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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메들리 123456





[VIXX] 뱀파이어메들리 123456 | 인스티즈



01


차학연


길을 잃은 어린 양과
숨을 죽이는 검은 늑대


얼마나 많은 갈림길을 건너온 건지 모를 붉은 그녀의 망토가
이제는 갈가리 찢겨져 빈 나뭇가지에 걸려있다
앙상하게 말라비틀어져 이제는 냉기만을 뿜어대는 그 비어버린 나뭇가지에...


"네가 살아있다면 오른쪽 뺨에 입을 맞추고
 네가 죽은 거라면 왼쪽 뺨에 입을 맞춰"


은은한 달빛처럼 방 안을 채우는 그의 목소리


차가운 건지 아니면 뜨거운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그 목소리
푸르게 빛나는 그의 머리칼이 붉은 배경과도 너무 잘 어울려
소녀는 울대를 흔들어대는 울음소리를 애써 속으로 눌렀다


"어서 입을 맞춰봐"


가늘게 올라가는 그의 입꼬리와
즐거운 듯 휘어지는 눈꼬리


비릿한 냄새가 가득한 유리 잔에는
알 수 없는 것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알고 싶지 않은 것들이 침전하고 또 유영하고 있었다


소녀는 빵을 든 바구니를 잃어버린지 오래였고
보름달이 떠오른 밤 나타난 건 늑대의 탈을 쓴 불한당이 아닌
화려한 어둠을 조용히 집어삼키는 늦은 밤의 다정한 방문자뿐이었다


이건 다행일까 아니면 불행일까?


한껏 두려움을 집어삼킨 소녀는 떨리는 발걸음으로 그에게 다가섰고
죽은 이를 무시하는 그 오른뺨의 첫 입맞춤은
이미 하늘에 걸려있는 달보다 더 많은 것을 내재하고 있었다


차갑게 입술의 맴도는 진한 피부의 냉기
왠지 모르게 숨겨버리고만 싶은 그 숨소리
깊게 숨을 들이쉬는 그의 폐가 또 그의 그 붉게 변한 눈동자
갑자기 기도를 가득 채우는 무엇인지 모를 뜨거운 열기
그리고 숨이 막히는 듯 눈물 가득 고인 눈동자로 제 목을 움켜쥐는 가여운 소녀


"어리석기는"


꽤나 다정한 목소리로 그는 소녀의 가는 손목을 잡았다


"계약은 성사됐어, 순진한 아가씨-"


길게 늘어지는 그의 목소리에 소녀는 별 같은 눈물을 흘렸다
억지로 끌어내린 두 손은 그녀의 가는 목을 지켜주지 못했고
아직도 차오르는 열기에 숨이 막힌 소녀는 꽤나 거친 숨소리를 연신 뱉어댔다
기울어질 듯 가까워지는 그의 몸뚱어리에 점점 빨라지는 심장 박동과
제 머리칼 만큼이나 푸른 혈관을 찾아 다정하고 또 아프게 소녀의 목에 입을 맞추는 그


약하디 약한 존재의 신음
그리고 그것과는 상반되게도 진한 혈흔
어지러움으로 다리가 풀릴 때쯤 돼서야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


"오늘은 같이 관에서 자는 거야"


다정함이었을까?
다정함이라 하는 걸까?


"아주 오랫동안 귀여워해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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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정택운


괜찮아라고 아무리 말해도 그는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
다만 야윈 얼굴로 그림자 안에 무릎을 모으고 앉아 나를 가만히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새카만 머리칼과 그와는 상반되게도 창백한 피부
그리고 한계를 뛰어넘어버린 그 굶주린 자의 눈동자로


원하는 것은 단 하나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필요한 것도 단 하나뿐이라는 것도 나는 다 알고 있었다
기꺼이 줄 준비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괜찮아라고 아무리 말해도 그는 이내 고개를 돌려버릴 뿐이었다
한 발자국이라도 다가가면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더욱더 깊은 어둠 속으로 자신을 묻어버리기 마련이었다


멀쩡한 생살에 억지로 생채기를 내어 그에게 건네어도
그는 그저 아픈 눈으로 나를 바라보다 이내 억지로 숨을 참았다
바보 같고 어리석은 그는 그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해
배를 곪고 이내 재가 되어버리는 최악의 수순을 밟고 있었다


도대체 무엇이 나를 위한다는 것인지 나는 헷갈렸다


차라리 내 피를 마시고
내 입술을 훔치는 것이 더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왜 그는 알지 못하는 걸까?


"괜찮아"
하고 나는 그에게 말했다


"안 괜찮아"
하고 그는 대답했다


"네가 그러고 있는 게 나는 더 안 괜찮아"
그에게 다가가며 속삭였다


누가 저주받은 악마인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고귀한 흡혈귀를 유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괜히 기분이 이상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보폭이 넓어졌다


그는 등이 벽에 닿을 때까지 뒷걸음질 쳤고
나는 그런 그의 입술에 억지로 입을 맞추며
가늘게 야윈 그 가슴팍에 손을 대었다
그의 죽어버린 심박수가 미친 듯이 뛰어오른 다는 것을
영악하고 욕심 많은 나는 느낄 수 있었다


"그만해"
숨을 몰아쉬며 그는 나를 밀어냈다
"참기 힘들어"


"참지 않으면 되잖아"
아주 간단하다는 말투로 내가 말했다
"자 어서"


".... 싫어"


"제발 이제 그만해"


".... 싫어"


주머니에서 쇳내 가득 베어 오른 날카로운 물질을 손에 쥐었다
그는 그것과 나를 번갈아 바라보다 이내 입술을 꾹 깨물었다
표정이 차갑게 굳어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널 위해서 참는 거라 했잖아"
그가 미간을 구기며 내 손목을 잡았다


"날 위한다면 내 피를 마셔"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내가 말했다
"아니면 직접 눈앞에서 스스로 피를 흘리는 게 보고 싶은 거야?"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그의 날카로운 송곳니가 문득 반짝였다


"그럼 내가 떠나는 게 보고 싶은 거야?"


그 질문 한 마디에 그가 나를 벽으로 밀쳐냈다
쇳덩어리는 손에서 떨어져 나가 굉음을 내며
저 바닥 어딘가에서 정처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다시 한 번 말해봐"
하고 그가 말했다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짜증 나"
하고 그가 중얼거렸다
"짜증 나 짜증 나 짜증 나"


그러고는 이내 내 쇄골에 제 얼굴을 파묻었다
가여운 숨소리가 어깨에 맺혔다
문득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난 단지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너에게 보여주고 싶었어"


그의 속삭임이 귓가에 매달렸다
아- 마음 아픈 일이었다


"알아"
하고 내가 대답했다
"하지만 넌 사람이 아니잖아"


"...."


"그러니까 나도 괜찮아, 네가 참지 않아도 괜찮아"


날카롭고 뜨거운
애처롭고 애틋한


입맞춤이라기엔 너무나 아프고
식사라고 하기엔 너무나 간절한
그의 입술
떨리는 그의 손
가는 울음소리


"우린 이걸 키스라 부르면 되는 거야"


그래, 그의 그 울음소리


울렁거리는 세계
비릿한 끈적함


영원한 입맞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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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이재환


달콤한 걸 줘
목에 끈적하게 달라붙는 그것 말이야


시뻘겋게 잔향으로 흩어지던
시커멓게 굳어 더러운 자국을 남기던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


과거부터 이어지던 이 운명의 굴레
그리고 똑같이 반복되는 어둠의 카르마


입술에 닿는 게 네 심장박동인지
아니면 달아나고 싶어 안달하는 마지막 발악인지
네 떨리는 눈동자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니, 무엇이든 최후에는 외면당할 거란 걸
너는 아직도 모르겠니?


결국에는 소용없는 짓이라는 것을 얼마나 많이 말해줘야 하는 건지
몇 명의 너를 보내고 나서야 너는 그걸 알고 태어나게 되는 건지


...죽일 수 없다고 했잖아
아무리 발버둥 쳐도 도망칠 수 없다고 했잖아
날카로운 십자가와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는 주기도문도 소용없다 했잖아
수많은 글자들의 저주를 가볍게도 피해 가는 운명
하찮은 존재의 절망은 발끝에도 닿을 수 없다는 걸
미천한 단어들로는 알아들을 수 없는 거니?


네 발걸음은 늘 나보다 느리고
너의 향이 수 천 번도 넘게 내 세포에 새겨지고 있다고
뛰는 네 뒤에서 느린 걸음으로 네 그림자를 밟아도 분명 너는 나에게 붙잡힐 거라고
천 갈래로 갈라진 길 위에서도 나는 정확히 네가 짚어간 길을 알 수 있을 거라고
차라리 몸에 새겨주면 더 이상 발악하지 않을래?


그저 아름다우면 되는 거 아닌가
그저 붉게 피는 장미처럼 아름답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자 나를 봐,
내가 이렇게 아름답잖아,
왜 자꾸 떠나려고만 하는 거야
왜 자꾸 두려워 멀어지려고만 하는 거야


내 곁에서 죽어버려 말라비틀어질 때가 되면
화마에 휩쓸려 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줄게


거꾸로 매달린 말린 장미와
그 속에 우글거리는 마른 벌레들 사이로
뜨거운 불씨를 심어줄게


그러니까 그때 까진 죽지 마


저번 생처럼 너무 빨리 죽어버리면 안 돼
언제나 그랬듯 나를 피해 죽음을 택하면 안 돼


아, 제발.....


이번 생에서만큼은 내 진심을 봐줘


네 사랑을 줘 


그 달콤하고 끈적이는 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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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김원식


자정의 종소리가 어스름한 그림자를 따라 울리는 시간이면
그는 자리에 앉아 다리를 꼬고 술잔을 가득 채우곤 했다


독방에 갇힌 짐승처럼 울부짖는 사람들의 소리가
굳게 닫힌 문틈으로 끔찍하게 기어 나왔고
그는 그 소리가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한 눈으로
제 앞에 서서 두려움 가득한 눈으로 벌벌 떨고 있는 나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저택의 정원을 가득 채운 이름 모를 자들의 백골과
그 기억과 고통을 양분으로 삼아 자라난 검은 장미 정원
아스라이 사라져 버릴 것만 같던 안개는
시간이 지나도 없어질 기미 없이 그의 공간을 둘러싸고 있었다
이쯤 되면 안개가 눈 안에 배어버린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저택에서는 아무도 도망칠 수 없었다


검은 개들은 저승을 지키는 파수꾼처럼 검은 눈동자를 번뜩였다
그는 그런 그 짐승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아마 죽음을 거스르고 올라온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그런 오만과 그런 잔인함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이리 가까이 와"


낮고 차가운 그의 목소리가 공기를 타고 퍼져갔다
독방의 비명소리는 이미 멎어버린지 오래였다
또 누군가는 피를 흘렸고 
또다시 한 번 그의 잔은 채워질 것이었다


"너는 꽤나 특별한 향기가 나는 군"


그의 속삭임이 내 목을 졸랐다
입술이 닿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영원한 갈망으로 나의 손목에 족쇄를 채울 것이라는 걸


아마 내가 죽을 때까지
나이가 들어 죽건
병에 들어 죽건
그는 영원히 나를 취하려 할 것이라는 걸
사육이라는 말이 퍽이나 잘 어울릴 거라는 걸


"한꺼번에 마시기엔 너무 아까워"


그렇게 말하며 그는 낮은 웃음을 흘렸다


"다른 놈들이랑 나눠마시기에도 아깝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그를 나는 생명이 깃든 눈으로 바라봤다
아직 죽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렇다고 영원히 갇혀 살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두려움의 끝을 바라보며 거친 그의 눈동자를 나는 응시했다
너무 붉어 이내 불타오르는 태양처럼만 보이는 그의 그 눈동자를


새카맣던 머리칼이 새하얗게 새어버릴 것만 같았지만
그는 그런 내 눈동자를 의외라는 얼굴로 바라보다
이내 은근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살짝 입술을 핥는 야릇함과는 상반되는 그 날카로운 이는
생각보다 더 많은 상처를 갈라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꽤나 마음에 든다는 얼굴로 그는 나를 보며 웃었다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지"
하고 그가 말했다


나는 믿지 않는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가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소름 끼치게도 느릿느릿한 움직임이었다


"길들여 봐"


그의 목소리가 어둠을 타고 내게 닿았다


누가 먼저 길들여 질지
누가 먼저 길들이게 될지


"너에게 모든 걸 다 줄게"


그가 내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움켜쥐며 말했다


"그러니까 어디 한 번 길들여 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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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이홍빈


그녀는 나에게 영생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빛과 어둠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그녀는
시간의 법칙과 순리를 간단히 무시하며
매번 창백한 피부와 부드러운 입술로
나에게 입을 맞추곤 하였다


아주 부드럽게 나를 어루만지던 그 손길이라던가
문득 느껴지는 그 적색의 매혹적임은
아마 그녀가 나와는 아주 다른 존재라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알려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늦은 밤에 더 아름다운 사람이었고
우리는 남들이 잠든 시간에 거침없는 밀회를 즐기곤 하였다


그녀의 거대한 저택에 들어설 때마다
코끝에 맴도는 희미한 비릿함에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녀의 존재와 그 기이함에 뒷걸음질 칠만 했음에도
그녀에게 다가갔던 것은, 결국 사랑이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사랑이었다


그 더러운 이면까지도
그 잔인한 습성까지도
그래, 그 끔찍한 운명까지도


나는 사랑했다


그녀와 나는 영생에 관한 이야기를 하곤 했다
영원에 관한 이야기를 하곤 했다
서로를 바라보며 평생을 되새김질하는
그런 저주 같은, 그런 축복 같은 이야기를
우리는 매일 밤 아무도 모르게 서로의 귓가에 속삭이곤 했다


그녀의 입술이, 그 눈동자가 나는 잊히지가 않았다
결전의 그날, 결심의 그날 나를 바라보던 그녀의 그 뜨거운 눈동자가
그 애처롭고 고심하던 그 눈동자가 절대로 잊히지 않았다
나는 뜨겁게 파고드는 그녀의 이빨에 고통을 잊으려 눈을 감았고
그녀는 그런 나의 머리칼을 아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우리는 같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다
서로의 영생을 보듬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다


함께 타락하는 그 길을 걷고 있었다


아무래도 좋았다
그래, 정말 아무래도 좋았다


재앙은 은밀하고
불행은 오묘했다


배신은 한순간이고
죽음도 마찬가지였다


수 백 년, 수 천 년을 살아온 그녀에게
내가 찰나의 유흥거리에 지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나는 왜 그렇게 오랜 후에야 깨닫게 되는 걸까
왜 나는 그렇게 마지막처럼 사랑했던 걸까


영생은 달콤했고
그 달콤함 만큼이나 끔찍했다


그날 그녀는 십자가에 매달려 군중 속의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주 오랜만에 마주한 그녀의 모습은 예전의 화려함 그대로였다고 말한다면
그건 결국 내가 그녀를 아주 그리워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과 같았다
그래, 헝클어진 머릿결도, 다 찢어진 그 드레스도, 아 상처투성이인 얼굴도
마지막 화영의 장에서 불타 재가 되는 그녀의 눈물도 다 아름다웠다 말한다면
결국 내가 그녀를 지독히도 사랑했다 말하는 것과 같겠지


그녀와 나는 아주 오랜 시간 영생에 관한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녀는 나에게 진한 입맞춤을 남기곤 했고
결국 우리는 같은 날개를 달고는 날지 못해 추락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녀의 죽음은 결국 해방이었던 걸까?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더러운 이면
잔인한 습성


고인 물


그날 당신과 함께 죽었더라면 나는 더 행복했을까?


나는 더 행복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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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한상혁


도련님은 아주 귀여운 분이십니다
가끔 짓궂은 장난을 치실 때도 있지만
늘 예쁘게도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부드러운 인사를 건넬 줄 아시는 분입니다


도련님은 꽤나 사교성이 좋은 분으로
저택에 찾아오는 아가씨들은 다 하나같이
아름다운 옷을 입고 교양 있는 몸짓을 선보이곤 하셨지요


가볍게 휘어지는 눈꼬리와
시원하게 벌어지는 입꼬리에
보는 이들까지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정말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어요


도련님은 가끔 혼자서 공상하는 시간을 즐기시곤 하셨습니다
서재에서 음악을 틀어 놓고는 눈을 감고 가만히 흥얼거리는 그 목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괜히 가슴이 쿵쾅거려 눈을 질끈 감는 날도 많았습니다


도련님의 옷은 항상 깔끔하고 세련됐으며
말투나 행동 하나하나에도 따뜻한 배려가 넘쳐났습니다
문을 열어주는 가벼운 매너라던가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언변은
늘 그의 주변에 사람들이 끊이지 않게 해주곤 하였지요


도련님은 한낱 하녀에게도 농담을 건넬 줄 아시는 분이었고
저녁이 되면 마구간에 들러 분명 부드러울 그 손길로
한 마리 한 마리 자랑스러운 손길로 말을 머리를 어루만져 주셨어요


밤이 되면 도련님은 음악을 조금 더 크게 틀어 놓으셨고
가끔 바람을 쐬고 싶으시다며 굉장히 소박한 차림으로
마을로 가 사람들과 섞여 지내며 시간을 보내시기도 하셨습니다


도련님은 참 사랑스러운 분이셨지요


너무 사랑스러워 차마 미워할 수 없는 분이셨지요


그건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합니다


분명히 이 저택을 방문하신 아가씨들도 그렇게 생각하셨을 겁니다


아- 참 부러운 일이 아닐 수가 없네요


미천한 제가 하기에는 주제넘는 말이지만
오랫동안 도련님을 곁에서 지켜본 결과
도련님은 정말로 아름다운 분이셨습니다


그런 분과 밤을 보낸 아가씨들은 그게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아마 죽는 순간까지도 모르셨을 겁니다


어머 제가 무슨 실수라도 하였나요?


왜 그런 창백한 얼굴로 저를 바라보고 계신가요?


아- 아가씨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고요?
그건 별로 중요한 이야기가 아닌데 특이하신 분이군요


저기 도련님이 오시네요-
아마 도련님께 여쭤보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도련님은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할 줄 아시는 분이거든요


그럼


아가씨


즐거운 밤 보내세요


아마 다음 생에 만나겠군요 우리는


걱정 마세요, 저는 늘 이곳에 있을 테니


아가씨, 아가씨, 축복받은 아가씨
붉은 드레스가 잘 어울려요
걱정 말아요 아가씨 분명 즐거운 거예요
아주 즐거울 거예요


도련님은 그런 분이니까요


그럼 저는 이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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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애니에요!!!! 이번엔 뱀파이어라니...8ㅅ8 오늘도 잘보고가요❤❤❤❤❤❤ 선댓글 후감상!!
8년 전
무지개
고마워요 애니!♥♥>3<
8년 전
독자2
꺅 하트라닛 저도 하트쏘겠슴다
8년 전
독자3
꼬이에요! 뱀파이어...세상에....작가님필력정말 볼때마다 입이 떡벌어져요(!!!!) 어떻게 이런 글을우ㅜ루우ㅜㅜㅜ 오늘도 너무 잘 보고가요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제사랑받으셔요!!!!!!!
8년 전
무지개
꼬이! 고마워요 사랑도 잘 받을게요 0ㅅ0♥
8년 전
독자4
세상에에이레레에구거ㅏ더듕아유ㅏ유우유ㅜ융 이걸 이제야 보다나ㅠㅜ으로유유우ㅠㅇㅇ작가님 진짜 글 잘쓰시는고같아요ㅠㅠㅠ
8년 전
무지개
으아아아ㅏㅇ아ㅜ우ㅜㅜㅜㅜㅜ 진짜 감사합니다 ♥ㅜㅜ
8년 전
독자5
오묘에요 자까님!!!!!!!! 호에ㅔ에ㅔ 뱀파이어라니 세상에 8ㅁ8!!!!!!!!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
8년 전
무지개
오묘! 댓 달아줘서 고마워요!! ♥
8년 전
독자6
두이에요..작가님 작가님 엉엉 한 번도 취향을 벗어난 적이 없어 정말 대단해요!ㅠㅠ다 좋지만 정택운 이재환 ㅠㅠㅠㅠ아휴 너무 좋아요 식이는 블라인드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하이고 참말로...작가님 사랑해요 엉엉
8년 전
무지개
취향저격 빵야빵야! 읽어줘서 고마워요 두이♥
8년 전
독자7
이월입니다!!! 자까님 진짜... 넘 오랜만에 글 읽는데 ㅠㅠㅠㅠㅠㅠㅠ 분위기에 또 치이구요 ㅠㅠㅠㅠ 행복합니다 글 읽을 때마다...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해요!
8년 전
무지개
오랜만이에요 이월♥ 읽고 댓 달아줘서 고마워요 ㅎㅎ0ㅅ0
8년 전
독자8
와아ㅏ...분위기대박이에여..!!!! 브금너무좋은데노래제목알수잇을까여..?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무지개
Boy epic - Vampire Sunrise 입니다!
8년 전
독자9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조아여 .. 택운이가 제 심장을 저격 탕탕..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헝헝ㅎ어헝
8년 전
독자10
헐 글 읽는대 넘나 소름돋는것.... 넘나 좋아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사망 ) 브금덕분에 더 몰입이 잘 되는것같아요!!!! 헿헿 잘 보고갈께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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