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다녀올게
애써 담담한 척 웃으며 침대 위 뒤돌아누워있는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아, 들썩거리는 어깨와 흐느끼는 숨소리가 당신의 대답인걸까.
씁쓸한 미소가 지어졌다. 누가 스무살을 인생의 봄이라고 했는가. 내게는 출구없는 어둠인데.
이 인생에서 더한 어둠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암흑의 끝으로 들어가고있는 기분이 들었다.
엄마는 불치병에 걸렸다. 마을의 의사를 찾아내어 방법을 찾았지만 치료비는 우리가족에겐 터무늬없는 가격이였다.
우리집은 내가 태어나기전부터 가난했고 엄마와 아빠는 오직 서로의 애정과 사랑만으로 결혼을 했다.
참 우습다. 엄마의 치료비를 듣고 나와 어린동생, 그리고 평생을 기약했던 엄마마저 버리고 떠나버린 인간이 저랬었다니.
아빠는 우릴 버렸다. 아픈 엄마의 치료비를 듣더니 쥐도새도 모르게 떠나버렸다.
엄마는 밤마다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자신은 죄인이라며,차라리 죽고싶다고 말하곤 했다.
언제부터일까? 나와 동생을 보는 엄마의 눈에는 애정도 모성애도 아닌 죄책감만이 흘러넘쳤다.
나는 엄마를 살리고 싶었다.
더이상 누군가가 내 옆을 떠나가는 건 싫었다. 아니 자신이 없었다. 엄마없는 동생과 나뿐인 삶이 더이상 자신이 없었다.
그놈의 돈. 돈이 필요했다. 평생을 돈에 굶주려 살았지만 지금 이순간 더할나위없이 간절했다.
스무살, 인생의 봄. 귀족 저택의 하녀로 그 계절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그래, 구질구질하고 구차하겠지.
봄이 지나가면, 봄보다 아름다운 여름이 내게 다가올 것이라고 내자신을 위로했다.
이 위로만이 내가 내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이였다.
produce 101 Lee daehwi x 도련님
현 국가에서 이씨가문의 영향력은 병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어마어마했다. 자국의 왕마저 이 가문의 눈치를 봐야될 정도니까.
가문의 가주에게는 어린나이에도 똘똘하고 현명한 외동아들이 하나 있었다.
가주는 아들을 어찌나 총애하는지 가문 밖의 대외적인 업무는 자신이봐도 가문내의 통치는
이 대단하신 도련님에게 맡긴 상태.
도련님이 성인이 되는 해, 가문의 가주를 물려받게 된다는 것은 다들 쉬쉬할 뿐 알고있는 사실이다.
까칠할 것이라는 내 예상과는 달리, 도련님은 매우 사랑스러운 분이셨다. 하인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따듯한 햇살같은 눈빛으로 봐주는 그런 사람이였다.
특히, 나잇대가 지긋한 하인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또래인 나를 유심히 보았는지 다른 사람들 몰래 나를위한 간식을 전달해주는 등
깜찍한 짓을 하기도했다.
그의 사랑스러움과는 별개로 나는 그가 싫었다.
다정한 눈동자를 가진 그의 따스함은 오히려 날 더 시리게 만들었으니까.
완벽한 그의 봄과 모난 구석밖에 없는 나의 한겨울은
극명히도 차이가 났으니.
또한 그의 관심이, 내가 자신의 또래여서 갖는 동정심인 것 같이 느껴져 불쾌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물론 배부른 소리라는건 나도 알고있다.
-밥은 먹었어요?
도련님은 줄곧 나에게 말을 걸어오곤 했다. 밥은 먹었는지, 일은 괜찮은지, 저택의 풍경이 어떤지, 숙소는 괜찮은지 일상적인 질문이 다반사였다.
하지만 나는 그에게 대답한적이 없었다. 그냥... 말하고싶지 않았다.
침묵이 흘렀다.
-....혹시 제가 싫은가요?
고민하는듯 입술을 몇번 깨물다가 던져진 그의 질문에 시선을 땅에 고정한 채 고개를 미세히 저었다.
그러자 그는 뭐가 그리 좋은지 나를 내려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럼 좋은가요?
-....네..?
뜬금없는 그의 질문에 나도 모르게 대답이 나왔다.
얼빵한 대답을 해버린 나를 보며 그는 킥킥웃으며 와 드디어 목소리 들었네라고 중얼거렸다.
아무리 도련님과 하녀사이라고 하나, 나보다 3살이나 어린 도련님께 해버린 얼빵한 대답에 창피함으로 얼굴이 달아올랐다.
아, 젠장.
-앞으로는 대답 좀 해줘요 궁금한게 많으니까.
이상한 말을 남기고는 그는 자신의 홀연히 서재로 돌아갔다.
*
심각한 똥손이지만 글 한 번 남겨보아요!
불장난 때부터 들었던 망상은 역시 대휘도련님......
근데 필력이 구려서..다음편을 쓸 수 있을지..
불장난같은 사랑을 약속합니다. 오글거리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용!