 저렇게 할 껄 그랬다.  

  

무뚝뚝하게 가리키는 쪽을 향해 걸어갔다. 선생님 표정, 무서워.  

  

첩첩산중.  

  

  

  

새로 생긴 짝꿍마저 금발의 외국인이다.  

  

..아. 나도 외국인이지. 사실, 이 자리에 있는 게 전부 외국인이다.  

  

남자애는 과장스럽게 내 쪽으로 돌아 앉아 말을 걸었다. 손을 한시도 가만 안두는 게 산만해 보이는데.  

  

  

  

"알베르토!"  

  

  

  

처음에는 영어로 말을 걸었다. 다만, 한 마디도 못 알아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신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넉살도 좋다. 아니, 성격도 좋아 보였다. 친해질 수 있을까?  

  

"알베르토 몬디!"  

  

알베르토는 이름같은데 몬디가 뭐지? 콜-미-알베르토-. 아, 이름이 알베르토라고? 그럼 몬디가 성인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가볍게 손가락을 치켜든다. 휙, 하고 삿대질을 해온다.  

  

  

"아벨라!"  

  

"아벨라? 아벨라가 뭐야?"  

  

한국어를 알아들을 수 없는지 어깨를 으쓱인다. 어, 음. 중국어인가?  

  

"오!"  

  

호들갑스러운 제스쳐에 앞을 보니 선생님이 수업을 시작하셨다.  

  

엄마는 마!  

아빠는 빠!  

  

졸려.  

  

*  

  

  

기대했던 학교생활은 재미가 없다. 알베르토라는 애가 말을 열심히 걸어줬지만. 그건 다행이었다. 다만,  

  

유, 코리아, 롸잇?  

  

아임, 이태리, Hahaha!  

  

이런식이어서 의사소통에 굉장히 불황을 겪었다.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들에게 말걸 엄두도 못냈다. 게다가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는 다들 휴대폰에 머리를 밖는다. 나빼놓고 다 단톡방에서 내 얘기 하는거 아냐?...무슨 유치한 생각을..  

  

게다가 왠지 나보다 다 나이 많아 보인다.  

  

집 가고 싶다.  

  

  

카페에서 아저씨가 앉아있었다. 자리에 앉으니 시켜놨다면서 음료를 내민다. 스무디? 과일 주스? 하고 기대했는데 들이밀어진 건 이름 모를 차였다. 색깔도 이상하다.  

  

"어학당은 어때. 친구, 많이 사귀었어?“  

  

"네에.."  

  

  

예를 들면 한명정도. 이름은 알베르토 몬디. 이태리 사람. 다행이라는 빈말이 오고간다. 그리고 또 다시 침묵.  

  

그러고 보니까 이름 웃기네. 몬디. 몬디? 니 몬디? 몬디, 너 뭔데? 이 몬디 자슥아. 으아. 본인 앞에서 말하면 분명 수치사 당할 거 같은 드립이다.  

  

"음..뭐 먹고 싶은 거 있어?"  

  

"맥도날드 어딨어요?"  

  

  

그놈의 북경오리 먹으러 갈까봐 얼른 선수 쳤다. 아저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소파에 기댄다.  

  

가볍게 턱짓해온다. 다 먹고 출발하자며 느리게 말을 한다. 아, 먹기 싫은데.  

  

  

..이건 또 무슨 맛이야...  

  

"보이차야."  

  

  

Boy? 소년? 소년차? 아니, 중국어인가? 내려놓으니까 설명을 해준다. 굉장히 친절한데 안타깝게도 일방적인 친절이라 열받는다,  

  

"몸에 좋아. 중국 사람, 많이 먹어."  

  

  

...아저씨 같아.  

  

  

*  

  

정상은 추위에 빨갛게 달은 얼굴로 카페에 들어왔다. 마주앉아 코를 훌쩍이며 인사해오길래 얼른 찻잔을 건넸다. 친구를 사귀었냐는 말에 살짝 눈을 굴리며 네에, 하고 말해온다. 어련히 알아서 잘하겠지. 호기심도 왕성해보이고, 사교성도 있는 아이였으니까.  

  

여러번 당부받은 대로 여러 가지를 물어봤지만, 그냥저냥 보냈다며 대답해온다. 학교 식당의 메뉴는 모형으로 되어 있어서 먹기 좋았단다. 그 말이 어찌나 웃기던지. 키득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보이차야.”  

  

정상이 얼굴을 찡그리며 찻잔을 밀어냈다. 취향이 아닌가보네, 머뭇거리며 몸에 좋다고 말했지만, 정상이 보이차에 입을 대는 일은 없었다.  

  

밥 뭐 먹을래? 하는 나의 물음에 예상한 건 사실 한국 음식이었다. 다만 대답해오는 정상은 패스트푸드점을 찾는다. 하긴, 애들 입맛이라고 했지.  

  

*  

  

  

맥도날드 메뉴를 보면서 장위안 아저씨가 느리게 읽어줬다. 저건 새우 들어간 거, 저건 패티가 두개 들어간 거래. 어어, 그래. 빅맥. 저거는 치킨. 음..  

  

애매한 시간이라 그런가, 텅텅 빈 맥도날드에서 메뉴를 고르고, 알려주는 대로 열심히 받아 적었다. 그러니까 세트 1번이 빅맥...2번이...스...파...이...시.  

  

  

  

"공부를 그렇게 하면 북경대 가겠다."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턱을 괸채로 나를 바라본다. 이상하지. 나이로 치면 열몇살이나 차이나긴 하지만, 30대 중반이면 내가 좋아라 하는 배우들하고 동년배인데. 선뜻 튀어나오지 않는다. 오빠라는 말이.. 하긴, 오빠라고 부르면 엄마가 경을 칠꺼다. 얘가, 버릇없이. 아빠, 아는 분한테. 라면서..  

  

  

"그거 우리도 그런 말 있는데."  

  

"뭐가?"  

  

"공부를 그렇게 했으면 서울대를 갔겠다!"  

  

  

그 말에 아저씨가 웃었다. 푸스스, 웃는데 웃는 거랑 안 웃는 거랑 이미지가 너무 다르다. 아저씨가 등을 뒤로 넘기며 소파에 기대 커피를 마시는데, 다리 꼰 거도, 자세도, 표정도. 다 아저씨 같다.  

  

“북경대 진학은 학생 모두가 꿈꿔.”  

  

감자튀김 맛있다.  

  

“청화대도 그렇고. 정재계 인사들이 보통 두 대학에서 많이 나오고.”  

  

아까 그 차덕에 텁텁한 기분이었는데 콜라 먹으니 좀 나은 것 같다.  

  

"..여기는 아침도 팔아."  

  

헐, 놓칠 수 없는 정보다.  

  

"아침 메뉴 뭐에요? 뭐라 읽어요?"  

  

"..."  

  

아저씨는 다시 알바생에게 갔다.  

  

  

*  

  

알바생의 앞에 서서, 맥모닝에 대한 질문을 건넸다. 대학 진학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도, 아직 중국어에 무지한 상황인 정상은 그다지 현실성 없이 들리는 듯하다. 맥모닝에 눈을 반짝이는 나이다. 아까 이동하는 내내, 언제 구매한 건지 사탕이며 초콜릿을 먹고 있다.  

  

정말이지, 아까 수첩에 열정적으로 적는 수준으로만 공부하면, 북경대를 가겠다. 키득거리며 장위안이 알바생이 알려주는 대로 설명을 정상의 휴대폰으로 보냈다. 금세 사라지는 1을 보며 뒤를 돌았는데, 양볼 가득 햄버거를 씹고 있는 정상과 눈이 마주쳤다.  

  

어휴, 저 어린거 언제 키워서 대학 보내나.  

  

  

*  

  

  

헤어지는 차에, 아저씨가 지갑을 열었다. 손사레를 치며 손을 뒤로 빼는데, 어른이 주는 건 받으란다. 여기 엄마가 있었으면 나를 뒤로 숨기며 대신 거절 할 텐데.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지. 엄마한테 말해야겠지? 이 아저씨가 나한테 얼마를 주는 거야, 지금. 아, 어려워 진짜.  

  

근데, 진짜 아저씨인가봐. 어른이 주는 건 받으라고, 친척 어른들이 하는 말을 다 하네.  

  

  

"..감사합니다. 아저씨."  

  

  

마주친 눈이 살짝 찡그려진다. 웃는 건가?  

  

  

*  

  

이거 뭐야?  

  

세탁기가 코드가 짧다. 아니, 연결이 되는 구조야, 이거? 코드 연결을 아니, 감전되는 거 아냐? 중간에 물기가 너무 고여 있는데? 세탁기 돌아가는 내내 코드 들고 있어야 하는건가? 게다가 수, 수도가 왜 물이 초록색이지? 중국은 원래 이런가? 아닌, 아닌 거 같은데? 어? 근데 왜 코드가 일자지? 동그래야 하는데. 어어, 엄마가 보내준 밥솥은, 코드가 이게 아닌데.  

  

..학교가야 하는데...  

  

  

어떡해..?  

  

  

*  

  

아침은 맥도날드.  

  

점심은 학교 식당.  

  

저녘도 맥도날드.  

  

  

...질려.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장위안 아저씨와 만나는 날. 불편하다. 말해볼까? 세탁기랑, 수도랑..  

  

  

"뭐 먹을래?"  

  

  

한인식당을 가자는 말에 차키를 챙긴다. 굳이 멀리까지 가야 하는구나. 나 때문에..  

  

식사를 하는데, 내 음식만 시킨다. 통화를 하겠다며 밖으로 나간다.  

  

..그러고 보니 저 아저씨도 금요일에, 나 때문에 시간을 할애 하나보다.  

  

그냥, 말하지 말아야 겠다.  

  

  

*  

  

헐!  

  

  

전등이 또 나갔다. 화장실 전등도 나 간지 2일째. 집주인에게 연락했더니 자비 없는 발음은 높은 확률로 사투리 같았다. 어영부영 시간이 흘러버렸다. 며칠 전에 부엌이 먼저 나가더니, 이제는 집의 모든 전구가 나갔다.  

  

..이런 일로 부르기 싫은데. 하지만, 전등이 나가버렸으니 어떻게 생활할 방도가 없다.  

  

..그래. 도와달라고 해보자. 우, 우리 집에서 그 아저씨가 자고 간 게 얼마고, 밥 먹은 게 얼만데! 전, 전등 한 번 갈아달라고 말하는 게 뭐, 뭐가 대수람.  

  

패기 있게 카톡을 열었지만, 손가락이 쉽게 안 움직인다.  

  

전등 좀 갈아주실 수 있어요?  

  

...집에 전등이 나갔는데...  

  

전등 갈줄 아세요?  

  

..뭐라고 하지?  

  

전등..좀 갈아주실 수 있으신..가..요..?  

  

점이 너무 많나. 이모티콘도 보낼까? 부탁하는 건데..  

  

...오. 와. 카톡 왔, 왔다..!  

  

  

그래 알았어.  

  

  

..그럼 오늘 끝나고 마트 가서 전구 사야지..금요일까지 삼일 남았으니까..전구 모델은 집에서 사진 찍어 왔으니까.  

  

  

  

*  

  

  

고민하며 보냈을 정상을 위해 학교 간 사이에 갈아주려고 생각했다. 사실, 대놓고 불편해 하는 정상이 마찬가지로 장위안도 어색했다. 마치 몰래 들어가는 거 같아 이상하지만, 정상의 현관 열쇠는 애초에 계약과 동시에 장위안의 손에 들어와 있었다.  

  

..현관, 더럽네.  

  

지난 며칠 내린 인공 비 때문인지 검은 발자국이 가득하다. 게다가 나와 있는 신발도 잔뜩 이다. 신발, 많네. 역시 여자아이라서 그런걸,...까....  

  

장위안은 현관 너머 펼쳐진 아수라장에 할 말을 잃었다.  

  

  

  

베란다 구석에 잔뜩 쌓인 옷가지, 쌓여있는 배달음식들. 바닥 여기저기 널부러진 포장지들. 마트 봉지들. 이게 다 뭐야. 이러고 산거야, 지난 몇 주간?  

  

이게 여자, 아니 사람 집이야?  

  

장위안은 제발을 타고 지나가는 바퀴벌레에 정색하며 물러섰다. 가지가지 하는구나.  

  

아니 철이 없다고 해도, 이건 너무 하잖아.  

  

장위안은 치솟는 짜증을 억누르며 청소업체를 불렀다.  

  

  

내가 하다하다, 어린 여자애 뒷바라지를..  

  

청소업체는 난색을 표했다. 더러운 집안꼴 때문이 아닌, 수도에서 쏟아지는 녹물, 켜지지도, 연결도 안 되는 세탁기. 코드가 아예 다른 청소기에 여기저기 보이는 비새는 흔적에 곰팡이들.  

  

여기서 어떻게 지낸 거야, 얘는?  

  

  

장위안은 저장된 후 단 한 번도 안 눌러본 이 집의 집주인이라는 양반에게 전화를 걸었다. 울컥울컥 치솟는 화를 억누르며, 그는 최대한 이성적으로 전화를 했다.  

  

거, 같은 자국민끼리 이러지 맙시다. 턱 끝까지 치솟는 욕을 억누르며 그가 해결을 요구했더니, 그쪽도 어물어물 말을 흐린다.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지 않수. 통화가 길어지며, 장위안이 한쪽 눈썹을 추켜세웠다. 아주, 물 만난 고기마냥 순진한 외국인 등쳐먹는 전형적인 집주인 대사 아닌가.  

  

하지만 곧, 장위안에게 항복한 듯, 그가 정리되는 대로 연락해 줄테니, 잠깐 밖에 나가살라며 건네 온다. 공사도, 아마 대공사가 되겠지. 이 정도는 원래 해두고 집을 계약해야 할꺼 아닌가. 아니, 곱게 키웠다는 딸이 살 집이면 좀 이것저것 따져봐야지, 안전하고, 학교 가까우면 다인가. 다른 건 하나도 안 따지고 거리, 안전, 둘만 따진 게 분명하다. 차라리 장위안에게 도와달라고 하지. 그래도 후견인인데, 집 알아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일단, 집은 해결했고..  

  

  

이, 철없는 계집애한테 연락부터 해야지.  

  

아니아니, 그전에 형님하고 형수님한테 먼저지, 참.  

  

  

*  

  

  

“어, 예?”  

“당분간 우리 집에서 좀 살아야 할거 같다구.”  

  

“왜..요?”  

  

수화기 너머에서 느릿하게 반문을 해온다. 눈앞에 있었으면 꿀밤이라도 한 대 때리는건데. 어떻게 저 상태를 숨기고 살 생각을 했대, 이 맹랑한 꼬맹이가.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집주인과 통화해 봤는데 수일 내에 해결해준다더라. 그때까지 나가 살아야 하는데, 너희 부모님이 여자애 혼자 호텔에서 자는 건 불안하다니까, 우리 집의 남는 방에서 묵도록 하자. 차근차근 상황을 설명하니, 수화기 건너편에서 조금 꺼림칙한 침묵이 길어진다.  

  

  

“번거롭게 해서, 죄송해요.”  

  

장위안은 정상의 책상에 있는 책을 챙기던 손을 잠시 멈추었다. 어린 게, 뭐가 그렇게 죄송한 게 많대. 구석에 세워진 여행용 트렁크에 그것을 쏟아내고 수화기를 고쳐잡았다.  

  

  

“너는 그런거 생각 안 해도 돼.”  

  

  

어른들이 해결할 문제니까.  

  

  

정상은 속삭이듯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  

  

정상은 교문까지 자기를 데리러 온 장위안의 눈치를 살폈다. 일하다가 중간에 오신거 아니에요? 바쁘신데..중얼 거리는 정상을 장위안이 거울너머로 쳐다봤다. 마주한 눈에 어설프게 시선을 돌려 내 캐리어를 만지작 거렸다.  

  

  

“필요한 거 내가 대충 챙겼는데.”  

  

  

이 아저씨가 내가 필요한 게 뭔 줄 알고 챙겼대? 캐리어를 열어보니, 그 안에는 책밖에 없다. 옷은? 속옷은? 화장품은? 아무리 뒤적여봐도, 아무것도 없다. 여권이 담겨 있는 다이어리가 개중 필요해 보이는 거 같다.  

  

  

“..감사, 합니다.”  

  

  

어색하게 웃어오는 정상의 표정을 보고서야 장위안은 깨달았다. 정작 필요한 걸 안 챙겼나보구나, 내가.  

  

  

  

*  

  

  

“여기, 네방. 집 비밀번호는 0304.”  

  

깜짝 놀랐다. 장위안 아저씨가 내뱉은 건 한국어가 아니라 중국어여서다. 사실 만난지는 몇 번 이지만, 제대로 중국어를 하는 건 거의 처음이었다. 비공식적으로 우리 둘 사이의 언어는 한국어 였기 때문에 주문할 때, 통화할 때 외에는 보적 없고 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기 때문에 낯설게 다가왔다. 얼떨떨하게 쳐다보니까, 장위안 아저씨가 뒤를 돌아보며 나를 마주했다.  

  

  

“이해했어? 비밀번호가 뭐라고?”  

  

또 중국말. 얼떨떨하게 한국어로 대답해버렸다. “어, 네. 공삼공사요.”  

  

“다시 중국어로.”  

  

짧게 내뱉는 말에 어깨를 움츠렸다. 표정, 무섭다. 우물쭈물 중국어로 내뱉아본다.  

  

“링싼링씨.”  

  

자신감 없이 말했더니, 똑바로 나를 마주하면서 입을 가리켜온다. 발음. 작은 지적에 슬쩍, 그의 눈치를 살피는데, 금세 그가 뒤를 돌아 걸어갔다.  

  

  

“오늘은 저녘 내가 차려주지만, 내일부턴 네가 차려. 할 수 있지?”  

  

  

말, 빠르다. 어쩔줄 몰라하느라 대답을 못했더니, 나를 돌아보며 다시 말해온다.  

  

  

“내일부터 네가 저녁식사 준비를 해.”  

  

“네.” 나도 모르게 한국어로 대답했더니, 눈썹을 치켜세우며 나를 본다.  

  

“중국어로.”  

  

“음..renshi...렌시."  

  

“성조.”  

  

  

또, 지적받았다.  

  

  

*  

  

  

식탁에 앉아서 식사를 하는데, 맛있다. 중국인 남자가 요리를 많이 한다던데. 아저씨도 그런가봐. 집, 좋네. 넓고.  

  

  

“재료는 이 카드로 사.”  

  

“어, 하지, 음. dan."  

  

“퇴근시간 8시. 몇시 라고?”  

  

“음..ba?"  

  

“그때까지 준비하면 돼.”  

  

자신, 없는데. 시켜먹으면 안 되나?..라고 물어볼 수 도 없고.  

  

  

“세탁기.”  

  

  

가리킨 쪽을 보니 드럼 세탁기가 근처에 있다. 그리고 젓가락으로 거실 구석에 서있는 청소기를 가리킨다. 청소기. 그리고 젓가락이 다시 한 쪽을 가리킨다. 밥솥.  

  

그러니까,  

  

빨래하고, 청소하고 밥 하라고..  

  

  

  

  

그날 저녁은, 이상하게 맛없었다.  

  

  

  

*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엄마가 일단 베이컨과 달걀을 사란다. 그건 실패할 수 가 없으니까. 그리고 지금 당장 김치를 보낼 테니 그걸로 김치찌개를 끓이는 법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가장 쉬운 게 콩나물국이니까 콩나물도 한 봉지 사보라고 했다. 그리고 고기 두 근 사다가 냉장고에 넣어두고 할 거 없을 때는 그걸 구워 먹으면 된다고 했다.  

  

“엄마. 나 호텔가서 자면 안 돼?”  

  

“어휴, 얘. 이 험한 세상에. 거기 불편해도 좀만 참어. 잘 때 너, 방문 꼭 잠그고 자. 알았지? 자기 전에 엄마한테 전화 하는거 절대 잊음 안 돼!”  

  

“알았어..엄마, 콩자반 만드는 거 어려워?”  

  

“콩자반? 어, 쉬워. 쉬워, 아니다, 그건 엄마가 보내줄게. 너 콩 볼 줄 모르잖아. 김도 보낼 테니까 일단 전화 끊자마자 주소 찍어 보내. 알았지? 그리고, 또 뭐가 있나. 여기서 보내도 최소 일주일은 걸릴꺼 아냐. 어떡하니. 정말.”  

  

  

전화를 끊고 일단 베이컨하고, 고기, 계란에 콩나물, 그 외 내가 아침에 먹을 토스트 햇반을 샀다. 배달이 되는지 안 되는지 물어봐야 했는데, 배달이라는 단어를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나지 않았다.  

  

  

계산은 끝냈는데, 도저히 계란을 깨트리지 않고 집까지 들고 갈 자신이 없었다. 근처 벤치에 앉아서 어떻게 들고 가지, 하면서 고민하는데, 누가 내 어깨를 집어온다.  

  

  

“정상?”  

  

이 익숙한 목소리는, 알베르토? 뒤를 보니...뭐야, 웬 정장이지. 나이 들어 보이게.  

  

  

“짐이 많네. 도와줄까?”  

  

  

싱글벙글 웃는다. 후드에 청바지 입고 다니는 거 보다가 정장 입은 거 보니까 진짜, 나이 많아 보인다.  

  

결혼식 같은 거 다녀왔나? 서양 애들 나이 많아 보인다는 건 알았지만, 저렇게 정장 입으니까 장위안 아저씨같이 나이 많아 보인다.  

  

  

계란은 내가 들고, 무거운 짐을 한손으로 알베르토가 챙겨든다. 와, 한손으로 그냥 드네.  

  

  

“집, 어디야?”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새에 물어본다, 글로 쓸 줄은 아는데 읽는 법은 몰라서, 아까 엄마한테 보냈던 카톡창을 켜서 보여줬다. 그걸 들여다보던 알베르토가 아, 그렇구나. 하면서 말한다.  

  

  

“자전거 들고 왔어?”  

  

“아니. 있지, 혹시 안 바쁘면 택시 탈 때까지만 들어줄 수 있어?”  

  

  

그래도 일취월장한 셈인데. 이정도면. 처음에는 HSK급수표가 무색하게 엄마는 마, 아빠는 빠, 이것부터 시작했었으니까.  

  

  

“아니야, 내가 데려다줄게.”  

  

택시를 같이 타자는 말인가?  

  

  

“어, 왜 지하로 가?”  

  

택시 정류장이 지하에 있나? 이정도로 많이 사본 적 없고, 이사한 집이 마트랑 가까워서 한 번도 택시를 타본 적이 없다. 알베르토가 씩, 웃으며 어깨를 으쓱인다.  

  

  

“데려다주려고.”  

  

  

  

그리고 알베르토가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삐삑, 하면서 차문을 열었다.  

  

  

  

...차문을 열었다. 트렁크를 열었다.  

  

  

혼란스럽다. 중국은 내 나이에도 차를 몰 수 있나?  

  

  

“하, 하우, 올드 알유?”  

  

  

나도 모르게 영어가 튀어나왔네. 라는 일이 나한테 생기다니. 중국어 보다 만만한 영어로 물어보니 알베르토가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대답해온다.  

  

“thirty-one."  

  

...서른 하나?  

  

서른 하나?  

  

  

*  

친구였던 알베르토를 잃고 알베르토 슈슈를 얻었다. 나 18살. 하니까 놀라서 되묻는다. 그런데 왜 직장인 반에 들어왔어?  

  

  

직장인 반인 것도 처음 알았다. 등록을 아빠가 해서. 알베르토는 알베르토 대로, 워낙 동양인들 나이가 가늠하기 어렵고 동안들이 많으니, 나를 이십대 중 후반의 아가씨 이겠거니 예상한 듯 싶었다. 어쩐지 같은 반 사람들이 다 나보다 나이 많아 보이더라..  

  

  

가는 내내 알베르토가 이태리어로 중얼 거렸다. 이따금 튀어나오는 딱딱한 단어는 좋은 어감은 아닌 거 같은데, 나한테 하는 건 아니겠지.  

  

  

“어, 여기가 우리 집인데.”  

  

알베르토가 차에서 내려서 트렁크에 짐을 꺼내든다. 제 턱을 긁으며 알베르토가 내 뒤를 따랐다. 현관을 지나서 엘리베이터에 타니까, 알베르토가 되물어온다.  

  

  

“너네 나라에서 18살은 결혼 못하지?”  

  

“나, 미성년자야.”  

  

“오.”  

  

  

알베르토가 작게 대답했다. 층수를 누르고 손에 들린 계란을 만지작거렸다. 서른 하나라니. 그냥 노안 친구인줄 알았는데. 같은 반이라서, 한국처럼 같은 나이인줄 알았는데..  

  

  

“너네는 몇 살부터 결혼?”  

  

“스물 일곱?”  

  

보통 그 정도에 할 걸? 인상을 찡그리는데, 왜 이렇게 비통해보이지.  

  

“법적으로?”  

  

  

법적으로, 법, 아, 그 법?  

  

“그건..20살?”  

  

  

부모님 동의하에 미성년자 때도 결혼 할 수 있다는 말을 설명한 방법이 없네.  

  

  

알베르토는 현관문까지 짐을 들어주고, 여자 혼자 사는 집에는 들어가면 안 된다며 손을 휘휘 젓고 가버렸다. 안녕, 하고 손을 흔들어주니, 내일 보자며 웃어온다.  

  

  

자, 그럼. 이제부터 저녘 준비를 해야하는데..  

  

시계를 보니 6시 30분. 오늘 저녘은 계란, 베이컨, 밥. 끝..  

  

  

장위안 아저씨는 말없이 먹어줬다. 이거를 저녘녁이라고 차렸냐며 화낼 줄 알았는데 화 안 내길 래 다행이었다. 그나마도 부족하면 더 혼날까봐 둘이 먹는 저녁식사에 계란 네 개를 굽고 베이컨 하나를 다 구웠다. 그러다보니 양이 애매하게 남았는데 장위안 아저씨가 밥을 더 퍼서 먹어서, 다행이 첫 저녁식사는 잔반 없이 깨끗이 치울 수 있었다.  

  

사실, 밥 처음 해봤다.  

  

  

처음 해 본 밥은 죽처럼 질퍽거렸다.  

  

  

엄마가 분명 손등까지 라고 했는데. 내 손이 남보다 더 두꺼운가?  

  

  

*  

  

  

하루 이틀 살다보니 서로 어느정도 룰을 만들었다. 아침은 장위안 아저씨가. 아침 설거지는 내가. 점심은 알아서, 저녁식사는 내가, 설거지는 아저씨가. 좋은 룰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오늘은 토요일, 묵혔던 빨래를 할 시간이다. 일단 설명은 잘 적어뒀는데 잘 할 수 있겠지? 엄마한테 전화해서 다시 한 번 물어보니까, 세탁을 깔별로, 그리고 양말하고 속옷은 따로 돌리라고 했다. 청바지는 꼭 뒤집어서.  

  

좋아. 그러면 돌려보실까!  

  

...  

  

  

“엄마, 세제는 얼만큼 넣어야 돼?”  

  

요거 하나만 더 물어보고.  

  

  

  

*  

  

  

장위안이 퇴근 길에 무심코 고개를 들어 자신의 집을 확인했다. 환하게 켜져 있는 불, 그리고 널려있는 빨래들. 이제 청소와 설거지, 식사 준비에 제법 익숙해 진 정상이었다. 아직 형수님께 부탁을 받는 것 같지만. 이따금 택배가 한 박스씩 날라온다. 오래 보관하기 쉬운 반찬들이 대부분이지만 어느정도 한계를 인지한 듯 정상의 요리 실력이 조금씩 늘어난다. 이제 혼자 살다가 비명횡사할 일은 없겠지, 저정도면.  

  

장위안을 보고 식탁 앞에서 휴대폰을 하고 있던 정상이 어설프게 고개를 숙여온다. 옷을 갈아입고 식탁에 앉은 장위안이 얼굴을 찡그렸다.  

  

밥을 뜨느라 눈치 못 챈 정상의 뒤통수를 노려보며 할 말을 골라야 했다.  

  

  

..정상이 베란다 너머 가득, 장위안의 빨래까지 널어놓은 것이다.  

  

  

양말이며, 속옷이며 할 거 없이 전부 다.  

  

  

  

  

“내, 빨래는 굳이 안 해줘도 돼.”  

  

식사하던 정상이 고개를 갸우뚱, 숙이다가 곧 알았다고 말한다.  

  

  

나이 어린 아가씨랑 살면, 생각할게 지나치게 많다. 아주, 지나치게.  

  

  

  

*****  

  

대부 시리즈 연재합니다!  

  

  

열여덟살 표현하는게 어렵네요. 우리가 보는 장슈슈는 워더를 외치게 만드는 멋진 남자지만 정상의 아빠친구 콩깍지에 의해서 그냥 아저씨로 자리잡네요. 장위안의 의식변화를 쓰는것도 어렵네요.  

  

웃기고 귀여운 여자애-저걸 언제 키워 대학 보내나-아이고 이 철없는 것아..  

  

이런 느낌의 감정변화입니다.  

  

일단 생각하는 시리즈는 중국 이태리, 독일입니다 ㅋㅋㅋ유학생들의 후견인 제도..우리 나라에서는 좀 많이 낯선 제도죠? 보통 어머니들 또래의 아주머니들이 많이 해주시고, 친척들이 해줍니다. 보통 집계약, 학교등 한국의 부모님들에게 어려운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거나, 그런식입니다. 집에 따라 다르지만, 후견인 통해서 용돈 받는 유학생도 많아요. 보통 어린 친구들은요~ 저도 주워들은 거지만요 하하하. 후견인이라고 하면 좀 이상해서, 대부입니다.  

뜻을 일맥상통하죠?  

생각보다 쓰는데 오래 걸리네요, 써도써도 마음에 안 들어서..비정상회담 게시판에 누가 먼저 쓸까봐 얼른 선수 친 얍쌉이가 접니다...>〈  

  

그러면 시작합시다. 열여덟살이라니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나네 ^p^..  

  

이해 안 가는 부분은 댓글로 남겨주시고요! 중간에 영어로 ba 라던지는 오타가 아니라 중국어입니다. 쓰면서도 헷갈리네요 슈슈가 중국어를 하는가 어쩌는가..정상이가 하는 말 외에는 전부 중국어라 생각하고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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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12.86
이런소재 신선하고 재미있어요~~ 장위안이 어떻게 변화될지 궁금하네용ㅎㅎㅎㅎ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9년 전
가락가락
네 기대해주세요 ^^
9년 전
독자1
완전좋아요♥♥ 분량도 짱이고.. 신작알림할께여♥♥
9년 전
가락가락
감사합니다 ^^
9년 전
독자2
꼭꼭 챙겨볼게요! 알베르토 슈슈라니ㅠㅠ 친구인줄 알았는데ㅠㅠ 위안 슈슈도 좋으네요! 빨리 다음편도 보고싶고요! 빨리 또 봐요!
9년 전
가락가락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
9년 전
비회원253.85
대부시리즈 보고파요 ㅠㅠ
9년 전
독자3
헐대박 진짜 재밌어요ㅠㅠ 긴글인데 한번도 안쉬고 계속 웃으면서 읽었어요 중간중간 재밌는 요소? 표현? 많아서 진짜 재밋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18살 표현하는 것도 잘하시는거같구 슈슈 표현하시는 것도 잘하시는것 같아요! 진짜 잘읽었어용ㅋㅋㅋㅋ 아 근데 중국 이태리 독일?로 번갈아 연재한다는 말씀이신가뇨? 아님 장위안으로만 계속?ㅠㅠ 이해를 못하서...ㅠㅠㅋㅋㅋㅋ
9년 전
가락가락
장위안/알베르토/독다 라는 의미입니다! 재밌으셨다니 기뻐요~
9년 전
독자4
아 장.알.독 세명으로 번갈아 가면서 연재하시냐는 질문이었어요ㅋㅋㅋ 그니까 주인공이 세명?인건가요???ㅇㅅㅇ???
9년 전
가락가락
네ㅋㅋㅋ말씀하신대로 주인공은 세명 입니다...세명의 정상에게 빙의하시면 됩니다 ㅋㅋㅋ일단 장위안편을 마무리 짓고요!
9년 전
비회원88.155
비회원이라 댓글은 처음다는데 글좋아요!!혹시라도 연중은 하지말아주시길ㅜ앞으로도 계속 응원할게요!다른글도 봤는데 진짜 잘쓰시네요 분위기전달이 엄청나서 글속에서 직접겪는거같고 화자의 심리가 정말 잘느껴져요 마치 제가 화자가 된듯한 느낌이에요ㅎㅎ 잘봤습니다!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9년 전
가락가락
감사힙니다 ^^ 기뻐요!
9년 전
독자5
진짜재밌어요ㅠㅠ 예전에 이런 비슷한 글 비담독방에서 읽은 것 같은데 더 길어지구 자세해졌네요^ㅇ^ 진짜 재밌어요ㅋㅋㅋㅋㅋㅋ 완전 취햐제대로 저격 ㅠㅠ 절대 연중안되여 작가님보러 맨날 글잡올거란말이에요ㅠㅠ
9년 전
가락가락
그게 저입니다ㅎㅎ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6
꿀잼!!!!!!!!!!!!!!!!!!!!!!!!!!!!!! 완전 딴사람한테도 추천해주고싶다!!!!!!!!!!
9년 전
가락가락
와아! 감사합니다 ㅋㅋㅋㅋ
9년 전
독자7
와 문체 완전 탄탄하고 깔끔해서 읽기 좋아요!! 이정도면 진짜 소설 수준아닙니까ㅠㅋㅋㅋㅋㅋㅋㅋ 다음편 나오길 기다릴게요~
9년 전
가락가락
네에 금방돌아오겠습니다!
9년 전
독자8
(이불깔고드러누워있다)
9년 전
독자9
와 진짜 재미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신알신했어요!!!!!!!! 진짜대박 ㅠㅠㅠㅠ소재 신선하고 제 취향 저격 ㅠㅠㅠㅠ혹시라도 연중하지 말아주세여...♡ 얼른 다음편 나왔으면..ㅠㅠ작가님감사합니당
9년 전
독자10
작가님 문체 너무 좋아해요 가끔 현웃 터지게 재밌는 문장도 많으면서 대사 한 마디가 가슴 퐉 때릴 때도 있고ㅠㅠㅠ 빙의글?은 지금 다섯 손가락에 꼽게 읽고 있는데 인물의 관계나 감정선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것 같아서 편하게 쑥쑥 잘 읽혀요ㅠㅠㅠ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1
짱이다..다음편 기대할께요!!!!!!
9년 전
비회원112.50
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편 ㅠㅠㅠㅠㅠㅠㅠ진짜 재미있어요ㅠㅠ잘보고가요
9년 전
독자13
우와아...... 진짜 재밌어욥❤️❤️❤️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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