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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차학연] 사랑한다면 해선 안될 말 06 | 인스티즈



로이킴 - Love Love Love



06



나의 어처구니없는 제안과 학연의 답신으로 시작한 그 만남은 꽤나 서정적으로 흘러갔다.

우리는 늘 손에 연필을 쥐고 만났고, 검지로 종잇장을 넘겨가며 서로의 말을 받아 적었다.

처음에는 그의 이름으로 시작한 "우리의 공책"은 어느새 두 장을 가득 채우고는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학연의 이름을 적다가 나는 공책에 커피를 조금 흘렸고,

나의 이름을 적으며 학연은 물 묻은 손가락으로 모서리를 문질렀다.

그의 지문을 닮은 자국이 종이 표면에 묻어 나왔다.



그러니까, 이제 와 생각해보니 다 흔적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학연과 나 사이에 특별한 무언가가 생겼다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서로에 관한 아주 표면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을 뿐이었고,

종이에 적힌 말들은 다만 듣고 싶지 않았던 우리의 기억일 뿐이었다.

서로 다른 사람과 만들어간 기억의 낱말들이 비수가 되어 공책에 적혀있었고,

우리는 계약이라는 단어 아래에서 조금 이상하고 또 애매모호한 시험을 하는 중이었다.



"일기를 쓰는 건 어때요?"

하고 그날 학연은 물었다.



처음 우리가 서로의 이름을 공책에 적어내려갔던 그날.



"일기요?"

하고 내가 되물었다.



학연은 고개를 끄덕이다 이내 레몬티 빨대를 만지작거렸다.



"일기를 써서 마지막 날에 서로에게 주는 거예요"

학연이 조곤조곤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알 수 있겠죠, 어떤 게 좋았는지, 어떤 게 싫었는지"



좋은 생각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정말 사랑한다면 하면 안 될 말들을 하지 않고 사랑하는 게 가능할지"



달그락- 하며 녹아 침전하는 얼음의 소리가 들렸다.



"우리가 괜찮은 연애를 한 건지"



*



학연이 옷을 갈아입고 나왔을 때 나는 공책을 펼쳐 무언가를 적고 있었다.

탈의실 문을 닫고 걸어온 학연은 내 옆을 기웃거리다 이내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뭐 적어요?"



"오늘 처음으로 같이 나가는 거잖아요, '우리 공책'에 적어놔야죠 "

펜을 딸깍- 소리 나게 닫으며 나는 말했다.

"다 적었다!"



"우리 공책..."

학연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더니 이내 씨익- 웃으며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펜 줘봐요-"



나는 뚜껑을 빼서 그에게 건넸고 그는 그걸 받아들더니

허리를 숙여 끄적끄적 무언가를 적어내려갔다.

그러고는 다 됐다는 듯이 펜을 나에게 다시 건네며 뿌듯하다는 듯 눈을 깜빡였다.



'첫 번째 데이트☆●'



"이게 뭐야-!"

그가 펼쳐 보여준 그림을 보며 내가 말했다.



내가 웃음을 터뜨리자 학연은 즐겁게 눈웃음을 지으며 손가락으로 자신이 그린 그림들을 가리켰다.

처음에는 반짝반짝 별을 그리고는 이내 까만 동그라미를.



"자- 이게 지우씨고 이게 나예요"



"까만 게 진짜 똑같네요-"

하고 내가 말했다.



학연은 콧등을 찡긋거리더니 이내 새초롬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렇게 까맣지는 않거든요?!"

그가 이내 공책을 탁- 덮어버리며 말했다.



"알았어요- 그렇게 새까맣지는 않아요-"



"칫-"



학연은 입술을 삐죽대더니 이내 내 곁으로 다가왔다.

그러고는 가만히 나를 내려다봤다.

나는 그의 그 눈빛을 마주하다 이내 가볍게 물었다.



"명색에 첫 번째 데이트인데 뭐 할 거예요?"



학연은 가게 문을 열어주며 그저 빙긋- 웃어 보일 뿐이었다.



"비밀이야"

하고 그가 말했다.



딸랑- 방울소리가 들려왔다.



*



이상하게도 햇볕이 따뜻한 날이었다.

아니, 사실 이상할 건 하나도 없었다.

그냥 그와 걷다 보면 어느 계절을 지나던 다 봄 같았다.



그래, 전조였을지 몰랐다.



달콤하고 새콤한 그 이야기의 목차처럼

아마 우리는 주르륵 나열된 낱말들의 사이사이를 걷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아주 산뜻한 걸음이 될지도 몰랐고 가끔은 무거워 억지로 눈물을 게워내고 있을 수도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의 이야기는 그런 거였다.



한 입 베어먹은 사과처럼

달콤하게 어이없는 거였다.



학연은 오늘 하루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이야기해주지 않았고

나는 그저 천천히 걷는 그의 보폭에 내심 편안함을 느끼며 곁을 지킬뿐이었다.

가을의 하늘은 물감을 뿌린 듯 파아란 색으로 물들어 있었고

그게 학연의 청색 셔츠와 꽤나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바람이 불자 나뭇잎이 떨어졌다.



"학연씨는 발걸음이 느리네요"

하고 내가 말했다.



"불편해요?"



빙글- 내 쪽으로 몸을 돌리며 그가 물었다.

마주 보고 서 있으니 문득 그의 키가 생각보다 커서 꽤나 놀랐다.



"아뇨, 좋아서요"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로 서 있던 학연은 내 한 마디에

조금은 수줍은 듯한 웃음소리를 내었다.



"다행이네"

하고 그가 말했다.

"매번 이 속도로 걸으면 되겠다"



그의 말을 곱씹으며 가만히 서 있자

학연은 이내 씩 웃으며 다시 빙- 돌아서서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택운은 항상 나보다 빠르게 걷곤 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쯤은 사실 알고 있었다.

그의 다리는 내 것보다 두 뼘 정도 더 길었고

나는 종종걸음으로 그의 뒤를 따라가다

이내 잠깐 멈춰 선 그의 얼굴을 보며 배시시 웃을 뿐이었다.



"말 하지, 너무 빠르다고"

하고 택운은 말하곤 했다.



말하지 않았던 이유가 특별했던 것은 아니었다.

나는 그저 네 손을 잡고 걷고 싶었다.

그리고 너는 말없이 내 손을 잡아 주었다.



바스락- 낙엽이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아마 조금 기쁜 소리였다고 나는 생각했다.

어느새 불어온 바람이 내 머리칼을 쓸어넘기고 있었다.

세 발자국 나아간 학연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더 기다릴까요?"



"아뇨, 지금 가요"

내가 마침내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그런데 우리 어디 가는 거예요?"



"커피 마시러요"

곁에 다가온 나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며 그는 말했다.

"밖에서 커피 마시고 싶었어, 항상"



*



"여긴 꽤나 화려하네요-"

내가 커피를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이층 테라스는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난간과 생각보다 편안한 의자들이 즐비했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틈 가장 한적한 곳에 자리한 우리는

가만히 아래 인도를 거니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계절에 안 맞게 햇살이 따뜻하네"

혼잣말처럼 그가 중얼거렸다.



"굳이 나와서 커피 마시고 싶었던 이유가 있어요?"



내가 라테아트가 예쁘게 그려진 머그를 내려놓으며 물었다.

거리에서 눈을 돌린 학연은 내 얼굴을 보며 푸스스- 웃다가

이내 냅킨을 하나 꺼내 나에게 건네고는 입가를 닦는 시늉을 했다.

거울을 보듯 그를 따라 손을 움직이니 냅킨에 우유 거품이 묻어 나왔다.

괜히 얼굴이 붉어졌다.



"은근 칠칠이네"

그가 즐겁게 나를 바라봤다.



"고마워요"

민망함에 머리카락을 슬쩍- 쓸어넘기며 말했다.



학연은 그런 나를 보다 이내 손을 올려 제 앞머리를 톡- 톡- 건드렸다.

햇살이 내려앉자 그의 머리칼이 밤색으로 반짝거렸다.

학연은 달콤한 밀크티를 시켰고 나는 시럽을 넣지 않은 라테를 마셨다.



"이유라..."

그가 말끝을 흘렸다.

어느새 다시 그의 눈은 수많은 사람들 속 어딘가를 향하고 있었다.

"잘 기억이 안 나-"



학연은 가볍게 말했지만 나는 내 혀끝에 맺힌 우유 거품이 은근 무겁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렇지 않은 척 슬픈 표정을 지을 줄 아는 사람이었고,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그걸 묵과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이내 가방에서 우리의 공책을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고는 펜을 들었다.

종이가 넘어가는 소리에 어느새 궁금하다는 얼굴로 그도 나를 바라봤다.



"학연씨는 웃는 게 예쁘네요"

하고 내가 말했다.



학연은 조금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다가

이내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는 

뭘까- 하는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내가 한 말을 공책에 적어 그에게 건넸다.



"학연씨도 칭찬해줘요"



"참나- 말하고 시작해요, 좀"

학연이 나를 빤히 바라보며 펜을 받아들었다.

"뻔뻔해"



"익숙해져야죠, 그리고 처음부터 알았잖아요, 뻔뻔한 거"

내가 빙긋 웃으며 얘기했다.



"맞아"

학연은 공책을 자기 쪽으로 돌리며 말했다.

"처음부터 뻔뻔했지 너는"



그가 천천히 손안에 펜을 굴렸다.

조금 생각하는 듯 나와 공책을 슬쩍슬쩍 번갈아 보다

이내 무언가 끄적거리더니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봤다.



"지우씨는 글씨가 예쁘네요"

학연이 이야기했다.



"에게- 그게 다예요?"

내가 괜히 중얼거렸다.



"왜요, 글씨 예쁘다는 말 싫어?"

그가 의외라는 듯 눈을 뜨며 물었다.



"너무 보편적이잖아요"



"웃는 게 예쁘다는 말도 생각보다 굉장히 보편적인 거 알죠?"

그가 은근슬쩍 새침하게 말했다.



"그렇지만-"

내가 천천히 말꼬리를 늘렸다.

"학연씨는 정말 웃는 게 예쁘단 말이에요"



학연은 두 손을 깍지 끼고는 내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더 해보라는 식의 표정으로 그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게 은근 짓궂게 보이다가도 즐거워 보여 나는 눈알을 굴렸다.

그래, 사실 못 할 건 없었다.

나는 꽤나 솔직한 사람이었고,

또 우리는 서로를 칭찬하기로 약속한 사이였으니까.



있는 그대로,

내가 당신을 생각한 그대로.



"학연씨는 진짜 웃는 게 예뻐요

 당신이 웃으면 꽃이 필 것 같아요

 언제나 봄일 것 같아요

 웃을 때 눈꼬리도 예쁘고

 가지런한 이도 보기 좋아요

 웃음소리도 좋고요

 그러니까... 진심이에요"



조금 부끄러워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놀릴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학연이 아무 말도 없었기에

나는 간신히 손을 뻗어 라테 한 모금을 삼키고는 슬쩍 그를 바라봤다.

그는 내 머그잔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 같다"

하고 조용히 그가 중얼거렸다.



또 작은 정적이 이어졌다.

도란도란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가 들려왔다.

집중하지 않으면 쉽게 바스러지는 그 소리들이.

간지럽다기엔 너무나도 소중할 누군가의 순간들이.

그 무엇도 덧없이 이어지지 않지만

누군가는 분명히 기억할 그 시간들이.



우유 잔향이 남아 부드러웠다.



"처음에는 장난이라고 생각했는데..."



문득 학연이 입을 열었다.

나는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봤다.

그의 눈이 내 눈동자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아니, 사실 방금 전까지도 당신이 장난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학연이 말했다.

"근데 그렇다기엔 넌 너무 솔직해"



"난 단 한순간도 장난인 적 없었어요"

내가 나직한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그래도 이해해요, 장난 같은 이야기잖아요 이거"



그가 가볍게 입꼬리를 올렸다.



"공평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가 질문 아닌 질문을 던졌다.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학연은 그런 나를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응시했다.

낙엽이 떨어져 바닥에 쌓이자 다시 내게로 눈길을 돌렸다.



"우리는 서로 창피할 것도 또 미련 가질 필요도 없는 사인 거 맞지?"



그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물었다.

언제나 그랬듯 그의 목소리에는 단단한 심지가 굳어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학연은 미소를 지었다.



"그럼 나도 솔직해져야겠네- 부끄럼 없이"



그의 눈꼬리가 예쁘게 휘어졌기에

이내 나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아까 칭찬이나 마저 해줘요-"

내가 학연에게 말했다.

"내가 한 것처럼"



"아까 한 말, 한 번만 다시 말해줘요"

그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말했다.



"...귀찮아서 이러는 거 아니죠?"



"그럴 리가"

그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나는 작은 한숨을 쉬며 그를 흘겼다.

학연은 슬쩍 어깨를 으쓱- 올릴 뿐이었다.



"학연씨가 웃으면 봄이 온 것 같아요"



"고마워요-"

그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 얼굴이 괜히 붉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짓궂은 게 맞는지도 몰랐다.



"빨리 말해요, 이제 학연씨 차례니까!"

민망함에 고개를 저으며 그에게 말했다.



학연은 약간의 정적을 벗 삼아 숨을 삼켰다.

그가 우리의 공책을 넘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소리가, 얼마 쓰지도 않은 그 종이를 넘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계속 보고 싶다는 소리였어"



문득 그가 말했다.

주위의 소음들이 무음으로 변해버리는 순간.



"네 글씨, 계속 읽고 싶을 만큼 예쁘다는 소리였어"



*



"생각보다 엄청 부끄럽네요 이거"



내가 눈가를 비비며 말했다.

학연은 민망한 듯 웃었다.



"그래도 학연씨가 그렇게 말해주니까 진짜 특별하게 들리긴 해요"



하고 그는 낮게 웃었다.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조금 낮게 웃었다.



별일 아니었다.

그냥 칭찬 몇 마디 나눈 거였고,

그저 서로에게 조금 더 솔직해진 것뿐이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미련도 창피할 것도 없는 사이라며 서로에게 선을 긋고 있었고

결국 그 선들이 이어지고 이어져 마지막까지 우리를 구분 지어 놓을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 이건 꽤나 간편하고 아주 유익한 사이였다.

정서에 좋은 그런 사이.



아마도...



소란스러운 도시의 소음들 사이로

우리도 그저 그런 평범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공책에 몇 글자 더 적어내려갈 수 있을 만한 그런 표면적인 정보들과

참고하면 좋을만한 서로의 습관들 같은 거였다.

깊다보단 여기저기 넓었다고 말하는 게 더 나을만한 그런 이야기들.



내 커피는 바닥을 보이고 있었고

그는 더 이상 잔에 입술을 데지 않고 있었다.



"커피 말이에요-"

내가 잔에 남은 여과물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도 맛있긴 하네요"



"맘에 든다니 다행이네"

하고 그가 대답했다.



"그래도 학연씨가 만든 커피가 더 맛있어요"

여전히 잔에서 눈을 떼지 않으며 내가 중얼거렸다.

"나한테는"



학연은 대답 없었다.

고개를 드니 그는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의 눈빛이 의아해 궁금증이 어린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고

그는 다시금 내게 휴지를 건넸다.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이내 다시 돌아가는 발걸음을 나눠가졌다.



나는 그의 발걸음이 느리다고 생각했고

그는 여전히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었다.



담백한 하루였다.



"이유, 생각났어"

하고 돌아오는 길에 그가 말했다.



"무슨 이유요?"

내가 되물었다.



그는 나를 내려다보며 살포시 웃어 보였다.



"왜 밖에서 커피 마시고 싶었는지"



"가르쳐 줄 거예요?"



그 물음에 그는 씨익- 웃으며 고개를 홱 돌렸다.



"아니요-"

하고 그가 말했다.



"궁금하게..."



*



Rule # 2



서로에게 칭찬 한 마디씩 건네기


*


'그런 말들이 듣고 싶었어'



가게 유리창을 넘어 횡단보도를 건너는 지우의 뒷모습을 보며 학연은 생각했다.



그의 그녀는 꽤나 달콤한 말을 건네는 사람이었다.

그녀의 한 박자 느린 대답도, 약속을 쉽게 잊는 나쁜 버릇도 다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그만큼 자극적이고 달콤한 말을 건넬 줄 아는 사람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말들에 전과 같은 진심이 결여되다는 걸 

그가 헤어지기 오래전부터 눈치채고 있었다는 것을 그녀는 알까?

그게 그를 얼마나 불안하게 하고 아프게 했는지 그녀는 알기나 할까?



왜 그가 한 마디 한 마디를 그가 망설이고 고민했는지,

왜 헤어지고 나서도 그렇게 숱한 밤은 뜬눈으로 지새웠는지.

무엇이 이토록 능숙한 그를 그렇게 서툴고 또 두렵게만 만들었는지.



그래, 어쩌면 그저 담백한 한 마디가 필요했는지도 몰랐다.

애써 꾸미지 않아도 솔직한 그 한 마디가.



너의 진심이.



'진심이 듣고 싶었어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았어

 그냥 네 마음을 알고 싶었어

 담백하게 내려앉는 그 사소함이

 별거 아닌 듯 이야기하는 그 꾸밈없음이

 나는 참 간절했는데'



"학연씨 커피가 더 맛있어요, 나한테는"



*



내가 서툴고 불안해 보였나요.

그건 내가 진심이었단 증거입니다.

소중하지 않았다면 왜 그토록 마음을 기울였겠어요.

망설이고 비틀거리고 안절부절못하면서.


황경신, 밤 열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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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오묘입니다! 아침부터 너무 행복한 8ㅅ8... 감사해요. 잘 읽었어요! 글을 읽으니 따뜻해져서 정말 봄이 온 것 같네요. 덕분에 행복하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8년 전
무지개
오묘♥아침부터 읽어주다니 감동이에요! 오늘 하루도 파이팅해서 잘 보내고 즐거운 일 가득하기를 빌게요♥♥
8년 전
독자2
연이에요!! 오늘 날씨가 낮에는 봄같았다가 다시 비가오고있는데 이걸좀더일찍봐서 봄같은날씨에읽었으면 더좋았을것같아요!! 글에서 포근하고 따뜻한 봄느낌이나요ㅜㅜ 이렇게또오랜만에 글써주신작가님도좋고 글도너무좋아요♡♡
8년 전
독자3
잔잔하네요. 글 안의 계절은 가을이지만 지금이 봄이라 그런지 봄 느낌이 나고 선덕해져요ㅠㅠ설레는 글 잘 읽고 갑니다. 무지개님 123456 읽으러가야지~ -구름-
8년 전
독자4
꼬이에요! 어제 올리셨는데 너무 늦게 왔죠ㅜㅜㅜ 아직 화요일밖에 안됐는데 심신이 지쳐버렸어요 그래도 작가님 글 보고 힘팍팍 얻어가요!!! 뭔가 정말 예쁘게 사귀는것 같은데 끝이 정해져있다고 생각하니 씁쓸해요 (왈칵) 에이 그냥 둘ㄹ이 사겨라!!!!!!! 오늘도 예쁜글 너무 잘 보고 가요 항상 감사합니다 (악몽메들ㄹ리 보러가요!!!!)
8년 전
비회원164.171
홍삼이에요! 웃는 게 예쁜 학연이.. 웃는 것만 상상해더 녹아내리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도 잘 읽고가요! ♥둘이 사겨라!!!!!!!!!!!!! 꽃보러가라!!!!!!!
8년 전
독자5
두이에요, 작가님. 잘 지내셨죠? 킬미힐미도 읽고 있어요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늦게 몰아봐도 정말 좋은 글이에요 특히 사랑한다면 해선 안될말 이 글은 정말 분위기가 좋은 글이에요ㅎㅎ 가벼운 분위기로 써가시는데 가볍지 않고 문장이 짧은데도 쉽게 읽히지도 않고요. 늘 감사합니다:-)
8년 전
독자6
작가님ㅠㅜ너무재밌네요 달달하면서도행복해지네요ㅠㅠ
7년 전
독자7
미리내에요! 되게신비롭네요ㅠㅜ엄청설레면서뭔가 선이있는듯한..묘한기분이에요ㅠ그래도 좋은건좋네요ㅎㅎ둘이따뜻한분위기가좋아요
7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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